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훈도 잘 몰랐다. 그 역시도 두 사람이 웃고 떠들며 식사하는 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공교롭게 그 레스토랑이 지나지 않았더라면 아마 계속 몰랐을 것이다.“심 선생님 불러서 여쭤보실래요?”임지훈이 제안하자 강세헌은 담담하게 응했다.전화를 건 지 20여 분이 지나자 심재경이 회사에 도착했고 들어오자마자 말했다.“마침 너한테 할 말 있었는데...”“너 송연아랑 아는 사이야?”심재경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세헌은 그의 말을 잘랐고 할 수 없이 심재경은 고개를 끄덕였다.“알지, 내 후배야. 저번에 널 치료했던 사람도 연아야.”갈색 소파에 기대있던 강세헌은 의외라는 생각에 잠시 고민에 잠겼고 심재경은 다가와 자리에 앉았다.“세헌아, 연아한테 좀 잘해줄 수는 없어?”강세헌은 편안한 자세로 소파에 기대앉아 미간을 찌푸렸다. 신경 안 쓰는 듯 마음대로 행동할수록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이 더 깊다는 걸 강세헌과 친한 사람이라면 다 안다.그는 심재경과 송연아가 친하다는 생각에 왠지 모르게 기분이 상했고 자신이 왜 이런 감정이 생겼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왜 이렇게 편들어 주는 거야? 둘이 무슨 사이야?”“그냥 선후배 사이지. 우리 같은 의대 출신이야. 걔네 아빠가 내연녀를 먹여 살린다고 가족들한테 못되게 군다고 하더라. 그래서 학교 다닐 땐 알바하면서 등록금 냈다던데 참 불쌍한 아이야.”심재경은 이 기회를 틈타 송연아의 딱한 사정을 말했고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가 주길 바랬다.“그래서 더 정이 갔던 거야. 병원에 입원해 계시는 어머니도 있고 수술비도 어마어마할 텐데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라. 걔 일자리까지 잃으면 진짜 버틸 수 없어.”심재경은 최선을 다했다.“무슨 일로 기분을 상하게 했는지 모르겠는데 내 체면 한번 좀 살려줘라?”강세헌은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딱한 사정에 마음이 조금 흔들린 듯했다. 하지만 그게 그녀를 용서할 이유는 절대 아니었다.그는 한껏 더 나태해진 자세로 기대앉아 비아냥대며 말했다.“용서할 수는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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