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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1화

“나 지금 밖에 있어. 무슨 일이야?”전화를 받은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갑작스레 강우연으로부터 연락이 온건, 두말할 것도 없이 뭔가 큰일이 난 거라 직감했다. 아니면 도청 전인과 나계홍의 보필 속에서, 강우연이 자신에게 굳이 연락할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집에 일이 좀 생겨서 어르신의 안전이 걱정돼서요. 사실 오늘 아침…”강우연은 방금 있었던 모든 일을 한지훈에게 전했다. 그 얘기를 들은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여보, 어르신은 기어코 무력을 이용해서 해결하려 하는데 사실 어르신 몸도 편치 않잖아요. 이... 이젠 어떻게 해야 하죠? 차라리 우리가 한 걸음 물러서는 게 낫지 않을까요?”강우연은 한지훈의 의견이 궁금했다. 그러나 한지훈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일이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이상 더는 물러설 수 없어! 4대 종문이 이미 개입까지 했잖아. 그런데 만약 우리가 물러나게 된다면 그들은 오히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우릴 향해 돌진할 거야!”“내가 알아서 방법을 생각해 볼게. 일단 넌 오늘 밤에 강중으로 돌아가서 나계홍이 안배한 별장에서 잠시 묵고 있어. 당분간은 큰 걱정은 하지 마!”한지훈은 일단 강우연을 달래주고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용왕님, 무슨 일이시죠?”마침 한 무더기의 문건을 들고 나타난 용월은, 굳어진 한지훈의 표정을 알아차리고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러자 한지훈이 대답했다. “별 일 아니야. 일단 이따가 헬리콥터 한 대를 배치해 놔. 오늘 밤, 나 강중으로 돌아가 봐야 돼!”“강중이요?” 순간 의아해하던 용월은 대충 눈치를 알아차리고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신룡전에서도 사람을 보낼까요...”“아니야, 필요 없어. 단지 집에 좀 시끄러운 일이 생겨서 가서 직접 처리하려는 거야!”한지훈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용월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사무실을 나섰다. 신룡전에는 무장 헬리콥터뿐만 아니라 10여 대의 전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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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2화

도청 전인은 할 말만을 마치고는 제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사부님!”세 명의 제자들은 모두 눈에 눈물을 머금은 채 도청 전인 앞에 무릎을 꿇고는 통곡하였다. “얼른...”도청 전인이 채 말을 꺼내기도 전에, 갑자기 그의 머리 위로 헬리콥터의 굉음이 들려왔다. 곧이어 헬리콥터에서는 한 사람이 뛰어내렸다. “한... 한 선생께서 돌아오셨습니다!” 순간 도청 전인의 제자들은 눈빛이 번쩍하더니, 얼른 얼굴에 묻은 눈물을 닦아내고는 빠른 걸음으로 뜰로 달려 나갔다. “한 선생님!”“한 선생님!”한지훈은 그들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 자국을 보아내고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니, 이건...”“어... 아무것도 아닙니다... 한 선생님께서 돌아오신 것만으로도 저희는 너무 행복합니다!”이내 제자들은 곧바로 한지훈을 별장으로 모셨다. 뒤이어 마찬가지로 한지훈을 발견한 도청 전인 역시 급히 몸을 돌려 공손히 인사를 하였다. “주상! 이 모든 게 다 제가 무능한 탓입니다. 감히 주상을 걱정하게 만들어서 죄송합니다!”굳이 한지훈이 얘기하지 않아도 도청 전인은 대충 짐작이 갔다. 틀림없이 강우연이 한지훈에게 전화를 걸었을 것이라는 것을. 그 이유 말고는 한지훈이 갑자기 돌아올 리가 없었다. “어르신, 강중의 일에 대해서 모두 전해 들었습니다. 저희가 4대 종문과 무력으로 다퉈야 한다고요?”