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Chapter 621 - Chapter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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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1화

‘뭐지? 강현수가 여자 때문에 이토록 초조해하는 건 처음 보는 것 같은데. 방금 뛰쳐나간 것 좀 봐! 임유진이 대체 어떤 여자길래!’처음엔 여자 문제로 둘이 가볍게 실랑이를 벌인 줄 알았는데... 이한은 문득 걱정에 휩싸였다. 두 사람이 만약 진짜 한 여자를 놓고 다툰다면 S 시가 발칵 뒤집힐 수도 있다!하지만, 아니지! 아니야! 강현수는 줄곧 팔찌 주인만 찾아 헤맸다!그렇다면 설마... 이한은 감히 더는 생각해나갈 수 없었다.말도 안 되는 가설로 어떤 후과를 초래할지 그는 감히 상상할 수 없다. 그건 말로 이루 표현할 수 없는 공포였으니!...강현수는 차를 몰고 곧게 식당으로 질주했다.결혼? 그녀가 정말 지혁이와 결혼하는 걸까?진실을 알아내기 전까진 절대 두 사람의 결혼을 용납할 수가 없다!수년간 그녀만 찾아 헤맸고 그녀의 목소리, 외모까지 머릿속에, 뼛속에, 혈액 속에 깊이 침투됐는데 결과가 고작 이런 거라니?!강현수는 두 손으로 핸들을 꽉 잡고 미친 듯이 질주했다.그 시각 윤이 식당에서 임유진은 조금 미안한 얼굴로 탁유미에게 사직 얘기를 꺼냈다.결혼하려면 준비해야 할 것들도 많고 강씨 일가 사모님이 된 이후엔 더이상 본인만 고려해선 안 된다. 그녀가 대표하는 건 강씨 일가의 체면이니 여기서 계속 일할 수가 없다.“유미 언니, 죄송해요. 나도 이렇게 빨리 그만둘 줄은 몰랐어요. 하지만 금방 내 자리를 메꿀 사람을 찾아올게요. 그러고 나서 사직할게요.”임유진이 말했다.탁유미는 이 상황을 진작 예상한 듯싶었다. 임유진의 남자친구가 강지혁이란 걸 안 순간부터 그녀가 이곳에 오래 머물 거란 생각을 접었다.다만 이렇게 빨리 결혼할 줄은 몰랐다. 그게 조금 의외일 뿐이다.“나중에 시간 될 때 자주 놀러와요. 윤이가 유진 씨 엄청 좋아하잖아요. 유진 씨 대타는 내가 알아서 찾을 테니 걱정하지 말아요. 무슨 일 있으면 바로 나랑 얘기해요. 금방 보내줄 테니. 결혼이야말로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잖아요.”탁유미가 감개무량하게 말했다.애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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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2화

탁유미는 한치의 리스크도 용납할 수 없다. 윤이는 그녀의 생명, 삶의 동력이라 절대 아이만은 잃을 수 없다!임유진도 그녀의 일에 끼어들 자격이 없다는 걸 안다.“내 도움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요.”“고마워요!”탁유미가 웃으며 말했다.“사실 유진 씨는 이미 너무 많은 걸 도와줬어요. 유진 씨 아니면 윤이는 지금도 아마...”이때 강현수가 식당으로 쳐들어오며 탁유미의 말을 가로챘다.그는 숨을 헐떡이며 뛰어 들어와 두 여자의 의아한 표정을 보더니 임유진의 팔을 덥석 잡고 다그치는 말투로 쏘아붙였다.“지혁이랑 결혼해요?”임유진은 화들짝 놀랐다. 한지영과 탁유미 말곤 알려준 사람이 없으니 말이다.“네.”다만 그녀는 확고하게 대답했다.“왜요?”“서로 사랑하니까 당연히 결혼하는 거 아닐까요?”그녀가 담담한 눈빛으로 강현수를 쳐다봤다.“강현수 씨, 이 손 놓죠!”다행히 지금 저녁이고 곧 마감 타임이라 가게에 손님이 별로 없다. 안 그러면 또 무슨 소란이 일지 모른다.“지혁이 사랑해요?”강현수는 날카로운 칼날로 심장을 마구 후벼 파듯이 괴로웠다. 이제 곧 질식할 것만 같았다.“그때 분명 영원히 나랑 함께하겠다고 했잖아!”임유진은 미간을 찌푸리고 어이없다는 듯이 그에게 쏘아붙였다.“난 그런 말 한 적이 없어요.”“했어! 그때 넌 너 자신이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존재라고 했고 난 아니라고 했어. 내게 넌 소중한 존재라고 말했지. 