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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7화

작가: 봄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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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은 상황에 당백성 역시 등잔불을 흘깃 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설마, 여기에 진법이라도 세운 건가?”

당백성의 추측에, 노덕왕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연이어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진법을 제외하고는, 그 다른 어떠한 이유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두 사람이 시간을 질질 끌면서 더 이상 나아가려 하지 않자 도청 전인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우리 목숨 따간다고 하지 않았어? 그런데 그렇게나 멀리 떨어져서 뭐 하는 거야!”

이내 도청 전인은 다시 칼을 휘둘렀고, 무수한 검의 기운이 잇달아 두 사람을 덮쳤다.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살기에, 당백성은 급히 몸을 돌려 도망쳤다.

사실 그는 자신이 유혁선보다 실력이 뛰어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었다.

그런 유혁선이 이미 도청 전인의 손에 죽게 된 이상, 그는 더 이상 똑같은 결말을 당하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든 반드시 살아남고 싶었다.

그러나 그들이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일단 한 씨 집안 별장에 들어온 이상, 다시 멀쩡히 살아서 나가는 건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는 것을.

곧바로 당백성이 문어귀로 도망치려는 순간, 한지훈은 갑자기 몸을 날려 한 마리의 독수리처럼 무서운 자태로 당백성의 뒤에 다가갔다.

이내 오릉군 가시를 들고는 곧장 당백성에게로 달려갔다.

눈치 빠른 당백성은 뒤통수가 서늘한 것을 느끼고는 급히 옆으로 몸을 돌렸다.

그러나 오릉군 가시는 마치 눈이라도 달린 듯이, 다시 정확한 각도로 당백성의 옆구리를 찔렀다.

“아악!”

그제야 당백성은, 방금 유혁선이 왜 도청 전인의 공격을 하나도 막아내지 못했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 역시도 자신의 평소 실력의 절반만큼도 발휘하지 못했다. 지금으로서는 2성 현급 천왕계의 실력에 그칠 뿐이었다.

청천벽력의 상황에 당백성은 후회하게 됐다.

“푸!”

그가 망설이는 틈을 타, 오릉군 가시는 다시 당백성의 왼쪽 옆구리를 깊게 찔러 오른쪽 옆구리로 아예 관통하였다.

“한... 한지훈, 너... 진법을 할 줄 알았어?”

당백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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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그 검은 그림자의 속도는 매우 빨라서 설령 한지훈이라 할지라도 쉽게 따라잡기가 힘들었다. 용칠은 이미 저 멀리까지 떨어져 있었다. ‘삼성 천왕계인가?’ 쫓아가는 내내 한지훈은 머리를 굴렸다. 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국왕을 위협하려 하는지 의문이었다. 게다가 이 사람의 몸놀림은 매우 빨라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자괴감까지 들었다. 곧이어 검은 그림자는 어느새 천자각 담 밖에 도착하였고, 바로 망설임 없이 몸을 날려 담을 뛰어넘었다. 한지훈 또한 바로 그 뒤를 쫓아갔다. 이내 검은 그림자가 천자각에 침입하려는 순간, 여섯 명의 국로가 갑자기 나타나 천자각 앞을 가로막았다. “누가 감히 이곳에 발을 내디뎌! 천자각에 함부로 무단침입하면 벌을 받게 될 텐데!” 눈 깜짝할 사이에 여섯 사람은 검은 그림자를 겹겹이 에워쌌고, 그 무렵 한지훈도 도착하였다. “어르신들, 전 흑병대 진우라고 합니다!”이내 검은 그림자는 허리춤에서 검은 옥패 하나를 꺼내 들고는 여섯 명의 국로에게 보여주었다. ‘흑병대? 바로 천자각 소속의 용국 최고 정보기관이잖아.’ “당장 마스크 벗어!” 하지만 국로들은 여전히 조금도 방심하지 않고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국로 님, 저 정말 진우 맞습니다! 방금 유럽에서 금방 돌아왔고요. 지금으로선 그 어떤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폐하를 만나고 싶습니다!”진우는 초조한 표정으로 말했다. “기다려!”곧이어 한 국로가 몸을 돌려 천자각 안으로 먼저 걸어갔다. 남은 다섯 명의 국로들은 여전히 진우를 에워싼 채 조금도 놓아줄 마음이 없었다. 그렇게 족히 5분이 흐르고 나서야, 방금 자리를 떠난 국로가 다시 돌아와 진우에게 말했다. “천자께서 무기를 내놓으시라 한다!”그러자 진우는 두 손을 번쩍 들고는 국로들을 향해 말했다. “저 원래 아무 무기도 안 가지고 왔어요. 안 믿기시면 직접 몸수색해 보셔도 됩니다!”곧이어 진우는 드디어 천자각으로 들어섰다. 저벅저벅 걸어가던 그는 갑자기 머리를 돌려 자신의 뒤를 따르는 한지훈

