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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보스의 품격: Chapter 121 - Chapter 130

1270 Chapters

제121화 모두 끝장날 것이다

“이 여자는 사람들 틈에 섞여서 들어왔어요! 그러니 빨리 쫓아내세요!”고다빈이 호들갑을 떨며 소리쳤다.그러자 경비원이 달려와서 다정에게 물었다.“아가씨, 초대장 좀 보여 주십시오.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말입니다.”다정은 난감했다.여준재를 따라왔을 뿐, 초대장 같은 건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다빈은 다정이 당황해하는 것을 보며 더욱 기세등등했다.그리고는 곧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 “얼른 이 여자를 쫓아내지 않고 뭣들 하는 거예요?”경비원은 할 수 없이 다정을 바라보며 말했다.“아가씨, 죄송해요. 초대장이 없으니 나가셔야 합니다.”“흥!”다빈이 콧방귀를 끼며 소리쳤다.“빨리 안 나가? 초대장도 없이 대체 어떻게 들어온 거야?’“내가 너라면, 너무 창피해서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을 거야!”다정은 더는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무언가 설명하려 했다. 그 때, 저쪽에서 노민재와 여준재가 급히 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한창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하도 시끄러워서 달려온 것이었다. 노민재는 차가운 얼굴로 호통을 쳤다.“다들 여기서 뭐 하는 겁니까?”경호원은 급히 상황을 설명했다.순간, 노민재와 준재가 동시에 얼굴을 찡그렸다. “말도 안 되는 일이군요.”“고다정 씨는 준재가 데리고 온 분입니다. 누가 그런 근거 없는 말을 하는 겁니까?”그는 잔뜩 화가 나서 고함을 질렀다. 경호원은 깜짝 놀라 머뭇거리며 변명했다.“이 아가씨가 그렇게 말했습니다.”순간, 노민재와 준재의 시선이 고다빈을 향했다.그녀는 순간 당황해 어쩔 줄을 몰랐다.‘여준재가 고다정을 데리고 왔다고?’‘정말 어이가 없어!’‘고다정에게 창피를 주려고 했는데 이게 뭐야?’다빈은 눈을 내리깔고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들고 어색하게 웃었다.“그랬군요. 제가 잘 몰라서 오해했나 봐요. 이제 알게 됐으니 오해는 풀렸네요.”그녀는 대충 얼버무리며 넘어가려고 했다.하지만 여준재는 차가운 얼굴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오해했다고 말하면 끝인가요?”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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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절대 무리하지 않을 거예요

“조금 전 일은 고마웠어요.”다정이 준재에게 인사했다.하지만 오히려 그는 미안한 얼굴이었다.“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니 내가 고 선생님에게 미안하죠.”“고 선생님을 데려와 놓고서 잘 챙겨주지 못해 이런 난감한 일이 생겼잖아요.”다정은 고개를 저었다.“여 대표님과는 상관없는 일이에요.”자신을 난처하게 만들기 위해 고다빈이 일부런 꾸민 짓이었다. 다정이 누구와 왔든 상관없이 똑같은 일이 일어났을 것이다.그는 갑자기 생각난 듯 물었다.“고 선생님, 발은 괜찮아요?”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지금은 한결 나아요.”그는 고개를 끄덕였다.“조금 있으면 연회가 끝날 거예요.”다정은 미소를 지으며 그와 함께 다시 연회장으로 향했다.그때, 임초연이 준재를 발견하고 인사하려고 다가왔다.하지만, 곧 옆에 서 있는 다정을 보고 멈춰 섰다. 샴페인을 든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저 여자가 왜 또 여기 있는 거지?’‘지난번 회사에 온걸로도 모자라 이젠 연회까지 와? 설마, 준재 씨가 데리고 온 거야?’그녀는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내 얼굴에 미소를 띠고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준재 씨!”“네.”그는 성의 없이 대답하며 냉담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 하지만, 임초연은 아무렇지 않은 듯 웃어 보였다. 그녀는 옆에 있는 다정을 보며 의심이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준재 씨, 당신 옆에 있는 이 아가씨는 누구예요? 지난번에 회사에서 보긴 했지만, 아직 소개를 안 해줬잖아요.”그녀는 아무런 사심이 없는 듯 웃어보였다.그러자 그가 정을 바라보며 대답했다.“오늘 내 파트너로 온 고다정 씨예요.”그의 말에 다정은 입가에 웃음을 띠며 손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임초연도 손을 내밀어 악수했다.“고다정 씨, 안녕하세요. 저는 임초연이라고 해요. 그냥 초연이라고 부르면 돼요.”“다정 씨, 우리 두 사람, 전에 회사 앞에서 만난 적이 있지 않아요?”그녀는 갑자기 생각난 듯 다정에게 물었다.그리고 얼른 준재를 바라봤다.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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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떠보기

