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Chapter 641 - Chapter 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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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1화

강문철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직접 키운 아이기는 하지만 도저히 입맛대로 다룰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는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고 있고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강해지고 있다."너 이렇게 보니 정말... 네 아버지를 많이 닮았구나."강문철은 조금 복잡한 눈으로 자기 손주를 바라보았다. 그때 당시 강선우도 강문철의 앞에서 강지혁의 엄마와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그녀를 위해서라면 강씨 집안 도련님 신분 따위 포기해도 상관없다고 했었다.마치 강문철이 일궈놓은 것이 전혀 값어치가 없다는 것처럼 말이다.강지혁은 그의 말에 그저 침묵할 뿐이었다."하지만 언젠간 후회할 거다. 네 아버지처럼 후회할 거야..."강문철은 강선우를 떠올리며 입을 열었고 강지혁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확고하게 답했다."난 후회 안 해요. 유진이를 사랑하고 유진이와 결혼하기로 마음먹은 건 아마 제일 잘한 일일 거예요.""그러냐? 하하하..."강문철은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후회를 안 한다라... 말은 쉽지. 그런데 네가 후회하는 꼴을 내가 볼 수 있겠는지 모르겠구나.""그럼 더 오래 사시던가요."강지혁은 강문철을 빤히 바라보며 말해다."백 세까지 사셔서 내가 얼마나 후회 안 하고 잘살고 있는지 한번 보세요. 그때가 되면 아마 나와 유진이 사이에서 나온 아이도 볼 수 있을지 모르죠. 그리고 그게 더 재밌지 않겠어요?"강지혁은 말을 마친 후 발에 힘을 풀었고 바닥에 깔려있던 비서는 얼른 일어나 옷매무새를 정리하고는 강문철을 향해 물었다."회장님, 괜찮으세요?"강문철은 고개를 저으며 자신의 손주를 바라보았다."내가 정말 백 세까지 살았으면 좋겠냐?""네."강지혁이 옅게 웃었다. 아까까지만 까만 눈동자에 서려 있던 살기는 어느샌가 사라지고 없고 그 대신 부드러움이 자리 잡았다."할아버지, 백 세까지 사시라고 한 말 진심이에요. 제가 아버지와 달라 얼마나 행복하게 사는지 할아버지도 드디어 깨달으시는 날이 오겠죠."그 말을 끝으로 강지혁은 병실을 나갔다.강문철의 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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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2화

"다만, 뭐?"강지혁이 물었다."내 몸에 흉터가 좀 많아서 웨딩드레스는 전신을 감싸는 듯한 디자인 밖에 할 수 없을 거야. 노출이 많으면 흉터가 드러나잖아."임유진은 조금 민망해 하며 말했다.하지만 그 모습에 강지혁은 또다시 마음이 찌릿하게 아파왔다."보수적인 디자인도 좋아. 난 내 신부가 노출이 많은 옷을 입는 거 싫어."강지혁은 입꼬리를 씩 올리고는 임유진을 꼭 끌어안았다."솔직히 말하면 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노출이 하나도 없었으면 좋겠어. 누나도 알지? 나 소유욕 엄청나게 강한 거. 그래서 나는 다른 사람들이 내 여자를 아예 보지 말았으면 좋겠어."임유진은 그의 말로 민망했던 마음이 싹 가셨다."혁아, 고마워."임유진이 중얼거렸다."나, 누나 기분 생각해서 이런 말 하는 거 아니야. 진심이야."강지혁은 입술로 임유진의 얼굴을 이리저리 비비적거리며 말했다."나는 누나 몸에 흉터가 있다고 해도 상관없어. 그 흉터마저 소유하고 싶으니까. 가능하면 어디 무인도에다 누나를 가둬두고 나만 보고 싶은 기분이야. 그러면 누가 뺏어갈 일도 없을 테니까."임유진이 피식 웃었다."누가 날 뺏어가."