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이어 한지훈과 도청 전인이 자리를 뜨고 나서야, 낙구영은 진국화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편 그 시각, 진국화는 홀로 황홀한 꿈을 꾸고 있었다. 일단 당백성이 도청 전인을 처단하게 되면 진 씨 집안의 산업도 따라서 성장하게 될 거라 믿었다. “아버지, 만약 정말 도청 전인을 깨끗이 제거하게 된다면 그때는 저희가 원 씨 집안에 도움을 청해도 되지 않을까요? 어차피 남은 사람이라고는 한지훈 한 명뿐인데, 원 씨 집안이 설마 한 명도 상대 못하겠어요?”진이신은 득의양양한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는, 자신의 잘못된 선택으로 원 씨 집안과 손을 잡아 천 씨 집안을 나락으로 끌어들인 것 같아 자책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와서 보면, 바로 자신의 그 일시적인 충동 덕에 진 씨 집안이 오히려 절호의 기회를 얻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진국화는 연신 고개를 가로저었다. “진이신, 진이군, 너희들 모두 명심해. 평생 다른 사람한테 빌붙으려는 생각은 하지 마. 게다가 이번의 위기는 우리 스스로 아니면 전혀 이겨낼 수가 없어...”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 낙구영으로부터 걸려온 전화인 것을 확인한 진국화는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낙 문주?”진국화는 잠시 망설이다가 이내 전화를 받았다. “진 문주, 전 더 이상 진 씨 집안일에 끼어들 여력이 없습니다. 당 문주와 나머지 두 문 주는 이미 모두 한 씨 집안 별장에서 죽게 됐고요! 제 말 잘 들으세요. 당장 진 씨 그룹 산업을 내놓고 멀리 타지로 떠나세요!”“지금으로서는 돈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닙니다!”낙구영은 할 말만 마치고는 전화를 끊었다. 진국화는 휴대폰을 든 채 한참 동안 멍하니 있다가 겨우 정신을 차렸다. ‘당백성... 그 세 사람 모두 다 죽었다고?’ “아버지, 왜 그러세요?”진이신은 하얗게 질린 진국화의 표정을 보고는 급히 다가가 물었다. “당... 당 문주, 그 일행들이 죽었대! 지금 당장 우리 진 씨 집안의 모든 산업과 지
진이군은 겁에 질린 나머지 큰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하지만 한지훈은 개의치 않고, 뒷짐을 진 채 앞으로 나아갔다. 진국화가 청하기도 전에, 그는 먼저 맞은편 소파에 앉아 유유히 그들을 바라보았다. 어린 두 형제가 제 아무리 떠들어도 한지훈은 침묵만을 지켰다. 반면 진국화는, 한지훈의 예리한 눈빛에 극히 불편한 기분이 들었다. 이내 그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한 선생, 내... 내가 잘못했어. 나의 죄를 인정할게... 하지만 당 문주가 벌인 짓은, 정말 내가 시킨 게 아니야!”곧바로 진국화는 한지훈 앞에 털썩하고 무릎을 꿇었다. 이렇게 쉽게 무릎까지 꿇고 잘못을 인정하며 용서를 비는 진국화의 모습에, 형제 두 사람 역시 어쩔 수 없이 모두 머리를 숙였다. “네가 시킨 게 아니라는 걸 알기에 넌 아직 지금까지 살아 있는 거야. 하지만 진 씨 집안에 대한 나의 태도는 여전히 변함없어. 내가 딱 한 번만 말할게. 당장 모든 재산을 내놓고 강중에서 나가! 그렇지 않으면 너희들 모두 죽게 될 거야!”한지훈은 할 말을 마치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문밖으로 걸어갔다. 도청 전인은 싸늘한 눈빛으로 진씨네 부자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희들한테 주는 마지막 기회야! 만약 내일 아침까지 아무것도 내놓지 않는다면, 내일이 바로 너희들의 제삿날이 될 거야!”뒤이어 도청 전인도 몸을 돌려 별장을 떠났다. “꼴깍!”공포심에 휩싸인 진국화는 겨우 침을 한 모금 삼키고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방금 그 5분의 시간은 그에게 있어 5년처럼 느껴졌다. 한지훈의 눈빛은 마치 화살처럼 자신의 마음을 정확히 꿰뚫어 보는 듯했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뿜어 나오는 어마어마한 위세에, 진국화는 거의 숨도 못 쉴 정도로 괴로웠다. “내가 방금 말한 대로 당장 소 변호사한테 연락하여 모든 수속을 밟도록 해. 그리고 내일 아침까지 모든 회사 자료를 우연 그룹에 넘겨! 그렇지 않으면, 우리 진 씨 집안은 재앙을 맞이하게 될 거야!”진국화는 진이신을 향해 큰
