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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2화

“알겠어요, 알겠어. 그건 이따가 신경 쓰면 되잖아요? 진행 순서는요? 진행 순서 좀 보죠.”

그녀는 고한빈 부자가 어느 순서에 함정을 깔아놨을 지 알아봐야 했다.

“...”

보좌관은 못마땅한 듯 그녀를 한참 동안 쳐다보았는데, 상대가 꿈쩍도 하지 않자 결국 포기했다.

릴리가 진지하게 진행 순서를 보았다.

순서는 간단했다.

이사회 대표가 몇 마디 하고 나면, 고정남이 이어서 발언한다.

그의 발언에는 릴리의 소개가 포함되어 있는데, 소개가 끝난 뒤 모두가 보는 앞에서 서명을 하고, 양도 계약서를 들고 같이 사진을 찍으면 된다.

그러나 이것은 그저 형식일 뿐이다. 양도 계약서와 과반 주주의 동의서 모두 작성되었고, 양도도 이미 완료되었다. 지금은 그저 공개만 남은 상황이었다.

릴리는 진행 순서들을 주시하며 눈썹을 찡그리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모든 순서에는 고정철이 등장하는 부분이 없었다. 그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녀는 약간 조마조마하고 궁금하기도 한 마음으로 3시 정각에 기자회견에 나타났다.

현장에 있는 기자들은 매우 질서 정연했다. 평소 길을 막고 인터뷰하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릴리는 고정남의 옆자리에 앉아 당당하게 카메라 앞에 노출되었다.

고정남은 릴리가 왈가닥하는 모습에는 익숙했지만, 이런 진지한 모습은 처음 보았다.

그녀는 몸가짐이 우아했고 조금도 주눅이 들지 않았다.

예전과 비교하면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시선을 사로잡고, 태어날 때부터 주목받으려고 태어난 듯 했다.

그는 만족과 자부심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오늘 여러분을 이곳에 모시게 된 것은 여러분에게 제 막내딸을 소개하고 한 가지 중대 발표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현장은 조용하고 이따금 셔터 소리가 찰칵찰칵 났다.

고정남의 발언이 끝나자 이사회 대표의 발언이 시작되었다. 모두 형식적인 인사말들이었다.

그동안 함께 지내 본 입장에서 릴리의 업무 능력을 높이 산다는 등의 인사치레였다.

릴리는 단아한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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