강지혁은 대답 대신 그녀를 빤히 바라봤다.임유진은 모를 것이다. 그녀가 강지혁을 얼마나 떨리게 하고 미치게 하는지. 그리고 그 특유의 분위기 때문에 또 얼마나 사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지.그건 마치 어떻게 할 수 없는 임유진만의 마력과도 같았다. 그리고 강현수도 그걸 똑같이 느꼈을 것이다.그 증거로 강현수는 임유진이 자신이 찾는 여자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결국 끌려버리고 말았다.임유진은 고심 끝에 디자이너를 골랐다. 해당 디자이너의 작품을 보면 클래식하고 보수적인 스타일이 많았고 그것이 그녀의 요구에도 꼭 들어맞았다.강지혁도 물론 그녀가 좋다고 하면 다 좋았다."참, 우리 결혼하는 거 너희 할아버지가 허락하실까? 반대하시면 어떡해?"임유진이 조심스럽게 물었다."허락은 안 하시겠지만 이건 우리 결혼이야. 난 할아버지 의견 필요 없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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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3화

임유진은 그 어린 강지혁이 그 저택에서 혼자 얼마나 외롭고 쓸쓸하고 무서웠을지 너무나도 상상이 갔다. 하나밖에 없는 핏줄에게서는 가족의 정을 느끼지 못하고 심지어는 언제든지 대체 당할 걱정까지 해야 한다는 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강지혁은 그래서 부단히 강해질 수밖에 없었고 나약해질 기회조차 허락받지 못했다. 나약함을 보이는 순간 바로 버려질 게 뻔했으니까."어릴 때 많이 힘들었어...?"임유진은 눈앞에 있는 남자가 안쓰러워 미칠 것 같았다.그를 알기 전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강지혁을 알았을 때 그녀는 위에서 고고하게 내려다보는 남자는 걱정 없이 편히 인생을 즐길 것만 같았다.하지만 지금 보니 걱정 없이 편히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강지혁이 현재 누리는 모든 것들은 어린 그가 힘들게 얻은 것이다.어린 나이에 다른 아이들은 상상조차 못 할 것들을 짊어지고 있었다."괜찮아."강지혁은 기다란 손가락으로 그녀의 볼을 어루만졌다. 지금 이 순간, 임유진의 눈동자에는 온통 강지혁밖에 없었다."모두 지난 일이고 적어도 지금은 내 걱정 안 해도 돼. 이제는 누구도 나를 함부로 대체할 수 없을 테니까."강지혁의 운명은 이제 오로지 그의 손에 쥐고 있으니까."응, 모두 지난 일이야."임유진은 그의 손을 잡고는 볼을 그의 손바닥에 비볐다."나한테 있어 너는 절대 다른 사람으로 대체할 수 없어."강지혁의 그녀는 꼭 이렇게 듣고 싶은 말만 해준다."그 말 영원히 잊어버리지 마."강지혁은 낮게 속삭이더니 허리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키스가 끝나고 임유진은 또다시 조금 전 문제로 돌아갔다."그럼 할아버지 쪽은 정말 이대로 내버려 둘 거야? 아니면 내가... 내가 만나볼까?"이 말을 하는 그녀의 몸이 살짝 떨렸다. 강문철을 향한 두려움을 어떻게 금방 떨쳐낼 수 있을까."아니야."강지혁이 말했다."아까도 말했지만 나는 할아버지가 허락하든 안 하든 누나와 결혼 할 거야. 만약 할아버지가 누나한테 허락 안 한다고 하면 누나는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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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4화

