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그날 밤의 모든 챕터: 챕터 11 - 챕터 20

1265 챕터

제11화

갑자기 들려온 소리에 깜짝 놀란 송연아는 몸을 돌리며 실수로 상자를 바닥에 떨어뜨렸다!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강세헌은 두 눈으로 그녀를 노려봤고 표정은 몹시 험악해 보였다.“제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그녀는 다급하게 설명하며 바닥에 떨어진 상자를 주우려고 손을 뻗었고 그 순간 손목이 으스러질 정도의 큰 힘이 그녀를 덮쳤다.‘아파!’부러질 듯 아픈 느낌에 저도 모르게 식은땀이 흘렀고 강세헌은 살기가 가득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화냈다.“더러운 손 치워요!”말하면서 그는 송연아를 힘껏 밀쳤고 갑작스러운 상황에 미처 반응을 못 한 탓에 뒤로 넘어지면서 머리를 캐비닛 모서리에 부딪혔다.극심한 통증에 머리가 울리기 시작했고 어디선가 뜨거운 액체가 흘러내리는 느낌을 받아 손을 뻗어 만져보니 역시나 피였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헝클어진 머리카락 사이로 조심스럽게 상자를 줍는 강세헌의 모습을 보았고 행동만으로도 그 물건이 그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느낄 수 있었다.그는 상자 속의 내용물이 훼손되지는 않았는지 꼼꼼히 살폈고 다행히도 튼튼한 상자 덕에 안에 있던 물건은 그대로였다. 그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방금 이걸 깨뜨릴 뻔한 송연아를 생각 하니 또다시 분노가 치밀어 올라 주체할 수가 없었다!그는 충혈된 눈으로 싸늘하게 송연아를 노려봤다.“당신 죽고 싶어 환장했어요?”송연아는 간신히 몸을 일으켰고 극심한 통증이 신경까지 건드려 저도 모르게 몸이 떨렸지만, 꾹 참으며 일어났다.“미안해요...”이 물건이 강세헌한테 매우 소중한 것임을 깨달았다.“미안? 그거면 된다고 생각해요?”뻔뻔스러운 것도 모자라 대범하기까지 한 그녀의 행동에 강세헌은 더는 참을 수 없었다. 그는 서서히 송연아를 향해 다가갔고 사람을 짓누르는 기세에 간담이 서늘해진 그녀는 잔뜩 겁에 질린 채 뒷걸음질 치며 벽에 부딪혔다.“다가오지 마요...”그는 손으로 있는 힘껏 그녀의 턱을 잡았다.뼈가 어긋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으나 아무런 소리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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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강의건은 마음속으로 이미 계획하고 있었고 전 집사도 뭔가 깨달았다는 듯 입을 열었다.“저번에 알아보라고 하셨던 심장은...”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송연아가 구급상자를 들고 오자 전 집사는 바로 입을 닫았다.소파에 앉아 있던 강의건은 지팡이를 짚고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송연아를 보며 말했다.“이쪽으로 따라와.”강의건은 서재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렸고 송연아는 구급상자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곧바로 뒤따라 걸아갔다.강의건은 의자에 앉더니 슬픈 표정을 하며 입을 열었다.“세헌이 부모는 어릴 때 돌아가서 내가 세헌이를 키운거나 다름없었어. 학창 시절에는 기숙사 생활했고 대학교 졸업하자마자 회사를 인수받으며 바쁜 생활을 보냈지. 그래서 집은 거의 안 와.”강세헌의 아버지는 그의 큰아들이었다. 자식 잃은 슬픔은 역시나 수십년이 지나도 치유되기 힘들었고 목소리에서 슬픔이 느껴졌다.강세헌이 돌아오기를 꺼리는 것도 이유가 있었다. 강의건은 자신이 죽으면 강세헌이 둘째네 가족을 어떻게 대할지 이미 예상할 수 있었다. 그가 지금껏 참고 있었던 것도 할아버지 때문이었다.강의건은 강세헌 옆에서 그의 감정을 이해하고 원한 감정이 사라지게끔 마음을 헤아려줄 수 있는 여자가 필요했다. 가족 사이에 서로 피 다투며 싸우는 모습을 그저 지켜볼 수는 없었다.“할아버지.”송연아는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랐다.송태범의 욕심 때문에 시집온 건 맞으나 강의건은 단 한 번도 그녀를 깔보지 않았고 줄곧 잘해줬다.