‘라이언 의약?’ 무릇 의약 분야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회사의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국의 모든 의료 약품은 이 회사에서 공급하고 있다. 즉 어느 회사든지, 일단 라이언 의약과 구매 협의를 맺을 수 있게 되면 바로 떼돈을 버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 혈압약 말씀하시는 건가요?”강우연은 이내 작은 약병을 꺼내 스미스에게 건네주었다. 스미스는 자세히 약병을 훑어보고는, 뚜껑을 열어 냄새를 맡고 나서야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바로 이거예요!”우연 그룹이 만든 이 혈압약은 다른 약품과는 달리, 은은한 식물향을 띠고 있었기 때문에 쉽게 구별할 수가 있었다. “저희가 이 약품을 대량으로 주문하고 싶습니다. 다만 우연 그룹이 그만큼 뛰어난 공급 능력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네요.”스미스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러자 강우연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혹시 한 번에 얼마를 주문하실 생각이신가요?”“현재 가격으로 총 150억 달러의 양을 주문할 예정입니다! 게다가 저희가 요구하는 공급 시간은 다소 빠듯합니다. 단 4개월 안에 끝내야 합니다!”“저희 회사에 대해서는 제가 자세히 얘기하지 않아도, 강 대표님께서는 잘 아실 거라 믿습니다. 사실 4개월 후가 바로 이국 의약국이 가격을 경쟁하는 가장 치열한 시기입니다. 그리하여 그전에 저희는 반드시 제품을 받아야 합니다!”“그래야만 나중에 의약국에 의료 보험 심사를 제출할 수 있고, 심사를 통과해야만 일주일 내에 이국 전역으로 제품이 공급이 될 겁니다!”스미스는 특별히 강우연에게 이국 의약국의 정상적인 심사 절차까지 설명해 주었다. 그 말을 들은 강우연은 눈썹을 찌푸린 채 입술을 가볍게 깨물며 생각에 잠겼다. 150억 원 가치에 달하는 거래는 확실히 솔깃한 제안이었다. 용국 화폐로 환전하면 약 700여 억이 되는 금액이었다. 이것은 단언컨대 우연 그룹이 설립된 이래 제안받은 가장 큰 주문양이었다. 그러나 단 4개월 안에 이렇게나 많은 약품을 생산해 내는
스미스를 떠나보낸 후 강우연은 가장 먼저 나계홍을 자신의 사무실로 불렀다. 라이언 의약이 대규모 주문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계홍은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이게 말이 되는 건가?! 300억의 주문을 4개월 안에 받게 되다니,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의약 회사는 국내에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이익도 어마어마했다! “강 대표님, 이 사업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이어가야 합니다. 제… 제가 다시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참, 우연 그룹의 주주들에게도 다시 전화를 해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예상치 못한 이익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나계홍이 강우연에게 제안했다.어쨌든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하면 그만큼 힘이 커질 테니, 한두 사람의 힘으로는 매우 제한적일 것이다. “좋습니다, 조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 대표님!”그제야 강우연은 자신의 회사에도 주주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 냈지만, 그녀는 동방염의 일 때문에 이국호를 계속 마음에 두고 있었다. 