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01 - 챕터 110

1216 챕터

제101화

배준우는 고은영을 하원 별장으로 데려다준 뒤, 곧바로 별장을 나섰다. 어디로 간 것인지는 고은영도 몰랐고 차마 물어볼 수도 없었다.고은영이 별장으로 들어가니 진 씨 아주머니께서 아직 별장에 남아있었다. 예전의 배준우는 저녁을 거의 밖에서 해결했다. 집으로 와서 먹는다고 해도 대충 때우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의 곁에는 주방 파괴자 아내가 있었기에 진 씨 아주머니께서 삼시세끼를 준비해야만 했다.진 씨 아주머니께서 맛있는 음식들을 가득 차렸지만 고은영은 입덧 때문에 입맛이 없었다.고은영이 먹는 둥 마는 둥 하는 모습을 보이자 진 씨 아주머니께서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사모님, 혹시 입에 안 맞으세요?""아니요, 오후에 과자를 먹었더니 지금 배가 별로 안 고프네요."진 씨 아주머니의 표독스러운 눈빛을 생각하니 고은영은 허점을 보일 수 없었다.고은영과 안지영은 이 방면으로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아주머니께서 검사할 것을 건의했다.그 생각을 하니 고은영은 머리가 아팠다."아주머니, 이제 퇴근하세요.""네."진 씨 아주머니께서 떠나자 하원 별장에는 고은영 혼자 남아 있었다. 다른 이가 없으니 고은영도 조금은 긴장을 풀 수 있었다.하지만 아주머니께서 차려주신 음식을 본 고은영은 고민에 빠졌다.남은 음식들을 버리자니 아까웠다. 배준우가 남은 음식을 먹을 인간도 아니었기 때문이다.그때, 그녀의 휴대폰이 진동했다. 서정우가 그녀에게 전화를 건 것이었다."왜?""누나 엄마한테 왜 그래? 엄마가 얼마나 힘들게 누나를 낳았는데.. 지금 이러는 거 불효라는 거 몰라?"고은영이 전화를 받자마자 서정우가 고은영을 욕했다.그는 어렸을 때부터 조보은이 금이야 옥이야 하면서 키운 아들이었기에 자연스럽게 조보은이 수고스럽다고 여길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고은영은 자신에게 불효자라고 욕하는 서정우의 말을 듣곤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너 어디 아프냐?"“아픈 거 누나지! 우리 엄마는 누나 엄마이기도 해. 그런데 어떻게 엄마한테 그렇게 대할 수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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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고은지는 딱딱한 고은영의 말투를 듣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조보은과 서정우를 대할 때에만 이런 말투를 썼기 때문이다. "지금 엄마가 강성으로 가려고 하고 있어.""뭐?"조보은이 강성에는 무슨 일로 오려고 하는 것일까?그동안 고은지를 괴롭힌 걸로도 모자라 이제 고은영까지 괴롭히려고 드는 걸까?"은영아, 엄마가 그동안 너한테 미안한 일 많이 했다는 거 알아. 하지만 너도 엄마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잖아."조보은 같은 엄마를 둔 사실에 대해 고은지도 이제 거의 포기한 상태였다.고은지는 어렸을 때부터 조보은의 옆에서 자랐지만 할머니의 곁에서 자란 고은영보다도 못한 생활을 했다.할머니는 나이가 많아 생활이 고달팠지만 고은영에게는 다정하고 늘 사랑만 줬다.고은지는 강성으로 시집을 온 뒤에도 조보은에게 맞춰주기 위해 애썼다.사실 그녀가 강성으로 와 자신을 괴롭히지 않았으면 해서였다.그렇게 자기 뜻대로 살아온 조보은의 욕심은 날로 커졌다. 그리고 지금 고은영이 시집을 잘 갔다는 소식을 듣고 혹시라도 놓치는 게 있을까 봐 강성으로 오려는 것이었다.하지만 고은영은 만만한 인물이 아니었다.그녀는 이미 마음속으로 조보은과의 관계를 끊어버린지 오래였다. 그랬기에 조보은이 강성으로 오려 하고 있다는 말을 들은 그녀는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오라고 해, 내가 해결할테니."고은영이 눈을 감았다 뜨더니 깊게 숨을 들이켰다."하지만 배 대표님 그쪽…"고은지가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했다."