강의건은 걱정하지 말라며 손짓했다.“네가 좋은 애란걸 알고 있으니까 이 결혼을 허락한 거야. 너희 할아버지는 참 충직하고 착한 사람이었어. 네가 그런 사람 손녀니까 반드시 좋은 인품을 물려받았을 거로 생각해. 그래서 난 네가 옆에 남아서 세헌이를 돌봐줬으면 좋겠어.”“할아버지, 사랑하는 여자가 옆에 있는 게 세헌 씨한테 제일 좋지 않을까요...”송연아는 진심에서 우러나온 말이었으나 강의건 귀에는 강세헌을 떠날 핑계를 찾는 것처럼 들렸다.지난 세월 산전수전 다 겪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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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원장님이 왜 갑자기 그런 질문을 하시는 거죠?”송연아는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이 업계에서 낙오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지... 의사로서의 직업을 그만둬야 할 수도 있어. 다른 병원에서도 널 채용하지 않을 거야.”송연하는 갑작스러운 통보에 충격을 받아 주먹을 불끈 쥐고 물었다.“원장님, 전 이 일을 정말 좋아하고 없으면 안 됩니다.”“나도 잘 알지, 그런데 어쩔 수가 없어.”원장은 그녀의 직업정신과 기술을 매우 존경하고 인정하는 사람이었기에 더욱 안타까움을 느꼈고 도와줄 수 없는 자신의 무능함을 자책했다.“이 일을 계속하고 싶으면 네가 직접 강 대표를 만나서 사과해야 할 것 같아. 뭔 잘못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일자리는 지켜야지.”원장은 충고의 말을 건넸고 송연아는 말문이 막혔다.“전...”그녀에 대한 편견이 사과만으로 해결될 리 없다는 생각에 앞이 막막했다.어젯밤 그 물건을 망가뜨릴 뻔한 것 외에, 아내가 되었다는 사실에도 불만을 품고 있는 게 분명했다.이건 어젯밤 있었던 일에 복수하면서 이혼을 유도하려는 생각인 듯 했다.“일단 알겠습니다.”“어떡할지 잘 생각해 봐.”송연아는 넋을 잃은 채 사무실에서 나왔다.강세헌의 최종 목적은 이혼이었기에 찾아가서 사과한다고 한들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게 뻔했다.어젯밤 회장님 서류에 서명까지 했으니 지금 이혼하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다.갑자기 헛구역질하면서 속이 안 좋아진 그녀는 잠깐 휴식을 취했다.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노트북을 열었고 다른 병원에 이력서를 넣으려다 이름만 보고 전부 거절한 걸 보고 업계에서 완전히 낙오됐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이대로 일자리를 잃을 수 없었던 그녀는 지금 이 순간 생각나는 게 심재경밖에 없었고 한참을 망설이다 전화를 걸었다.“연아야?”전화기 너머로 심재경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잠깐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은데 시간 괜찮아요?”그녀는 애써 밝은 척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며 말했고 심재경은 바로 답했다.“그래.”둘은 레스토랑에서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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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임지훈도 잘 몰랐다. 그 역시도 두 사람이 웃고 떠들며 식사하는 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공교롭게 그 레스토랑이 지나지 않았더라면 아마 계속 몰랐을 것이다.“심 선생님 불러서 여쭤보실래요?”임지훈이 제안하자 강세헌은 담담하게 응했다.전화를 건 지 20여 분이 지나자 심재경이 회사에 도착했고 들어오자마자 말했다.“마침 너한테 할 말 있었는데...”“너 송연아랑 아는 사이야?”심재경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세헌은 그의 말을 잘랐고 할 수 없이 심재경은 고개를 끄덕였다.“알지, 내 후배야. 저번에 널 치료했던 사람도 연아야.”갈색 소파에 기대있던 강세헌은 의외라는 생각에 잠시 고민에 잠겼고 심재경은 다가와 자리에 앉았다.“세헌아, 연아한테 좀 잘해줄 수는 없어?”강세헌은 편안한 자세로 소파에 기대앉아 미간을 찌푸렸다. 