한지훈은 본론을 꺼냈다. “그건 아닙니다!”도청 전인은 고개를 살짝 저었다. “사실 청봉문의 문주인 낙구영은 저희와 평화적으로 협상하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문주인 당백성이라는 사람이 기어코 저희와 끝장을 보려 하더군요!”“필경 그들 네 사람은 보통의 관계가 아니라 방심할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그들이 자리를 뜰 때, 당백성의 표정은 매우 좋지가 않았습니다. 제가 추측하건대, 오늘 밤 당백성은 무조건 이곳으로 찾아올 겁니다. 이 기회를 빌어, 무영종과 천우종도 위엄을 부릴 가능성이 있습니다!”무영종과 천우종 또한 이번 일에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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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3화

도청 전인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진법을 세우자고?’ 진법은 예로부터 용국 무종에서 대대로 물려 내려오고 있었다. 그러나 천년 전부터, 진법은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오늘날까지 무종 수백 개의 종문 중에서도 진법을 세울 줄 아는 사람은 거의 손에 꼽힐 정도였다. 반면 부상의 음양 가문은 지금까지도 진법의 일부를 계승하고 있긴 했지만, 역시나 제대로 정통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한지훈의 입에서 진법이라는 단어가 나올 줄은 몰랐다. 의심 가득한 도청 전인의 눈빛에,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사실 진법은 그렇게 심오하지 않습니다. 저희 두 사람 모두 4성 천왕계의 경지에 다다르긴 했지만, 필경 둘 다 상처를 입지 않았습니까?”“그러므로 지금으로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놈들이 일단 이 별장에 발을 들여놓을 때 실력이 퇴화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이런 진법은 어르신 스스로도 충분히 세우실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검경의 위력도 증강시킬 수 있고요!”한지훈은 진법에 대해 간략하게 도청 전인에게 얘기해 주었다. 곧이어 그는 열한 자루의 장검을 각각 다른 방향으로 묻었다. 말없이 혼자서 움직이는 한지훈의 모습에, 도청 전인은 어안이 벙벙했다. ‘설마 이게 된다고?’ 도청 전인이 여전히 의심을 거둘 수 없는 한편, 한지훈은 이내 9개의 등잔불을 꺼내 각각 9개의 부동한 방향으로 배치한 후 숨을 죽인 채 정신을 집중하고는 손을 내저었다. 곧바로 아홉 개의 등잔불이 동시에 켜졌고, 별장 전체의 분위기는 고요해졌다. “주상, 이건... 대체 무슨 진법이죠?”도청 전인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는 물었다. “이것이 바로 검성진입니다. 그 누구라도 일단 이곳에 들어서기만 하면 실력은 크게 감소될 테고, 도리여 어르신의 검경의 위력을 향상할 수가 있습니다! 이 진법은 얼마든지 크든 작든 다 만들 수 있습니다. 그 범위와 상관없이 일단 들어서기만 하면 놈들을 얼마든지 제압할 수 있습니다!”“가장 최소한으로는 방 한 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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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4화

이내 한지훈은 두 눈을 살짝 감은 채 소파에 앉아 날이 어두워지기만을 조용히 기다렸다. 한편 낙구영과 일행은, 한지훈이 비밀리에 강중으로 돌아간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돌아가는 길에도 낙구영은 거듭하여 간곡히 타일렀지만 당백성은 전혀 듣지를 않았다. 당백성은 도청 전인의 좋지 않은 안색을 발견하고는, 그의 몸에 상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알지 못할 지병이 생겼다고 확신하였다. 그리하여 지금이야말로 도청 전인을 제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생각했다. 