걱정하지 마."배준우 얘기가 나오자 고은영도 머리가 아프긴 했다.배준우가 귀찮은 걸 싫어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고은영과 결혼한 것도 귀찮은 일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그런데 지금…하지만 강성으로 오겠다고 하는 조보은을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돈 몇백만 원을 보내는 것으로 조보은을 잠재울 수는 있었지만 그것도 소용은 없다.지금 이렇게 지나간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또 난리를 피울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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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고은영이 고열 상태에서 얼마나 있었던 건지 몰라 배준우는 몇 번이나 그녀에게 약을 먹이려고 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마지막에 약을 모두 그녀의 입에 넣었지만 고은영이 모두 토해내고 말았다.결국 배준우는 다시 의사에게 전화를 걸 수밖에 없었다. 의사는 이런 상황에서 제일 좋은 방법은 물리적으로 열을 내리는 것이라고 했다.의사의 말을 들은 배준우가 열 때문에 빨개진 얼굴을 한 고은영을 보며 이마를 짚었다. 그는 고은영과 결혼한 것이 조금 후회되었다.예전의 그녀는 이렇게 허약해 보이지 않았는데 지금은 왜 툭하면 병에 걸려 사람을 괴롭히는 것인지."제가 병원으로 데리고 갈까요?""열만 내리면 병원에 갈 필요 없습니다, 링거를 계속 맞아도 몸에 안 좋으니까요.""네, 알겠습니다."배준우가 짜증스레 전화를 끊고 약을 먹이느라 더러워진 고은영의 옷을 벗겼다. 하지만 전에 그녀의 열을 내려주겠답시고 나섰다가 오히려 감기에 걸리게 했던 것이 갑자기 생각나 다시 그녀를 안아 들고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다시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준 그가 조금 뜨거운 물을 들고 왔다.뜨거운 수건이 지나간 피부의 온도가 순식간에 내려갔다.그리고 고은영의 아랫배를 스쳐 지나가던 배준우는 왠지 모르게 그녀의 배가 조금 나온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은영도 살이 찌는 사람이었다니."악…"그때 고은영이 갑자기 고통스러운 소리를 냈다.배준우는 고은영이 깨어나려는 줄 알고 얼른 손을 거두었다.하지만 고은영은 열이 조금 내린 덕분에 편안해졌는지 자세를 바꿔 다시 자기 시작했다.밖으로 드러난 새하얀 그녀의 등을 본 배준우가 고은영을 욕하며 이불을 덮어줬지만 다음 순간, 고은영이 이불을 걷어찼다.그리곤 이불 위로 다리를 척 올려놓았다. 그 모습에 배준우는 침을 꿀꺽 삼켰다.하지만 곧 그가 다시 이불을 끌어와 고은영에게 덮어줬다.배준우가 고은영의 몸을 네 번이나 닦아주고 나서야 그녀의 체온이 조금 안정되었다.시간은 벌써 새벽 4시를 가리키고 있었고 배준우도 참지 못하고 고은영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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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조금만 더 자자."배준우가 고은영을 다독이며 말했다.하지만 고은영은 배준우의 다정함에 더욱 혼란스러워졌다.배준우는 고은영이 몸을 떨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열이 내린 그녀의 얼굴을 만지다 그녀를 놓아줬다."가서 옷 입어."배준우는 최대한 고은영을 놀라지 않게 하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고은영은 그런 배준우의 마음을 알 리가 없다.자유로움을 얻자마자 고은영이 미친 것처럼 침대에서 뛰어내리더니 재빨리 방을 나갔다.한편 거실을 치우고 있던 진 씨 아주머니께서는 방에서 나온 고은영을 마주치자마자 살짝 놀랐다.고은영도 아주머니께서 이렇게 일찍 올 줄은 몰랐기에 순식간에 얼굴을 붉히며 무언가를 말하려고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내뱉지 못하고 자신의 방으로 도망쳤다.