신경 안 쓰는 듯 마음대로 행동할수록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이 더 깊다는 걸 강세헌과 친한 사람이라면 다 안다.그는 심재경과 송연아가 친하다는 생각에 왠지 모르게 기분이 상했고 자신이 왜 이런 감정이 생겼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왜 이렇게 편들어 주는 거야? 둘이 무슨 사이야?”“그냥 선후배 사이지. 우리 같은 의대 출신이야. 걔네 아빠가 내연녀를 먹여 살린다고 가족들한테 못되게 군다고 하더라. 그래서 학교 다닐 땐 알바하면서 등록금 냈다던데 참 불쌍한 아이야.”심재경은 이 기회를 틈타 송연아의 딱한 사정을 말했고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가 주길 바랬다.“그래서 더 정이 갔던 거야. 병원에 입원해 계시는 어머니도 있고 수술비도 어마어마할 텐데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라. 걔 일자리까지 잃으면 진짜 버틸 수 없어.”심재경은 최선을 다했다.“무슨 일로 기분을 상하게 했는지 모르겠는데 내 체면 한번 좀 살려줘라?”강세헌은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딱한 사정에 마음이 조금 흔들린 듯했다. 하지만 그게 그녀를 용서할 이유는 절대 아니었다.그는 한껏 더 나태해진 자세로 기대앉아 비아냥대며 말했다.“용서할 수는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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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마음을 굳게 먹었지만, 막상 그를 마주하려고 하니 저도 모르게 움츠러들었고 어젯밤 난폭했던 그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는 용기를 내어 방 안으로 걸어갔다.문을 열고 들어가자 오은화가 활짝 웃으며 그녀를 맞이했다.“퇴근하셨네요?”송연아는 인사하며 안을 훑어봤고 소파에 앉아 있는 사람이 눈에 들어왔으나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대표님 안에 계세요.”송연아는 신발을 갈아신고 애써 밝은 미소를 지으며 방 안으로 들어와 인사를 건넸다.“강 대표님.”강세헌은 보고 있던 신문을 내려놓았고 비아냥대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대표님?”결혼하기 싫다며 티 낼 때는 언제고 갑자기 태도가 변하니 밀당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송연아는 진심 어린 사과를 건네며 간곡하게 부탁했다.“일부러 건드린 게 아니라 정말 실수였어요. 죄송해요.”“설마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에 모든 게 용서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강세헌은 나른한 자세로 의자에 기대앉아 다리를 꼬며 말했다.언제부터인지 굽신거리는 송연아의 모습을 보면 저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고 눈치 보며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그녀의 모습이 우습게 느껴졌다.이 사실을 송연아가 알게 된다면 그를 변태라고 생각할 게 틀림없었다.그러나 현실은 생존을 위해 고개를 숙이고 굽신거려야 하는 불쌍한 신세였다.송연아는 넋을 잃은 채로 그를 바라보다 일자리는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어쩔 수 없이 그의 비위를 맞췄다.그녀는 물 한 잔을 따라 들고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강세헌을 보며 말했다.“강 대표님, 넓은 아량으로 저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억지웃음을 짓는 그녀의 모습을 본 강세헌은 비웃으며 말했다.“웃는 게 참 못생겼네요.”긴장을 풀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웃고 싶었으나 강세헌 앞에서는 도저히 긴장을 풀 수가 없었다.그녀는 입술을 깨물었고 강세헌을 만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정말 너무 죄송해요.”“사과하려면 성의를 보여야죠. 