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나 부자 맞아의 모든 챕터: 챕터 961 - 챕터 970

1277 챕터

제961화

그런데 뜻밖에도 그는 계속해서 말했다."네 아버지가 너를 이 자리에 오르게 했으면 너는 네 몫의 책임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고성그룹이 필요한 것은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모두의 존중을 받고 싶다면 너는 능력으로 우리를 설득해야 할 거야!"릴리를 인정하는 것도 같았지만 은근히 릴리를 깎아내렸다.그리고 릴리가 모두의 존중을 받을 만큼의 능력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릴리도 자신의 단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제가 능력이 없는 건 사실인데요. 제가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건 그저 제 신분 때문인걸요! 그리고 저는 멘탈이 약해서 어릴 때부터 억울한건 못 견뎌요."성진은 릴리가 이렇게 대답할 줄 예상조차 못했다. 그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너...""제가 오기 전에 저에 대해 조사하지 않으셨나요? 맞아요. 저는 능력도 별로고 성격도 별로예요. 그러니 다들 저를 예뻐해 주시는 편이 좋을거에요.""..."다들 성진만큼이나 안색이 나빴다. 이 계집은 나이는 많지 않아도 꾀는 많다. 그들은 릴리가 무슨 생각인지 전혀 짐작할 수 없었다.오기 전에 릴리를 조사하긴 했었다. 고정철은 릴리가 고성그룹에 들어가고 싶어하고 그룹을 손안에 넣으려고 한다고 말했다.야망이 있는 사람은 통제하기 쉽다.그들이 아무리 트집을 잡아도 릴리는 이를 악물고 참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하지만 릴리는 자료와는 완전히 일치하지 않았다. 들어온지 얼마 되지도 않아 바로 가겠다고 하다니.릴리가 없으면 육시준은 친분을 고려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렇다면 고성그룹은 완전히 끝장날 것이다...회의실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아무도 먼저 침묵을 깨뜨리지 않았다.릴리는 이 상황을 지켜보고 눈썹을 살짝 추켜 세우고는 아까보다 더욱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 "다들 아무 말도 하지 않으시니 찬성하신 거로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절차를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릴리는 의자에 앉아 한가롭게 등받이에 기대고는 눈웃음을 지으며 그들을 훑어보았다. 결국 성진이 먼저 입을 열어 회의를 본론으로 끌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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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2화

릴리는 비서가 어색해서 눈빛을 피할 때까지 그를 꼿꼿이 바라보았다. 그리고 말을 잘 듣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오늘은 체면을 세워줄게요. 경험을 쌓는 거로 하죠.""..."비서는 멍한 얼굴로 릴리를 바라보았다. 릴리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다.체면을 세워준다고?릴리는 바로 책상 앞으로 와서 서류 한 권을 들고 훑어보았다.그리고 서류를 비서에게 보여주었다. "팀장들도 통과하지 않은 작은 프로젝트를 나한테 보게 하는게 무슨 경험을 쌓는 거죠? 당신은 내 자리가 뭐라고 생각하는 건가요?""그게..."릴리는 그의 변명을 듣지 않고 서류를 퍽 하고 땅바닥에 내던졌다.또 한 권을 집어들고 몇 페이지를 펼쳐보고 릴리는 화가 나서 웃었다.페이지를 넘기며 비서에게 말했다. "이것 좀 보세요. 고성그룹 지사 인턴의 정규직 전환 승인을 내가 왜 처리해야 하는거죠? 밑에 사람들은 월급을 날로 먹는 건가요?"비서는 입을 꾹 닫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퍽!서류가 또다시 땅바닥에 던져졌다.릴리는 몇 권을 더 보았다. 전부 하찮은 일들로 그야말로 트집을 잡는 것이었다.서류들은 릴리에게 하나씩 땅바닥에 버려졌다. 릴리는 비서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다 새하얀 손으로 조금 다르게 생긴 서류 한 권을 들고 몇 페이지를 넘겼다. "음, 이건 좀 그럴듯하네요."비서는 서류 커버 색깔을 보고 릴리를 얕잡아 보는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곧 그의 얼굴은 굳어졌다. "이번 입찰은 그저 형식 아닌가요?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고요. 고성그룹이 참석하더라도 망신말고 얻을게 없을 것 같은데요..."비서가 물었다. "그걸 어떻게 아십니까?"릴리는 작고 가녀린 손으로 서류를 몇 페이지 훑어보고는 다시 땅바닥에 세게 내동댕이쳤다.릴리는 비서를 쳐다보며 귀여운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입 밖에 낸 말은 경고였다."당신도 알다시피 저는 고성그룹을 맡게 될 거예요. 앞으로 계속 이 자리에서 일하고 싶다면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하는지 한번 생각해 보세요. 이런 쓰레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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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3화

