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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1화

“너 떠나는 거야?”

장소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영수가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 서류 가방을 꼭 쥐고 있는 장소월의 손으로 시선이 향한 순간, 그의 눈동자가 어두워졌다.

“...약혼식을 당장 취소하진 않을 거야. 필경 내가 너한테 졸라서 진행한 거니까. 돌연 취소하면 우리 강씨 집안 명성에 먹칠을 하는 거나 다름없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취소할 거니까 기다려.”

“앞으로 학교와 집을 제외하고는 아무 데도 가지 마.”

장소월은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서류 봉투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는 덤덤히 입을 열었다.

“차가 고장 나서 수리 맡겼어. 이건 도우미 아주머니가 네 차에서 가져온 거야. 적당히 마셔, 난 이만 방에 돌아갈게.”

“거기 서.”

장소월이 몸을 돌린 순간, 강영수가 그녀를 멈춰 세웠다.

그녀가 물었다.

“또 할 얘기 있어?”

“이 안에 뭐가 들었는지 궁금하지 않아?”

장소월이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

“그건 네 물건이야. 나한테 열어볼 권리가 없어.”

강영수가 그녀 앞으로 걸어가 차가운 기운을 내뿜으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 권리 내가 지금 부여할게. 열어봐.”

장소월은 한참 동안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

강영수가 위험한 눈동자로 그녀를 응시했다.

“왜, 못 하겠어? 무서운 거야?”

장소월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류 봉투를 열었다.

“안에 든 물건을 꺼내.”

그가 명령했다.

장소월은 그의 말대로 사진을 꺼냈다.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망측한 사진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강영수가 그녀의 반응을 주시하며 뚫어지라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반응은 이상하리만치 덤덤했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데?”

장소월이 지극히 평온한 얼굴로 그와 시선을 똑바로 마주쳤다.

“요즘 며칠 동안 집에 돌아오지 않은 게 이것 때문이었어? 조금 전 바닥에 떨어뜨리는 바람에 몇 장 봤었어. 그 순간 내가 무슨 생각 했었는지 알아? 내 뒷조사를 한 것 외에 또 얼마나 많은 걸 숨기고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이런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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