예를 들면 지금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진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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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송연아는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큰 뱀 두 마리에 몸이 칭칭 감겨 숨 쉴 수 없는 상태였고 질식하기 직전 한 줄기의 빛이 보여 필사적으로 손을 뻗었다...살았다는 안도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눈을 뜨자 웬 남자가 가운이 반쯤 벗겨진 채 앞에 서 있었고 기세등등한 모습은 금방이라도 그녀를 잡아먹을 듯 했다.순간 정신이 번쩍 든 송연아는 소파 구석에 몸을 웅크렸고 놀라서 말을 잇지 못했다.“지금 뭐 하는 짓이에요!”막 잠에서 깬 그녀의 목소리는 허스키했고 약간의 떨림도 느껴졌다.일부러 잡아당길 때는 언제고 놀란 척하는 그녀의 모습에 강세헌은 헛웃음이 나왔다.“남자가 많이 고픈가봐요? 자는 척 연기까지 하고.”송연아는 숨이 막혀왔으나 강력한 기세로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아니거든요!”강세헌은 그녀의 말이 믿기지 않았다.“정말요?”그는 서서히 몸을 숙여 그녀에게 다가갔고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압박감은 금방이라도 그녀를 덮쳐버릴 것 같았다.송연아는 본능적으로 두 손을 뻗어 막았다.부드러운 손은 강세헌의 가슴에 닿았고 살이 맞닿는 느낌에 고개를 숙이자 그녀의 손이 눈에 들어왔다.하얀 피부에 가늘고 굴곡이 선명한 손은 매우 예뻤다.손바닥의 온도는 피부를 뚫고 혈액 속을 파고드는 것 같았다.강세헌은 저도 모르게 흥분됐고 이 모든 게 송연아 때문이라며 그녀를 탓했다.“남자 없이 못 사나봐요? 일부러 절 자극하는 거예요?”송연아는 입술을 깨물었다.“참 뻔뻔하네요!”“뻔뻔하다고요? 당신이 먼저 절 만졌잖아요.”꿈속 상황에 겁이 났던 그녀는 저도 모르게 팔을 뻗었고 마침 그 손이 가슴에 닿았다. 그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든 송연아는 그제서야 자신의 손이 그의 가슴에 있다는 걸 알아챘고 단단하고 뜨거운 느낌에 깜짝 놀라 손을 거뒀다.손바닥에는 아직 그의 온기가 남아있었다.그녀는 시선을 어디로 돌려야 할지 몰랐고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달콤하고 매혹적인 그녀의 향기는 사람을 유혹했고 가까이 다가가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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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강세헌은 어제 그녀의 방에서 잠을 잔 게 아니었다. 손댄 흔적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방안은 가지런했다.송연아는 샤워를 한 뒤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병원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녀의 자리는 이미 다른 사람으로 대체되었고 그곳에 그녀가 설 위치는 없었다.송연아는 실망한 채 몸을 돌렸고 병원에서 나온 뒤 한참 동안 생각에 빠진 그녀는 자신한테 더 이상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그날 밤, 그녀는 블루브릿지에 도착했다.입구에 서서 막 들어가려던 찰나 최지현을 발견했다.왜 여기에 있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강세헌과의 관계를 생각하면 이상한 건 아니었다.송연아는 재빨리 안으로 들어가 그녀의 뒤를 따랐다.최지현은 룸으로 들어갔고 상대는 강세헌이 아니라 대학 시절 최지현한테 구애했던 재벌 2세였다.비록 돈은 많았지만 외모가 별로인 탓에 최지현은 줄곧 그를 거절했었다.‘최지현이 왜 저 사람을 만나는 거지?’호기심이 생긴 송연아는 둘이 어떤 사이인지 알아내고 싶었다. 그녀는 살금살금 다가가 열린 문틈 사이로 재벌 2세가 다정하게 최지현을 껴안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상하게도 최지현은 거절하지 않았다.송연아는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강세헌과 사귀는 사이 아니었나? 설마 바람피우는 건가? 강세헌이 발견하면 가만두지 않을 텐데.’