임초연은 멀지 않은 곳에 서서 여준재와 고다정의 다정한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그녀는 눈살을 찌푸린 채 얼굴에는 여전히 의심이 가득했다.‘준재 씨는 저 여자랑 도대체 무슨 관계지?’‘둘 사이가 왜 저렇게 다정한 거야?’그녀의 마음은 점점 더 복잡해졌다. 한편, 술을 몇 잔 마신 다정은 얼굴이 빨개졌다.사실 그녀는 평소에 술을 거의 마시지 않다. 그런데 갑자기 연거푸 몇 잔을 마시니 금세 취하고 말았다. 준재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는 걱정이 됐다.“이제 그만 마셔요.”다정이 빨간 얼굴로 대답했다.“네.”그녀는 손으로 미간을 문질렀다.“화장실 좀 다녀올게요.”그녀의 뒷모습을 보는 준재는 얼굴에 염려가 가득했다.……화장실.다정은 찬물을 손에 받아 얼굴에 묻힌 뒤 손끝으로 뺨을 두드렸다. 그제야 정신이 조금 드는 것 같았다. 옷매무시를 정리하고 화장실을 나서자마자 임초연과 마주쳤다.“다정 씨, 또 만나네요!”그녀가 다가오며 미소를 지었다.다정도 웃으며 인사했다.그러자 그녀가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다정 씨, 아까 보니 다정 씨는 준재 씨와 가까운 사이 같던데, 정확히 두 사함 무슨 사이예요? 설마, 남녀가 친구 사이는 아니겠죠?”그녀는 다정을 떠봤다.그리고는 혹시라도 그녀가 오해할까 한마디 덧붙였다.“설마, 오해하는 건 아니죠? 전 아무 뜻도 없어요. 그냥 궁금해서 그래요.”그녀는 갑자기 한숨을 쉬었다.“저는 준재 씨와 오랫동안 알고 지냈어요. 어릴 때부터 말예요. 그런데 그동안 준재 씨가 여자와 이렇게 가깝게 지낸 것을 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궁금했어요.”“아, 그랬군요.”고다정은 덤덤하게 대답했다. “그냥 친구 사이일 뿐이에요.”하지만 임초연은 믿을 수 없었다. “그래요? 하지만 준재 씨가 여자에게 이렇게 대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에요.”“다정 씨는 모르겠지만, 학교에 다닐 때는 여자는 물론, 남자도 그에게 접근할 수 없었어요.”그녀는 마치 준재와의 친밀함을 과시하듯 예전 일을 끄집어 냈다.다정은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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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친밀해 보이는 두 사람

준재는 갑자기 어깨가 무거워진 것을 느꼈다. 돌아보니 다정은 벌써 잠이 들어 있었다. 누군가 그의 어깨에 기댄 것은 처음이었다.그녀를 밀어낼까 생각도 했지만, 결국 꼼짝 하지 않고 그대로 앉아 있었다.……30분 후,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대표님, 도착했습니다.”“응.”준재는 얼른 다정을 깨웠다.“고 선생님, 집에 도착했어요.”“이제 정신 좀 차려요.”하지만 다정은 눈살을 찌푸리며 잠꼬대를 했다.“하윤아, 떠들지 마! 엄마는 좀 더 자고 싶어.”그는 난감한 얼굴로 할 수 없이 다정을 안고 차에서 내렸다. 구남준은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내가 잘못 본 건 아니겠지?’‘대표님 곁에 그렇게 오래 있었지만, 이렇게 누구가를 친밀하게 대하는 것을 본 적은 한 번도 없어!’‘심지어 자진해서 고 선생님을 안다니!’그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시간이 늦어 두 아이는 이미 잠들었고 강말숙만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똑똑-그 소리에 강말숙이 일어나 나왔다.“다정이 왔니?”그 말이 끝나자마자 준재가 다정을 안고 들어왔다.강말숙은 두 사람을 보고 깜짝 놀랐다.“이 계집애는 왜 이러는 거예요?”다 큰 여자 애가 한밤중에 남자에게 안겨 오니 어떻게 걱정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준재가 자세히 설명했다.“어르신, 별 일 아니에요. 고 선생님이 술을 좀 마셨는데 잠들었어요.”그제야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 계집애, 주량이 좋지도 않으면서 무슨 술을 마신다고.”“여 대표님이 괜히 고생이시네요. 얼른 들어오세요.”강말숙은 얼른 그를 방으로 안내했다.그는 다정을 침대에 눕혔다.“여 대표님, 정말 죄송해서 어쩌죠? 얼른 댁에 가서 쉬세요. 다음에는 편하게 놀러 오시고요.”준재는 웃으며 대답했다. “괜찮습니다.”……방 안.다정은 그대로 아침이 될 때까지 푹 잤다. 다음날, 잠에서 깬 그녀는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팠다.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했다. ‘역시 숙취는 힘들어.’‘다음부터는 술을 함부로 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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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아직 기회가 있어