그리고 네가 그랬어. 가능한 한 나랑 영원히 함께하고 싶다고!”강현수는 그해 둘 사이의 대화를 곱씹었다.그때 강현수는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내뱉었다. 그전까지 부모를 포함한 그 누구도 소중한 존재라고 느껴지지 않았다.하지만 공허한 그녀의 눈빛을 본 순간 저도 모르게 그런 말이 입 밖에 새어 나왔다.그리고 그녀가 웃었다. 그토록 달콤한 미소는 평생 단 한 번뿐이다. 그는 수년간 그 미소를 가슴 깊이 새겼다.그녀가 영원히 그와 함께하고 싶다고 했을 때 강현수가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바로 이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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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3화

“이봐요, 강현수 씨, 사람 잘못 봤다고요.”임유진이 말했다.“그리고 있잖아요. 설사 내가 맞다고 해도 지금이랑 달라질 건 없어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지혁이고 결혼할 사람도 지혁이에요. 강현수 씨한테 아무런 감정이 없다고요.”그녀의 말은 피투성이가 된 강현수의 심장을 그대로 얼어붙게 했다.임유진은 그 틈을 타서 팔을 빼냈다.“앞으론 이런 일로 더이상 찾아오지 마세요. 내가 옳든 아니든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어요. 내 말 꼭 기억해요.”말을 마친 임유진은 고개 돌려 탁유미에게도 인사했다.“언니, 그럼 난 이만 가볼게요.”“네.”탁유미가 대답했다.임유진은 가게를 나갔지만 강현수는 돌처럼 굳은 채 제자리에 서서 꿈쩍도 안 했다. 그저 넋 놓은 채로 텅 빈 손만 바라봤다.그랬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고 양손이 텅 비었다!그녀가 옳든 아니든 결과는 달라질 것 없다고?왜? 대체 왜 그런 건데?! 강현수는 천천히 손을 거둬들이고 주먹을 꽉 쥐었다. 그리고 아주 세게 쥐었다... 손톱이 살을 파고 들어갈 만큼, 그의 손바닥을 아프게 찔렀다.옆에서 탁유미가 살짝 놀란 눈빛으로 강현수를 바라봤다.연예계 황태자로 불리는 그가 이토록 비통한 표정으로 서 있다니, 절망에 휩싸인 채 고독하게 제자리에 서서 가장 소중한 보물을 잃은 것처럼 아픔에 젖어 있다니!...“그거 알아? 난 사실 항상 내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존재인 것 같아. 그 언젠가 이 세상에 내가 없어져도 아무렇지 않을 것 같아.”“아니야...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 안 해. 네가 없으면 나도 구원받지 못했어. 넌 내게 아주 아주 중요한 사람이야. 앞으로도 쭉 널 가장 소중한 존재로 여길 거야.”“엄마 말고 날 소중하다고 말해준 사람이 너뿐이네. 참 좋다. 그럴 수만 있다면 평생 너랑 함께하고 싶어.”“그래, 내가 평생 너랑 함께해줄게.”누구야? 대체 누가 이런 말을 하는 거야?! 겹겹이 쌓인 안개가 그녀의 머릿속을 뒤덮어 아무것도 안 보이는 느낌이다!그녀 앞에 보이는 건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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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4화

