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Chapter 1071 - Chapter 1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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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1화

두 여자는 적대심 가득한 눈빛으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남궁진혁의 말은 아예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말 안장을 설치하고 장비까지 다 착용한 후 명품 말 두 마리가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 마리는 하얀색이고 다른 한 마리는 검은색이라 색깔 비교가 선명했다.남궁은설과 남궁유나의 친구들도 양 팀으로 갈라져서 서로 경쟁했다.“은설아, 화이팅! 네가 꼭 이길 거라 믿어.”유연지가 옆에서 목청껏 응원했다.“추풍은 무적이야. 어떤 말이든 추풍 앞에서는 거론할 가치도 없다고.”한솔도 자신만만했다.“맞아, 평소대로만 한다면 아주 쉽게 이길 수 있을 거야.”다른 친구들도 나서서 맞장구를 쳤다.유진우는 아무 말이 없었지만 말의 다부진 근육만 봐도 추풍이 흑룡보다 조금 더 강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물론 기수의 기술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경험이 많은 남궁은설이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이길 가능성이 꽤 컸다.“청아 언니, 두 말 중에 어느 말이 더 빠를 것 같아요?”다른 진영에 있는 봉연주가 흥미진진한 얼굴로 물었다.“난 말을 잘 몰라서 모르겠어요.”이청아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오늘 마장에 온 건 노는 것도 노는 거지만 남궁진혁과 사업 얘기를 하려고 온 것이었다. 경마니 뭐니 그저 재미로만 구경할 생각이었다.“몰라도 괜찮아요. 아무렇게나 한번 맞춰봐요.”봉연주가 웃으며 말했다.“그럼 난 검은 말이 이기는 걸로 할게요.”이청아가 고민 없이 대답했다.“알았어요. 그럼 난 하얀 말이요.”봉연주는 승부욕이 순식간에 불타올랐다. 두 말 모두 명품 말이었지만 그녀는 하얀 말 추풍이 더 마음에 들었다. 왜냐하면 더 예쁘니까.그 시각 남궁은설과 남궁유나는 각자의 말을 타고 출발점에 도착하여 출발 준비를 마쳤다.“유나야, 흑룡 성격이 까칠하니까 이따가 탈 때 조심해.”남궁진혁은 앞으로 다가가 흑룡의 갈기를 쓰다듬었다.“알았어요.”남궁유나가 우렁차게 대답했다.“은설이도 꼭 조심해, 알았어? 우애가 첫째고 시합은 둘째야. 다들 명심해.”남궁진혁은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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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2화

쿵!남궁은설은 공중에 붕 떴다가 잔디밭에 세게 넘어지고 말았다. 그 순간 머리가 빙빙 돌았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은설아!”갑작스러운 상황에 화들짝 놀란 사람들이 다급하게 달려가 남궁은설의 상태를 살폈다. 다행히 보호 장비를 착용한 데다가 폭신한 잔디밭이었기에 넘어져도 크게 다치진 않았고 그저 어깨만 탈골되었다.“은설아, 괜찮아? 다친 데 없어?”유연지가 잔뜩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의사! 빨리 의사 불러!”한솔이 다급하게 소리 질렀다. 만약 넘어지다가 머리를 부딪혔다면 큰일이니까.“어디 보자.”남궁진혁이 다가와 남궁은설을 자세하게 살폈다.“다행히 큰 문제는 없어. 어깨만 탈골됐어.”그러더니 두 손으로 남궁은설의 어깨를 잡고 비틀었다.뚜두둑 하는 소리와 함께 어깨가 제자리로 돌아갔다. 남궁은설의 고통스럽던 표정도 서서히 안정을 되찾았다.“하하... 내가 이겼다!”결승점으로 들어온 남궁유나가 다시 말을 돌려 의기양양하게 다가오더니 내려보면서 말했다.“은설아, 뭐 이렇게 어이없게 져? 어릴 적부터 말 탄 애가 말에서 떨어져? 창피해서 원.”“너!”남궁은설은 순간 말문이 막혀버렸다. 조금 전 어찌 된 일인지 추풍이 질주하다가 갑자기 쓰러졌다. 질주하는 도중에도 그 어떤 수상한 점도 발견하지 못했다.“은설아, 졌어도 결과에 승복해야지. 추풍은 내가 데려간다!”콧대가 높아진 남궁유나와 달리 남궁은설의 안색은 말이 아니게 어두웠다. 승패가 이미 갈린 이상 무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은설아, 아까는 네가 너무 충동적이었어.”남궁진혁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승패는 둘째고 안전이 제일 우선이야. 내가 분명 얘기했었지? 무리하게 욕심부리지 말라고. 이것 봐, 욕심부리니까 넘어졌잖아. 다치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다쳤더라면 네 아버지한테 뭐라 그래?”“미안해요.”남궁은설은 조금 억울했지만 방법이 없었다.“정말 분별이 없는 녀석이야. 시작 전에 분명 우애가 첫째고 경기는 둘째라고 했는데 왜 이렇게까지 위험을 무릅쓴 건데?”남궁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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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3화