임유진은 탈의실로 들어가 웨딩드레스를 갈아입었고 한지영도 들어가 도왔다.한편, 탈의실 밖 대기 공간에는 강지혁과 백연신 두 남자가 앉아 있었다.백연신은 솔직히 강지혁이 이렇게까지 빨리 임유진과 결혼식을 올리게 될 줄은 몰랐다."임유진 씨 사건 곧 뒤집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요?"백연신이 먼저 화제를 찾아 말을 걸었다."소식이 빠르시네요."강지혁은 고개를 들어 백연신을 쳐다보았다."지영이가 임유진 씨 사건이라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어서요. 그래서 나도 자연스럽게 알게 된 게 많아요."백연신이 말을 이었다."그런데 듣기론 강지혁 씨는 이번 사건의 원흉이 허재명이라고 하셨다면서요?"강지혁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백연신을 뚫어지게 바라보기만 했다."임유진 씨 사건, 나도 조사한 적 있어요. 허재명은 정말로 책임을 회피하려고 모든 걸 임유진 씨에게 덮어씌우려고 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때 당시 허재명은 사건이 종결된 후 바로 사직서를 내고 해외로 나갔어요. 그런데 누가 봐도 수상쩍은 행동을 한 그를 진씨 가문은 가만히 내버려 뒀죠."백연신의 질문에 강지혁이 차갑게 물었다."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겁니까?""그저 진씨 일가도 수상하다고 생각됐을 뿐이에요."백연신이 웃으면서 말했다."그 당시 파일을 보면 진씨 일가는 마치 뭔가에 쫓기듯 서둘러 임유진 씨의 죄를 단정 지으려고 그뿐만 아니라 당시 언론매체나 여론도 재판부에 빨리 사건을 종결시키라는 이상한 부담을 줬더라고요. 그리고 비슷한 다른 사건과 비교해 봤을 때 이 사건은 유독 빨리 끝났기도 했고요."강지혁은 입을 꾹 다문 채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고 그에 반해 백연신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물론 사회적 관심이 많이 쏠린 사건이니만큼 빨리 종결한 것도 있었겠죠. 하지만 지금 임유진 씨가 무죄라는 게 증명이 되면 진씨 가문이 당시 정말 숨기는 게 없는 건 맞는지 다시 한번 의심해 볼 필요가 있죠."강지혁은 묵묵히 듣고 있다가 차가운 목소리로 대꾸했다."백연신 씨가 이렇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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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5화

정말 천사가 아닐까...?강지혁은 마치 진짜 천사를 만난 사람처럼 말로 이루 표현할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아마 그에게는 임유진이 천사가 맞을 것이다. 메마른 그의 삶을 구제해주고 의미를 부여해줬으니 말이다.만약 임유진이 없었다면 강지혁은 아마 계속 그렇게 무의미한 채로 살았을 것이다."혁아, 어때?"임유진이 물었다.아까 문이 열리기 전 거울을 보는데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이 너무 예뻐서 그녀는 마치 딴 사람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 드레스로 결정한 건 아니지만, 정말 너무 예뻐서 소리를 지를 만큼 마음에 들었다.아마 여자들의 마음속에는 모두 웨딩드레스를 향한 로망이 있는 듯싶다.어릴 적 임유진은 예쁜 웨딩드레스를 입고 입장하는 신부를 보며 언젠가는 자신도 저런 드레스를 입고 동화 속 왕자님과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그리고 지금... 임유진은 드디어 그녀만의 왕자님을 만난 것 같았다.그녀는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강지혁을 바라봤다. 그는 마치 모델처럼 정장을 너무 잘 소화했고 아마 기본 티에 츄리닝을 입혀도 강지혁은 여전히 멋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게다가 신이 내린듯한 정교한 이목구비는 그를 한층 더 돋보이게 해주었다."예뻐."섹시한 입술에서 간단명료한 두 글자가 튀어나왔다."나도 이 드레스 너무 예쁜 것 같아."임유진이 웃으며 대답했다."아니, 옷 말고 너."강지혁의 말에 그녀는 금세 얼굴이 핑크빛으로 달아올랐다.다른 남자들이 이런 말을 하면 느끼해 보이기만 하던데 왜 강지혁이 하면 이렇게나 설렐까?임유진은 아까부터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너 지금 순백의 천사 같아."강지혁은 허리를 숙여 그녀의 귓가에 입술을 가까이 갖다 대고 임유진만 들을 수 있게 속삭였다."그래서 널 이대로 납치해 내 곁에만 두고 싶어."만약 정말 천사라면 강지혁은 임유진이 어디에도 못 가게 그녀의 양 날개를 부러트리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임유진은 얼핏 들으면 조금 무서운 고백도 강지혁의 입에서 나와서 그런지 설레고 심장이 콩닥콩닥 뛰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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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6화