이국호도 결국 그 사건의 피해자 중 한 명이었고, 동방염에게 뺨을 맞아 객실에서 기절까지 했으니 동방염과 그다지 깊은 교제는 없었을 것이다! 이 생각을 하자, 강우연은 곧장 이국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편, 이국호와 동방염 두 사람은 강중의 5성급 호텔 객실 안이었다. “도련님, 역시나 강우연이 전화를 걸어왔습니다!”울리는 전화기를 꺼내며 이국호는 자랑스러운 미소를 지었다.“빨리 받아!”동방염은 퉁명스럽게 이국호를 흘끗 쳐다보며 소리쳤다. “여보세요, 이국호입니다. 강 대표님 맞으십니까?”이국호는 의기양양한 말투로 전화를 받았다. “이 대표님, 상의드릴 일이 있는데 잠시 강중으로 와주실 수 있으세요?”강우연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강 대표님, 죄송합니다. 제가 용경에서 사업 협상을 하고 있어서 시간을 내기 어려울 듯합니다!”이국호가 난처한 말투로 대답하자, 강우연은 어쩔 수 없이 라이언 그룹의 거액 주문 건을 한 번 설명했다. 이국호는 냉소적인 표정으로 강우연의
동방염은 강우연이 이미 자신의 함정에 빠지자, 돌아서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전화기를 꺼내 원상용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때, 원씨 가문은 이미 동방염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비록 비무에서는 패배했지만, 시장에서는 강우연을 물리치고 심지어는 우연 그룹을 단기간에 파산시키는 것도 원씨 가문의 체면을 살리기에 충분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원상용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동방염 군, 강우연 측에서 답이 있소?”“이미 됐습니다. 강우연은 절대 도망치지 못할 겁니다. 이번에는 제가 원씨 가문의 화풀이를 도와주고 있으니 삼촌께서는 제가 헛수고를 하게 내버려두지 않으시겠죠?”동방염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원상용은 눈을 가늘게 떴다, 동방염 이 개자식이 감히 이 틈을 이용해 한몫을 챙기려 들다니!전화상으로도 원상용이 크게 숨을 들이쉬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지만, 동방염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제 원씨 가문은 더 이상 안중에도 없었고, 두 가주가 연이어 한지훈에 의해 죽은 후 원씨 가문의 체면은 이미 저 지하 끝까지 떨어졌다! 체면이 구겨진 걸 만회하지 않으면, 이전의 원씨 가문에 의존했던 세력들은 곧 선을 긋게 될 것이다! “동방염 군, 만약 강우연이 계략에 빠지면 우리 두 가문이 공평하게 이익을 나누도록 하지. 이걸로 동방 가문은 만족하겠소?”원상용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하, 역시 삼촌께서는 매우 호탕하십니다. 며칠 안에 삼촌께 반드시 좋은 소식을 들려 드리겠습니다!”말을 마친 동방염은 전화를 끊었다. 그는 잔에 와인을 더 따른 뒤 한 모금 들이켰다. 한편, 강우연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으며 전력을 다해 준비하고 있었다. 나씨 가문뿐만 아니라, 진씨 가문의 모든 산업도 라이언 그룹의 주문으로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그날 밤, 스미스는 강우연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어 강우연을 더욱 확신에 차게 만들었다. 이튿날 오전 10시가 되어서야 이국호는 우연 그룹 사옥에 도착했다. “이 대표님,