남궁진혁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봉연주가 눈앞의 유진우를 싫어한다는 건 확실했다.“우리 남궁 가문이 언제부터 개나 소나 다 들였어? 이 녀석은 또 뭐야?”“오빠, 진우 오빠는 내 친구예요.”남궁은설이 다급하게 설명했다.“친구?”남궁진혁은 유진우를 아래위로 훑어보고는 덤덤하게 말했다.“은설아, 네 신분이라면 아무나 네 친구가 될 수 있는 게 아니야.”보험이나 파는 사회의 저소득층 인물이라면 그들의 시중을 들 자격도 없다고 생각했다.“될 수 있고 없고를 떠나서 은설 씨 사촌 오빠 그리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네요.”유진우가 다시 입을 열었다.“무엄하다!”남궁유나가 두 눈을 부릅뜨고 욕설을 퍼부었다.“네까짓 게 뭔데 함부로 입을 놀려? 감히 우리 오빠를 모욕해? 확 거저!”그러더니 채찍을 들고 다짜고짜 때리려 했다. 그 모습에 남궁진혁이 말리면서 싸늘하게 말했다.“유진우라고 했지? 당신을 건드린 적도 없는 것 같은데 왜 날 모함하는 거지?”“모함?”유진우가 코웃음을 쳤다.“당신이 방금 무슨 짓을 했는지 잘 알 거 아니야. 겉으로는 걱정하는 척하면서 뒤에서는 수작질 부렸고. 그래서 은설 씨가 말에서 떨어졌잖아. 정말 아무도 못 봤을 줄 알았어?”“지... 지금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남궁진혁의 표정이 확 굳어졌고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거렸다. 하지만 추태를 부리면 안 된다는 생각에 이내 마음을 진정했다. 표정 관리가 어찌나 빠른지 옆 사람조차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였다. 정말 만만치 않은 사람이었다.“헛소리인지 아닌지는 당신이 잘 알 거야. 고작 말 한 마리 때문에 자기 사촌 여동생까지 다치게 해? 양심을 개한테나 줘버렸어?”유진우가 싸늘하게 말했다.“아주 간덩이가 부었구나!”남궁진혁이 버럭 화를 냈다.“한 번만 더 헛소리를 지껄였다간 가만 안 둬!”“빌어먹을 놈이! 명령하는데 지금 당장 우리 오빠한테 사과해. 안 하면 본때를 보여주는 수가 있어.”남궁유나의 눈빛이 날카롭기 그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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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4화