“파였어요? 난 모르겠는데.”한지영은 몸에 걸친 드레스를 훑어봤다. 그녀는 어깨가 드러난 이브닝드레스를 입었다. 치마 길이는 뒷면이 앞면보다 긴데 앞면은 무릎 위까지 내려오고 뒷면은 발목까지 내려온다.드레스 핏이 워낙 예뻐 그녀의 몸매를 한 층 업그레이드해주고 허리라인도 맞춤하게 잡아줬다.이건 여자들이 꿈에 그리던 완벽한 효과였다!한지영이 백연신에게 말했다.“나 이렇게 입으면 뭔가 좀 있어 보이고 섹시한 것 같지 않아요? 몸매도 훨씬 예뻐 보이고요.”백연신은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한지영 얘는 여자 맞아? 내 앞에서 뭐가 있어 보인다느니, 섹시하다느니, 뭘 이렇게 거침없이 묻고 있어. 날 아예 남자로 안 보는 거야?’두 사람은 현재 명의상 애인 사이가 맞지만 한지영은 마음속으로 단 한 번도 그를 남자친구로 생각한 적이 없는 듯싶다!그녀에게 백연신은 그저 복수하고 빚이나 돌려받으려는 사람일 뿐이다.“너 진짜 이 옷 입고 신부 들러리를 할 생각이면 미리 말하는데 결혼식 날 예식장도 못 갈 줄 알아!”백연신이 싸늘하게 말을 내뱉었다!“연신 씨...”한지영이 그를 째려봤다.“왜 이래요 진짜. 고작 드레스일 뿐이잖아요!”“그럼 어디 해보시던가. 내가 보내줄 것 같아?”백연신이 말을 이었다.“세상 어떤 남자가 제 여자친구에게 노출이 심한 옷을 입히는 걸 좋아하겠어?”그녀의 몸매는 확실히 눈 호강할 만큼 날씬하고 예쁘다. 다만... 백연신만 보면 됐지 딴 남자들에겐 절대 보여줄 수 없다.게다가 강지혁의 결혼식에 수많은 하객이 참석하겠는데 그중에서 한지영에게 흑심을 품을 남자가 없을 거란 보장은 못 한다.한지영은 한심해서 말문이 막혔다. 왠지 백연신이라면 정말 그런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 그렇지만 그녀가 전에 백연신을 따라 연회에 참석했을 때 지금 한지영이 입은 드레스보다 훨씬 노출이 심한 드레스를 입고 온 여자들을 봐도 백연신은 노골적이란 말 한마디 없었다!요즘 드레스 중에 어깨를 가린 드레스가 몇 개나 된다고!백연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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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7화

외할머니는 얼마 전에 퇴원하시고 집에 돌아가 편히 휴식을 취하셔서 병이 차츰차츰 나아질 거로 알았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방금 병원 간호사에게 전화가 걸려 왔는데 그 간호사는 외할머니의 부탁을 받고 임유진에게 전화했다. 할머니가 지금 병원에 계시는데 상태가 매우 위독하시고 간헐적 혼수상태에 빠져있다고 했다. 한편 외할머니의 마지막 소원은 죽기 전에 임유진을 한 번 보는 거라고 하셨다!간호사는 외할머니가 이미 입원하신 지 3일이 되었다고 하는데 큰 삼촌, 둘째 삼촌, 그리고 셋째 이모까지 왜 아무도 그녀에게 전화해서 알리지 않았을까?오늘 간호사의 전화가 없었더라면... 그랬다면 임유진은 외할머니의 마지막 모습도 못 지켜봤을 것이다!‘아니, 아니야. 마지막 모습이라니, 그럴 리 없어.’임유진은 속으로 끝없이 되뇌었지만 휴대폰을 쥔 두 손은 점점 더 세게 떨렸다.이때 강지혁이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떨리는 두 손을 잡고 다정하게 말했다.“걱정 마. 무슨 일 있어도 내가 항상 옆에 있어.”임유진은 고개 들어 옆에 앉은 강지혁을 쳐다봤다.“혁아, 할머니가 만약 진짜...”‘죽음’이란 두 글자는 목에 걸린 듯 도저히 내뱉을 수 없었다.“나 어떡해? 할머니 잃고 싶지 않단 말이야!”가족 중에 외할머니만이 그녀를 진심으로 대했다. 나중에 제대로 효도해드리며 할머니를 모시고 여기저기 구경시킬 생각인데 이젠 그 희망들이 회색빛으로 변해버린 것만 같았다.