그때 안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주혁아, 우리 이제 헤어지자.”그 말을 들은 주혁은 표정이 굳어졌다.“왜 갑자기 헤어지자고 하는 거야? 너 설마 다른 남자 생겼어?”최지현은 다급하게 설명했다.“그런 거 아니야. 그냥 서로 잘 안 맞는 것 같아서.”주혁은 어이가 없었다.“내 돈은 펑펑 잘만 쓰더니만 갑자기 안 맞는 것 같다고?”안 그래도 못생긴 얼굴은 더 옹졸해 보였고 주혁은 단호하게 말했다.“난 절대 너랑 못 헤어져.”최지현은 주혁의 얼굴을 볼 때마다 강세헌이 떠올랐다. 강세헌한테 들키기 전에 하루빨리 토 나올 정도로 못생긴 주혁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싶었다!최지현은 그가 이별에 쉽게 동의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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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전화를 끊고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핸드폰을 탁자 위로 던졌다.펑 소리가 났다!송연아는 깜짝 놀랐지만 조용히 서서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누구든지 자신의 여자가 전 남친과 얽혀 있다면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강세헌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그게 ...”그녀가 말을 하려 했다.강세헌은 분노에 휩싸여 송연아를 쳐다보는 것조차 불쾌했다.그는 진정이 되지 않아 이를 갈았고 눈에는 분노가 꽉 차있었다. 그가 이렇게까지 화가 나는 것은 자기 여자의 이러한 모습이 싫었기 때문이다.여기에 있으면 계속 방금 들었던 불쾌감이 떠올랐던지 그는 밖으로 나갔다.송연아는 무의식적으로 그를 따라 나가며 불렀다.“강 대표님...”강세헌은 분노에 불타며 말했다.“꺼져!”그녀는 걸음을 멈췄다. 강세헌이 자신에게 기회를 주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해도 오늘 같은 일을 당했으니 기분이 좋을 수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따라가지 않았다.오늘 여기 온 이유가 강세헌에게 계속 의사 일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할 예정이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안 된다는 걸 느끼고는 떠나려고 했다.그런데 그때 문 앞에 들어오는 남자가 보였다.고훈은 여기에 놀러 왔는데 강세헌과 마주치자 웃으며 인사를 했다.“강 대표...”강세헌은 그를 힐끗 쳐다보더니 무시하고 밖으로 나가 곧장 차에 탔다.강세헌은 성질이 나쁘기로 소문난 사람이었기에 고훈은 개의치 않았다.그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송연아는 멀리 떨어져 있어서 무슨 말을 하는지 듣지 못했지만 고훈이 강세헌과 웃으며 무슨 말을 하는 것만 보았다. 송연아의 가슴은 순식간에 조여 왔다.지난번에 강세헌이 바로 이 남자를 이용하여 송연아를 망치려고 했었다.‘그렇다면 강세헌이 또 같은 수작을 부리려고 고의로 나를 여기로 오라고 한 건가?’순간, 그녀는 강세헌을 죽이고 싶었다!‘이 남자, 정말 나쁜 놈이다. 아니, 그냥 짐승이다!’‘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어떻게 이토록 짓밟을 수가 있지?’송연아는 뒤돌아서서 숨을 곳을 찾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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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어쨌든 이 여자는 애초에 강세헌이 그한테 찾아준 여자였다.송연아는 실망했다. 역시나 강세헌이였다.“여기에 개인룸이 있는데 거기로 가서 놀아 볼까요? 근데 송연아씨는 미인 중에 미인인데 강세헌은 왜 싫다고 할까요?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 건가?”고훈은 웃으며 송연아를 바라보았다.강세헌은 여자 친구가 한 번도 없었고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은 그의 주변에 남자들만 있고 여자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그가 성적으로 무력하거나 아니면 게이라고 의심도 한다. 