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Chapter 801 - Chapter 810

1374 Chapters

제801화

두 사람은 남양 전통의 혼례복으로 갈아입고 거울 앞에 나란히 섰다.남자는 키가 크고 잘생겼고 여자는 아담하고 예뻤다. 마치 두 사람을 위해 맞춤 제작된 것처럼 옷이 몸에 딱 맞았다. 이런 옷을 처음 입어본 서지현은 유난히 밝게 웃었다. 사실 나석진 옆에만 있어도 그녀는 마음이 달콤했다. 한편, 나석진은 거울에 비친 그녀를 훑어보면서도 잠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아저씨, 나 예뻐요?”그녀가 한껏 들뜬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나석진은 진심으로 활짝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예뻐.”“집시 옷을 입는 것보다 더 예뻐요?”“응.”사실이었다. 남양의 옷은 그녀에게 잘 어울린다는 것 같았다. 그녀는 원래 몸집이 작아서 남양 현지 여자애들과 체형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하얗고 환한 혼혈인 얼굴과 밤색 긴 머리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뒤에서 보면 그냥 남양 여자였다. 나석진은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었다. 이때 그녀는 그의 옆으로 다가가 가위손 포즈를 취했고 나석진은 그런 그녀를 보며 하찮은 표정을 지었다.“촌스럽긴.”“촌스러워요?”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그녀였기 때문에 그것이 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그럼 아저씨가 멋있는 걸로 가르쳐줘봐요.”나석진은 도도하게 웃더니 엄지와 검지를 모아 하트 모양을 만들었다.“봤지? 우리는 사진 찍을 때 다 이 포즈를 취해.”그녀가 보지 않자 나석진은 하트를 그녀의 눈앞에 가져다 댔다. “봐봐, 이걸 하트라고 해. 하트 알아?”“서지현, 겸손한 자세로 배워.”“아저씨, 왜 이렇게 말이 많아요? 여자들처럼 재잘재잘.”“이 계집애가!”그가 그녀를 혼내주려고 소매를 걷어붙이자 그녀는 싱글벙글 웃으며 도망쳤다. 두 사람은 테이블을 둘러싸고 웃으며 장난쳤다. 남양 전통 의상에 달린 꽃장식이 태양에 비춰 행복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나석진이 동작을 멈추었다. 검은 그림자가 가게 입구를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즉시 경각심을 가지고 빠른
Read more

제802화

진용수의 표정을 쳐다보고 강서연은 대충 짐작이 갔다. 황실 종친들 사이에서 송지아가 오늘 이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다는 건 분명 평범한 사람이 아닐 것이다. 게다가 그녀는 지금 왕위 계승자로 떠오르고 있는 화제의 인물이다. 강서연은 워낙 복잡한 배경이 있는 사람과 사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친왕의 초대에 가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아저씨, 스타일리스트 좀 불러주세요.”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분부했다. 황실의 사람을 만나러 가는 자리이기 때문에 옷차림에 신경 써야 했다.윤씨 가문에도 부르면 바로 오는 스타일리스트가 있었다. 잠시 후, 스타일리스트는 강서연에게 필요한 물품들을 가져왔고 그녀에게 블라우스와 스커트로 갈아입게 하였다. 오후 티타임 시간에 맞춰 강서연은 황실 정원에 나타났다.황궁은 으리으리하고 위엄이 있었고 바닥 타일에도 금이 잘게 박혀 있어 곳곳에서 황실의 기품을 드러내고 있었다. 럭셔리하지만 강서연은 들어오면서 답답함을 느꼈다. 경호원의 인솔하에 그녀는 황궁 남쪽의 정원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송지아는 이미 그곳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이번에 강서연은 절을 어떻게 해야 할지 인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알고 있었기 때문에 황실의 규칙에 따라 행동했다. 송지아는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살갑게 말했다.“예의를 차릴 필요 없어요. 얼른 이리와 앉아요.” 강서연은 그녀의 옆에 있는 소파 빈자리로 눈길을 돌렸다. 이렇게 큰 정원에는 소파가 하나뿐이었고 그 소파의 질감과 무늬를 보니 송지아만 앉을 수 있는 것이 분명했다. 경호원과 하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강서연은 한 치의 실수도 있어서는 안 되었다.실수라도 하면 황궁에는 보는 눈이 많아서 틀림없이 이야기가 부풀려 소문이 돌릴 것이다. 그건 윤씨 가문의 명성에 누를 끼치는 일이었다. 강서연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예의 바르게 두 걸음 물러서 등나무 의자에 앉았다.눈빛을 반짝거리던 송지아는 저도 모르게 강서연을 몇 번 더 쳐다보았다. “강서연 씨, 편하게
Read more