임초연은 침대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갔다. 엄마 신해선은 딸의 얼굴에 다크서클이 진한 것을 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초연아, 너 왜 그래? 밤새 못 잤어?”그녀는 피곤한 얼굴로 소파에 주저 않았다. “엄마, 그만 해요.”지금은 초조한 마음에 죽을 것만 같았다.신해선이 다가오며 물었다.“왜 그래?”어릴 때부터 그녀는 부모 속을 썩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그런 그녀가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자 걱정이 절로 됐다. “엄마, 준재 씨한테 여자가 생긴 것 같아요.”임초연은 답답한 표정으로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말해주었다.하지만, 신해선은 생각이 달랐다.“네 말 대로라면 그 여자는 그리 좋은 집안의 아가씨가 아닌게 분명해. 권력도 지위도 없는 평범한 여자이니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돼.”그녀는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말했다.“내가 평소에 말했듯이, 별일 없으면 해영 이모와 많이 만나렴. 같이 쇼핑도 하고 말이야. 여씨 가문 같은 대단한 집안은 자식을 결혼시킬 때 상대방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인 형편을 따지기 마련이야. 거긴 아무나 시집갈 수 집안이 아니야.”“하지만…….”그녀는 여준재와 고다정의 친밀한 모습이 생각났다.신해선이 얼른 그녀의 말을 끊었다. “언제부터 그렇게 자신감이 없어진 거지? 그런 평범한 여자가 여씨 가문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해영 이모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잖아. 네가 준재 어머니와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면 틀림없이 아무 문제없을 거야!”그녀는 엄마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결혼은 절대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배웠고, 그렇게 알고 있었다. 한참을 생각한 후 그녀는 그제야 안심이 됐다. “그래요, 엄마. 알았어요.”신해선은 그녀의 손등을 두드리며 위로했다.“우리 딸이 얼마나 예쁘고 훌륭한데, 아무 걱정할 것 없어!”그날 오후, 임초연은 직접 떡을 만들어 여씨 저택으로 향했다.심해영은 그녀를 보고 기뻐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초연아, 어서 와.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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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다른 사람의 보살핌을 받을 때가 되었다

준재는 사무실에 앉아 일을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그때, 핸드폰 알림이 울리면서 다정이 보낸 사진과 함께 토끼 표정이 떴다.그는 순간 입꼬리가 올라가며 눈빛이 부드러워졌다.하던 일을 잠시 멈춘 그는 바로 답장했다.[고 선생님, 약재들을 돌보느라 고생했어요.]다정도 곧 답장했다.[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인걸요.][참, 대표님! 너무 무리하면 안 돼요. 대표님의 현재 몸 상태로 봐서는 매일 적어도 8시간 정도의 충분한 휴식 시간을 가져야 한다구요.]그녀는 일에 몰두하던 그의 모습을 떠올리며 당부했다. 그는 웃으며 답장했다. [걱정 마세요, 고 선생님. 저도 잘 알고 있어요.]그는 다정에게서 치료를 받으면서 자신의 몸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의 몸은 전보다 훨씬 좋아졌다.이대로만 간다면 얼마 안가 많이 회복될 것 같았다. 엄두도 내지 못했던 일이 다정이 나타나면서부터 기적처럼 이루어지고 있었다. 다정은 아침 일찍부터 약재 밭에서 바쁘게 일하다 겨우 끝냈다.집에 돌아온 그녀는 은침을 꺼내 들고 강말숙에게 갔다. 그녀는 아이가 들면서 다리가 자주 시큰거리며 아팠다. 특히, 요즘은 장마철이라 더 많이 힘들어했다.“외할머니, 긴장 푸세요.”다정은 그녀의 바지를 걷어 올리고 침을 놓기 시작했다.강말숙은 고개를 끄덕이며 외손녀를 바라보았다.그러고는 한숨을 쉬었다.“사람이 늙으면 쓸모가 없어. 시간은 갈수록 더 빨리 지나가고 말이야.”그녀 앞에서 울고 보채던 계집애가 어느새 두 아이의 엄마가 됐다.다정은 웃으며 말했다.“무슨 소리예요? 아직 정정하시잖아요.”그녀는 고개를 저었다.“그나마 내가 지금 건강이 괜찮아서 너를 돌보지, 만약 내가 죽으면 누가 널 돌보니?”그녀는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이제 아이들도 커서 철이 들었으니 너도 남자를 만나서 보살핌을 받아야지.” 강말숙의 소원은 다정이 가정을 이루는 것을 보는 것이었다.다정은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저는 지금 이렇게 사는 것이 좋아요!”“계속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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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아빠 없는 호래자식