"..."릴리가 이렇게 당당하게 굴 줄은 몰랐다.릴리를 붙잡고 있는 고우신은 기분이 묘했다.이 계집은 언행이 직설적이고 고집도 세서 골치 아파 죽을 지경이다. 하지만 야위고 손목도 가늘어서 살짝만 힘을 줘도 부러질 것 같았다.릴리의 몸부림을 느끼고 고우신은 더 힘을 주었다. "너 때문에 고성그룹 전세가 바뀐 건 알아?! 지금 다들 고성그룹이 망해간다고 난리다! 이게 다 너 때문이야. 네가 나쁜 짓을 하고 악의에 찬 복수를 하는 바람에!""맞아요. 근데 복수한 게 뭐 어때서요? 모두 당신들이 자초한 거잖아요!""너...""아파요! 이거 놔요! 계속 이러면 저도 가만있지 않을거에요!""..."고우신은 사실 이미 릴리의 신분을 받아들였다.그리고 자연스레 릴리를 가족으로 인정했다.그렇다면 릴리가 고성그룹을 위해 생각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 떠들썩한 소문들도 모르고 있다고?자기가 너무하다는 생각은 전혀 없는 건가?고우신은 줄곧 릴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했다. 하지만 계속 만나지 못해 여기에서 잠복하고 있었다.이제 겨우 만났는데 릴리는 뜻밖의 태도였다.고우신은 릴리의 태도에 자극받아 분노에 차서 말했다."가만있지 않으면 어쩔건데. 너..."순간 인내심이 바닥난 릴리는 잡힌 손에 주먹을 쥐었다. 힘을 주려던 찰나 비명소리가 들렸다."으악!"고우신이 주먹에 맞아 내동댕이쳐졌다.커다란 그림자가 소리 없이 릴리 옆에 다가왔다.릴리는 문득 생각났다.‘아, 경호원이 있었지. 깜박했네.'"근데 너무 세게 때린 거 아닌가? 으, 보기만 해도 아프네. 어쨌든 피가 섞인 친오빤데. 어리석기는 해도 죽을죄는 아니잖아."릴리는 고우신을 노려보며 눈썹을 찡그리고 중얼거렸다.옆에 있던 ‘경호원'이 말했다. "네가 이렇게 착하니까 바보들이 매달리는 거 아니야."릴리는 순간 몸이 굳었다.남자의 옆모습은 차갑고 의연했다. 칼날처럼 날렵한 이목구비가 매력적이고 온몸에 싸늘한 기운이 맴돌아 다른 사람은 감히 접근하지도 못할 아우라를 풍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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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화