한마디로 정상이 아니라는 거다.송연아는 속으로 비웃으며 그는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 뿐이라고 생각했다.최지현이 전 남자친구와 얽혀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가 얼마나 화를 냈는데 그건 바로 신경이 쓰여서 그런 것이 확실하다고 생각했다.“그래도 강세헌한테는 정말 고맙다고 해야겠어요. 강세헌이 아니었으면 어찌 당신을 만났겠어요?”그날 부상을 당하긴 했지만 칼을 들고 그를 위협하는 그 여자의 모습은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었다. 보통의 여자들은 원치 않으면 두려움에 비명만 지르지만 그녀는 그렇지 않았다.송연아는 차가운 눈빛으로 이를 악물고 말했다.“나도 고맙다고 해야겠네요.”“그럼 동의하는 거죠?”고훈의 눈빛이 밝아졌다.송연아는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고개를 숙여 자신을 붙잡고 있던 그의 팔을 깨물어 고훈이 고통스러워할 때 또 그 틈을 타 머리로 그의 얼굴에 들이박았다.고훈은 코피를 흘리며 외쳤다.“으악!”고훈이 고통을 호소하며 얼굴을 가리고 있을 때 송연아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바로 도망쳤다. 너무 무서웠지만 그녀는 잡히면 끝이기에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도망쳤다. 고훈이 따라올 가봐 뒤돌아보며 계속 달렸다. 땀에 흠뻑 젖고 기운이 다 빠지고 사람들이 많은 곳임을 확인하고는 멈춰서 길옆에 앉더니 두려워서 참아왔던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그녀는 입술을 꽉 깨물며 마음속으로 강세헌을 미워했다. 그는 몇 번이고 이런 식으로 그녀를 위험에 빠뜨렸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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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거실에는 백수연이 실크 잠옷을 입고 매혹적인 몸매를 뽐내며 소파에 앉아 있었다.송연아를 보자 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어머, 연아 왔구나.”송연아는 두 손을 꽉 움켜쥐었다.‘어머니가 아프신 사이에 벌써 들어와 있다니?’송연아는 백수연 손목에 있는 값비싼 옥팔찌를 보고는 생각했다.‘강씨 집안에서 받은 돈으로 잘들 살고 있네.’“송태범 찾으러 왔어요.”백수연은 기다란 머리를 뒤로 넘기며 말했다.“너의 아빠 안 계신다.”송연아가 돌아서자 백수연이 불렀다.“잠깐만, 돈 달라고 온 건 아니지? 강씨 가문의 며느리가 돈이 없다는 게 말이 돼? 우린 돈이 없어. 알지? 너의 엄마한테 돈이 얼마나 들어가는지.”‘정부인 주제에 주인행세를 하다니.’“송태범은 아직 울 엄마와 이혼하지 않았어요. 그가 병원비 지불을 거부하면 고소할거예요.”“너 ...”백수연은 뭔가 말하고 싶었지만 현관으로 들어오는 사람을 보자마자 친절한 얼굴로 바뀌었다.“송태범이라니? 너의 아버지인데 어떻게 이름을 부르니?”송연아는 그녀의 급변한 태도에 뒤로 돌아보니 송태범이 보였다. 그녀는 바로 간단하고 직설적으로 말했다.“돈 줘요.”송태범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강씨 가문에 시집가더니 무서운 게 없다는 거야? 방금 뭐 나를 고소한다고?”“엄마 수술비 백만 원 그때 얘기 끝냈잖아요.”“지금 돈이 없어.”“강씨 집안에서 2억을 받아 넣고 돈이 없다는 게 말이 돼요? 아빠, 나는 당신의 딸이고 엄마는 당신의 아내에요. 약속을 지키세요. 그렇지 않으면 한번 싸워보시죠. 저는 두려울 것 없으니까.”“날 협박하는 거야?”“내가 여자라는 이유로 당신은 나한테 한 번도 관심을 주지 않았어요. 단지 나를 이용하고 통제하려고만 했어요. 저도 사람이에요. 자꾸 내몰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송연아의 죽음도 두렵지 않다는 표정을 본 송태범도 놀라더니 어차피 이제 강씨 가문으로 시집갔으니 언젠가 또 이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 바로 말을 바꿨다.“따라와.”그가 서재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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