제803화

이 주얼리 세트는 정교하게 다듬어졌고 럭셔리하기 그지없었으며 사소한 부분까지 모두 훌륭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특히 그 사파이어 반지는 크기가 크고 완벽한 품질로 희귀한 보물이었다. 만약 경매장에 내놓으면 아마 최고가에 팔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옛말에 남의 신세를 지고 있으면 심한 말을 하지 못한다고 하지 않았던가?이렇게 귀중한 선물을 받는다면 앞으로 송지아의 통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전하, 그런 말씀 마세요.”강서연은 웃으면서 상자의 뚜껑을 닫았다.“저와 친구가 되어 주신 것만으로 영광입니다. 제가 어찌 이런 선물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우리는 이미 친구 사이인데 이런 선물 좀 주면 뭐 어때서요?”송지아는 그녀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어차피 비싸지도 않으니까 그냥 받아요.”“전하께서는 좋은 것을 자주 보셨으니 당연히 귀하게 여기지 않으시겠죠. 그러나 저희 같은 서민들의 눈에는 정말 값진 보물이에요.”송지아의 입가에 뜬 미소가 점차 굳어져 버렸다. 그녀는 강서연이 거절하고 있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거절하는 말조차 이리 예쁘게 하다니. 역시 윤정재 그 늙은 여우의 딸이군.’그녀는 계속해서 강서연을 떠보았다. “서연 씨, 우리는 친구잖아요.”강서연은 계속 웃으며 거절했다.“친구니까 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겁니다. 공로가 없으면 봉록을 받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 않나요? 이 선물은 너무 귀해서 받을 수 없습니다.”“공로가 없다고 누가 그랬나요?”송지아의 눈빛이 복잡해졌다. “서연 씨는 곧 공을 세울 기회가 있을 거예요.”그녀의 뜻을 알아차리지 못한 강서연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하인은 리치의 껍질을 까서 금 그릇에 넣어두었고 송지아는 천천히 한 알 한 알 먹기 시작했다.한편, 강서연은 그 옆에 앉아서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해가 천천히 지면서 마지막 노을빛을 대지에 뿌렸다. 기온이 분명 내려갔을 텐데 강서연은 더 덥고 숨이 턱턱 막혔다. 송지아는 마지막 리치를 먹고 난 다음 그녀를 쳐다보았다.
Read more