설사 나중에 한지훈이 돌아온다 하더라도, 도청 전인이 먼저 죽게 되면 그가 뭐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은 없을 테니까. “두 문주 님, 제가 보기에는 오늘 밤 당장 도청 전인을 처단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당백성은 천우종과 무영종의 두 종주에게 말했다. 반면 낙구영은 홀로 이미 먼저 청봉문으로 돌아간 상황이었다. 그렇게 진 씨 집안 별장에는 당백성과 나머지 두 명의 문주만 남게 되었다. 그 말을 들은 진국화는 저도 모르게 놀랍다는 표정을 드러냈다. 이내 그는 당백성을 바라보며 말했다. “당 문주야말로 정말 저희 진 씨 집안의 구원자네요! 이번 일을 계기로 만약 저희 진 씨 집안이 위기를 넘기게 된다면 반드시 당 씨 집안에 큰 사례를 해드릴 겁니다!”진국화의 이 말을 들은 천우종과 무영종의 두 종주도 더 이상 뒤처질 수 없다는 생각에 잇달아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맞아요. 제가 보기에도 도청 전인 그 영감, 몸이 아주 성치 않은 것 같아요. 이 시점이야말로 바로 그를 제거하기 가장 좋은 타이밍인 것 같아요!”천우종 종주 노덕왕도 눈을 가늘게 뜬 채 살벌하게 말했다. 뒤이어 무영종의 종주도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도청 전인만 순조롭게 제거할 수 있다면, 잇달아 천검종도 함께 삼켜버릴 수 있겠네요!”자고로 천검종은 10위 안에 드는 대종문이었기에, 일단 정말 삼켜버리기만 한다면 세 종주들은 자신들의 세력을 더욱 확장시킬 수가 있었다. “맞아요, 바로 그거예요!”당백성도 차갑게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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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5화

별장 입구에 다다른 당백성은, 평소와 달리 문 앞을 지키는 사람이 없는 것에 의심을 하게 됐지만 일단 조심스레 대문을 살짝 밀었다. “삐걱!”‘뭐야? 어떻게 이런 소리가 나는 거지. 오래된 낡은 나무 문의 소리잖아.’ 그러나 한 씨 집안 별장의 대문은 누가 봐도 깨끗한 철문이었다. 당백성이 눈살을 찌푸린 채 잠시 머뭇거리는 한편, 그의 뒤를 따르던 노덕왕과 유혁선은 어리둥절했다. “당 문주, 왜 그러세요? ”그러자 당백성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듯 일단 웃어넘기며 말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단지 한 씨 집안 대문을 지키는 사람이 없어서 의심이 들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굳이 수백 수천 명의 경호원이 있다 하더라도 별 소용은 없겠죠.”이내 당백성은 직접 문을 밀고 들어섰다. 곧이어 세 사람이 별장 앞 정원에 들어서게 되자, 갑자기 웬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아악!”알 수 없는 서늘한 기운에 세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이 똑같이 몸서리를 쳤다. 잠깐만으로도 이 정원에는 무언가 알 수 없는 비밀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게 됐다. 다만 그들은 그 정체에 대해 전혀 알아챌 수가 없었다. 겨우 다시 정원으로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 한지훈이 갑자기 두 눈을 뜨고는 문밖의 방향을 응시하며 말했다. “드디어 왔네요!”도청 전인은 다시 손에 장검을 들고는 천천히 두 눈을 뜨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주상, 제가 직접 가서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그러자 한지훈은 살짝 손을 흔들며 말했다. “급할 거 없어요!”이내 그는 천천히 일어나 유리를 사이에 두고 바깥의 뜰을 바라보았다. 문어귀에 나타난 한지훈의 그림자에, 당백성은 순간 어안이 벙벙했지만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는 하찮은 웃음을 지었다. 한지훈은 기껏해야 4성 천왕계의 실력으로, 사실상 그들 세 사람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도청 전인은 그들과는 달리, 실력이 조금 차이가 났다. 즉 현재 3대2의 국면이긴 하지만, 세 종주들이 이길 가능성이 한지훈 일행보다 훨씬 크다고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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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6화

