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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1화

“혁아, 됐어, 관둬.”

임유진이 말했다.

“금방 숨 거둔 외할머니, 가시는 길 편히 보내드리고 싶어.”

어쨌거나 셋째 이모는 외할머니의 친딸이었으니!

그녀가 아무리 셋째 이모에게 불만이 많아도 이런 때에 외할머니를 불편하게 해드리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가시는 길은 편히 보내드리고 싶었다.

“그래.”

강지혁이 다정하게 말하며 셋째 이모의 손을 놓았다.

셋째 이모는 휘청거리며 뒤로 몇 걸음 물러서다가 겨우 자세를 다잡았다.

그녀는 얼굴이 창백해지고 아픈 손목을 매만지며 임유진을 죽일 듯이 노려봤지만 감히 아까처럼 덮쳐들진 못했다.

“죽일 놈의 계집애, 이따가 여진이 오거든 너 아주...”

말이 채 떨어지기도 전에 배여진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엄마, 뭔데? 내가 오면 뭐?”

임유진은 고개 들어 이리로 걸어오는 배여진을 쳐다봤다.

배여진은 샤넬 신상 슈트를 입고 가방도 샤넬 시그니처 크로스백이었다. 얼굴엔 세련된 메이크업을 했고 머리도 전처럼 대충 묶은 게 아니라 웨이브를 넣어서 우아하게 풀어헤쳤다.

전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고 아예 딴사람으로 변한 것만 같았다. 그런데 임유진을 가장 놀라게 한 건 바로 배여진 곁에 따라온 사람이 강현수였다!!

검은색 정장 차림의 강현수는 전보다 조금 야위었고 여전히 잘생긴 얼굴이지만 양미간 사이에 피곤함이 살짝 묻어났다.

강현수가 그날 윤이 식당에 달려와 다짜고짜 임유진에게 강지혁과 결혼하냐고 물은 이후로 한동안 보이지 않더니 여기서 이렇게 다시 보게 될 줄이야.

게다가... 임유진의 사촌 언니와 함께 들어오다니.

그럼 설마 셋째 이모가 말한 사촌 언니의 귀인이 강현수였다고?!

한편 강현수는 안에 들어서자마자 임유진에게 시선이 꽂혔다. 예상했다는 눈빛이지만 그 속엔 놀라움도 담겨 있었다.

그는 임유진이 당연히 이리로 올 줄 알았다. 그녀의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으니 안 올 수가 없지.

바로 이 때문에 배여진이 이 병원에 간다고 할 때 함께 온 것이다. 오는 길에서 강현수는 수없이 되뇌었다. 본인은 단지 배여진 때문에 병원에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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