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끊고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핸드폰을 탁자 위로 던졌다.펑 소리가 났다!송연아는 깜짝 놀랐지만 조용히 서서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누구든지 자신의 여자가 전 남친과 얽혀 있다면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강세헌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그게 ...”그녀가 말을 하려 했다.강세헌은 분노에 휩싸여 송연아를 쳐다보는 것조차 불쾌했다.그는 진정이 되지 않아 이를 갈았고 눈에는 분노가 꽉 차있었다. 그가 이렇게까지 화가 나는 것은 자기 여자의 이러한 모습이 싫었기 때문이다.여기에 있으면 계속 방금 들었던 불쾌감이 떠올랐던지 그는 밖으로 나갔다.송연아는 무의식적으로 그를 따라 나가며 불렀다.“강 대표님...”강세헌은 분노에 불타며 말했다.“꺼져!”그녀는 걸음을 멈췄다. 강세헌이 자신에게 기회를 주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해도 오늘 같은 일을 당했으니 기분이 좋을 수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따라가지 않았다.오늘 여기 온 이유가 강세헌에게 계속 의사 일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할 예정이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안 된다는 걸 느끼고는 떠나려고 했다.그런데 그때 문 앞에 들어오는 남자가 보였다.고훈은 여기에 놀러 왔는데 강세헌과 마주치자 웃으며 인사를 했다.“강 대표...”강세헌은 그를 힐끗 쳐다보더니 무시하고 밖으로 나가 곧장 차에 탔다.강세헌은 성질이 나쁘기로 소문난 사람이었기에 고훈은 개의치 않았다.그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송연아는 멀리 떨어져 있어서 무슨 말을 하는지 듣지 못했지만 고훈이 강세헌과 웃으며 무슨 말을 하는 것만 보았다. 송연아의 가슴은 순식간에 조여 왔다.지난번에 강세헌이 바로 이 남자를 이용하여 송연아를 망치려고 했었다.‘그렇다면 강세헌이 또 같은 수작을 부리려고 고의로 나를 여기로 오라고 한 건가?’순간, 그녀는 강세헌을 죽이고 싶었다!‘이 남자, 정말 나쁜 놈이다. 아니, 그냥 짐승이다!’‘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어떻게 이토록 짓밟을 수가 있지?’송연아는 뒤돌아서서 숨을 곳을 찾으
어쨌든 이 여자는 애초에 강세헌이 그한테 찾아준 여자였다.송연아는 실망했다. 역시나 강세헌이였다.“여기에 개인룸이 있는데 거기로 가서 놀아 볼까요? 근데 송연아씨는 미인 중에 미인인데 강세헌은 왜 싫다고 할까요?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 건가?”고훈은 웃으며 송연아를 바라보았다.강세헌은 여자 친구가 한 번도 없었고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은 그의 주변에 남자들만 있고 여자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그가 성적으로 무력하거나 아니면 게이라고 의심도 한다. 한마디로 정상이 아니라는 거다.송연아는 속으로 비웃으며 그는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 뿐이라고 생각했다.최지현이 전 남자친구와 얽혀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가 얼마나 화를 냈는데 그건 바로 신경이 쓰여서 그런 것이 확실하다고 생각했다.“그래도 강세헌한테는 정말 고맙다고 해야겠어요. 강세헌이 아니었으면 어찌 당신을 만났겠어요?”그날 부상을 당하긴 했지만 칼을 들고 그를 위협하는 그 여자의 모습은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었다. 보통의 여자들은 원치 않으면 두려움에 비명만 지르지만 그녀는 그렇지 않았다.송연아는 차가운 눈빛으로 이를 악물고 말했다.“나도 고맙다고 해야겠네요.”“그럼 동의하는 거죠?”고훈의 눈빛이 밝아졌다.송연아는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고개를 숙여 자신을 붙잡고 있던 그의 팔을 깨물어 고훈이 고통스러워할 때 또 그 틈을 타 머리로 그의 얼굴에 들이박았다.고훈은 코피를 흘리며 외쳤다.“으악!”고훈이 고통을 호소하며 얼굴을 가리고 있을 때 송연아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바로 도망쳤다. 너무 무서웠지만 그녀는 잡히면 끝이기에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도망쳤다. 고훈이 따라올 가봐 뒤돌아보며 계속 달렸다. 땀에 흠뻑 젖고 기운이 다 빠지고 사람들이 많은 곳임을 확인하고는 멈춰서 길옆에 앉더니 두려워서 참아왔던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그녀는 입술을 꽉 깨물며 마음속으로 강세헌을 미워했다. 그는 몇 번이고 이런 식으로 그녀를 위험에 빠뜨렸다. 그녀는