제804화

“모른다니 됐어요. 그냥 물어본 것이니 마음에 담아두지 말아요. 시간이 늦었으니 아기도 이젠 엄마가 보고 싶을 것 같네요.”이내 송지아는 옆에 있는 경호원을 향해 입을 열었다.“강서연 씨, 바래다줘.”두 명의 경호원은 공손하게 인사를 올린 뒤 강서연의 양쪽에 섰다. 한편, 강서연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불안해졌다. 방금, 송지아의 의미심장한 웃음과 지금 자신의 옆에 있는 두 사람의 기세를 보면 그녀를 집에 데려다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녀한테 해코지라도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강서연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면서 의심이 많은 자신을 비웃었다. 그녀는 송지아에게 인사를 한 뒤 정원을 떠났다.송지아는 방금 그녀가 앉아있던 자리를 쳐다보았고 그 주얼리 세트가 테이블 위에 그대로 놓여 있었다. 그녀는 차갑게 웃으며 사파이어 반지를 꺼내어 자신의 손에 끼우고는 뚫어지게 쳐다보며 침착한 목소리로 수행원에게 입을 열었다. “그 두 사람에게 강서연 씨 잘 데려다주라고 하세요. 아시겠어요?”그러나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 두 명의 경호원은 강서연을 데리고 다시 돌아왔다. 송지아의 얼굴에 약간의 놀라움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그들 뒤에 송혁준이 나타났다.“어떻게 같이...”“누나를 만나러 오던 참에 강서연 씨를 우연히 만나게 되었어.”강서연은 송혁준을 힐끔 쳐다보았다. 윤씨 가문의 응접실에서 그를 만난 적이 있지만 그 당시 그녀는 이 사람에 대해 그다지 깊은 인상을 받지 못했다. 그저 겉으로는 유순해 보이지만 속은 검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이리 가까이 있으니 강서연은 좀 더 자세히 살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음산한 분위기를 띄우고 있었다. 송혁준은 수려한 이목구비와 하얀 피부, 늘씬한 키에 깡마른 몸매를 가지고 있었고 귀티가 나는 전형적인 미남이었다. 그는 강서연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미소를 지었다. 그의 웃음은 맑고 깨끗해 보였다. 그의 눈을 보고 있으면 하느님이 모든 아름다움을 그의 눈에 넣어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돌
Read more

제805화

손님이 찾아왔으니 밖으로 내쫓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강서연은 최연준의 팔짱을 끼고 송혁준의 뒤를 따라갔다.윤씨 가문의 별장은 황실 귀족들을 자주 접대했었지만 이 시간에 손님이 방문하는 건 매우 드문 일이었다.다행히 서글서글한 송혁준이었기 때문에 집사 한 명만 남겨놓았고 그렇게 큰 격식을 차리지 않았다. 집사가 다과를 올린 후, 최연준은 집사한테 나가라고 했고 이내 거실에는 그들 세 사람만 남게 되었다. 강서연은 굳은 표정을 짓고 있는 최연준의 얼굴을 보고 저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그녀는 조용히 남편의 손을 잡고 그에게 단호한 눈빛을 보냈다. 그녀의 눈빛을 마주한 최연준은 이내 안색이 변하였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은 옆에 사람이 있다는 것조차 잊은 채 서로를 쳐다보았다.“콜록콜록.”송혁준의 가벼운 기침 소리가 두 사람을 현실로 끌어당겼다. 강서연은 서둘러 손을 놓으려 했으나 최연준은 그녀의 손을 더 꼭 잡았다. 그녀가 손을 떼려는 순간 그는 그녀의 작은 손을 자신의 손바닥 안으로 감쌌다. “윤 회장님과 사모님의 금실이 그렇게 좋다고 하던데 내가 보기에 최연준 씨와 강서연 씨의 사이도 참 부러울 정도로 다정해 보이네요.”얼굴이 살짝 붉어진 그녀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한편, 최연준은 주인의 태도로 송혁준에게 차를 권했다.“이 차는 오성에서 가져온 겁니다. 전하의 입맛에 맞는다면 앞으로 매년 전하께 보내드리지요.”송혁준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한 입 맛보았다. ㅊ차 맛이 가슴에 스며들고 농도가 적당한 것이 정말 보기 드문 좋은 물건이었다.“오성 4대 가문 중 최고의 가문인 최씨 가문의 취향이 남다르다는 건 이 차 한 가지만 봐도 알 수 있을 것 같네요.”“이 차는 녹차의 일종입니다.”최연준은 차가운 얼굴로 옅은 미소를 띠며 말을 이어갔다.“사실 차를 마시는 건 여자들이 액세서리를 착용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자신에게 어울리는 차를 마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전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참신한 관점이네요. 어
Read more