“물론 가능하죠! 그럼 내일 점심에 개선 빌딩에서 뵙겠습니다!”강우연은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녀 곁에는 도청전인이 있었기에, 전혀 두렵지 않았다. 게다가 동방염은 도청전인의 제자이지 않은가! 동방염 외에 또 누가 감히 그녀를 노리겠는가? 강우연은 여전히 자신감이 있었다. 이국호를 떠나보낸 후, 강우연도 전방위적인 준비를 했다. 적어도 이 건의 이윤이 얼마나 높은지, 어떻게 성공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먼저 명확하게 생각해야 했다. 우연 그룹과 동방염 모두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동방염 도련님, 혹시 도련님께서도 같이…”“아니, 내 스승님께서 틀림없이 동행하실 거다. 만약 내가 가면 일을 성사시키기 어려워지겠지!”동방염은 고민 끝에 결국 그날이 밝는 날까지 숨어있기로 결심했다! “그럼, 원씨 가문에서 보낸 그 라 선생은 알아보지 못하겠죠?”이국호는 약간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라해붕이라는 이 사람도 한때 무종 사람이었고, 원씨 가문에 받아들여진 후 그들의 충견이 되었다! “그자는 줄곧 해외에 있었고, 무종도 용국에만 있는 게 아니잖아. 무종이 전 세계에 있는데 해외에서 돌아온 그를 누가 알아보겠어? 내일 이 성대한 쇼를 무슨 일이 있어도 잘 끝내야 해!”“돈만 입금되고, 강우연이 스미스와의 계약서에 서명하기만 하면 성공이라고!”동방염이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이때, 그는 강우연이 자기 앞에 무릎을 꿇고 울면서 애원하는 모습을 본 듯했다! 생각하면 할수록 동방염의 기분은 더욱 날아갈 것만 같았다. 그때 가서 이 아름다운 여인을 어떻게 유린하지?! 동방염은 이 생각을 하며 얼굴에 사악한 미소를 띠었다. 같은 날 오후, 강우연이 한창 바쁜 와중에 나계홍이 갑자기 그녀를 찾아가 굳은 표정을 지었다. “나 대표님, 무슨 일이세요?”강우연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강 대표님, 제가 의심스러워서 그런 게 아니라…”나계홍은 몇 번이고 말을 잇지 못했다. “뭔데 그러세요?!”강우연은 눈썹을 치켜올리고 나계홍을 바라보
나계홍의 말에 강우연은 예전의 동방염을 상기시키지 않을 수 없었다.그러나 모든 것이 혼란스러울 때 강우연은 단번에 명확한 판단을 내릴 수 없었다.잠시 생각한 후, 강우연은 여전히 회사를 성장시킬 이 기회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고개를 들고 말했다.“나 대표님, 대표님의 걱정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너무 아까울 것 같습니다!”강우연의 말을 들은 나계홍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에게 말했다. “이렇게 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은 그들과 접촉을 하지만, 후에 발을 뺄 수 없도록 너무 많은 투자는 하지 않는 거죠!”두 사람 모두 달갑지 않았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서 수년간의 우여곡절로 인해 그는 의심을 하는 습관이 생겼다. 나계홍 역시 자신의 판단이 틀렸기를 바랐다. 같은 시각, 강중의 한 호텔에서 스미스는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든 채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 동방염은 내가 그를 위해서 일하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군. 정말 말도 안 되지!”“하지만 그가 이용 가치가 있는 한, 그 우월감을 계속 갖게 할 수는 있겠어!”전화기 너머로, 한 중년 남자가 중후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연하지. 하지만 우리 눈에 그들은 개미 같은 존재일 뿐이라고! 그놈들의 공연을 보고 있으면 정말 마음이 후련해진다니까! 그런데, 너도 한지훈이 정말 음양존을 죽였다고 생각하나?”스미스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가 오랜 세월 동안 용국에서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한지훈은 실제로 매우 강하지만, 천왕계 고수일 뿐이며 아직 천신 경지까지는 멀었다! 음양존은 광명십존 중 가장 강한 자는 아니지만, 천왕계 혼자 처리할 수 있는 존재도 아니었다. “그가 가장 의문이 많긴 하지. 왜냐하면 그 큰 산에는 한지훈 혼자만 가봤고, 아쉽게도 너무 늦게 가서 당시 전투 장면을 볼 수 없었어!”“음양존이 다섯 개의 용심 중 하나를 찾았을 가능성이 높으니, 음양존을 죽인 자의 몸에 용심이 들어갔을 테고 말이야!”전화기 너머 중년 남자의