장검을 뽑아들자마자, 순간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심지어 당백성은 멀리 몇 미터 밖에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삼엄한 기운을 느낄 수가 있었다. “헉!”당백성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도청 전인의 검의가 이렇게나 짙을 줄은 몰랐다. 게다가 그가 지닌 장검 또한 심상치 않아 보였다. “누가 먼저 나올 거야? 아니면 세 사람이 동시에 달려들 거야?”도청 전인은 손에 장검을 쥔 채 거만하게 입을 열었다. “당 문주, 제가 먼저 나설게요!”이때 유혁선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며 자진해서 말했다. 사실 유혁선은 나름 머리를 굴린 선택이었다. 필경 한지훈과 도청 전인 중 진정한 강적은 한지훈이니까. 자신이 먼저 나서서 약한 사람을 처단하게 되면, 남은 두 사람은 강적과 맞설 수밖에 없게 되니까. 그렇게 그는 빠른 판단력으로 먼저 나서게 됐다. 만약 순조롭게 진행되기만 한다면, 그는 기세를 몰아 바로 이 자리에서 도청 전인까지 죽일 생각이었다. 설령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는 언제든지 도망칠 생각이었다. 몸이 성치 않은 도청 전인이었기에, 쫓아가고 싶어도 쉽게 따라잡지는 못할 거라 확신했다. 사실 남은 두 사람 또한 당연히 유혁선의 꿍꿍이를 알아채긴 했지만, 이미 늦어버린 상황에 말릴 수는 없었다. 당백성은 어쩔 수 없이 굳어진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유 문주, 조심하세요! 그리고 안심해요, 한지훈이 절대 나서지는 못할 테니까. 만약 나서게 된다면, 저희 두 사람이 반드시 붙잡고 있을 거예요!”당백성은 자신의 태도를 분명히 했다. 그는 유혁선이 도청 전인을 완전히 제거하기 전까지는 노덕왕과 함께 절대 주동적으로 한지훈을 건드릴 생각이 없었다. 그 말을 들은 유혁선은 내심 두 사람을 늙은 여우들이라고 욕하며, 일단 도청 전인에게 다가가기로 했다. 더 이상 유혁선과 쓸데없는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던 도청 전인은 바로 검을 들었다. 쏴! 순간 하늘을 가린 눈부신 빛이 갑자기 유혁선을 덮쳤다. 크게 당황한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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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7화

심상치 않은 상황에 당백성 역시 등잔불을 흘깃 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설마, 여기에 진법이라도 세운 건가?” 당백성의 추측에, 노덕왕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연이어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진법을 제외하고는, 그 다른 어떠한 이유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두 사람이 시간을 질질 끌면서 더 이상 나아가려 하지 않자 도청 전인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우리 목숨 따간다고 하지 않았어? 그런데 그렇게나 멀리 떨어져서 뭐 하는 거야!”이내 도청 전인은 다시 칼을 휘둘렀고, 무수한 검의 기운이 잇달아 두 사람을 덮쳤다.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살기에, 당백성은 급히 몸을 돌려 도망쳤다. 사실 그는 자신이 유혁선보다 실력이 뛰어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었다. 그런 유혁선이 이미 도청 전인의 손에 죽게 된 이상, 그는 더 이상 똑같은 결말을 당하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든 반드시 살아남고 싶었다. 그러나 그들이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일단 한 씨 집안 별장에 들어온 이상, 다시 멀쩡히 살아서 나가는 건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는 것을. 