  • 용왕사위   제2184화

    “나랑 한 약속을 절대 잊지는 마. 곤윤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으마!”말을 마친 예 씨 어르신은 국왕과 악수를 나누고는 이내 고개를 돌려 진왕을 노려보았다. “멍하니 서서 뭐 해? 넌 나랑 가야지!” 진왕은 내심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예 씨 어르신을 따라 함께 용각을 나설 수밖에 없었다. 뒤이어 강만용과 신한국도 국왕에게 작별을 고하고는, 집에 전화를 걸어 안부를 전하였다. 그리고는 각자 어린 손자들을 데리고 예 씨 어르신과 함께 곤윤으로 돌아가게 됐다. 두 각로 또한 예 씨 어르신이 결코 심상치 않은 인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 예 씨 어르신의 문하에, 자신들의 손자를 들여보낼 수만 있다면 앞으로 그들의 앞날은 매우 창창할 것 같았다. “폐하, 이왕 파룡군이 다시 재편된 이상 사령관의 자리는 여전히 유청이 맡았으면 합니다!”한지훈이 자신의 뜻을 밝히자, 국왕은 살짝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 말은 더 이상 북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거야?”사실 국왕은 한지훈의 뜻을 오해하고 있었다. 그가 국왕의 비위에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북양을 떠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한지훈이 다시 북양의 사령관으로 돌아갈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이다. “폐하께서도 보셨다시피 저는 요즘 집안에 자질구레한 일도 너무 많고, 게다가 4대 가문도 저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만약 제가 다시 북양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반드시 큰 파란이 일어날 것입니다!”한지훈은 생각에 잠긴 듯 조심스레 말했다. 그 말을 들은 국왕은 미간을 찌푸렸다. 암만 생각해도 한지훈은 용국의 안정을 지키기에 매우 중요한 존재였다. 일단 한지훈이 다시 북양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이 퍼지게 되면, 수많은 열국이 군대를 철수할 수도 있을 정도였다. 한지훈이 아닌 다른 사람이라면 전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완곡하게 거절하는 한지훈의 뜻에, 국왕은 다시 한번 심사숙고해야 했다. 현재 용국에서의 4대 가문의 영향력

  • 용왕사위   제2183화

    우연 그룹과 라이언사의 협의는 아무런 착오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자금을 투입한 회사들이 갑자기 투자금을 전부 철회하려 한다는 것이었다. 거의 400억에 달하는 자금을 단번에 철회하는 것은 더욱 말할 것도 없고, 전에 이국호가 직접 우연 그룹에 투자한 100억까지 전부 회수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연 그룹은 라이언사와 계약을 체결한 지 이틀도 안 되어 바로 공급 업체와 연락을 취하여 이미 수천 톤의 약재를 보낸 상황이었다. 그리하여 우연 그룹은 현재로서는 이 약재들 외에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다. 당장 400억을 모아서 갚기는 버거웠다. 그러나 상대방은 일말의 자비도 없이 이미 우연 그룹에 마지막 경고까지 내린 상황이었다. 만약 3일 내에 투자금을 반환하지 않는다면, 법정에서 만나게 될 거라고. 그런데 놀랍게도 투자 협정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참깨보다도 더욱 작은 글씨가 한 줄 있었다. 당시 강우연은 한시라도 빨리 자금을 모으려는 욕심에 자세히 읽지를 않았다. 그 작은 글씨는 바로, 투자자들은 언제든지 투자를 철회할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 게다가 일단 철회를 요청하면 우연 그룹은 반드시 7일 이내에 모든 투자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제야 강우연은 이국호와 그 라해붕이라는 사람이 애초에 처음부터 자신의 뒤통수를 치려고 노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 무슨 말을 해도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현재로선 가능한 한 빨리 자금을 조달하여 상대방에게 돌려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나계홍과 강우연이 더욱 절망스러운 건, 강중뿐만 아니라 성내의 모든 은행들도 우연 그룹과의 협력을 전부 차단했다는 것이다. 설사 우연 그룹의 사무청사로 담보를 잡는다 하더라도 한 푼도 대출받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결국 막다른 골목에 이르게 된 나계홍은 어쩔 수 없이 한지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초지종을 들은 한지훈은 순간 마음속으로 4대 가문을 떠올렸다. 전에 자신이 1600억의 거금으로 4대 가문을 유인하여 크나큰 손실을 입

