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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알겠어요.”

백윤서가 차에서 내렸다.

진봉이 차 시동을 걸며 말했다.

“강씨 집안엔 소월 아가씨와의 파혼 의사가 없어 보입니다. 아마 3일 후 예정대로 약혼식을 진행할 겁니다. 대표님, 전 이해가 안 됩니다. 왜 약혼식을 망치려 하는 건가요? 소월 아가씨가 강씨 집안 사람이 되면 대표님에게 이득만 있지 해가 되는 건 없지 않습니까? 또한 파혼시키고 싶다면 왜 김남주의 그 비밀들을 강영수에게 알려주지 않는 겁니까? 그럼 저흰 번거로운 일들을 하지 않아도 될 텐데요.”

전연우는 전혀 개의치 않는 듯 손가락으로 이마를 툭툭 두드렸다. 오늘 기분이 좋은지 머릿속 생각들을 진봉에게 털어놓았다.

“소월이의 그 사진들은 강영수를 시험하기 위해 보낸 거야. 소월이를 어느 정도까지 용서할 수 있을지 보려고.”

결과적으로 강영수는 장소월에게 꽤 깊은 마음을 갖고 있는 듯하다. 보통 사람들은 그 정도 배신을 감내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강영수가 장소월을 용서할 거라는 걸 전연우는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전연우가 말을 이어갔다.

“소월이는 그저 나와 장씨 집안에서 도망치고 싶을 뿐이야. 때문에 강영수가 김남주와 만나는 것도 눈감아줬어.”

“하지만 애석하게도 장소월은 아직도 나에 대해 잘 몰라. 사진은 그저 시작일 뿐이야. 강씨 집안 권세가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강영수는 그저 온실 속에서 자란 부잣집 도련님일 뿐이야. 사람이 얼마나 독하고 악해질 수 있는지 꿈에도 모르지. 어둠 속에서 먹잇감을 노리고 있는 맹수가 목표를 위해 얼마나 많은 함정을 파놓는지 상상도 못 할 거야.”

천하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사람은 등 뒤에서 날아오는 화살을 피하지 못하는 법이다. 그러다 결국 최후엔 죽음이라는 처참한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김남주의 비밀은 확실히 좋은 무기야. 하지만 그거론 턱없이 부족해. 아직 그걸 쓸 타이밍이 아니기도 하고.”

“난 장소월의 머릿속에 단단히 새겨넣고 싶어. 그럼 절대 다시 강영수에게 고개를 돌리지 않을 거야.”

“10여 년 동안 내가 보아온 장소월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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