어떻게 된 거지? 꿈속에서 들었던 앳된 목소리가 오늘 밤 윤이 식당에서 강현수가 했던 말과 너무 흡사했다.설마 그런 말을 들어서 이런 꿈을 꾼 걸까?여기까지 생각한 임유진은 미간을 찌푸리고 머리가 또다시 아파 났다.“왜? 어디 불편해?”강지혁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렸다.“아니, 그냥 머리가 좀 아프네.”그는 따뜻한 손길로 그녀의 이마와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마사지해주었다.손의 힘이 적당해서 부드럽게 문지르니 한결 편해졌다.“좀 괜찮아?”“응, 많이 나아졌어.”임유진은 머리를 끄덕였다.“내일 병원 가서 검사받자. 두통이 무슨 원인인지 알아내야겠어.”강지혁이 말했다.“아니야. 아까 저녁에 강현수 씨가 했던 말 때문에 그런 것 같아. 꿈에서도 똑같은 상황을 겪었거든.”임유진의 말에 강지혁은 순간 동작을 멈췄다.“뭐라고? 강현수가 무슨 말을 했는데?”“오늘 윤이 식당으로 찾아와서 또 나를 제가 찾던 사람으로 여긴 건지 이상한 말을 하더라고. 그리고 방금 꿈을 꿨는데 꿈속에서 두 아이가 나눈 대화가 글쎄 강현수 씨가 했던 말과 똑같은 거 있지.”임유진이 해명했고 강지혁의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어떤 꿈인데? 상세하게 말해봐.”임유진은 꿈속의 광경을 다 말하고는 한마디 덧붙였다.“강현수 씨 말 때문에 영향받아서 그런 꿈을 꾼 것 같아. 내가 그렇게 말했다는 거야. 근데 난 아무것도 기억 안 나거든.”그녀가 기억을 잃었으니까! 그 당시 고열로 실종된 그 하루의 기억을 싹 다 잊었으니까. 이건 강지혁이 알고 있다.전에 강현수가 찾는 사람이 임유진일 거란 예감이 들어 강지혁도 사람을 시켜 조사해봤는데 한참 후에야 병원 입원 기록에서 그녀가 입원한 걸 조사해냈다.입원 차트를 본 강지혁은 그녀가 그날의 기억을 잊었다는 걸 알아챘다.하루의 기억은 그 누구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녀도 그땐 왜 실종되었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고 결론적으로 무사했으니 어른들도 더 따져 묻지 않았다.하지만 누군가는 그 하루의 기억 때문에 20년을 헤매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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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5화

“응.”임유진은 눈을 지그시 감고 그의 부드러운 마사지를 즐겼다.“근데 혁아... 강현수 씨 말이야. 그 사람을 진심으로 소중히 여기는 것 같아.”임유진이 나지막이 속삭였다. 전에는 그가 플레이보이라고만 생각됐지만 한 사람을 찾아 헤매는 그의 태도를 보니 실로 놀라울 따름이다.그는 어릴 때 만났던 여자아이를 찾는 것 같은데 그럼 대체 얼마 동안 찾은 걸까? 10년? 20년?그 긴 시간 동안 오직 한 사람만 찾아 헤맸다고? 대부분 사람들은 진작 포기했을 텐데.“그렇게 오랫동안 찾아 헤맸는데 과연 찾을 수 있을까?”임유진이 물었다.“넌 어떻게 생각해? 찾았으면 좋겠어 말았으면 좋겠어?”강지혁이 되물었다.“찾았으면 좋겠어. 그래야 날 그 사람으로 착각하지 않잖아.”대답을 마친 그녀는 눈을 감고 있어 강지혁의 음침한 눈빛을 보지 못했다.‘착각? 아니야, 강현수는 제대로 찾았어! 하지만 내가 착각으로 만들어줄 거야. 유진이는 내 사람이어야만 해. 절대 아무한테도 안 줘.’“사실 생각해보면 계속 못 찾고 대체품만 옆에 두는 것도 너무 슬픈 일이잖아.”임유진이 비스듬히 눈을 뜨고 강지혁을 바라봤다.“대타가 아무리 많아도 강현수 씨가 원하는 사람을 못 찾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어?”강지혁이 가볍게 웃었다.“확실히 슬프네. 강현수가 하루빨리 그 사람 찾길 바라야지.”...그 뒤로 며칠 동안 임유진은 계속 윤이 식당에서 배달했고 탁유미는 새로운 직원을 구하는 일에 착수했다.신인에게 한 주 동안 수습 기간이 있어 임유진의 배달 업무량도 훨씬 줄어들었다.윤이는 그녀가 떠나는 걸 안 이후로 그녀가 가게에만 있으면 꼭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으려 한다. 그녀가 떠나는 게 많이 아쉽나 보다.“이모 나중에 윤이 보러 자주 놀러 올 거야. 윤이도 이모 생각나면 엄마한테 말해서 이모 집으로 와. 이모한테 전화해도 되고. 이모 번호 다 외웠잖아!”임유진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하지만 난 매일 이모 보고 싶다고요.”윤이가 말했다.한동안 재활 치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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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6화