그러나 광명파에 관한 한, 그 둘은 단지 외곽 구성원일 뿐이었다! 만약 그들이 천신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광명파의 핵심권에 들어갈 수 없다. “어제 강중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 세 명의 용국 종문 종주가 한지훈 별장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았고, 세 명의 사성 천급 천왕이 소리 소문 없이 세상을 떠났어. 이 일은 면밀히 조사할 가치가 있어!”캐럴은 어두운 밤에 찍은 동영상 하나를 스미스에게 건넸다.“응?”스미스는 캐럴이 건네준 영상을 받아 여러 번 자세히 봤지만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다.“이 영상에는 전혀 이상할 게 없는데!”“그 아홉 개의 등불을 보라고!”캐럴은 말을 하며 별장 앞에 있는 아홉 개의 등불을 가리켰다. “여길 봐, 음영존이 가장 잘 사용하는 진법과 비슷하지 않아?”“고위층의 판단에 따르면, 음양존이 발견한 용심은 진법을 상징하는 금용용심일 거라는 거야!”캐럴이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 하지만 한지훈은 20대의 젊은이에 불과한데, 어떻게 진법을 배웠을 수 있겠는가? 음양존은 광명십존으로서 의학을 통해 자신의 힘을 강제로 억제해 세상에 나와 있는 것이었고, 삼성 천왕계처럼 보였지만 실제로 그는 천신의 경지에 있었다! 천신의 경지에 있는 사람만이 깨달은 진법은 천왕계에 있는 사람은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영역이었다! 게다가 한지훈은 천왕계일 뿐인데, 음양존과 같은 진법을 펼쳤다고 하니 의심을 사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이걸 80퍼센트는 확신한다는 건가?!”스미스의 안색이 변하더니 고개를 돌려 캐럴을 바라보았다. “90퍼센트 확신하지!”캐럴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러니, 우리의 판단이 옳은지 보기 위해 한지훈을 시험해 보거나, 아니면 그를 죽여야 해!”로드가 차가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한지훈을 죽인다고?! 미쳤군!”스미스는 겁에 질린 얼굴로 로드와 캐럴을 바라보았다. “우리의 판단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어. 어차피 우리는 이번 생에서 다시는 용국에 오지 않을 거잖아!”캐럴의 얼굴에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
중년 남자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하늘에서는 갑자기 비할 데 없이 눈부신 은빛이 번쩍였고 온 하늘은 그 은빛에 휩싸였다. 은빛을 보아낸 중년 남자는 깜짝 놀랐다. 이내 급히 의자에서 일어나 밖을 향해 소리쳤다. “얼른! 모두 전쟁 준비 태세로 들어가!"”그러나 그의 목소리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주위는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그저 눈앞에는 흰 빛이 지나가는 것만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사람이든 강철로 만든 무기든,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어 공기 속으로 흩어지게 된 것이다. 곧이어 긴 머리의 남자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것 같은 그 기운은,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충격에 빠지게 만들었다. 중년 남자는 하늘에 떠오른 누군가의 그림자를 발견하고는 저도 모르게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바로 이때, 엄청나게 강한 기운이 다시 중년 남자의 뒤에서 느껴졌다. “누구야!”이는 한지훈에게 던지는 질문이었다. “북양 왕, 한지훈!”한지훈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북양 왕, 여기는 엄연히 이집트의 수도인데 잘못 알고 찾아온 거 아니야? 