혼자가 되고 나서야 고은영은 날뛰는 심장을 부여잡고 한참을 진정시켰다.고은영이 옷을 다 입었을 때, 그녀의 휴대폰이 진동했고 배준우가 보낸 메시지가 도착했다."따뜻한 물로 샤워해. 옷 갈아입고, 아침도 꼭 먹고."명령과도 같은 메시지를 확인한 고은영이 엉뚱한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샤워를 하라니, 왜 자신에게 샤워를 하라고 하는 것일까? 배준우는 도대체 자신에게 무슨 짓을 한 걸까?수없이 이어지는 물음에 고은영은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결국 화장실 안으로 들어선 고은영은 거울 앞에 서서 이리저리 둘러봤지만 저번처럼 의심이 갈만한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고은영은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한 시간 뒤, 고은영은 다소 보수적인 옷을 입고 주방에 나타났다. 그 모습은 마치 누군가를 경계하고 있는 것 같았다.진 씨 아주머니는 이미 집을 전부 청소했다."왜 그렇게 멀리 앉은 거야?"배준우가 자신의 앞에 앉은 고은영을 보며 물었다.긴 식탁을 가운데 두고 맞은편에 앉아있으니 두 사람의 거리가 확실히 멀었다.고은영은 접시에 머리를 박은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배준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고은영을 보더니 표정이 굳었다."이리 와서 앉아.""배, 배 대표님.""이리 와."배준우가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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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배준우는 회사에 가기 전까지 고은영에게 계속 오늘 집에 있으라고 당부했다.고은영도 배준우의 말에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배준우가 나서자마자 본가의 집사님께서 하원 별장으로 왔다."회장님께서 도련님을 데리고 오지 못하면 고은영씨라도 데리고 와야 한다고 하셨습니다."집사가 고은영에게 말했다.전에 배준우 본가의 사람들은 전부 고은영의 출신을 얕잡아 봤었지만 지금은 배준우가 두려워 고은영에게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배준우가 고은영에게 어떻게 대하는지 그들이 모두 똑똑히 봤기 때문이다.그랬기에 집사도 고은영에게 공손하게 말했다.고은영은 배항준 회장님께서 자신을 만나고 싶어 한다는 얘기를 듣곤 고민에 빠졌다.그때, 진 씨 아주머니께서 집사에게 다가가 말했다."그건 조금 곤란할 것 같습니다. 사모님께서 어제 열이 나셔서 도련님께서 저한테 약을 달이라고 했거든요. 그리고 사모님께도 오늘 나가지 말라고 당부하셨습니다."그 말을 들은 집사가 조금 난감한 얼굴로 고은영을 바라봤다.그 표정을 보니 배항준이 집사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고은영을 데리고 오라고 한 것 같았다.배준우를 데리고 가든 고은영을 데리고 가든 집사는 둘 중 한 사람을 무조건 데리고 가야 했다.배준우가 어떤 성질인지 집사는 잘 알고 있었기에 차마 동영 그룹으로는 가지 못하고 하원 별장으로 와 고은영을 데려가려고 했다.그때 고은영은 배준우가 어제 말했던 상금이 생각났다."제가 갔다가 오기만 하면 되는 거죠?"집사는 그 말을 듣더니 웃으며 대답했다."당연하죠, 제가 직접 다시 여기로 모셔다드리겠습니다."하지만 진 씨 아주머니께서 고은영을 막았다."안 돼요, 사모님. 병원은 바이러스가 많은 곳이에요. 어제 열도 나셨는데 도련님께서 이 사실을 알면 분명 화내실 겁니다."진 씨 아주머니도 배준우의 성질을 잘 알고 있었다.그랬기에 늘 그의 말을 따라줬다. 고은영이 배준우의 말을 듣지 않는다면 아주머니까지 피곤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은영은 진 씨 아주머니의 만류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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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고은영은 다음부터 배준우의 말을 잘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돈도 못 벌고 억울함을 혼자 삼킬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정말 보너스 안 주는 거예요?"