제806화

다음 순간, 그는 송혁준의 온화한 눈빛을 마주하게 되었다. “최연준 씨, 이렇게 오래 얘기했는데도 날 알아보지 못하는 겁니까?”“뭐라고요?”최연준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고 송혁준은 웃음을 지으며 뒤돌아서서 거실을 나갔다. 그의 마음속에는 의심으로 가득 찼다. 기억을 이리저리 되짚어봤지만 이 사람에 관한 그 어떠한 정보도 떠오르지 않았다. 어쩌면 그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일부러 속임수를 쓴 것일지도 모른다. 그가 정말 강서연에게 반했다면 분명 최연준을 교란하고 기회를 노릴 것이니까. 최연준은 정신을 가다듬고 직접 그를 문 앞까지 배웅했다. 다시 거실로 돌아오니 강서연은 이미 아래층에 내려와 있었다. “군형이는 어때?”그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방금 젖 먹였더니 잠들었어요.”“응.”그는 담담히 대답하고 빠른 걸음으로 위층으로 올라갔다.강서연은 그의 뒤를 바짝 따라왔고 그는 아기의 방문 앞에 멈추어 섰다가 두 사람의 침실 문 앞에 멈추어 섰다.그녀가 고개를 들자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는 그의 얼굴을 마주하게 되었다. “너... 군형이를 우리 침대에 눕힌 거야?”“쉿, 목소리 낮춰요.”강서연은 이내 그를 게스트룸으로 밀어 넣었다.“애 깨우지 말고.”최연준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뭐? 이 꼬맹이한테 침대를 양보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집에서 말도 못 하는 거야?’입을 삐죽거리던 그의 얼굴에 또 먹구름이 몰려왔다. 강서연은 피식 웃더니 그의 팔짱을 끼고 그의 어깨에 기대었다. 그녀는 오늘 밤 그가 매우 불쾌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다른 남자가 자신을 집 앞까지 바래다준 것도 모자라 거리낌 없이 집으로 들어와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으니까. 보통 남자라도 마음이 불편했을 건데 하물며 이 질투쟁이는... 게다가 아들은 자기 침대에서 자지 않고 떡하니 그의 큰 침대를 차지하고 있다. 곧 그의 질투심이 폭발할 것 같다. “연준 씨, 화났어요?”강서연은 달콤하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는 깊은숨을 들이마
Read more

제807화

그녀는 이번에 도망갈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여보.” 그는 그녀의 목 사이에 얼굴을 묻고 숨을 크게 들이쉬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밤은 여기서 자...”“하지만 군형이가 침실에 혼자 있어요.”“그게 뭐 어때서? 남자아이는 어릴 때부터 독립하는 법을 배워야 해.”“잠에서 깨면 무서워할 거예요.”“그러니까 오늘도 군형이랑 자겠다는 거야?”최연준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목소리를 높였다. 아들이 태어난 지 한 달이 될 때, 최연준은 손수 아기방을 꾸미고 남자아이는 일찍 독립해야 한다며 신이 나서 아들을 자기 방으로 들여보냈다. 그러나 강서연은 자꾸만 아들을 두 사람의 침실로 데려왔다. 밤에 젖을 먹이는 것이 편하다고 하면서 아들을 자신의 옆에서 재웠다. 처음에 침대에는 최연준의 자리가 있었다. 하지만 강서연이 무슨 뉴스를 보고 이러는 건지 최연준이 잘 때 뒤척이다가 아들을 다치게 할 것 같다고 하면서 결국은 침대에서 쫓겨나게 되었다.하여 그 후부터 아들이 안방에서 자면 남편인 그는 어쩔 수 없이 게스트룸으로 밀려나게 되었다. 최연준의 모든 불쾌감은 오늘 밤 송혁준에 의해 자극받은 후 집중적으로 폭발하게 되었다. “연준 씨, 밤에 군형이한테 젖 먹여야 해요.”강서연은 나긋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한편, 최연준은 막무가내로 떼를 썼다.“나도 먹을 거야.”“연준 씨...”그의 말에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다음 순간, 최연준 바로 벨을 누르고 가정부와 산후 도우미한테 오늘 밤은 모두 안방으로 가서 도련님을 돌보라고 명했다. 최군형은 잠을 잘 자는 편이었다. 한밤중에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냉동실에 미리 보관해 둔 모유가 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잠시 후, 그는 품에 안긴 여자를 바라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그녀를 끌어안고 횡포를 부리기 시작했다.“내 침대에 올라왔으면서 내려갈 생각을 해?”“연준 씨!”“군형이가 전생에는 내 연적인 것 같아. 여보... 아니면 전생의 애인을
Read more

