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43화

임유진은 그 어린 강지혁이 그 저택에서 혼자 얼마나 외롭고 쓸쓸하고 무서웠을지 너무나도 상상이 갔다. 하나밖에 없는 핏줄에게서는 가족의 정을 느끼지 못하고 심지어는 언제든지 대체 당할 걱정까지 해야 한다는 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강지혁은 그래서 부단히 강해질 수밖에 없었고 나약해질 기회조차 허락받지 못했다. 나약함을 보이는 순간 바로 버려질 게 뻔했으니까.

"어릴 때 많이 힘들었어...?"

임유진은 눈앞에 있는 남자가 안쓰러워 미칠 것 같았다.

그를 알기 전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강지혁을 알았을 때 그녀는 위에서 고고하게 내려다보는 남자는 걱정 없이 편히 인생을 즐길 것만 같았다.

하지만 지금 보니 걱정 없이 편히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강지혁이 현재 누리는 모든 것들은 어린 그가 힘들게 얻은 것이다.

어린 나이에 다른 아이들은 상상조차 못 할 것들을 짊어지고 있었다.

"괜찮아."

강지혁은 기다란 손가락으로 그녀의 볼을 어루만졌다. 지금 이 순간, 임유진의 눈동자에는 온통 강지혁밖에 없었다.

"모두 지난 일이고 적어도 지금은 내 걱정 안 해도 돼. 이제는 누구도 나를 함부로 대체할 수 없을 테니까."

강지혁의 운명은 이제 오로지 그의 손에 쥐고 있으니까.

"응, 모두 지난 일이야."

임유진은 그의 손을 잡고는 볼을 그의 손바닥에 비볐다.

"나한테 있어 너는 절대 다른 사람으로 대체할 수 없어."

강지혁의 그녀는 꼭 이렇게 듣고 싶은 말만 해준다.

"그 말 영원히 잊어버리지 마."

강지혁은 낮게 속삭이더니 허리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

키스가 끝나고 임유진은 또다시 조금 전 문제로 돌아갔다.

"그럼 할아버지 쪽은 정말 이대로 내버려 둘 거야? 아니면 내가... 내가 만나볼까?"

이 말을 하는 그녀의 몸이 살짝 떨렸다. 강문철을 향한 두려움을 어떻게 금방 떨쳐낼 수 있을까.

"아니야."

강지혁이 말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나는 할아버지가 허락하든 안 하든 누나와 결혼 할 거야. 만약 할아버지가 누나한테 허락 안 한다고 하면 누나는 나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