“만약 정말 저와 어울리는 사람을 만나면 결혼할게요.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강말숙은 다정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럼 안심할 수 있어.”오후가 되자, 다정은 쌍둥이를 데리러 유치원으로 갔다.집에 돌아온 아이들은 오늘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엄마에게 이야기했다.“맞다! 엄마, 이틀 후에 유치원에서 학부모회를 연대요. 엄마, 아빠 다 오라고 했어요!”‘학부모회?’다정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엄마가 꼭 갈게.”하윤이 커다란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그럼 아빠는요? 아빠도 올 수도 있어요?”그 말에 다정은 할 말이 없었다.쌍둥이가 희망이 가득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다정은 아이들의 마음은 알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녀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두 아이를 바라보았다.“하준아, 하윤아, 너희들도 알다시피 우리 집은 좀 특별한 상황이야. 하지만 엄마 혼자 가도 아무 문제없단다.”하지만, 하윤은 실망한 얼굴이었다.아이는 어깨가 축 처진 채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다정은 하윤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오늘따라 왜 저러지?”평소에 하윤답지 않은 모습이었다.오빠 하준이 잠시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엄마…….”하준은 입술을 꽉 깨물고 주저했다.그녀는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래, 하준아?”“엄마한테는 솔직히 말해도 돼.”하준은 겨우 입을 열었다.“엄마, 오늘 어떤 애가 나랑 동생을 보고 아빠 없는 호래자식이라고 했어요.”그 말에 다정은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다. 평소에 두 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다 알고 있었다.하준은 철이 든 아이였지만, 사실 매우 예민한 아이였다. 그녀는 목이 메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한참만에야 겨우 입을 뗐따. “하준아, 너희들은 아빠 없는 호래자식이 아니야.”그녀는 아이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미안해. 다 엄마 잘못이야.”아이들이 얼마나 힘들고 괴로울지 알 것 같았다. 아이들이 아직 철이 없어서 그런 말을 했겠지만, 그건 쌍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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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하윤이 사라졌다

다정은 평소처럼 준재를 위해 약을 가져왔다.그런데 오늘따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준재가 그녀에게 여러 번 말을 걸었지만 듣지 못했는지 멍하니 있곤 했다.결국, 그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고 선생님, 혹시 무슨 일이 있어요?”평소 그녀의 모습과는 너무 다른 모습에 의아했다.그녀는 얼른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저었다.“아니요.”그는 다정이 별로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 듯해서 더는 물어볼 수가 없었다. ‘아무 일 없다니 다행이에요.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요.”“네.”다정은 입을 다물었다. ……다음날.다정은 평소처럼 아이들을 유치원에 데려다 주었다.그리고 쌍둥이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선생님을 불렀다.“선생님, 지금 시간 있으세요? 얘기 좀 하고 싶어요.”선생님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네, 어머니. 말씀하세요.”다정은 한숨을 쉬었다.“저는 혼자서 두 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일찍 철이 들어서 지금까지 소란을 피운 적이 없어요.”“하지만 하준에게 들었는데, 어제 우치원에서 일이 있었다네요. 그 또래 아이들은 마음이 예민하고 약한데, 어떤 아이가 우리 아이들에게 악담을 퍼부어 마음을 다치게 했나 봐요. 선생님께서 조금 더 관심을 가져 주시길 부탁드려요.”무슨 일이 있었는지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말에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였다.“어머니, 알겠습니다. 제가 앞으로 더 잘 살피겠습니다. 그러니 염려 마세요.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지도하겠습니다.”그제야 다정은 마음이 좀 놓였다.“잘 부탁드립니다, 선생님.”“네, 어머니. 저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에요.”그녀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지만 왠지 마음이 불안했다. 그리고 그 느낌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또렷해졌다. 마치 안 좋은 일이라도 일어날 것 같았다!……점심 무렵.유치원 아이들은 점심을 먹은 후, 낮잠을 자러 방으로 들어갔다.하윤은 잠이 오지 않아 침대에 누워 뒤척였다. 하지만, 선생님이 들어오자 눈을 감고 자는 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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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배짱이 너무 크다