그 당시 경매가가 무려 200억을 뛰어넘었고 임유진은 대체 누가 이렇게 비싼 다이아를 살지 궁금하다며 장난을 쳤었는데 지금 이 다이아몬드가 그녀의 눈앞에 떡하니 나타났다.“이거 오로라잖아!”그녀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본 적 있나 봐.”강지혁도 살짝 의외였다.“응.”임유진은 머리를 끄덕였다.“이거로 누나 결혼반지 맞춰주려고. 나중에 누나가 원하는 디자인을 선택해. 디자이너에게 똑같이 만들어달라고 하면 돼.”강지혁이 말했다.결혼반지?! 임유진은 충격에 휩싸여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지금 200억 가까이 되는 다이아로 그녀의 결혼반지를 만들어주겠다는 건가?! 임유진은 이 모든 게 꿈만 같았다.“왜? 마음에 안 들어?”강지혁이 미간을 살짝 구겼다.“마음에 안 들면 나중에 다른 다이아로 골라볼게. 혹시 누나가 좋아하는 다이아 종류가 따로 있어?”“아니 그게 아니라!”그녀는 재빨리 그의 말을 부정했다.“이 다이아 엄청 비싸잖아. 너 정말 이걸로 결혼반지 만들게?”“아니면?”강지혁이 가볍게 웃었다. 지금 이 순간 그녀의 표정이 사뭇 귀여울 따름이었다.“목걸이로 하고 싶으면 그렇게 해도 돼. 가격이 비싼 거라면...”그가 잠시 뜸 들이더니 그녀의 오른손을 들고 약손가락에 가볍게 키스했다. 이제 곧 이 손가락에 결혼반지를 끼워줄 예정이다.“얼마나 비싼 반지든 누난 낄 자격 있어. 누난 내 여자니까!”그가 키스한 곳에서부터 따뜻한 전류가 퍼지더니 순식간에 그녀의 온몸을 녹여주었다.임유진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게 바로 그녀가 결혼할 사람이다. 보석처럼 손에 고이 받들고 소중히 다뤄주는 바로 그런 남자!이런 남자의 프러포즈를 받은 것은 아마도 그녀 인생에서 가장 현명한 선택인 듯싶다.임유진은 다이아 반지의 디자인을 쭉 둘러본 후 디자이너와 잠시 더 토론하고 초보적인 아이디어를 구상했다.드디어 첫 번째 소통을 마쳤다. 디자인에 관한 일은 몇 번 더 소통해야 하고 게다가 결혼반지에 관한 일이니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배고파?”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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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7화

전에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모든 것들이 강지혁으로 인해 가능하게 변하는 걸까?“누나 계속 사건 뒤집고 싶댔잖아. 왜 지금은 아무 말 없어?”그녀의 침묵에 강지혁이 물었다.“그 증거들로... 정말 내 사건을 뒤집을 수 있어? 내가 정말 진실을 보상받을 수 있어?”임유진이 나지막이 물었다.진실이라... 강지혁의 눈동자가 아주 잠깐 흔들렸다.“문제없을 거야. 나만 믿어!”임유진은 그 순간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렸다. 그녀는 흐느끼며 강지혁에게 말했다.“고마워, 혁아!”그녀의 눈물에 강지혁은 어쩔 바를 몰랐다. 얼른 티슈를 뽑아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위로하는 그였다.“울지 마. 내가 증거 수집하고 사건 뒤집으려고 노력하는 건 누나 울리기 위해서가 아니잖아.”그녀가 눈물을 보일 때마다 강지혁은 심장을 콕콕 찌르는 것처럼 아팠다.하지만 임유진이 되레 더 크게 울었다. 마치 이 몇 해 동안 억울하게 뒤집어썼던 누명이, 꾹 짓눌렀던 고통이 한순간에 왈칵 쏟아져 나오는 것만 같았다.임유진은 그를 꼭 끌어안고 대성통곡했다.“으엉... 흐엉...”드디어 해탈한 듯한 울음소리에 얼마나 많은 서러움과 고통이 담겨 있을까!한편 강지혁의 마음도 갈기갈기 찢어졌다.그녀를 위해 결백을 찾아줄 순 있지만 제아무리 반쪽 하늘을 가리는 강지혁이라 해도, 엄청난 부자라 해도 그녀가 잃었던 지난 세월을 되돌려줄 순 없다.