  • 용왕사위   제2182화

    “당신...”무적천은 뜻밖에도 노인이 면전에 대고 자신을 위협할 줄은 몰랐다. 그러나 방금 조경해의 최후를 바로 옆에서 보게 된 무적천은 하는 수 없이 일단 마음속의 노기를 억눌렀다. 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흑룡심만 융합하게 되면 더 이상 이 늙은 영감은 무섭지 않을 것 같았다. 그리하여 일단은 최대한 굽히기로 하였다. 그렇게 무적천은 스스로 마음을 가다듬고는 마지못해 웃음을 짜내며 말했다. “어르신, 다음에 또 만나요!”이내 무적천은 소매를 거두고는 성큼성큼 대전 밖으로 곧장 나섰다. 황약사의 곁을 지나가면서 그를 한번 곁눈질하기도 했다. 반면 황약사는 온통 신경이 노인에게로 집중되어 무적천을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어르신, 말씀 좀 여쭙겠습니다... 어르신이 혹시 바로 예충기 선생님이신가요?”무적천이 대전을 나서자마자 황약사는 재빨리 앞으로 나아가 노인에게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황약사를 곁눈질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오래전부터 다들 날 그렇게 부르더라고. 그나저나 너, 네 아버지랑 많이 닮았구나!”노인의 정체를 알게 된 황약사의 눈동자에서는 순간 두 개의 정광이 뿜어져 나왔다. ‘이 영감이 여태 살아 있었다고?’ 황약사는 내심 놀랍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 놀라운 사실은, 그는 자신의 아버지 세대로부터 이 기인에 대해 이야기를 전해 들어오고 있었던 것이고, 무서운 사실은, 지금까지 자신의 허점을 드러내지 않고 줄곧 약왕파에 은거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오늘날 어떤 모욕을 당할지 가늠이 되지 않으니까. 황약사는 그런 예충기가 대체 어떤 경지에까지 오른 건지 감히 추측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황약사 아버지 세대들은 흔히들, 이 노인이 이미 4성 천신계의 경지에 다다랐다고 하였다. 다만 그때로부터 이미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노인의 현재 실력에 대해서 감히 결론을 내릴 사람은 없었다. “어르신을 만나 뵙게 되어 매우 영광입니다!”곧바로 황약사는 노인에게 허리를 굽혀 절을 하였고, 이내 국왕

