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42화

“미안해... 네 뒷조사를 하는 게 아니었어. 그 사진을 보고 너한테 말 못 했던 건 너무 무서웠기 때문이야.”

슬프고도 무거운 목소리가 그녀의 등 뒤에서 들려왔다.

“내가 그 일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네가 알면 매정히 떠나버릴까 봐 무서웠어. 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떠나는 널 지켜만 볼 수밖에 없을 테니까. 난 너한테 상처 못 주겠어. 한 마디 독한 말조차 입에서 나오지 않아.”

“소월아, 사랑해.”

“널 너무 사랑해서, 사진 속 장면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어.”

“난 너와 헤어진다는 걸 생각해본 적도 없어. 약혼식을 취소하자는 것도 그저 홧김에 한 말일 뿐이야.”

“나한텐... 너밖에 없어! 가지 마. 사실이든 아니든 이제 상관 안 해. 내 곁에만 있어 줘. 난 널 잃고 싶지 않아.”

그는 이미 많은 사람을 잃었다. 마지막 남은 사람까지 잃으면 얼마나 큰 절망에 빠져버릴지 모른다.

“나한테 한 마디만 해줘. 모두 다 사실이 아니라고. 응? 거짓말을 해도 괜찮아.”

강영수가 그녀를 꼭 끌어안고 애원하듯 말했다.

어두운 방 안, 장소월이 눈을 떴다. 그녀의 말투는 여느 때와 같이 평온했다.

“사진 속의 사람은 내가 아니야.”

그녀가 말했다.

“좋아!”

“이젠 무슨 일이든 나한테 숨기지 마.”

사진 속 사람은 확실히 그녀가 아니다. 저번엔 도저히 반항할 수가 없어 강제로 그런 옷을 입었었다.

“알았어.”

“가서 샤워하고 자. 안 좋은 냄새 나.”

“조금만 더 안고 있을게.”

그녀는 이제 정말 자야 한다. 아니면 내일 제시간에 깨지 못할 것이다.

장소월이 눈을 감았다. 가슴 속 응어리가 씻겨 내려간 것 같은 후련한 마음에 곧바로 잠이 들었다.

2시간 뒤, 샤워를 마치고 난 뒤의 청량하고 은은한 향기가 코를 간지럽혔다. 그 바람에 잠시 잠에서 깼지만 몸을 돌려 이내 다시 잠이 들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3일이 지났고 어느덧 수능 날짜가 다가왔다.

학교 문 앞은 아이를 응원하러 온 가족들로 붐비었다. 그들의 기대와 긴장감이 현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시험 잘 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