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69화

“마지막으로, 내 말 잘 들어주실래요? 내가 말했잖아요, 전에는 관심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그러니까 저 사람 찾아갈 생각하지 마세요!”

“...”

차 안은 몇 초간 침묵에 잠겼다.

릴리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드디어 이 일이 일단락 된 줄 알았다.

고집이 세고 독재적인 줄만 알았던 남자가 마침내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존중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그 다음 한마디에 그녀는 자신의 판단이 섣불렀다는 걸 인정해야했다.

“못 꼬신다고 포기하는 게 네 성격에 맞아? 저 사람이 너한테 뭐 미안한 일을 한 거 아니야?”

릴리는 말하지 않았다.

“...”

그녀는 오늘 왜 여기에 왔을까?

말이 안 통하는 줄 깨달은 그녀는 그들과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눈을 감고 자는 척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모습은 바론의 추측을 더욱 뒷받침했다.

아버지가 화나셨다.

이렇게 오랫동안 딸을 애지중지 키웠더니, 다른 남자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이게 무슨 일이지?

그가 고개를 돌려 운전기사에게 눈짓을 했다.

운전기사는 바론의 경호원으로, 그의 눈빛과 몸짓 하나까지 의도를 알고 있었기에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빠, 혹시 저 사람을 방해한다면 언니가 평생 아버지를 무시하게 만들 거예요.”

릴리는 눈을 감은 채 침묵이 가득한 차 안에서 입을 열었다.

바론은 면전에서 의도가 들통나자 기분이 좋지 않아져 그녀를 흘겨보며 말했다.

“너도 이제 다 컸다고 나를 협박 해?”

릴리는 눈 한 번 뜨지 않은 채 계속 침묵을 지켰다.

바론 공작은 불만이 있었지만 운전기사를 향해 손사래를 치며 지시를 취소했다.

은하타운.

강유리는 릴리의 소식을 듣고 강미영이 무사히 퇴원하고 집에 잘 들어갔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요즘 기자들은 점점 더 대단해져서 기사를 위해서라면 어디든지 주저앉을 수 있었다.

Y국이 아니라 다행이었다. 만약 그쪽에서 그녀의 성질 더러운 아버지가 기자들에게 이런 취급을 당했으면 당장 총을 들려고 했을 것이다.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일어나서 서재로 향했다.

저녁 무렵.

마당에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