  • 용왕사위   제2181화

    한편 그 시각, 각 열국의 대사관과 영사관은 진왕으로부터 온 사과 편지를 받게 되었다. 편지에 적힌 내용은, 본인은 전에 열국을 상대로 약간의 도발을 했을 뿐 절대 국왕의 자리를 빼앗을 마음은 없었다고 적혀 있었다. 내용을 확인한 이국의 해군 사령관 미고양은, 너무나도 기가 찰 지경이었다. 수십 척의 대형 전함을 이끌고 먼바다를 건너 용국 해역까지 왔는데, 한 방도 쏘지 못하고 대극이 끝날 줄이야. “젠장! 못돼먹은 늙은이 같으니라고!”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단지 마음속의 분노를 터뜨리는 것 외에는 그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가능한 한 빨리 철군하는 것이었다. 이쯤이면 용국의 사해 군대가 해역으로 급히 출격할게 뻔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철수하지 않으면 용국의 함대에 포위되어 섬멸될 수도 있게 된다. 그렇게 용국의 각 국경지는, 순식간에 찬물을 끼얹은 듯이 분위기가 싸해졌다. 남방의 일부 작은 나라들은 웅국과 이국 모두 순순히 철수하는 것을 보고는, 마찬가지로 감히 나서지를 못했다. 이내 그들은 잇달아 사람을 파견하여 용국에 가서 직접 사과하게끔 하였고, 또한 영원히 용국의 뜻을 따르며 다시는 말썽을 일으키지 않겠다고 약속까지 하였다. 다들 잇달아 꼬리에 꼬리를 물어 용각에 전화를 걸었다. 그 무렵, 용각에서는 한 교위 장교가 전해져 오는 모든 소식을 일일이 정리하고는 직접 천자각에 보내 국왕에게 단번에 보고하였다. 각 열국의 소식을 접하게 된 국왕은 마침내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강 씨 어르신, 그리고 진 씨 어르신! 이젠 두 분도 복직해야 하지 않을까요?”이내 국왕은 자리에서 일어서고는 강만용과 신한국에게 다가가 말했다. “감사합니다, 폐하! 하지만 저희 두 사람은 이미 연세가 많은걸요. 이제 용각에는 패기 넘치는 젊은 피가 필요합니다. 지금 이렇게 평화로운 틈을 타 가능한 한 빨리 더욱 많은 젊은 세대를 양성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희 두 영감은 더 이상 용각을 지키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강만용과 신한국은 나란

  • 용왕사위   제2180화

    “푸!”바로 그 순간, 비수를 잡고 있던 낙 씨 어르신의 손목은 쿵하고는 땅에 떨어지게 됐다. “여봐라!” “네!”뒤이어 위수군으로 위장한 파룡군 병사 두 명이 재빠른 걸음으로 대전으로 들어왔다. “당장 이 영감을 바닥에 눕히고 채찍질하여 죽여!”“네!”낙 씨 어르신은 이를 악문 채 부러진 자신의 손목을 바라보며 식은땀을 흐르기 시작했다. 엄청난 고통에도 불구하고 그는 비명도 지르지 않았다. 곧바로 낙 씨 어르신은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보며 말했다. “이런 개자식... 내가 지옥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헛소리하지 마!”이내 한 병사가 그의 손을 뿌리치고는 냅다 힘껏 따귀를 날렸다. 곧이어 낙 씨 어르신이 성전 밖으로 끌려나가 형을 집행할 준비를 하고 있을 무렵, 한지훈은 옷매무새를 바로잡고는 국왕 앞에 다가와 말했다. “폐하, 원래 계시던 자리로 돌아가시죠!”믿기지 않는 눈앞의 장면에 국왕은 감개무량한 기분이 들었다. 일말의 희망조차도 보이지 않을 것 같던 상황에, 다행히 이 노인이 나타나 용국을 지켜주게 되어 너무나도 감사했다. 잠시 생각에 잠긴 국왕은 이내 룡대에 올라 노인과 한지훈을 향해 손을 휘두르며 말했다. “여러분의 전폭적인 지지에 매우 감사드립니다! 오늘의 용국은 모두 여러분이 지켜낸 것입니다!”“폐하 만세!”만조의 백관들도 눈치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국왕은 이미 다시 제 자리에 돌아오게 됐고 진왕은 진작에 죽게 되었으니, 지금 이 순간만큼은 당연히 충성심을 많이 보여야 했다. 국왕은 차가운 표정을 한 채, 궁전을 가득 메운 조신들을 흘깃 보고는 이내 용서안에서 명단 하나를 꺼내 용칠에게 건네주었다. “이 명단에 있는 놈들, 전부 체포하여 하옥시켜!”“네!”용칠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일단 명단을 받았다. 그 안에는 수백 명의 이름이 빽빽이 적혀 있었다. 크게는 국보 대신, 작게는 과원 외랑까지 각 직책의 사람들이 있었다. 이 일련의 명단은 바로 모두 낙 씨 어르신과 결탁한 관리 간부들이었