천신계 강자라면 세속에 들어설 수는 있지만, 마음대로 살계를 열 수는 없지!” “우리 이집트의 수도까지 와서 뭘 하려는 거야!”이내 하늘에서는 한 노인이 느릿느릿한 발걸음으로 한지훈을 맞이했다. 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노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살계를 열면 안 된다는 거야? 그럼 너희 이집트 역외 강자들은 부상과 연합하여 우리 용국을 도살하려 했는데, 그건 어떻게 설명할 거야?”설마 고위층들은 맘대로 불을 질러도 되고, 백성들은 불을 지르지 못한다는 거야? 그런 말도 안 되는 게 어딨어! “흥! 그건 역외 강자들이 내린 결정이야. 네가 이미 이렇게까지 희생하며 용국을 지키려 한 이상 본분만 지켜! 당장 용국으로 돌아가고, 더 이상 다른 나라들과 갈등을 일으키지 마!”“너희 땅을 지키는 게 바로 네가 마땅히 해야 할 직책이야!”노인은 한지훈을 안중에 두지도
그의 쓴웃음과 함께, 부상이 수십 년 동안 세웠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가주님, 아직 저희에게는 숨겨진 핵무기가 두 개 더 있지 않습니까? 제가 봤을 때...”“뭐? 핵무기?”그 말에 직전 가주는 저도 모르게 탁자를 내리쳤다. 상대는 천신계 고수인데 핵무기로 상대한다고? 핵무기가 제대로 날아가 폭파하기도 전에, 부상에 있는 자신의 가문이 먼저 불똥을 맞을까 봐 두려웠다. “어리석은 놈! 그놈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나 해?”“천신계 강자 수법조차도 맘대로 되돌릴 수 있어. 만약 핵무기를 그놈에게 던진다면, 그건 그저 부상에 더 큰 공포를 조성할 뿐이야!” 직전 가주는 가문을 장악한 지 여러 해가 되었고, 또한 부상의 국권도 직전 가문이 손에 넣고 있었다. 그렇기에 요 몇 년 동안 겪은 풍파들에 대해 그는 모르는 게 없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는 정말 두려웠다. 한지훈 한 사람만으로 이미 부상을 피로 물들였는데, 만약 또다시 심기를 건드리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그는 감히 생각하지도 못했고, 생각하려 하지도 않았다. 비록 스스로도 20대 청년 때문에 간담이 서늘해지는 걸 인정하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게다가 부상의 고수들 중, 한지훈의 손에서 죽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최신 정보에 따르면, 미육 쪽의 최고의 고수들도 방금 한지훈의 손에 죽게 됐고, 미육 전체의 사상자 수는 수천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건 얼마나 무서운 복수인가? 이 상황에 누가 감히 용국을 건드리고 한지훈을 건드리려 하겠는가? “가주님, 저희가 유럽 혹은 비육과 손을 잡는 건 어떤가요? 전 세계 고수들이 모두 한 곳에 모이게 되면 한지훈도 더 이상 피하기 어려울 거라 확신합니다!” 이때 직전 가문의 중요한 구성원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유렵? 연합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해? 절대적인 실력 앞에서 우린 그저 땅강아지일 뿐이야. 우린 그저 역외 다른 강자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어!”“아마 때가 되면...”그는 잠시 멈칫
순간 유럽 전체는 공포에 휩싸이게 됐다. 전에 역외 강자들이 돌아오기 전에도, 한지훈 홀로 유럽 4대 천신계 강자들을 도살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유럽은 다른 열국 역외 강자들과 손을 맞잡고, 함께 용국을 멸망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사실을 한지훈이 전혀 모를 리는 없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의 보복이 유럽 전역을 피바다로 만들 수도 있었다. 그 시각, 유럽 평범한 일가족의 한 노인은 이 소식을 접하고는 하늘을 우러러보며 깊은 탄식을 금치 못했다. 가족들은 떨리는 그의 손을 보아냈다. 