곧바로 당백성이 문어귀로 도망치려는 순간, 한지훈은 갑자기 몸을 날려 한 마리의 독수리처럼 무서운 자태로 당백성의 뒤에 다가갔다. 이내 오릉군 가시를 들고는 곧장 당백성에게로 달려갔다. 눈치 빠른 당백성은 뒤통수가 서늘한 것을 느끼고는 급히 옆으로 몸을 돌렸다. 그러나 오릉군 가시는 마치 눈이라도 달린 듯이, 다시 정확한 각도로 당백성의 옆구리를 찔렀다. “아악!”그제야 당백성은, 방금 유혁선이 왜 도청 전인의 공격을 하나도 막아내지 못했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 역시도 자신의 평소 실력의 절반만큼도 발휘하지 못했다. 지금으로서는 2성 현급 천왕계의 실력에 그칠 뿐이었다. 청천벽력의 상황에 당백성은 후회하게 됐다. “푸!”그가 망설이는 틈을 타, 오릉군 가시는 다시 당백성의 왼쪽 옆구리를 깊게 찔러 오른쪽 옆구리로 아예 관통하였다. “한... 한지훈, 너... 진법을 할 줄 알았어?”당백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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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8화

그러나 한지훈은 그들을 살육하는 게 본질적인 목적은 아니었다. 필경 다들 용국의 무종이니까. “청봉문?”이내 한지훈은 오릉군 가시를 거두고는 고개를 기웃거리며 말했다. “청봉문이 움직이지 않는 한, 우리도 최대한 몸을 사리는 게 좋아. 괜히 많은 목숨을 앗아 갔다가는 우리한테도 좋을 건 없을 테니까!”“당장 저 세 사람의 시체를 수습하고, 우리는 곧 청봉문으로 가자!”뒤이어 도청전인은 급히 제자 몇 명에게 명령하여 당백성 일행의 시체를 처리하고는, 각자의 종문으로 돌려보냈다. 수습을 마치고 나서야 그는 한지훈을 따라 함께 청봉문으로 달려갔다. 한편 그 시각, 낙구영은 서재 앞을 서성거리고 있었다. 오후에 돌아온 후로부터, 낙구영의 마음은 줄곧 초조하고 불안했다. 안절부절못한 그의 모습에, 제자들조차도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다. 낙구영이 한창 심란해하고 있을 무렵, 청봉문의 제자 한 명이 빠른 걸음으로 서재로 들어섰다. “장문 님, 문밖에 두 사람이 찾아와서 문주 님을 만나 뵙고 싶다고 합니다!”“응?”낙구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누군데?”“한 명은 한지훈이라고 하고, 또 다른 한 명은 천검종의 장교라고 주장하더군요. 도청전인인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제자는 조심스럽게 보고하였다. “얼른 안으로 모셔!”곧바로 낙구영은 로비로 걸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지훈과 도청전인은 나란히 로비로 들어섰다. “한 선생님, 도청 어르신, 얼른 앉으시죠!”낙구영은 매우 겸손한 모습을 보였고, 이내 제자 한 명이 한지훈과 도청전인에게 의자를 건네주었다. 한지훈 역시 공손한 태도를 보이며 자리에 앉고는, 입을 열었다. “낙 문주, 저희가 이번에 여기까지 찾아온 것은 긴히 낙문주에게 할 말이 있어서입니다!”곧이어 한지훈은 도청전인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도청전인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방금 일어난 모든 일들을 낙구영에게 털어놓았다. “뭐라고요?”당백성 일행이 전부 한 씨 집안 별장에서 죽게 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낙구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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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9화