경비원은 놀란 얼굴로 멍하니 서 있었다.‘대표님 이름이잖아?’그는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앞에 있는 아이를 바라보았다. 머릿속에 물음표 수십 개가 떠올랐다.‘대표님 이름을 당당히 말하는 걸 보니 뭔가 있구나!’‘대표님과 무슨 관계지?’그는 의문 섞인 눈으로 아이를 바라봤다.“꼬마야, 잠깐만 기다려. 연락 좀 하고 올게.”하윤은 깜찍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네, 고맙습니다.”그는 얼른 프론트 데스크로 달려갔다.“대표님께 빨리 말씀드려 주세요. 어떤 여자 아이가 대표님을 찾고 있다고요.”여준재는 회사 일로 골머리를 앓는 중에 어떤 아이가 자신을 찾는다는 소리에 어리둥절했다. ‘누구지?’그는 눈을 들어 구남준을 바라보았다.“내려가 봐.”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대표님.”구남준은 로비에 내려왔다가 깜짝 놀랐다.하윤이 홀 소파에 앉아 케이크를 먹고 있었다.그는 얼른 하윤에게 다가갔다.“하윤아, 너 여기 어쩐 일이야? 혼자 왔어?”그는 너무 당황스러웠다.‘여긴 유치원에서 가까운 거리도 아닌데.’‘아이 혼자 여길 찾아오다니, 이게 무슨 일이지?’하윤이 작은 얼굴을 들더니 웃으며 말했다.“네, 혼자 왔어요. 유치원에서 몰래 나왔어요.”그는 그 말에 더 놀랐다.‘참 겁이 없구나!’그는 하윤의 작은 손을 잡고 위층으로 올라갔다.“그래, 하윤아. 이제 대표님을 만나러 가자.”……낮잠 시간이 끝나자 선생님이 아이들을 깨웠다.아이들 모두 교실로 돌아왔지만, 하윤이 보이지 않았다. 선생님은 하윤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줄 알고 다시 돌아가 찾았지만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하윤이 없어진 것이었다!그녀는 얼른 다정에게 연락했다. 그녀는 여전히 불안한 가운데 선생님의 연락을 받았다. “선생님, 무슨 일이세요?”선생님이 울먹이며 말했다.“어머니, 하윤이 없어졌어요!”순간, 다정은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 손끝이 뻣뻣해지며 몸이 떨려왔다. “뭐, 뭐라고요?”“선생님,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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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너무 걱정돼

다정이 다급히 말했다.“알았어요, 제가 금방 갈게요!”전화를 끊고 나서 그녀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행이야. 하윤이 별일 없다니.’“어머니, 하윤에게 소식이 있어요?”다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선생님께 상황을 간단히 설명한 후 하준을 데리고 떠났다.……회사.준재는 전화를 끊고 하윤을 바라봤다. 아이는 의자에 앉아 짧은 다리를 흔들고 있었다. 그는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그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크고 작은 많은 일들을 겪어냈다. 하지만, 이 아이에게만큼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그는 관자놀이를 문질렀다.“엄마한테 전화했으니 곧 오실 거야.”하윤은 큰 눈을 깜빡이며 웃었다.“멋쟁이 아저씨, 고맙습니다!”그는 하윤과 이야기를 나누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충 알고 있었다. 아이는 자신에게 하루만 아빠가 되어 줄 수 있냐며 부탁하러 온 것이었다.그는 이상하게도 그 말에 아무런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아이들이 정말 좋았기 때문이었다.그저 한번 도와주는 건데 안될 것도 없었다!하지만, 정작 그가 놀랐던 것은 하윤의 담력이었다. 혼자서 유치원에서 나와 여기까지 오다니,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준재는 일부러 화가 난 척했다.“이번엔 그냥 넘어가지만 다음에는 이렇게 혼자서 나오면 안 돼, 알았지?”“엄마랑 통화해 보니 엄마도 선생님도 걱정을 많이 하고 계셨어. 너 때문에 엄마가 얼마나 놀랐겠니?”하윤은 그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듯 입을 삐죽 내밀며 눈을 내리깔았다. “제가 잘못했어요. 다음부턴 안 그럴게요.”하윤이 순순히 잘못을 인정하자 준재는 그제야 표정을 풀었다.그는 하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그래, 잘못을 깨달았으니 됐어. 다음에는 그러지 마. 이 장난꾸러기!”“하지만 이따가 엄마가 오면 잘못했다고 말해야 해!”하윤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럴게요.”오늘 하윤이 엄마를 걱정시킬만한 행동을 한 건 분명했다. 그는 더는 나무라지 않고 하윤에게 과자를 가져다주었다. “이거 먹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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