신안그룹도 서울에서 명성이 자자한 그룹이라 인맥과 지위가 만만치 않다.신하균은 다른 집안의 자제들처럼 아버지의 가업을 잇기보다는 오히려 나라를 위한 더 뜻깊은 일을 택했다.그래서 그의 눈에는 부잣집 도련님들이 전혀 없었다.특히 고우신처럼 입만 살아있고 실제로는 놀고먹는 자들 말이다.더 이상 그와 쓸데없는 말을 섞기 귀찮아 릴리를 내려보며 말했다. "차에 타세요. 제가 데려다 줄게요.""..."릴리는 옆에서 지켜보다가 이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 괜찮아요. 오늘은 저도 운전할 수 있어요."신하균은 릴리의 말을 듣고 몇 초 동안 멍해 있었다.예전이라면 온갖 방법을 다 써서 그와 같이 가려고 했을 것이다. 그가 바쁘든 말든 마주치기만 하면 뿌리칠 생각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그리고 항상 그의 스케줄을 알기라도 한 듯 우연히 마주쳤다...하지만 차를 교환한 날 이후로는 그는 릴리의 그림자도 볼 수 없었다. 오늘은 정말 우연히 만난 것이다.예전이었다면 릴리는 분명 변명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그의 차에 올랐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그가 초대했는데도 거절한다고?"이거 보세요! 제가 지난번에 교환한 페라리예요!"릴리가 하얀 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었다.잠시 침묵이 흐르고 신하균이 말했다."예쁘네요. 성능은 어때요?"릴리가 눈웃음을 지었다. "최고죠! 어때요, 차에 타서 한번 느껴보시겠어요?""..."그는 오늘 일하러 나온 것이다.오후에는 경찰서에 다녀와야 한다.딱히 일정은 없지만 돌아다니기엔 아무래도 불편하다.하지만 릴리의 초대에 그는 별생각 없이 차에 탔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페라리가 주차장을 떠났다.차가 바람을 일으키며 눈앞에서 사라졌다.고우신은 그 자리에 홀로 남겨져 배기가스만 한 모금 실컷 들이켰다.고우신의 눈에는 분노가 번쩍였다. 릴리가 인정했다. 자기가 의도적으로 고성그룹에 복수하려고 했다는 것을!이 망할 계집!차가 천천히 메인 도로에 합류했다. 릴리는 마치 진짜로 그에게 차의 성능을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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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5화

"당신이 여기저기 경쟁자를 찾아다니는 걸 강유리는 아나요?""당연하죠. 이렇게 오랫동안 알고 지냈는데 제가 어떤 사람인지 모를까봐요?""..."신하균은 할 말이 없었다. 사랑속에서 자란 소녀가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도 정상인 것 같았다.퇴근 시간이 다가와 차들이 점점 많아졌다.도로 위에 차가 줄을 지어 막혀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릴리는 차창을 내리고 머리를 내밀며 말했다. "너무 많이 막히는 거 아니야? 이래서 언제 집에 도착할 수 있어? 돌아가서 방 정리도 해야 하는데!"신하균은 줄곧 앞을 바라보고 있다가 릴리가 멀어지는 것을 듣고 고개를 돌리자 그녀의 위험 행동을 보았다.머리보다 손이 먼저 나갔다.신하균은 릴리의 팔을 잡아당겼다."아!"릴리의 머리가 부딪쳤다. "왜 그래요! 머리 부딪혔잖아요! 제가 멍청해지면 어쩌려고 그래요!"신하균은 릴리를 힐끗 쳐다보았다."머리를 창밖으로 내밀면 어떡해요. 어린이예요?""그럼 누가 잡아당기래요? 말로 하면 되잖아요!"동작이 거칠어서 부딪힌 릴리는 머리가 핑핑 돌았다. 생각할수록 화가 나서 릴리는 신하균에게 악마의 손을 뻗었다. 앞의 차가 조금 움직였다. 신하균은 브레이크를 풀고 차를 앞으로 조금 움직였다.채 멈추기도 전에 언뜻 릴리가 덮치는게 보였다.신하균은 한 손으로 릴리를 막았다. "운전 중이잖아요!""당신이 뭘 하고 있든 간에 이 아가씨의 화를 받아들여야 할거에요!""..."상대방이 기세등등하게 덮쳐오자 신하균은 재빨리 브레이크를 밟았다. 눈앞이 캄캄해지며 릴리가 품에 안겼다.그의 품에 몸을 반쯤 기대고 있는 소녀의 향기가 코끝에 맴돌았다.게다가 움직임이 커서 옷 속이 보일 듯 말 듯했다.신하균은 반항하는 것도 잊은 채 멍해 있었다. 한참 뒤에 옆 차가 움직이는 걸 보고서야 릴리는 제자리로 돌아갔다.조수석에 앉아있는 소녀는 신하균의 머리 스타일이 헝크러진걸 보고 가볍게 숨을 내쉬면서 흐뭇하게 웃었다...너무 오래 멈춰 있었는지 뒤 차가 짜증스럽게 경적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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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6화