제808화

“무슨 생각 하길래 그렇게 웃어요?”강서연이 큰 눈을 깜빡이며 그를 쳐다보았다. “우리가 아무 데도 안 가고 강주에서만 살았으면 어땠을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별로 안 좋았을 거예요.”“왜?”“알아요, 연준 씨는 강주에서의 단순한 삶을 그리워하고 있다는걸.”그녀가 그를 빤히 쳐다보며 말을 이어갔다. “그러나 인생이라는 게 항상 단순할 수는 없잖아요. 결국은 삶의 어려움도 겪어야 하고 사람 사이의 갈등도 겪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어차피 언제 어디서든 겪어야 할 일이라면 오성이나 이곳에서 사는 게 좋죠. 적어도 이곳에서 살면 우리 뒤에는 가족들이 있으니까.”그녀가 점점 성숙해지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 그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난 예전의 단순한 날들이 좋았어. 근데 지금 이렇게 복잡한 날도 좋아. 아무튼 너와 함께하는 날이면 난 다 좋아.”강서연은 눈빛을 반짝거리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러니까 여보.”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또박또박 말했다. “앞으로 그 송혁준과는 단둘이 만나지 마!”그녀는 어쩔 수 없는 표정을 짓더니 웃으며 장난스럽게 입을 열었다. “설마 정말 송혁준 씨가 나한테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 애 엄마인 내가 무슨 볼 게 있다고?”“애 엄마라고 해도 당신은 매력이 있어.”최연준은 진지하게 말했다. 그녀는 그와 더 이상 논쟁하지 않았다. 어쨌든 그의 눈에는 그녀의 모든 것이 다 좋으니까. 이내 그녀는 방긋 웃더니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는 그의 품에 안겼다. 황실 사람인 송혁준한테 남의 아내를 강점하는 특별한 취미가 있다고는 믿지 않지만 그래도 앞으로 그 사람을 멀리하기로 마음먹었다. “앞으로 황실의 초청이 오면 최대한 거절할게요.”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석진 오빠는 좀 안 됐어요. 송지아 씨가 당분간은 오빠를 가만둘 것 같지가 않더라고요.”최연준은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그녀의 머리에 키스했다. 잠시 후, 그녀는 이내 단잠에 빠졌지만 그는 잠에 들지 못했다. 송혁준이
Read more

