량천옥은 정말이지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다.이게 도대체 무슨 반응인지. 남편인 배준우의 첫 여자가 이미월이라는 얘기를 듣고도 고작 저런 반응밖에 안 보이다니.량천옥이 지금껏 살아오면서 이렇게 상대하기 힘든 사람은 고은영이 처음이었다.고은영은 그녀와 상극인 듯했다."물어볼 필요 있어? 그럴 마음이 없었다면, 방금 전 미월이가 전화했을 때 바로 오겠다고 했겠어?""그렇긴 하네요, 그럼 저는 배준우의 말에 따를게요."배준우에게 묻겠다니, 고은영은 모든 것을 배준우에게 선택권을 줬다. 그녀는 정말 배준우의 마음속에 누가 있든지 상관없는 걸까?량천옥은 이것을 계기로 고은영을 떨어뜨리려고 했지만 고은영에게 하나도 먹히지 않았다.그녀를 상대하기엔 정말 너무 힘들었다.이미월이 무언가를 더 말하려던 찰나, 병실 안에서 시끄러운 경고음이 들려왔다.그리고 량일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항준아, 항준아! 의사, 어서 의사 불러와!"그 목소리를 들은 량천옥이 병실로 뛰어 들어갔다.의사들도 병실로 모여들어 순간, 병실은 어지러워졌다."어르신, 어르신 왜 그래요? 정신 차려봐요, 제발!! 나 혼자 버려두고 떠나지 마."량천옥이 소리쳤다.몇 분 뒤, 배항준을 실은 침대가 응급실로 옮겨졌다.고은영은 그 모습을 보곤 차가운 벽에 몸을 기대었고 배준우는 도착하자마자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애썼다.그리고 고은영이 반응하기도 전에 량일이 화가 난 얼굴로 고은영을 욕하기 시작했다."지금 뭐 하는 거야? 아무리 불만이어도 그렇지 항준이한테 그런 말을 하면 어떡해? 아직 아픈 사람한테 그런 말을 하면 어쩌자는 거야?!""제가 뭐라고 했는데요?"고은영도 갑자기 화가 났다.도대체 어떻게 된 상황인지..그녀는 배준우가 한 말을 따랐을 뿐인데 왜 이렇게 된 건지? 그녀는 자기 탓을 하는 눈앞의 이들이 이해되지 않았다.하지만 량일은 고은영에게 말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항준이가 너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해도 지금 이렇게 화가 나게 해서는 안 되지, 그래도 준우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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