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지 안에는 늙은 노인처럼 구부정한 모습의 적염왕이 있었고, 커튼 너머로 몇 번 기침을 하더니 말을 꺼냈다."알겠다, 이만 물러나도록.""예!"검은 옷의 남자는 재빨리 지하실을 떠났다.그리고 이때, 용지 가장자리에 서 있던 그림자가 몸을 돌려 옷을 벗고 있는 적염왕에게 물었다."적염왕 님, 이제 저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용각이 적염왕 님이 죽지 않은 사실을 알았으니, 아마 국왕과 한지훈도 알게 되었을 겁니다."적염왕은 큼직한 흰 가운을 걸치고, 시원한 옷차림을 하고 있는 어린 소녀의 부축을 받으며 소파에 앉았다.그는 테이블 위에 놓인 와인 한 병을 집어 들고 잔에 따른 뒤 한 모금 마시고는 대답했다."어차피 다 알게 될 일이었다, 다만 내가 예상한 것보다 더 이를 뿐이지만.""한성, 이제 네가 나서야 할 때다. 용염 사사를 파견해 반드시 한지훈의 아내와 딸을 잡아와야 할 거야.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한지훈과 대항할 수 있는 카드다! 그리고, 4대 가문과 연락해서 나 적염왕이 그들과 협력하고 싶어한다고 전하도록.""네, 지금 당장 준비하겠습니다."한성은 고개를 숙인 뒤 몸을 돌려 떠났다.적염왕은 소파에 앉아 흐릿한 눈망울로 다시 말을 꺼냈다."국왕, 한지훈, 이번 판에는 내가 직접 나서주지."...같은 시각, 한지훈은 용각으로부터 긴급 밀보를 전해 받았다."사령관님, 용각에서 전하는 소식에 따르면 적염왕의 무덤에는 빈 관만 남아있었다고 합니다! 적염왕이 죽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용일의 안색이 굳어졌다. 한지훈은 뒷짐을 진 채 병원 입구에 서서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을 바라보더니, 살의가 가득 찬 눈빛으로 말했다."적염왕, 그 자가 죽지 않았으니 내가 다시 한번 더 죽여줄 테다!""용일, 지금 당장 인력을 동원해 병원 주변 지역을 보호하도록 해! 적염왕 그 늙은 여우는 지금 우리가 그가 죽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을 거다. 그는 반드시 내 주변 사람들을 건드릴 거야."한지훈은 재빨리 조치를 취했다."예! 지금 바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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