거실에는 백수연이 실크 잠옷을 입고 매혹적인 몸매를 뽐내며 소파에 앉아 있었다.송연아를 보자 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어머, 연아 왔구나.”송연아는 두 손을 꽉 움켜쥐었다.‘어머니가 아프신 사이에 벌써 들어와 있다니?’송연아는 백수연 손목에 있는 값비싼 옥팔찌를 보고는 생각했다.‘강씨 집안에서 받은 돈으로 잘들 살고 있네.’“송태범 찾으러 왔어요.”백수연은 기다란 머리를 뒤로 넘기며 말했다.“너의 아빠 안 계신다.”송연아가 돌아서자 백수연이 불렀다.“잠깐만, 돈 달라고 온 건 아니지? 강씨 가문의 며느리가 돈이 없다는 게 말이 돼? 우린 돈이 없어. 알지? 너의 엄마한테 돈이 얼마나 들어가는지.”‘정부인 주제에 주인행세를 하다니.’“송태범은 아직 울 엄마와 이혼하지 않았어요. 그가 병원비 지불을 거부하면 고소할거예요.”“너 ...”백수연은 뭔가 말하고 싶었지만 현관으로 들어오는 사람을 보자마자 친절한 얼굴로 바뀌었다.“송태범이라니? 너의 아버지인데 어떻게 이름을 부르니?”송연아는 그녀의 급변한 태도에 뒤로 돌아보니 송태범이 보였다. 그녀는 바로 간단하고 직설적으로 말했다.“돈 줘요.”송태범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강씨 가문에 시집가더니 무서운 게 없다는 거야? 방금 뭐 나를 고소한다고?”“엄마 수술비 백만 원 그때 얘기 끝냈잖아요.”“지금 돈이 없어.”“강씨 집안에서 2억을 받아 넣고 돈이 없다는 게 말이 돼요? 아빠, 나는 당신의 딸이고 엄마는 당신의 아내에요. 약속을 지키세요. 그렇지 않으면 한번 싸워보시죠. 저는 두려울 것 없으니까.”“날 협박하는 거야?”“내가 여자라는 이유로 당신은 나한테 한 번도 관심을 주지 않았어요. 단지 나를 이용하고 통제하려고만 했어요. 저도 사람이에요. 자꾸 내몰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송연아의 죽음도 두렵지 않다는 표정을 본 송태범도 놀라더니 어차피 이제 강씨 가문으로 시집갔으니 언젠가 또 이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 바로 말을 바꿨다.“따라와.”그가 서재 쪽으로
사무실로 돌아온 강세헌을 만난 임지훈은 서둘러 다가가 인사했다.“대표님.”강세헌은 그를 쳐다보더니 안 좋은 어조로 물었다.“내가 알아보라고 한 건 알아냈어?”임지훈은 속으로 말했다.‘내가 뭐 몸이 몇 개라도 되는 줄 아시나 보지.’“아직입니다. 지금 막 출발하려던 중입니다.”‘무슨 일이 또 있었던 거지? 왜 화를 내는 걸까?’임지헌은 생각했다.이때 비서가 들어와서 말했다.“강 대표님 안내 데스크에 최씨 성의 아가씨가 대표님 찾으신다고 하는데요.”“최씨? 설마 최지...”임지훈은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세헌의 눈이 차가워지고 얼굴에 분노가 스며드는 걸 보고 입을 다물었다. 이어서 강세헌이 차갑게 말했다.“임 비서, 가서 데려와.”“네.”잠시 후 임지훈이 최지현을 데리고 들어왔다.강세헌은 책상 옆에 서서 양복 재킷을 벗어 의자 등받이에 아무렇지 않게 올려놓고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최지현은 여전히 품위가 넘쳤다.“제가 갑자기 찾아와서 혹시 방해가 됐나요?”그녀는 따뜻하게 말했다.“아니요.”강세한은 아주 가볍게 대답했다.어차피 그녀와 결혼할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그녀가 깨끗하고 순수한지 아닌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최지현은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그게... 저기...”“돈 필요해요?”강세헌은 바로 콕 집어 물었다.최지현은 깜짝 놀랐다.‘내가 돈이 필요하다는 걸 어떻게 알았지?’강세헌은 그녀와 더 길게 얘기하고 싶지 않아서 직설적으로 물었다.“얼마 필요해요?”최지현은 당황해하며 설명하려고 했다.“아버지가 편찮으셔서 ...”“천만 원? 1억?”강세헌은 그녀의 설명을 듣고 싶지 않았다. 왜 필요한지 이미 알고 있었기에 따지고 싶지도 않았다.최지현은 강세헌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꼈지만, 그 이유를 찾지 못했다. 그녀는 강세헌 앞에서 자신이 완벽하게 빈틈없이 행동했다고 생각했다.그한테 부탁하러 온건 도저히 다른 방법이 없어서였다.주혁이가 24시간 내에 돈을 갚으면 헤어져 주겠다는 조건이었다. 주혁은 최지현