신한문이 입꼬리를 움직였다. 그는 욕설이 입가에 맴돌았지만 억지로 삼켰다.그는 이 여자가 고의로 이러는 것이라고 의심했다.그녀의 새로운 수법인가? 그의 한계를 시험하고 싶어서?그의 감정 조절 능력이 그녀 앞에서는 엉망진창이 되었다...그녀의 얄미운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아 그는 심호흡을 하고 눈을 감았다.“내려요, 알아서 가요.”릴리는 어리둥절한 얼굴이었다. 주변을 둘러 보니 목적지에 거의 다 왔다.“그래요.”안전벨트를 풀고 차 손잡이에 손을 얹는 순간 그녀는 갑자기 생각난 듯 말했다.“오빠, 아니, 삼촌, 이거 제 차 아니에요?”신한문은 삼촌 소리를 듣고는 숨을 삼켰다.그는 릴리를 목졸라 죽이고 싶은 충동을 꾹 참고 차 문을 잡아당기며 고개도 돌리지 않고 떠났다.쾅!문 닫는 소리에 릴리의 심장이 떨렸다.어른 남자들은 원래 다 이렇게 감정적이야?예전에는 대체 어떻게 그가 차갑고 강인하고 한결 같다고 생각했던거지?아 맞다, 신한문은 그녀가 그를 꼬시기 위해 했던 온갖 수단을 모두 냉담하게 바라보았다.한결같이 무뚝뚝하긴 했었다.긴 다리를 넘겨 천천히 조수석에서 운전석까지 넘어간 그녀는 시동을 걸고 은하타운으로 향했다.그날 이후.릴리는 다시는 신한문을 본 적이 없다.월계만의 새 집은 빨리 정리되었고 릴리는 얼마 안 되는 짐을 가지고 들어갔다.고성 그룹의 대표 위임 기자회견이 월말로 정해졌다.소식이 전해지자 각지의 매체들은 손꼽아 기다렸다.그들은 이 기자회견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는지 보고 싶어했다.어쨌든 새로 알아본 고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는 자기 세력이랄게 없었고 그저 고정남이 강제로 밀어붙인 것이었다. 고씨 가문의 장남과 장녀의 발언권이 없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고한빈 또한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었다.어둠이 드리운 시간.JL빌라는 칠흑 같은 어둠에 휩싸였다.한여름의 밤바람은 뜨거운 기운을 띠고 있어 사람을 심란하게 했다.그 시각, 어느 외진 구석의 별장에는 등불이 환하다.여자는 베란다에 서서 휴대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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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7화

바론이 안으로 들어오며 그녀의 얼굴에서 아직 감춰지지 않은 독기를 발견하고는 순간적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그들은 한국에서 그동안 쉬고 있었기에 강미영이 이런 표정을 짓는 것을 본 지 오래였다.“무슨 일?”강미영이 그를 보더니 말했다. “방금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어요.”그러자 바론은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그쪽에 무슨 일 있대?”“무슨 일이 일어난 건 아닌데, 그냥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요.”그녀는 잠시 멈추었다가 말을 이었다.“왕소영이 성한일을 데리고 Y국으로 갔대요. 그리고 그녀의 명의로 된 은행 카드에 최근 큰 돈이 입금되었다고 하고요.”“...”바론 공작이 다시 권력을 되찾은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는 신망이 두텁고 인맥도 탄탄했다.그리고 세상이 돌아가는 상황을 잘 알았다.그는 한국에서도 상황이 돌아가는 것을 주시했고, 강씨 집안의 상황도 면밀히 주시하고 있었다. 그래서 왕소영이 Y국에 나타나자마자 클래런스 후작 부인에게서 이메일로 연락이 왔다.그에게서 대답이 없자 일부러 전화를 걸어 자세한 상황을 알리기까지 했다.“성신영이 Y국으로 도망치려 한다고 의심하는 거야? 이미 준비하고 있는건가?”바론이 조용히 말했다.강미영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지금 성신영에게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어요. 하지만 유리가 그들을 다 죽이지 않았다는 건, 그들에겐 언제든지 떠날 기회가 있다는 뜻일 텐데.”하지만 도망가지 않았다.그리고 도망가지 않은 이유는, 뭔가 꾸미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심지어 그 지경에 이르렀고 뒷배경도 없는 사람이 갑자기 거액의 입금을 받다니?“당장 사람 시켜서 알아봐야겠어.”바론 공작이 얼굴을 굳혔다.강미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고씨 가문는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고정철 쪽에서 이렇게 아무런 움직임 없이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겁니다.”바론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정철 쪽 일은 다 끝난 거 아니었어? 아직도 더 발버둥칠 게 남아있어?”강미영이 대답했다.“당신이라면 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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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8화