“뭐야?”유진우가 들고 있는 검은 침을 본 순간 사람들은 서로 얼굴을 멀뚱멀뚱 쳐다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조금 전 말의 머리에서 침이 튀어나오는 걸 똑똑히 보았고 게다가 피까지 묻어있었다. 누군가 손을 쓴 게 확실했다.“말도 안 돼. 저 자식의 말이 다 사실이었어?”경악도 잠시 사람들의 시선이 남궁진혁에게 향했다. 그가 뭐라 설명할지 궁금했다.“증거가 떡하니 있는데도 발뺌할 거야?”유진우가 손가락을 튕기자 침이 남궁진혁의 발밑에 떨어졌다.“무슨 뜻이야? 지금 날 의심해?”남궁진혁이 눈살을 찌푸리며 당당하게 말했다.“누구의 짓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은설이 해치는 일 절대 하지 않았다고 맹세할 수 있어.”“계속 아닌 척해 봐.”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당신 여동생이 방금 당신이 추풍을 만졌다고 인정까지 했어. 당신이 아니면 누구겠어?”“내가 추풍을 만지긴 했지만 저 침이 내 거라는 증거는 없잖아.”남궁진혁이 조리 있게 또박또박 말했다.“우리가 오기 전에 다른 사람이 미리 손을 썼을 수도 있지.”“맞아! 은설의 원수가 얼마나 많아. 자주 납치당하고 암살도 당할 뻔했잖아. 그러니까 누군가 말에 손을 쓴 것도 전혀 이상할 거 없지.”남궁유나가 나서서 맞장구를 쳤다.“어디 계속 변명해 봐.”유진우가 피식 웃었다.“은설이 넌 날 잘 알잖아. 내가 널 해칠 것 같아?”남궁진혁은 진지한 표정으로 시선을 돌렸다.“아니요. 진혁 오빠가 날 얼마나 예뻐하는데 절대 해칠 리가 없죠. 분명 오해일 거예요.”남궁은설이 연신 고개를 내저었다. 나쁜 일이라곤 한 적 없는 착한 사촌 오빠이기에 당연히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들었어? 나랑 은설이 우애가 얼마나 깊은지 봤지? 당신이 뭔데 이간질이야?”남궁진혁이 싸늘하게 말했다.“은설 씨,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 앞으로 아무나 믿지 말아요.”유진우가 귀띔했다. 침 하나로 남궁진혁의 죄를 단정 지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남궁은설이 조금만 더 경계심을 가진다면 그걸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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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5화

“너 이 녀석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남궁진혁은 한숨을 내쉬면서 달리 방법이 없는 척했다.“다들 내키지 않아 하는 것 같은데 다른 거 더 걸고 다시 시합하는 건 어때요? 이긴 사람이 하고 싶은 대로 하고요.”봉연주가 제안했다.“난 괜찮은데 은설이 다시 시합하겠는지 모르겠네요.”남궁유나는 거절하지 않고 도발 섞인 눈빛으로 남궁은설을 쳐다보았다.“은설이 방금 다쳤는데 어떻게 또 말을 타?”남궁진혁은 일부러 안타까운 척했다.“은설이가 안 되면 다른 사람 바꿔도 돼요. 쟤 친구가 저렇게나 많은데 아무나 다 상관없어요.”남궁유나는 고개를 들고 한 무리 사람들을 훑어보았다.“저기, 나랑 붙을 사람 있어? 한 게임당 20억, 지면 돈 내고 이기면 추풍이 데려가고, 어때?”그 말에 한솔과 유연지 일행은 서로 얼굴만 멀뚱멀뚱 쳐다보았다. 한 게임당 20억은 판이 너무 컸다.그들의 승마 기술이 남궁은설보다 부족한 건 둘째치고 가장 큰 문제는 추풍이 이미 다친 상태라 당분간은 뛸 수가 없다는 것이다.마장 전체에도 흑룡과 시합할 수 있는 명품 말이 더는 없었다. 이런 상황에 누가 나가든 다 스스로 굴욕을 자초하는 격이고 승산이라고는 눈곱만치도 없었다.“왜?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데 아무도 못 하겠어? 쓸모없는 것들.”남궁유나는 그들을 한껏 경멸했다. 사람들은 난감하면서 화가 났지만 찍소리도 하지 못했다.“은설아, 난 이미 기회 줬어. 그런데 너희들이 실력이 안 되는 건 나도 어쩔 수 없어.”남궁유나가 입꼬리를 씩 올리며 득의양양하게 웃었다.“나랑 시합해!”참다못한 남궁은설이 이를 깨물고 일어섰다. 조금 전 꽤 심하게 넘어진 터라 걸음걸이마저 비틀거렸고 컨디션도 별로 좋지 않아 보였다.“은설 씨 다쳤으니까 내가 할게요.”유진우가 손을 내밀어 남궁은설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진우 오빠 승마도 할 줄 알아요?”남궁은설이 놀란 듯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조금 알아요.”유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흥, 조금 아는 정도면 그냥 얌전히 있을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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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6화