강세헌은 짜증이 났다. 그날 밤의 그 느낌은 너무 선명한데 최지현은 남자친구가 있었고 또 그 남자친구와 친밀한 모습을 봤을 때 절대로 섹스를 해본 적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날 밤 그 여자는 절대로 최지현 같지 않았다.“그날 감시 카메라가 망가져서 확실한 증거가 없어요. 확실히 뭔가 잘못되었을 수 있어요. 다시 가서 확인해 볼게요. 혹시 그때 뭔가 남겨주신 거라도 있으시면 좋은데...”“잠깐만... 그만해, 됐어.”진정하고 생각해 보니 그 상황에서 섹스를 할 수 있는 여자가 정말로 진중한 여자일까?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을 내어주는 여자에게 얼마나 순수하길 바라는 걸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는 거였다.생각하다 보니 이제 어떤 여자였는지에 대한 호기심이 사라졌다.그를 지켜보던 임지훈은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그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최지현 씨가 대표님 심기를 건드렸습니까?”강세헌이 눈을 번쩍 뜨자 그의 눈동자는 회색 물감을 뿌려놓은 듯 칙칙했고 냉기가 가득했다.임지훈은 곧바로 말을 바꿨다.“아닙니다. 가보겠습니다.”말하기 바쁘게 임지훈은 암흑에 휩싸인 사무실을 빠져나갔다.책상 앞에 앉은 강세헌은 조용한 분위기에 기분이 가라앉았다.임지훈한테 그만 조사하라고 한 것은 이제 그날 밤에 대한 일은 더 생각하지 않고 그냥 사고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더 이상 감정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이때 노크 소리가 들리자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들어와.”비서가 들어와서 보고했다.“최지현 씨한테 금액 전달했고 이제 떠났어요. 그리고 방금 서강 제약 왕 대표님 전화 오셨어요. 대표님께서 블루브릿지에 언제 도착하실 수 있는지 물었어요.”강세헌은 그제야 자신이 약속이 있었다는 걸 기억했다. 서강 제약은 투자자를 찾고 있었다. 서강에서 항암 약을 연구하고 있었는데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강세헌이 약속에 동의한 것은 그 사업의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다. 국내외를 통틀어 모두 항암 약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성공만
그녀가 지난 몇 년 동안 일한 수입은 모두 어머니의 병원비에 들어갔고 의사를 할 수 없다면 당분간 다른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군의관이 되려는 꿈은 잠시 보류할 수밖에 없었지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의사가 될 거라고 결심했다.병원을 나와서 바로 택시 타고 별장으로 갔다.“사모님 몸이 불편하세요? 안색이 안 좋으세요.”송연아가 들어오자마자 오은화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송연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대답했다.“아니요.”“오늘 근무 안 하세요?”오은화가 또 물었다.전에는 항상 바빴고 가끔 야간 근무를 해야 할 때도 있었기 때문이다.그렇다 원래는 지금 일하고 있어야 하는데... 그녀는 씁쓸함을 억누르고 웃으며 말했다.“저 오늘 쉬어요.”오은화는 이 별장에서 송연아에게 유일하게 따뜻함을 주며 잘해주는 사람이었다. 때문에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요즘은 쉬어요. 병원장님이 휴가를 주셨어요.”“쉬신다고요? 쉬는 것도 좋은데 사모님 너무 말랐어요. 이번 기회에 잘 보양하세요.”오은화가 웃으며 말했다.송연아는 아쉬운 마음을 감추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 올라가서 한잠 잘게요.”“그러세요.”그녀는 위층으로 올라가 소파에 몸을 파묻고 노트북을 끌어안고 이력서를 수정했다. 의학을 공부했기에 그는 다른 경력이 전혀 없어서 이직을 한다고 해도 다른 직장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다행히 의학 공부 외에 다른 재능이 많았던 그녀는 여러 분야에 많이 이력서를 제출했다.의학 외 다른 재능은 모두 송태범 덕분이었다. 송태범이 그녀가 의학을 배우는 것을 강력히 반대했고 포기시키려고 심지어 학비도 주지 않았다. 하는 수없이 송연아는 학비를 모으기 위하여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많은 걸 배우게 되였다.지금 생각해 보면 많이 배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녀는 작은 병원을 차리고 싶었지만 현재 가지고 있는 돈으로는 임대료, 장비 등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다. 게다가 어머니의 생활도 보장해야 했고 또한 어머니의 병이 호전되면 이곳을 떠나기