제809화

찔리는 것이 있던 송지아는 눈길을 돌렸다.하지만 이내 고개를 돌리고 송혁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정말 웃기는 일이네. 친왕인 내가 뭐가 찔리는 것이 있다고? 내가 가진 권력은 최고의 권력이야. 강서연 같은 평민을 상대하는데 뭐 잘못됐어?’송혁준은 눈을 감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정말 말이 통하지 않는군.’그들 남매는 어려서부터 성격이 완전히 달랐다. 누나는 떠벌리는 성격이었고 동생은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하지만 매번 누나에게 일이 생길 때마다 동생도 그 일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어쨌든 그들은 한 가족이었고 사람들은 정말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누구인지 신경조차 쓰지 않았고 그저 황실 전체에 그 죄를 뒤집어씌웠었다. “누나. 정말 맹세할 수 있어?”송혁준은 그녀를 쳐다보며 다시 한번 물었다. 그의 물음에 송지아는 화를 벌컥 냈다. “네가 뭔데? 네가 뭔데 나한테 맹세하라는 거야?”“그러니까 맹세할 엄두가 안 난다는 거네?”송지아는 입술을 오므린 채 몸이 굳어져 꼼짝도 하지 않았다. 남양은 종교 국가이고 신에게 맹세하는 것은 신성하고 정중한 일이었다. 현지인들은 맹세를 어기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나락으로 떨어진다고 믿고 있었다. 황실이라고 해도 이 방면에서는 함부로 무시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송지아는 맹세하지 않았다. 송혁준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고는 담담한 표정으로 걸어가 바닥에 있는 유리 파편을 치웠다.이게 그가 황실의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점이었다. 그는 하인을 부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마음속으로 평등하고 사랑이 넘치는 이상적인 나라를 품고 있었다. 반면, 송지아는 이에 대해 매우 경멸하였고 짜증 나는 표정을 지었다. “누나.”그는 정리를 하면서 온화한 말투로 그녀에게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강서연 씨한테 손을 쓰려고 한 건 잘못된 일이었어. 나석진의 근황에 대해 알리지 않는 건 그녀의 자유야. 누나한테는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너...”송지아는 그를 무섭게 노려보았다.지금 이 순간, 그녀
Read more

제810화

잠깐 망설이던 송혁준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누나가 정말 나석진 씨를 좋아한다면 내가 한번 자리를 마련해 볼게.”멍한 표정을 짓던 송지아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마음이 약한 남동생은 몇 마디 좋은 말만 하면 분명 남매 사이의 정을 생각할 사람이었다. 그래서 언젠가 누군가가 칼을 송혁준의 심장에 꽂아도 송혁준은 그 사람이 송지아라고 절대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고마워. 하지만 난 황실의 규칙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우리의 결혼은 원래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거야. 만약 나씨 가문에서 그럴 생각이 없다면 나 혼자 좋아해도 소용없는 거잖아.”“됐어, 그만해. 오래 얘기했더니 피곤하다. 당분간은 그런 생각 하지 않을 거야.”송혁준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멀어져가는 그녀를 쳐다보았다. 송지아의 모습이 어둠 속으로 사라질 때까지도 그는 여전히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가 알고 있는 송지아라면 절대 이대로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강서연은 지금 이미 그녀의 미움을 샀다. 그러나 강서연은 윤제 그룹의 딸일 뿐만 아니라 최연준이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다. 안색이 어두워진 손혁준의 맑은 눈빛에 단호함이 스쳐 지나갔다. “걱정하지 마. 내가 있는 한 절대 당신들을 다치게 하지 않을 테니까.”...한편, 강서연은 아침 일찍 요양원에 가서 저녁때까지 윤문희와 함께 있었다. “여긴 내가 돌보고 있을 테니 넌 네 볼일 보거라.”윤정재는 계속해서 그녀를 집으로 돌려보냈다.“봐봐, 네 엄마 지금은 아주 많이 좋아진 상태야. 매일 약도 제때 챙겨 먹어서 회복이 아주 좋아.”“네가 이렇게 하루 종일 나와 있으면 군형이가 널 찾지 않아?”“괜찮아요.”강서연은 웃으며 대답했다.“집에 가정부도 있고 산후 도우미분도 계시고 냉장고에 이미 준비해 둔 모유도 있어서 군형이가 굶는 일은 없을 거예요.”“그래도 안 되지.”윤정재가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서연아, 넌 이제 엄마야. 무슨 일을 생각하든 네가 엄마라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돼.”흠칫하던 강서연은
Read more
PREV
1
...
7980818283
...
138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