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한지훈은 그들을 살육하는 게 본질적인 목적은 아니었다. 필경 다들 용국의 무종이니까. “청봉문?”이내 한지훈은 오릉군 가시를 거두고는 고개를 기웃거리며 말했다. “청봉문이 움직이지 않는 한, 우리도 최대한 몸을 사리는 게 좋아. 괜히 많은 목숨을 앗아 갔다가는 우리한테도 좋을 건 없을 테니까!”“당장 저 세 사람의 시체를 수습하고, 우리는 곧 청봉문으로 가자!”뒤이어 도청전인은 급히 제자 몇 명에게 명령하여 당백성 일행의 시체를 처리하고는, 각자의 종문으로 돌려보냈다. 수습을 마치고 나서야 그는 한지훈을 따라 함께 청봉문으로 달려갔다. 한편 그 시각, 낙구영은 서재 앞을 서성거리고 있었다. 오후에 돌아온 후로부터, 낙구영의 마음은 줄곧 초조하고 불안했다. 안절부절못한 그의 모습에, 제자들조차도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다. 낙구영이 한창 심란해하고 있을 무렵, 청봉문의 제자 한 명이 빠른 걸음으로 서재로 들어섰다. “장문 님, 문밖에 두 사람이 찾아와서 문주 님을 만나 뵙고 싶다고 합니다!”“응?”낙구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누군데?”“한 명은 한지훈이라고 하고, 또 다른 한 명은 천검종의 장교라고 주장하더군요. 도청전인인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제자는 조심스럽게 보고하였다. “얼른 안으로 모셔!”곧바로 낙구영은 로비로 걸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지훈과 도청전인은 나란히 로비로 들어섰다. “한 선생님, 도청 어르신, 얼른 앉으시죠!”낙구영은 매우 겸손한 모습을 보였고, 이내 제자 한 명이 한지훈과 도청전인에게 의자를 건네주었다. 한지훈 역시 공손한 태도를 보이며 자리에 앉고는, 입을 열었다. “낙 문주, 저희가 이번에 여기까지 찾아온 것은 긴히 낙문주에게 할 말이 있어서입니다!”곧이어 한지훈은 도청전인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도청전인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방금 일어난 모든 일들을 낙구영에게 털어놓았다. “뭐라고요?”당백성 일행이 전부 한 씨 집안 별장에서 죽게 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낙구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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