그녀를 사랑할 줄 진작 알았더라면, 이렇게 깊이 사랑할 줄 진작 알았더라면 그해 절대 그녀에게 그런 시련과 고통과 서러움을 안겨주지 않을 텐데.아쉽게도 세상에 후회 약은 없다.그해의 횡포가 오늘날 죄책감으로 돌아왔다. 임유진 때문에 강지혁은 지금 이토록 무거운 죄악감에 시달리고 있다.다른 그 어떤 이의 감정도 무시할 수 있지만 오직 임유진만 안 된다.그는 뻣뻣한 손을 들어 가볍게 그녀의 등을 두드리며 위로했다.“울지 마, 유진아. 그만 울어, 응?”지칠 줄 모르는 듯 그렇게 몇 번이고 위로했다.임유진도 자신이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정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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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8화

“이건 네 일도 아닌데 오직 날 위해 사건 뒤집어주려는 거잖아. 고마워. 방금 운 건 이 사건이 마음속에 너무 오랫동안 묵혀 있다가 드디어 희망이 보이자 멘탈이 무너진 것 같아.”그녀가 말했다.강지혁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품에 꼭 껴안았다.‘유진아, 방금 내가 말한 미안해 석 자가 무슨 뜻인지 넌 영원히 모를 거야. 미안해... 그땐 내가 너무 일방적으로 횡포하게 굴었어. 나 때문에 그 고통을 겪게 했고 만신창이가 돼버렸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네게 결백을 돌려주는 거야.’다만 그녀가 원하는 진실은 영원히 얻지 못할 듯싶다!강지혁은 그녀를 더 세게 끌어안았다....다음날 임유진은 탁유미에게 휴가 내고 강지혁과 함께 로펌으로 향했다. 그녀에 관한 사건이다 보니 유난히 긴장되는 하루였다.그리고 더 뜻밖의 일이 발생했다. 강지혁이 선택한 로펌은 그녀가 전에 일했던 바로 그 로펌이었다!임유진은 놀란 눈빛으로 강지혁을 바라봤다. 이게 과연 우연일까?“알아, 누나 전에 여기서 일한 거. 그 사건이 있은 뒤로 전에 일했던 동료들이 계속 누나 비꼬잖아. 그래서 여기로 택했어. 누나가 당한 굴욕들 전부 보상해줄 거야. 전에 누나 무시하고 경멸한 사람들 아무도 감히 함부로 나오지 못하게 해줄 거야. 누나는 가해자가 아니야. 이 사건의 피해자가 바로 누나란 걸 로펌 사람들에게 떳떳하게 알릴 거야.”강지혁이 말했다.전에 함께 일했던 동료들 앞에서 그녀가 여느 때보다 당당해지길 바랐다.임유진의 눈가가 또다시 뜨거워졌다. 사실 어떤 일들은 많은 시련을 겪고 난 이후로 서서히 무뎌져 갔다.하지만 강지혁은 그녀가 경멸을 당하는 걸 원치 않는다. 이 점은 임유진도 잘 알고 있다.그녀는 강지혁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로펌이 있는 층에 도착했다.엘리베이터에서 나오자마자 그녀는 손에 식은땀이 쫙 나는 걸 알아챘다.여전히 긴장한 그녀였다! 증거를 수집하고 검찰 측에 재신청할 수 있어도, 거의 승산이 있다 해도 그녀는 여전히...어쩌면 사건을 뒤집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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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9화

임유진이 손을 다 씻고 휴지로 닦으려 할 때 누군가가 불쑥 나타났고 상대도 그녀를 보더니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유진 씨가 여긴 웬일이에요?”임유진도 여기서 정한나를 볼 줄은 몰랐다. 그녀는 전처럼 오피스룩을 입지 않았고 되레 빌딩 청소 아줌마 같은 옷차림이었다.“왜요? 내가 여기 있으면 안 돼요?”임유진이 싸늘하게 되물었다.저번에 정한나가 그녀 사건을 로펌 신입사원들에게 실습용 사례 삼아 입을 나불거린 이후로 임유진은 그녀가 극도로 혐오스러웠다.소인인 걸 알았으나 그녀의 ‘악’이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극심할 줄은 몰랐다.정한나도 그녀를 죽일 듯이 노려봤다. 