“내가 잘못 본 거 아니지? 지금 미니말을 골랐어?”“미니말로 명품 말 흑룡이랑 경마하려고?”“세상에나! 저 자식 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미친 건가?”유진우가 미니말을 데리고 나온 순간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미니말은 말 그대로 앙증맞고 귀여운 데다가 성격도 온순하여 어린아이거나 노인들이 주로 타는 말이었다. 네 다리가 짧아 키도 1m가 채 안 되기에 그저 오락으로 즐겼다.미니말과 달리 흑룡은 키가 족히 150cm 정도 되었고 네 다리가 길쭉길쭉할 뿐만 아니라 근육도 고르게 발달하여 질주하기 시작하면 전광석화가 따로 없었다. 어떤 면으로 보나 미니말보다 압도적으로 우세였다.나란히 서 있는 두 말을 보고 있자니 건장한 사내와 세 살짜리 어린애 같았다. 아예 비교할 가치도 없었고 시합하기도 전에 승패는 이미 정해진 거나 마찬가지였다.“이봐, 지금 개그 해? 미니말로 나랑 경마하겠다고?”남궁유나는 가차 없이 비웃었다. 바보를 본 적은 있지만 이토록 어리석은 자는 또 처음이었다.좋은 말이라고 해도 흑룡과 비교할 수 없는데 미니말은 오죽하겠는가?“하하... 말도 고를 줄 모르는 놈이 경마하겠다고? 정말 어리석기 짝이 없어.”봉연주는 배꼽 빠져라 웃었다.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절대 미니말을 고르지 않았을 것이다. 이건 고생을 사서 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어이, 미쳤어? 애들이 타는 말을 왜 골라? 산책하게?”유연지가 퉁명스럽게 말했다.“난 또 얼마나 잘하나 했더니 아무것도 모르는 놈이었구나. 그렇게도 주목받고 싶었어?”한솔은 마치 바보를 쳐다보듯 했다.“그냥 졌다고 하면 안 돼? 넌 창피하지 않을지 몰라도 우린 창피해 죽겠단 말이야.”적지 않은 사람들이 유진우를 경멸했다.미니말과 명품 말이 뛴다면 그건 경기가 아니라 굴욕이었다. 머리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사람이라면 절대 이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혹시 관리인님이 미니말 선택하도록 일부러 부추긴 건 아니죠?”남궁은설이 눈살을 찌푸리고 물었다.“마구간에 좋은 순종 말이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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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7화

사람들의 시선이 삽시간에 이청아에게 쏠렸다. 새침하고 도도한 그녀는 마장에 들어온 순간부터 말을 아꼈다. 뭐든지 다 거절할 것만 같은 모습에 아무도 감히 가까이하지 못했다.그런데 갑자기 나서서 유진우를 돕다니,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청아 언니, 왜 저 자식을 돕는 건데요?”봉연주가 경악한 얼굴로 물었다. 새침하고 도도한 이청아의 이런 행동은 평소답지 않은 게 사실이었다.“그냥 궁금해서요.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이 시합을 이기려는지.”이청아가 덤덤하게 말했다. 비록 말은 그렇게 했지만 마음 한구석이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조금 전 그 한마디는 생각도 거치지 않고 내뱉은 말이었고 무의식적으로 이 낯선 사람을 지키려 했다. 정말 이 감정을 뭐라 표현해야 할지...“대표님이 이렇게도 관심을 가질 줄은 몰랐네요. 쟤는 참 운도 좋아요.”남궁진혁이 예의 바르게 웃었다.“이 대표님 체면을 봐서 질 기회를 줄게. 타!”남궁유나는 흑룡 등에 올라타 유진우를 아주 경멸스럽게 내려다보았다. 20억을 가져다 바치겠다는데 거절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리고 재미도 있고.유진우는 의미심장하게 이청아를 쳐다보고는 별다른 말 없이 미니말에 올라탔다.두 말이 나란히 서 있을 때 유진우의 머리는 남궁유나의 어깨 정도까지 왔고 거의 머리 두 개 정도 차이가 났다.“흥, 저 자식이 진짜 탔네? 제 주제도 모르는 것!”“여자 돈으로 도박하다니, 어쩜 저렇게 뻔뻔해?”사람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수군거리며 유진우를 경멸했다. 질 게 뻔한 시합에 무리해서 나가는 건 굴욕을 자초하는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다.“준비...”두 사람이 준비를 마친 후 심판을 맡은 남궁진혁이 큰소리로 외쳤다.“시작!”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흑룡은 바로 쏜살같이 질주하기 시작했는데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빨랐다. 그런데 그와 달리 유진우는 아주 차분한 얼굴로 고삐를 잡고 미니말 등에 탄 채 유유자적하게 걸어갔다. 그 모습은 경마가 아니라 산책이었다.“저 자식 지금 뭐 하는 거야? 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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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8화