갑작스러운 질문에 송연아는 한참 동안 그를 쳐다보다가 무슨 말인지 알아차렸다. 하지만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 이 남자는 분명 그녀에게 또 굴욕적인 말을 할 거라고 생각했다.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밥을 빨리 먹으려고 애썼다.강세헌은 그녀의 침묵에 계속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왜 그렇게 급해요? 누가 뺏는 것도 아닌데.”얼굴에는 온통 왜 그러지 하는 의문이었다.그녀가 이미지를 생각하지 않고 폭풍 흡입하는 모습을 본 강세헌은 무례하다는 생각은커녕 오히려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숭 떠는 여자들보다는 훨씬 진실하고 좋았다.송연아는 마지막 한 입까지 다 먹고 물 두 모금을 마신 뒤 말했다.“빨리 먹든 천천히 먹든 다 내 맘인데 상관없잖아요.”어차피 이제 직장까지 강세헌으로 인해 망쳐버렸는데 더 이상 두려울 게 없었다.강세헌은 천천히 머리를 들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살고 싶지 않은가 봐요?”‘이 여자가 간이 배 밖으로 나왔나? 말이 거치네.’송연아도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그래요. 살고 싶지 않아요. 그냥 죽여요. 그런 추잡한 수단으로 사람 괴롭히지 말고요.”강세헌은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한 채 혼란스러워했다.“어디 아파요?”송연아는 마음을 진정시키려 애썼지만 고훈을 생각하면 진정할 수가 없었다.“강세헌씨 그렇게 사람을 너무 괴롭히지 마요.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고 다시 그러면 내가 당신 와이프이고 또 바람피워 당신을 배신했다고 말할 거예요!”강세헌은 무표정하게 그녀를 바라보다가 치열한 눈빛으로 물었다.“지금 무슨 말 하고 있는지 알아요?”송연아는 웃으며 말했다.“그럼요. 하지만 당신이 무섭지 않아요. 당신이 매번 다른 사람을 시켜 나를 강간시키려고 할 때 알았어요. 아무리 잘 보이려고 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당신은 짐승보다 못한 악마니까.”분노한 강세헌은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가더니 눈앞의 여자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분노하며 그녀의 목을 움켜쥐었다.송연아는 목이 졸려 숨을 쉬지 못했지만 힘겹게
“왜 모르는 척 해요? 왜 해놓고 인정하지 않아요? 그 남자가 실패해서 실망했겠네요.”그녀는 이를 꽉 깨물며 감정을 억누르고 있었다.강세헌은 송연아를 뿌리치며 말했다.“그런 적 없어!”넘어지려고 하는 그녀를 오은화가 부축했다.“당신은 내 와이프야. 당신이 내 와이프인 한 다른 남자가 당신을 더럽히게 두지 않아. 나를 배신하게 두지 않을 거라고! 대체 누구야?”송연아는 강세헌을 바라봤다. 강세헌의 성격에 자신이 한 일을 부인할 그런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말해, 누구야?”강세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짜증이 났다. 그도 송연아가 당할 뻔했다는 말에 왜 이렇게 화가 나는지 몰랐다.“저번에 그 남자.”송연아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강세헌은 누군지 알아차렸다.블루브릿지에서 나올 때 고훈을 만났었다. 그는 순식간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깨달았다. 강세헌의 얼굴은 지금 폭풍이 오기 전 하늘의 암흑과 흡사했다.강세헌은 아무 말 없이 밖으로 나갔다. 송연아가 당할 뻔했다는 것만 생각하면 진정이 되지 않았다. 비록 송연아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의 와이프이기에 절대로 다른 사람이 모욕하고 괴롭히는 건 용납할 수 없었다. 괴롭히더라도 그건 자신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차에 올라 시동을 걸며 임지훈한테 전화를 했다.“고훈을 데려와.”“네.”30분 뒤 임지훈은 고훈을 회사로 데려왔다.고훈이 귀찮은 듯 물었다.“이 밤에 왜 여기로 부른 건데?”임지훈도 왜인지 모르기에 침묵했다.“말 안 하면 갈 거야.”“대표님께서 만나고 싶어 하세요.”“나를 왜?”이때 강세헌이 도착하여 차에서 내렸다.강세헌의 표정에서 강렬한 기압을 느낀 임지훈은 뒤로 물러섰다.그때 고훈도 뒤로 움직이려는데 강세헌이 물었다.“너 오늘 블루브릿지에서 뭐 했어?”고훈은 황급히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아무것도 안 했어.”“다시 생각해 봐.”지금까지 강세헌은 표면으로는 평온함을 유지하고 있다.고훈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말했다.“정말 아무 짓도 안 했어.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