잃고 싶지 않다고... 강지혁이 입술을 앙다물었다. 그도 한때 엄마를 잃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 엄마는 떠나갔다. 나중에 아빠도 잃고 싶지 않았지만 또 끝내 그의 곁을 떠났다.지금 강지혁이 지키고 싶은 사람은 임유진 한 명뿐이다!“유진아, 네겐 아직 내가 있어.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항상 옆에 있어 줄게!”강지혁이 부드럽게 말했다.그는 신이 아니다. 아무리 권력과 재력을 지녀도 생명 앞에선 가끔 무기력해질 따름이다.병실에서 노쇠한 어르신은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 간신히 숨을 쉬며 버텨가는 중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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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8화

외할머니는 결국 마지막 그 한마디를 잇지 못했다. 눈도 여전히 뜨고 있고 입도 벌리고 있지만 그만 숨이 멎었다.임유진은 멍하니 넋 놓고 있다가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옆에 있던 의사와 간호사는 외할머니의 사망시간을 확인하고 임유진에게 말했다.“임유진 씨,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고인의 명복... 가족 중에 유일하게 그녀를 사랑해주는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셨다!임유진은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할머니의 몸에 엎드려 대성통곡했다.“흐엉.”몸엔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데 호흡이 멈추고 심장 박동이 멈췄다. 앞으로 그녀는 더이상 할머니의 부름을 들을 수 없고 자신을 향해 웃는 할머니의 미소를 볼 수 없다...임유진은 엉엉 울었고 강지혁은 옆에 서서 묵묵히 그녀를 위로했다.지금은 슬픈 만큼 눈물을 쏟아내야 한다. 외할머니는 그녀에게 정신적 지주이자 그녀가 엄마를 여읜 후 유일하게 지켜준 사람이다.임유진은 이제 더이상 할머니를 볼 수 없다.가족을 잃은 고통이 무엇인지 강지혁은 잘 안다. 그해 아빠도 그의 앞에서 얼어 죽었다. 그 순간 강지혁은 온 세상에 나 홀로 남겨진 듯한 슬픔에 잠겼다.나중에 친척 관계를 확인하고 강씨 일가로 돌아갔지만 가족이란 느낌은 전혀 없었다.다만 아빠에게 죽음은 일종의 해탈이겠지. 아빠는 엄마를 너무 사랑하셔서 엄마를 잃은 후 사는 게 죽는 것만 못한 고통이었을 테니까.그래도 아빠는 본인에게 자식이 있다는 걸 기억하셔야 했다. 아빤 모든 감정을 엄마에게 쏟아부었고 자식에겐 유서 한 장만 남겼다. 유서로 강지혁의 신분을 밝혔고 그가 강씨 일가에 돌아갔으면 하는 소원을 적었다.임유진은 오랫동안 울고 나니 나중에 눈물이 메말라서 잠긴 목소리로 울먹였다.“유진아, 외할머니 편히 보내드리자.”강지혁이 드디어 말을 꺼냈다.그녀는 흐느끼며 두 눈이 벌겋게 부어올랐다.“그래, 편히 보내드려야지... 우리 할머니...”말을 마친 임유진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손으로 할머니의 얼굴을 가렸다. 눈도 감으시고 입도 다물게 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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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9화

