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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1화

두 사람은 남양 전통의 혼례복으로 갈아입고 거울 앞에 나란히 섰다.

남자는 키가 크고 잘생겼고 여자는 아담하고 예뻤다. 마치 두 사람을 위해 맞춤 제작된 것처럼 옷이 몸에 딱 맞았다.

이런 옷을 처음 입어본 서지현은 유난히 밝게 웃었다. 사실 나석진 옆에만 있어도 그녀는 마음이 달콤했다.

한편, 나석진은 거울에 비친 그녀를 훑어보면서도 잠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아저씨, 나 예뻐요?”

그녀가 한껏 들뜬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나석진은 진심으로 활짝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예뻐.”

“집시 옷을 입는 것보다 더 예뻐요?”

“응.”

사실이었다. 남양의 옷은 그녀에게 잘 어울린다는 것 같았다. 그녀는 원래 몸집이 작아서 남양 현지 여자애들과 체형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하얗고 환한 혼혈인 얼굴과 밤색 긴 머리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뒤에서 보면 그냥 남양 여자였다.

나석진은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었다. 이때 그녀는 그의 옆으로 다가가 가위손 포즈를 취했고 나석진은 그런 그녀를 보며 하찮은 표정을 지었다.

“촌스럽긴.”

“촌스러워요?”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그녀였기 때문에 그것이 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럼 아저씨가 멋있는 걸로 가르쳐줘봐요.”

나석진은 도도하게 웃더니 엄지와 검지를 모아 하트 모양을 만들었다.

“봤지? 우리는 사진 찍을 때 다 이 포즈를 취해.”

그녀가 보지 않자 나석진은 하트를 그녀의 눈앞에 가져다 댔다.

“봐봐, 이걸 하트라고 해. 하트 알아?”

“서지현, 겸손한 자세로 배워.”

“아저씨, 왜 이렇게 말이 많아요? 여자들처럼 재잘재잘.”

“이 계집애가!”

그가 그녀를 혼내주려고 소매를 걷어붙이자 그녀는 싱글벙글 웃으며 도망쳤다.

두 사람은 테이블을 둘러싸고 웃으며 장난쳤다.

남양 전통 의상에 달린 꽃장식이 태양에 비춰 행복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나석진이 동작을 멈추었다. 검은 그림자가 가게 입구를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즉시 경각심을 가지고 빠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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