고은영이 전화를 끊기 전, 다시 물었다.배준우는 조심스러운 그녀의 목소리를 듣더니 입꼬리를 씰룩거렸다.이 여자, 돈을 참 잘 밝힌단 말이지.분명히 무서워하면서도 이런 말을 물어보고 있으니, 역시 그녀의 두려움을 치유할 수 있는 건 돈밖에 없다고 배준우는 다시 생각했다. "한 시간 뒤에 데리러 갈게."배준우가 한결 풀린 목소리로 말했다.상금에 대해서는 준다는 말도 안 준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고은영은 그 말을 듣더니 억울함에 눈시울을 붉혔다.배준우는 아무 대답도 없는 그녀를 기다리다 다시 물었다."내가 데리러 가는데 싫어?"강성에서 배준우의 조수석에 앉고 싶어 하는 여자가 얼마나 많은데 고은영은 배준우보다 1000만 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네, 그럼 빨리 오셔야 돼요."배항준 회장은 고은영을 좋아하지 않았기에 시간이 길어지면 그녀는 자신의 심장도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빨리 오라고 하는 고은영의 말을 들으니 배준우 마음속을 차지했던 불만이 조금 사라졌다."알았어."배준우와의 통화를 끝낸 고은영은 병원에 도착했다.그녀는 오는 길 내내 불안했다. 어제 배준우가 이 임무를 줬을 때, 그녀는 고액의 상금만 생각하고 자신이 배항준도 무척 두려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었다.동영 그룹의 회장님이었던 배항준은 아직도 위엄이 가득했다.그녀는 자신이 어떻게 이 임무를 받을 생각을 한 것인지 순간 후회스러웠다. 고은영은 생각할수록 긴장 되어 손에 땀이 찼다.그리고 VIP 병실이 있는 층에 도착했을 때, 집사가 고은영을 데리고 배항준의 병실로 들어갔다.병실에는 량천옥도 있었다. 그리고 나이가 이제 쉰이 되어 보이는 여자와 젊은 여자 하나도 있었다.량천옥은 고은영을 보자마자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 전에 고은영을 만나 당했던 것들이 기억난 듯했다."사모님,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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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고은영을 바라보는 배항준의 눈빛도 더욱 날카로워졌다.그리고 콧방귀를 뀌더니 다시 말했다."눈치가 있으니 이제 네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겠지? 저 카드 가지고 꺼져."집사까지 보내 자신을 병원까지 데리고 온 이유가 배준우의 곁을 떠나게 하기 위해서였다니.배항준의 말을 들은 량천옥의 표정이 득의양양해졌다.전에 그렇게 당당하게 굴던 고은영이 배항준을 보자마자 고양이를 만난 쥐처럼 굴고 있었기 때문이다.동영 그룹은 지금 배준우의 것이지만 그 누구도 감히 배항준을 무시할 수 없다.배항준만 나선다면 그녀는 고은영이 얌전하게 사라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고은영은 자신을 협박하는 배항준을 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그건 조금 힘들 것 같은데요."고은영의 말을 들은 량천옥과 배항준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리고 옆에 있던 젊은 여자도 놀란 눈으로 고은영을 바라봤다.고은영이 지금 배 회장님을 거절한 것인가?강성에서 그 누구도 배항준 회장님을 거절하지 못한다.그런데 고은영이 감히 그를 거절하다니?배항준의 눈빛이 더욱 차가워져 고은영에게 따져 물었다. "지금 감히 뭐라고 했어?"고은영은 그 기세에 눌려 고개를 숙이고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제가 떠나게 하려면 일단 배준우한테 말씀해 보셔야 해요.""배준우한테 말했음 우리가 너한테까지 찾아왔겠어?"량천옥이 화가 나서 말했다.