정한나는 이젠 로펌의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명색이 변호사인데 화장실 청소나 책임져야 했으니 이 모든 게 임유진 때문이다!강현수가 임유진을 지켜줄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하지만 바로 다음 날 로펌 사장이 그녀를 사무실로 불러들이더니 두 가지 선택지를 주었다. 로펌에서 사직하거나 전근으로 화장실 청소를 당분간 책임지고 그 후의 일은 상황을 봐서 결정하겠다고 했다.정한나는 반나절 머리를 쥐어짜고 갈등하다가 결국 두 번째 방안을 선택했다. 이대로 잘리면 그녀를 받아줄 곳이 없으니까. 실업자 신세에 친척들과 남자친구를 무슨 면목으로 마주하겠는가.지금 비록 화장실 청소나 하고 있지만 회사 직원들 말고는 남자친구와 가족들은 아무도 이 사실을 모른다. 나중에 새 로펌을 찾거든 자연스럽게 여길 떠나면 그만이다.그런데 아쉽게도 임유진에게 들켜버렸다.항상 그녀만 임유진을 비웃었는데 어느덧 이런 꼴로 임유진을 마주해야 하니 분노만 더 짙어졌다.임유진이 등 돌려 화장실을 나서려 할 때 정한나가 문득 기발한 꾀가 떠올라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고 몰래 녹음 버튼을 누르더니 등 뒤로 숨겼다.“잠깐만요 유진 씨! 대체 강현수 씨랑은 무슨 사이에요? 그날 왜 그렇게 유진 씨를 지켜준 거죠? 외투까지 걸쳐줬잖아요! 두 사람 진작 알고 지냈죠? 보통 사이 같지 않던데, 내 말 틀려요?”정한나는 그녀를 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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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0화

정한나는 볼이 화끈거리고 반쪽 얼굴이 얼얼해졌다.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누가 때린 건지 되돌아봤는데 전에 봤던 임유진의 남자친구였다.“감히... 네가 감히 날 때려?”그녀가 말을 더듬거렸다.“왜? 내가 너 때리면 안 돼?”강지혁은 분노가 극에 달하자 되레 싸늘하게 웃으며 한없이 음침한 눈빛으로 그녀에게 쏘아붙였다.“내가 지금 당신 도와주고 있잖아. 임유진이 강현수와... 바람을 피웠다고, 두 사람...”정한나가 밀려오는 고통을 참으며 계속 입을 나불거렸지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또다시 싸대기가 날아왔다.그녀의 양쪽 볼이 순식간에 벌겋게 달아올랐다.정한나 입안에서 피비린내까지 났으니 방금 두 싸대기가 얼마나 심했을지 충분히 예상 되었다!하지만 그녀를 두려움에 휩싸이게 한 건 상대의 음침한 눈빛이다. 그건 마치 살인을 저지를 것 같은 험악한 눈빛이었다! 눈앞의 이 남자는 언제든지 정한나를 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고작 임유진의 남자친구일 뿐인데, 뭐 그렇게 대단한 인물이라고. 정한나는 두려움을 극복하려고 애썼다. 경찰에 신고해서 두 사람에게 제대로 망신 줄 생각이었다!바로 이때 성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고 로펌 사장의 목소리도 들렸다.“강지혁 씨, 오셨어요? 유진 씨도 오셨네요. 오랜만이에요. 어서 안으로 들어오세요.”평소에 차갑기 그지없던 사장이 지금은 얼굴에 열정으로 차 넘쳤다!강지혁은 싸늘한 표정으로 제 자리에 서서 고개 숙여 임유진을 쳐다봤다.“얘가 바로 저번에 찻물 뿌린 그년이지? 오늘 또 이런 식으로 말하네? 네가 말해봐. 얘 어떻게 해줄까?”강지혁은 당연히 미리 조사했다.정한나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임유진 남친 너무 거만 떠는 거 아니야? 제가 뭐라도 된 줄 아나 봐? 날 어떻게 해주냐고? 내 운명이라도 쉽게 바꿀 기세인데?’옆에 있던 사장이 이 광경을 보았고 정한나의 시뻘건 얼굴도 흘겨보았다. 사장은 강지혁의 싸늘한 표정에 그 자리에서 호통쳤다.“정한나, 대체 어떻게 된 거야?”정한나가 감히 말할 엄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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