  • 용왕사위   제2179화

    터벅터벅하는 발걸음 소리와 함께 장엄한 표정의 용칠이 천자각으로 들어섰다. “북양 왕께 보고 드립니다. 방금 저희 부대가 위수군 전체를 인수하였습니다. 전임 위수군 총지휘관인 양신비는 이미 저희가 생포하였고, 지금 바로 대전 밖에 방치하고 있습니다!”용칠의 등장에 낙 씨 어르신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젠장!’ 그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용칠은 전혀 배신할 거라 예상치도 못했는데 뜻밖에 이렇게 뒤통수를 칠 줄은 몰랐다. “너... 너 말도 안 돼! 난 너한테 실권을 준 적도 없는데, 대체 네가 어떻게 위수군을 넘긴 거야!”낙 씨 어르신은 흥분을 주체하지 못한 채 미친 듯이 노호하며 말했다. 용칠은 그런 낙 씨 어르신을 힐끗 쳐다보고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어르신께서 확실히 영리한 사람인건 인정합니다.”“하지만 하도 욕심이 많으셔서 파룡군이 어르신의 큰 계획을 망치게 될까 봐 두려워하시던 그 모습은 매우 별로네요. 주구장창 파룡군이 하루라도 빨리 해산되기를 간절히 바라셨잖아요. 그래서 제가 이참에 좋은 아이디어를 떠 올린 겁니다!”“바로 파룡군을 개편하는 거죠. 어떠세요?”그 말을 들은 낙 씨 어르신은 깊이 숨을 한 모금 들이마셨다. 사실 전에도 용칠이 그에게 이 아이디어를 제안했 때, 낙 씨 어르신은 확실히 감탄했었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아예 파룡군을 깨끗이 처리할 수 있고 한지훈의 손아귀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으니까. 그리하여 낙 씨 어르신은 당시 두말없이 용칠의 설득에 따라 20만 명의 파룡군을 각기 각 전구에 혼 편 시켰다. 그렇게 용경의 위수군에도 5천 명이 배치되었다. “너... 너 나를 속인 거였어!”하지만 낙 씨 어르신은 지금에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용칠이 애초에 파룡군을 개편하려는 것은 음모였다는 것을. “잔머리 하나 굴리는 건 정말 최고네!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어!”이내 한지훈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그리고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오늘 넌 반드시 죽게 될 거야!!”“그나저나 북

  • 용왕사위   제2178화

    진왕은 얼얼해진 얼굴을 붙잡고는 풀이 죽은 채 고개를 숙였다. 노인의 위압감은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벌벌 떨게 만들었다. 세상 거만하던 무적천도 그의 앞에서는 대놓고 숨조차 쉴 수가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지훈이 손에 용검을 든 채 돌아왔다. “여봐라, 이 영감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모조리 죽여도 돼!”노인은 한 손을 짊어지고는 진왕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 말은 즉, 노인은 아직 진왕이 쓸모가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었다. 사실 진왕이 사주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부대를 통제할 수 있고, 적까지 물리칠 수가 있다. 노인의 꿍꿍이를 눈치챈 한지훈은 이내 고개를 돌려 낙 씨 어르신을 바라보았다. 마침 뒷문으로 빠져나가려고 하던 낙 씨 어르신은, 뜻밖에도 노인이 진왕을 놓아준 사실에 깜짝 놀라게 되었다. “한지훈, 사실 이 모든 걸 계획한 건 내가 아니라 저 놈이야! 진왕이 나더러 어떻게든... 너랑 용각 장로를 처단하고 위수군의 지휘권을 장악해라고 했어!”“나... 나는 정말 결백해!”더 이상 도망갈 길이 없었던 낙 씨 어르신은 갑자기 태세 전환을 하며 모든 죄를 진왕에게 떠밀었다. 그러자 한지훈은 손에 든 참룡검을 꽉 쥔 채 살기 어린 눈빛으로 낙 씨 어르신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양 각로를 죽일 때까지만 해도 오늘 같은 날이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겠지?”“오양 각로님께서는 일생 동안 용국을 위해 온갖 희생을 다 하셨어. 대체 그분한테 무슨 잘못이 있다고?”“뿐만 아니라 강로와 진로도 본인들이 소유한 재물을 전부 기부하면서 나라에 큰 충성심을 보였어! 그런데 넌 기어코 그 두 분을 군비를 탐내는 죄로 누명을 씌우려고 해?”“추량진이 국왕한테 얘기하더구나. 넌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모조리 총살한다고!”“당장 말해! 대체 누구로부터 사주를 받은 거야!”제대로 정곡이 찔린 낙 씨 어르신은 순간 얼굴이 하얗게 질려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에게 이젠 더 이상 퇴로가 없었다. 한지훈의 눈에 가득한 살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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