배항준은 입원을 한 뒤로 계속 배준우를 만나려고 했지만 배준우는 병원에 단 한 번도 오지 않았다.배항준은 다시 고은영을 바라봤다. 자신을 거절하는 고은영의 말을 들었을 때, 그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너, 너 정말…""어르신, 화내지 말고 진정하세요."배항준이 화가 나 말도 제대로 못 하는 것을 본 량천옥이 얼른 그를 다독였다.옆에 있던 젊은 여자도 배항준을 위로했다."아버님, 화내지 마세요. 몸 상해요.""지금 당장 배준우 그 자식 불러와!"배항준이 화가 나서 말했다.고은영은 그 말을 듣곤 놀라 몸을 떨었다. 그녀는 배항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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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이미월이 휴대폰을 들더니 다시 득의양양한 얼굴로 고은영을 바라봤다.그리고 속으로 이제 돌아왔으니 다시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복도로 나와 배준우에게 전화를 걸었다.고은영은 연애를 해본 적은 없었지만 자신에 대한 이미월의 적의와 배 씨 집사람들의 태도를 보며 은연중에 무언가를 깨달았다.머지않아, 복도에서 이미월의 듣기 좋은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리고 휴대폰 너머의 사람이 뭐라고 했는지 모르지만 그녀가 다정하게 대답했다."응, 기다릴게.""준우 병원으로 온대?"이미월이 들어오자 량천옥이 물었다."네, 지금 병원으로 온대요."그 말을 들은 고은영은 생각에 잠겼다.배준우와 이 여자는 도대체 무슨 사이일까?설마 배준우의 첫사랑!? 그렇게 되면 200억이 금방 자신의 것이 되는 게 아닌가?그 생각을 하니 고은영은 기분이 좋아졌다.이미월이 다시 득의양양한 얼굴로 고은영을 바라봤지만 고은영은 그저 그녀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이미월이 고은영을 보던 시선을 거두더니 다시 배항준을 보며 말했다."아버님, 준우 이제 온다고 하니까 화내지 마세요. 네?""그래, 그래도 미월이가 철이 들었구나. 너도 그래, 왜 외국에 그렇게 오랫동안 있어서 준우가 다른 여자랑 결혼하게 만든 거야?!"고은영은 그 말을 듣자마자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그녀는 자신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면 이미월이 정말 배준우의 첫사랑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곧 배준우가 이런 여자를 좋아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고은영은 처음으로 그의 안목에 의심을 품었다."아버님~"이미월이 애교 가득한 목소리로 배항준을 불렀다. 그녀는 배 씨 집안사람들의 인정을 받아 잔뜩 신이 난 듯했다."저는 이제 가봐도 될까요?"그때 고은영이 물었다.화기애애하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그녀 때문에 사라졌다.고은영의 말을 들은 량천옥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쏘아보더니 다시 배항준에게 말했다."제가 고은영이랑 다시 얘기해 볼게요.""그래."배항준이 고은영을 보고 싶지 않다는 듯 그녀에게 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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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량천옥은 정말이지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다.이게 도대체 무슨 반응인지. 남편인 배준우의 첫 여자가 이미월이라는 얘기를 듣고도 고작 저런 반응밖에 안 보이다니.량천옥이 지금껏 살아오면서 이렇게 상대하기 힘든 사람은 고은영이 처음이었다.고은영은 그녀와 상극인 듯했다."물어볼 필요 있어? 그럴 마음이 없었다면, 방금 전 미월이가 전화했을 때 바로 오겠다고 했겠어?""그렇긴 하네요, 그럼 저는 배준우의 말에 따를게요."배준우에게 묻겠다니, 고은영은 모든 것을 배준우에게 선택권을 줬다. 