문이 열리고 강학도가 들어오며 말했다.“아니, 왜 아직도 침대에 누워 있어? 퇴원하는 거 아니야?”강학도까지 오다니, 강미영의 퇴원에 찾아오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았다.강미영은 침대에서 일어나 얼굴을 찌푸리며 불쾌하게 말했다.“아버지, 어떻게 오셨어요? 입구에 그렇게 많은 기자들이 있는데, 그들이 아버지를 곤란하게 하지는 않았죠?”“손녀가 있는데 누가 감히 나를 곤란하게 하겠어?”강학도는 자랑스러운 얼굴로 옆으로 비켜섰다.“...”강미영과 바론 공작은 모두 기대하는 표정으로 입구를 바라보고 있었다.릴리는 천천히 밖에서 걸어 들어오더니 두 사람의 눈을 힐끗 훑어보고는 가볍게 물었다.“어머, 다들 실망하는 것 같네요.”“약간. 그래도 썩 괜찮은 것 같긴 하구나.”강미영이 입을 열었다.그녀는 확실히 바론에게 말한 것처럼 딸이 필요하다면 주저하지 않고 나서겠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하지만 필요 없다고 하면 그녀도 안심하고 자신의 삶을 살 생각이었다.이제 모든 것이 제자리를 되찾았기에 그녀는 더 이상 조마조마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얽매이지 않고, 걱정없이 자신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모녀가 입을 열자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졌고 릴리가 안으로 들어왔다. “형부가 신경써줬어요.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고 들어올 수 있는 직원 통로로 안내했어요.”강미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검은색 승용차가 천천히 통로를 빠져 나왔다.차가 입구에 도착했을때, 그들은 직원 통로에도 기자가 쭈그리고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차가 오는 것을 보고 기자들이 차로 달려들었다.기사는 사람을 칠까 봐 걱정하며 무의식적으로 속도를 줄였다. 차 안에 있던 사람들은 할 말을 잃었다.여기도 막힐 줄이야.바로 이때 제복을 입은 여러 사람이 그들을 가로막고 차갑게 말했다."병원 입구에 이렇게 있으시면 안됩니다.”릴리는 차창 너머로 낯익은 얼굴를 보고는 눈밑에 경악이 스쳐지나갔다.강미영은 이미 포위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뜻밖에도 일이 쉽게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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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9화