임유진의 큰삼촌, 둘째 삼촌과 셋째 이모는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지 두세 시간 만에 병원 연락을 받고 속속들이 병원에 도착했다.한편 그녀의 외할아버지 노준태는 몸이 편찮다는 이유로 병원에 안 왔다. 병원에 와서 시신을 보고 상심이 크면 몸이 더 안 좋아질 테니까.저승에 계신 외할머니는 외할아버지의 이런 이유를 들으면 과연 어떤 심정일까? 임유진은 가히 짐작할 수 없었다.한편 삼촌, 이모들은 임유진을 보자 제일 먼저 든 생각이 바로 외할머니의 묘지와 장례식 비용이었다. 임유진도 엄마 몫을 내야 한다며, 일전 한 푼 안 낼 순 없다고 한다!임유진은 저도 몰래 울화가 치밀었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삼촌, 이모들이 신경 쓰는 건 오직 돈 문제였다.“돈이요?”옆에서 줄곧 아무 말 없던 강지혁이 입을 열었다.두 삼촌은 그제야 병실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걸 발견하고 화들짝 놀랐다. 너무 성급하게 온 것도 있고 조카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어 유난히 눈에 띄다 보니 옆에 있던 강지혁은 전혀 신경 쓰지 못했다.강지혁이 입을 열자 두 삼촌은 흠칫 놀라며 바로 그를 알아봤다. 그날 밤 박씨 일가에서 봤던 사람이니까.처음에 그들은 임유진을 박씨 일가의 바보 아들 박성호에게 시집보낼 생각이었는데 한밤중에 강지혁이 한 무리 사람들을 거느리고 와서 임유진을 데려갔다.나중에 그들은 현지 경찰서에 며칠이나 갇혀 있어야만 했다!“당... 당신이 여긴 어떻게?”두 삼촌이 버벅거리며 물었다.셋째 이모는 강지혁을 보더니 자연스럽게 말했다.“유진의 남자친구도 있었네. 네가 한꺼번에 돈을 내놓지 못하겠으면 남자친구더러 보태 달라고 해. 외할머니 장례식 치르고 묘지 살 돈도 없는 건 아니잖니.”임유진이 막 말을 꺼내려 할 때 강지혁이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짓누르며 이모님께 말했다.“돈은 문제없어요. 근데 당신들이 과연 감당할 수 있겠어요?”셋째 이모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 말은 무슨 뜻이지?이때 두 삼촌이 얼른 이모를 잡아당기며 전에 박성호의 집에서 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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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0화

큰외삼촌이 유독 험상궂은 얼굴로 말을 내뱉었다.“야 이 자식아, 저번에 네가 우릴 구치소에 그 오랜 시간을 가둬 넣었지? 지금 당장 사과하고 손해배상비 물어내. 안 그러면 두 발로 걸어 나가지 못할 줄 알아.”“아직 감히 내게 사과를 요구하는 사람은 없는데.”강지혁이 느긋하게 말했다.한편 임유진은 마냥 의아할 따름이었다. 이게 다 무슨 일이지? 두 외삼촌이 원래 혁이를 무서워했는데 이모가 방금 그 말을 한 뒤로 두 삼촌의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설마 이모네 딸 배여진에게 뒷배가 생겨서 이러는 걸까?배여진은 남편과 자그마한 철제 가게를 운영하고 수입도 보통인데, 마을의 대다수 주민들과 비슷한 수준인데 대체 무슨 뒷배가 있다는 걸까? 임유진은 이해되지 않았다.“좋아. 사과 안 한다 이거지? 이따가 무릎 꿇고 빌어도 이 일은 절대 쉽게 넘어갈 수 없어! 그런 줄 알아!”큰 외삼촌이 표독스럽게 말했다.셋째 이모는 옆에서 좋은 구경 난 것처럼 거들먹거렸다.“유진아, 이모는 분명히 말해뒀어. 지금이라도 안 늦었으니 얼른 네 남자친구더러 두 삼촌께 사과하고 보상 톡톡히 해드리라고 해. 너도 알다시피 여진이가 평상시에 두 삼촌들과 사이가 얼마나 좋아. 삼촌들이 괴롭힘당하는 걸 절대 보고만 있을 여진이가 아니지.”임유진은 그제야 알아챘다. 셋째 이모는 오늘 옷차림이 전과 달렸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정교하게 만든 옷이라 싸구려는 아닐 듯싶었다. 게다가 손에 다이아몬드 반지와 금팔찌를 끼고 있었는데... 돈벼락이라도 맞은 듯싶었다.셋째 이모가 계속 입을 떠벌렸다.“너희 여진 언니는 더이상 예전의 여진이가 아니야. 뒤에 귀인이 뒷받침해주고 있어 감히 우리 여진의 심기라도 건드리면, 쯧쯧...”“귀인?”강지혁이 경멸의 미소를 날렸다.“마침 잘됐네요. 대체 어떤 귀인인지 한번 지켜봐야겠어요.”“너 따위가 뭔데? 이 세상엔 네가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사람도 있어!”셋째 이모가 두 눈을 부릅뜨고 강지혁을 노려보며 이제 곧 후회할 일만 남았다고 암시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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