그녀는 정말 배준우의 마음속에 누가 있든지 상관없는 걸까?량천옥은 이것을 계기로 고은영을 떨어뜨리려고 했지만 고은영에게 하나도 먹히지 않았다.그녀를 상대하기엔 정말 너무 힘들었다.이미월이 무언가를 더 말하려던 찰나, 병실 안에서 시끄러운 경고음이 들려왔다.그리고 량일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항준아, 항준아! 의사, 어서 의사 불러와!"그 목소리를 들은 량천옥이 병실로 뛰어 들어갔다.의사들도 병실로 모여들어 순간, 병실은 어지러워졌다."어르신, 어르신 왜 그래요? 정신 차려봐요, 제발!! 나 혼자 버려두고 떠나지 마."량천옥이 소리쳤다.몇 분 뒤, 배항준을 실은 침대가 응급실로 옮겨졌다.고은영은 그 모습을 보곤 차가운 벽에 몸을 기대었고 배준우는 도착하자마자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애썼다.그리고 고은영이 반응하기도 전에 량일이 화가 난 얼굴로 고은영을 욕하기 시작했다."지금 뭐 하는 거야? 아무리 불만이어도 그렇지 항준이한테 그런 말을 하면 어떡해? 아직 아픈 사람한테 그런 말을 하면 어쩌자는 거야?!""제가 뭐라고 했는데요?"고은영도 갑자기 화가 났다.도대체 어떻게 된 상황인지..그녀는 배준우가 한 말을 따랐을 뿐인데 왜 이렇게 된 건지? 그녀는 자기 탓을 하는 눈앞의 이들이 이해되지 않았다.하지만 량일은 고은영에게 말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항준이가 너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해도 지금 이렇게 화가 나게 해서는 안 되지, 그래도 준우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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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화

곧이어 이미월의 가녀린 몸이 배준우의 품속에 안겼다.고은영은 그 모습에 화가 났지만 결국 하려던 말을 모두 참아내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음을 돌렸다. 화가 난 그녀가 쿵쿵거리며 걸은 탓에 발등의 상처가 다시 갈라져 다급하게 숨을 들이켰다.억울함과 고통에 고은영은 눈물을 떨궜다.배준우도 그런 고은영을 보곤 얼굴을 굳혔다.하지만 고은영은 고통을 참아내고 엘리베이터에 간신히 올라탔다.절뚝거리는 모습을 보니 방금 전, 상처가 많이 갈라진 듯했다.이미월은 고은영의 뒷모습에 시선을 고정한 배준우를 보곤 그의 옷깃을 끌어당겼다."준우야, 우리 아버님 보러 가자.""그래, 준우야. 방금 네 아버지 때문에 정말 깜짝 놀랐어. 얼른 가보자."하지만 이미월의 말이 끝나자마자 배준우가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그리고 이미월이 반응을 하기도 전에 배준우가 절뚝거리는 고은영에게 다가갔다."준우야…"이미월이 배준우를 불렀지만 배준우는 그 목소리를 듣지 못한 사람처럼 발걸음을 재촉해 고은영에게 다가갔다.그리고 고은영이 탄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히려던 찰나, 배준우가 모습을 드러냈다."아!"배준우가 고은영을 안아 들었고 순간 중심을 잃은 고은영이 소리를 질렀다.결국 그녀는 배준우의 목을 안을 수 밖에 없었다."뭐 하는 거예요?"배준우는 대답 없이 그녀를 안아 들고 엘리베이터를 눌렀다.분명 욕을 먹은 이는 고은영이었지만 배준우가 더 기분 나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문이 닫힌 그 순간, 고은영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뭐가 그렇게 억울해?"배준우가 서럽게 우는 고은영을 보며 물었다.그러자 고은영이 서럽게 소리쳤다."배 대표님께서 화나게 하라고 해서 뜻대로 한 거에요. 그리고 저 아무 짓도 안 했는데 왜 저를 욕하는 건데요?"량일과 이미월을 생각하니 고은영은 화가 났다."지금 나한테 화내는 거야?"배준우가 고은영을 고쳐 안으며 묻자 고은영이 숨을 멈췄다.그리고 차가운 배준우의 눈을 마주하자마자 모든 분노가 사라지고 말았다."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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