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48화

외할머니는 결국 마지막 그 한마디를 잇지 못했다. 눈도 여전히 뜨고 있고 입도 벌리고 있지만 그만 숨이 멎었다.

임유진은 멍하니 넋 놓고 있다가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옆에 있던 의사와 간호사는 외할머니의 사망시간을 확인하고 임유진에게 말했다.

“임유진 씨,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인의 명복... 가족 중에 유일하게 그녀를 사랑해주는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셨다!

임유진은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할머니의 몸에 엎드려 대성통곡했다.

“흐엉.”

몸엔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데 호흡이 멈추고 심장 박동이 멈췄다. 앞으로 그녀는 더이상 할머니의 부름을 들을 수 없고 자신을 향해 웃는 할머니의 미소를 볼 수 없다...

임유진은 엉엉 울었고 강지혁은 옆에 서서 묵묵히 그녀를 위로했다.

지금은 슬픈 만큼 눈물을 쏟아내야 한다. 외할머니는 그녀에게 정신적 지주이자 그녀가 엄마를 여읜 후 유일하게 지켜준 사람이다.

임유진은 이제 더이상 할머니를 볼 수 없다.

가족을 잃은 고통이 무엇인지 강지혁은 잘 안다. 그해 아빠도 그의 앞에서 얼어 죽었다. 그 순간 강지혁은 온 세상에 나 홀로 남겨진 듯한 슬픔에 잠겼다.

나중에 친척 관계를 확인하고 강씨 일가로 돌아갔지만 가족이란 느낌은 전혀 없었다.

다만 아빠에게 죽음은 일종의 해탈이겠지. 아빠는 엄마를 너무 사랑하셔서 엄마를 잃은 후 사는 게 죽는 것만 못한 고통이었을 테니까.

그래도 아빠는 본인에게 자식이 있다는 걸 기억하셔야 했다. 아빤 모든 감정을 엄마에게 쏟아부었고 자식에겐 유서 한 장만 남겼다. 유서로 강지혁의 신분을 밝혔고 그가 강씨 일가에 돌아갔으면 하는 소원을 적었다.

임유진은 오랫동안 울고 나니 나중에 눈물이 메말라서 잠긴 목소리로 울먹였다.

“유진아, 외할머니 편히 보내드리자.”

강지혁이 드디어 말을 꺼냈다.

그녀는 흐느끼며 두 눈이 벌겋게 부어올랐다.

“그래, 편히 보내드려야지... 우리 할머니...”

말을 마친 임유진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손으로 할머니의 얼굴을 가렸다. 눈도 감으시고 입도 다물게 해드렸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