“마지막으로, 내 말 잘 들어주실래요? 내가 말했잖아요, 전에는 관심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그러니까 저 사람 찾아갈 생각하지 마세요!”“...”차 안은 몇 초간 침묵에 잠겼다.릴리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드디어 이 일이 일단락 된 줄 알았다.고집이 세고 독재적인 줄만 알았던 남자가 마침내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존중하게 된 것이다.그런데 그 다음 한마디에 그녀는 자신의 판단이 섣불렀다는 걸 인정해야했다.“못 꼬신다고 포기하는 게 네 성격에 맞아? 저 사람이 너한테 뭐 미안한 일을 한 거 아니야?”릴리는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오늘 왜 여기에 왔을까?말이 안 통하는 줄 깨달은 그녀는 그들과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눈을 감고 자는 척했다.그리고 그런 그녀의 모습은 바론의 추측을 더욱 뒷받침했다.아버지가 화나셨다.이렇게 오랫동안 딸을 애지중지 키웠더니, 다른 남자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이게 무슨 일이지?그가 고개를 돌려 운전기사에게 눈짓을 했다.운전기사는 바론의 경호원으로, 그의 눈빛과 몸짓 하나까지 의도를 알고 있었기에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아빠, 혹시 저 사람을 방해한다면 언니가 평생 아버지를 무시하게 만들 거예요.”릴리는 눈을 감은 채 침묵이 가득한 차 안에서 입을 열었다.바론은 면전에서 의도가 들통나자 기분이 좋지 않아져 그녀를 흘겨보며 말했다.“너도 이제 다 컸다고 나를 협박 해?”릴리는 눈 한 번 뜨지 않은 채 계속 침묵을 지켰다.바론 공작은 불만이 있었지만 운전기사를 향해 손사래를 치며 지시를 취소했다.은하타운.강유리는 릴리의 소식을 듣고 강미영이 무사히 퇴원하고 집에 잘 들어갔다는 사실에 안도했다.요즘 기자들은 점점 더 대단해져서 기사를 위해서라면 어디든지 주저앉을 수 있었다.Y국이 아니라 다행이었다. 만약 그쪽에서 그녀의 성질 더러운 아버지가 기자들에게 이런 취급을 당했으면 당장 총을 들려고 했을 것이다.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일어나서 서재로 향했다.저녁 무렵.마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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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0화

릴리는 생각하다가 끝내는 말을 하고 말았다.그녀는 요즘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고씨 집안 일에 대해 아랑곳하지 않는 것 같았지만, 사실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고정철의 집안은 겉보기에는 조용한 듯 싶었지만 암암리에 뭔가 꾸미는 게 있는 것 같았다.얼마 전에 큰 지출이 있었고, 빌라를 샀고, 공장을 계약하고, 또 해외로 거액을 송금했다.그녀는 줄곧 그들이 회복할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고는 재산을 빼돌리려고 한다고 생각했다.그까짓 돈, 그녀도 별로 아깝지 않았기에 말리지 않았다.그러나 지난번에 그들이 또 거액의 돈을 썼는데, 그녀는 그 돈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거기까지 말한 릴리가 차로 돌아가 노트북을 들고 와서는 강유리에게 주었다.“이 회사는 Y국의 회사야. 근데 모든 인맥을 다 동원해도 뭘 하는 곳인지 못 알아냈어.”강유리는 눈썹을 몇 번 찡그렸다. 보기에는 매우 평범한 무역회사 같다.그런데 왜 이렇게 숨기는걸까?“알렉스를 시켜볼까?”상대의 내부 네트워크에 침투하면 대충 정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릴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소름 돋는 게 뭐냐면, 알렉스의 말로는 내부 네트워크에 아무것도 없대. 마치 사람이 일부러 지운 것처럼. 적어도 몇달 안에는 사용한 흔적이 없는 것 같다던데.”대화를 들은 육시준은 식기를 내려놓고 휴지로 입을 닦은 뒤 강유리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강유리가 컴퓨터를 그의 손에 쥐어주었다.그리고 그의 시선이 스크린에 닿는 순간 잠시 멈추는 것을 발견했다.“왜? 이 회사 알아?”“아니 몰라.”육시준은 담담하게 부정하며 말했다.“이 일은 내가 잘 처리할 테니까 더 이상 조사하지 마.”그 말은 릴리에게 한 말이었고, 목소리는 엄격했다.두 자매 모두 멍해졌다.모른다고 했는데, 반응을 보니 모르는 것 같지 않았다...어둠이 내린 밤.은하타운의 안방은 불이 환했다.강유리는 이불 속에 앉아 태블릿을 들고 그 회사의 홈페이지를 샅샅이 뒤지며 정보 하나 놓치지 않았다.그러나 여러 번 훑어보았지만 의문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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