다른 한편, 이들보다도 가장 먼저 소식을 접한 영륜 역시 같은 반응이었다. 그중에서도 한궁에 있던 한 백발노인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 “당장 가서 하드레이를 모셔와! 그렇지 않으면 우리 영륜이 아예 지구에서 사라질 수도 있어!”“캐럴 선생님, 제가 보기엔 이 소식의 신빙성이 너무 낮습니다. 그리고 설령 한지훈이 정말 그 역외 강자들을 죽였다 하더라도, 설마 그가 감히 국제 분쟁을 일으킬 수가 있겠습니까?”“그래서 전 굳이 하드레이 선생을 모셔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옆에 있던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한 중년 남자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 국제 분쟁? 흥! 넌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나 본데, 연합국들은 이번에 용국 전체를 멸하려고 하는 거야! 네가 알긴 뭘 알아!”“만약 하드레이가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한지훈은 단 한 시간 안에 얼마든지 영륜을 불바다로 만들 수도 있었을 거야!”백발의 노인은 이미 단단히 화가 났다. “하지만 하드레이 선생께서는 앞으로 3년 안에는 그 누구도 그의 청수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이 상황에 저희가 요청하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게다가 한지훈이 뭐가 대단합니까. 하드레이 선생은 이미 삼성 지급 천신계 강자이고, 일단 하드레이 선생의 이름만 대기만 하면 한지훈은 아마 놀라서 도망갈 것입니다.”중년 남자는 여전히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하드레이는 확실히 유럽에
그 순간, 부상 전체는 들끓게 됐다. 거의 모든 국민들이, TV 생중계를 통해 이 피 비린내 나는 장면을 보게 됐다. 무려 부상의 수많은 고위층, 그리고 무종 고수들이 잇달아 운명하게 된 것이다. 한편 직전 가문에는 나쁜 소식들만이 눈덩이처럼 굴러오게 됐다. 소식을 접한 직전 가문 가주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 부상의 모든 고수들이, 모두 한 사람으로부터 죽임을 당하게 됐다. 심지어 근 30년 간 자취를 감춘 고수조차도 눈 깜짝할 사이에 격파당했다. 그렇게 짧디 짧은 몇 시간 내에 부상 각지 고수들은 거의 전부 살해되었다. 게다가 국주의 황궁조차도 순식간에 평지로 옮겨지게 됐다. 그래도 다행인 건, 국주는 그 무렵 지하실에서 하인들과 밀정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부상의 정신적 우상인 국주조차도 참살당했을 것이다. 한편, 각국 역외에서 돌아온 강자들이 용경에서 한지훈 한 사람에 의해 전부 격살당했다는 소식이 아주 빠르게 퍼지게 됐다. 이 순간, 세계 각지는 모두 지옥과도 같은 적막에 빠지게 됐다. 그 시각 미육의 한 우림 속에서는, 하늘을 찌를 듯한 큰 나무 아래 수수한 옷차림의 노인이 앉아 있었다. 사실 이 우림은 미육의 금지 구역이었다. 그 이유는, 노인이 줄곧 이곳에서 자연의 힘을 깨닫고 있었기에 일단 이 구역에 들어서는 모든 사람들을 침입자로 간주하여 격살하고 있었다. 노인은 어느새 천신계의 천기가 온몸을 감싸며, 자신에게도 드디어 본질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리고 그의 머리 위에는, 오색구름 덩어리가 모여 있었는데 이는 마치 그가 곧 새로운 길을 개척할 거라는 것을 의미하는 듯했다. 바로 이때, 흰색 두루마기를 입은 한 중년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노인에게 다가와 당황한 표정으로 보고했다. “선생님, 큰 일 났어요. 저희 미육 역외 강자들이, 용국의 한지훈이라는 사람의 손에 죽게 됐다고 합니다!”남자는 말하면서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았다. 그의 뒤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따랐는데,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