곧이어 한지훈과 도청 전인이 자리를 뜨고 나서야, 낙구영은 진국화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편 그 시각, 진국화는 홀로 황홀한 꿈을 꾸고 있었다. 일단 당백성이 도청 전인을 처단하게 되면 진 씨 집안의 산업도 따라서 성장하게 될 거라 믿었다. “아버지, 만약 정말 도청 전인을 깨끗이 제거하게 된다면 그때는 저희가 원 씨 집안에 도움을 청해도 되지 않을까요? 어차피 남은 사람이라고는 한지훈 한 명뿐인데, 원 씨 집안이 설마 한 명도 상대 못하겠어요?”진이신은 득의양양한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는, 자신의 잘못된 선택으로 원 씨 집안과 손을 잡아 천 씨 집안을 나락으로 끌어들인 것 같아 자책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와서 보면, 바로 자신의 그 일시적인 충동 덕에 진 씨 집안이 오히려 절호의 기회를 얻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진국화는 연신 고개를 가로저었다. “진이신, 진이군, 너희들 모두 명심해. 평생 다른 사람한테 빌붙으려는 생각은 하지 마. 게다가 이번의 위기는 우리 스스로 아니면 전혀 이겨낼 수가 없어...”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 낙구영으로부터 걸려온 전화인 것을 확인한 진국화는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낙 문주?”진국화는 잠시 망설이다가 이내 전화를 받았다. “진 문주, 전 더 이상 진 씨 집안일에 끼어들 여력이 없습니다. 당 문주와 나머지 두 문 주는 이미 모두 한 씨 집안 별장에서 죽게 됐고요! 제 말 잘 들으세요. 당장 진 씨 그룹 산업을 내놓고 멀리 타지로 떠나세요!”“지금으로서는 돈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닙니다!”낙구영은 할 말만 마치고는 전화를 끊었다. 진국화는 휴대폰을 든 채 한참 동안 멍하니 있다가 겨우 정신을 차렸다. ‘당백성... 그 세 사람 모두 다 죽었다고?’ “아버지, 왜 그러세요?”진이신은 하얗게 질린 진국화의 표정을 보고는 급히 다가가 물었다. “당... 당 문주, 그 일행들이 죽었대! 지금 당장 우리 진 씨 집안의 모든 산업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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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0화

진이군은 겁에 질린 나머지 큰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하지만 한지훈은 개의치 않고, 뒷짐을 진 채 앞으로 나아갔다. 진국화가 청하기도 전에, 그는 먼저 맞은편 소파에 앉아 유유히 그들을 바라보았다. 어린 두 형제가 제 아무리 떠들어도 한지훈은 침묵만을 지켰다. 반면 진국화는, 한지훈의 예리한 눈빛에 극히 불편한 기분이 들었다. 이내 그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한 선생, 내... 내가 잘못했어. 나의 죄를 인정할게... 하지만 당 문주가 벌인 짓은, 정말 내가 시킨 게 아니야!”곧바로 진국화는 한지훈 앞에 털썩하고 무릎을 꿇었다. 이렇게 쉽게 무릎까지 꿇고 잘못을 인정하며 용서를 비는 진국화의 모습에, 형제 두 사람 역시 어쩔 수 없이 모두 머리를 숙였다. “네가 시킨 게 아니라는 걸 알기에 넌 아직 지금까지 살아 있는 거야. 하지만 진 씨 집안에 대한 나의 태도는 여전히 변함없어. 내가 딱 한 번만 말할게. 당장 모든 재산을 내놓고 강중에서 나가! 그렇지 않으면 너희들 모두 죽게 될 거야!”한지훈은 할 말을 마치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문밖으로 걸어갔다. 도청 전인은 싸늘한 눈빛으로 진씨네 부자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희들한테 주는 마지막 기회야! 만약 내일 아침까지 아무것도 내놓지 않는다면, 내일이 바로 너희들의 제삿날이 될 거야!”뒤이어 도청 전인도 몸을 돌려 별장을 떠났다. “꼴깍!”공포심에 휩싸인 진국화는 겨우 침을 한 모금 삼키고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방금 그 5분의 시간은 그에게 있어 5년처럼 느껴졌다. 한지훈의 눈빛은 마치 화살처럼 자신의 마음을 정확히 꿰뚫어 보는 듯했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뿜어 나오는 어마어마한 위세에, 진국화는 거의 숨도 못 쉴 정도로 괴로웠다. “내가 방금 말한 대로 당장 소 변호사한테 연락하여 모든 수속을 밟도록 해. 그리고 내일 아침까지 모든 회사 자료를 우연 그룹에 넘겨! 그렇지 않으면, 우리 진 씨 집안은 재앙을 맞이하게 될 거야!”진국화는 진이신을 향해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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