“빨리 와... 쫓아와 봐! 빨리... 더 빨리.”남궁유나는 흑룡을 타고 가다 서다 반복하면서 계속 돌아보며 비웃었다. 유진우 따위 아예 안중에도 두지 않고 마음껏 조롱했다. 심지어 흑룡을 탄 채 미니말 주변을 빙글빙글 돌기도 했다.상대 말의 카리스마에 미니말은 놀라 부들부들 떨었고 속도도 더 늦어졌다.“하하... 이게 무슨 경마야? 그냥 개 산책시키는 거잖아.”“그러니까 말이야. 유나가 저렇게 조롱하는데 화도 안 나나? 창피해서, 원.”남궁유나의 친구들은 유진우를 마음껏 조롱했다.“기술도 없는 데다가 말까지 좋은 말이 아닌데 남궁유나한테 도전했어? 제 주제를 몰라도 이렇게 모를 수가 있나?”유연지의 얼굴에 경멸이 가득했다.“그냥 무능한 놈이야. 저런 놈이 이긴다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한솔이 코웃음을 쳤다.“사내대장부가 돼서는 여자한테 놀아나다니. 나였으면 쥐구멍에 들어갔어. 어떻게 얼굴 들고 다녀?”봉연주도 조롱을 멈추지 않았다. 전에 따귀를 맞았던 일 때문에 마음속 분노가 아직도 가라앉지 않았다. 오늘 남궁유나가 제대로 화풀이해주고 있었다.“대표님, 저런 쓸모가 없는 놈은 동정할 가치도 없어요.”남궁진혁이 비아냥거리며 말했다.“20억인데요, 뭐. 재미라 생각하면 되죠.”이청아의 표정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그렇긴 해요.”남궁진혁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남궁유나에게 큰소리로 외쳤다.“유나야, 장난 그만하고 얼른 끝내. 슬슬 지루하단 말이야.”“알았어요.”대답을 마친 남궁유나가 유진우를 돌아보았다.“이봐, 난 먼저 갈게. 뒤에서 천천히 따라와.”두 다리로 흑룡의 배를 차자 흑룡이 스피드를 올리며 결승점을 향해 달려갔다. 처음부터 끝까지 유진우는 마치 자기 일이 아닌 것처럼 유유자적하게 산책하듯 했다.그런데 다들 승패가 갈렸다고 생각하던 그때 질주하던 흑룡이 갑자기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면서 앞다리를 높게 쳐들었다.우쭐거리던 남궁유나는 그대로 바닥에 떨어져 곤두박질치고 말았다.“무슨 상황이야? 실수한 거야?”갑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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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9화

참으로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말도 안 돼. 미니말이 명품 말을 이겼다고?”“대체 어떻게 된 거야? 이게 가능해?”“유나 대체 뭘 한 거야? 쭉 질주하면 될 것을 왜 저렇게 꾸물거려?”유진우가 승리를 거두자 현장이 발칵 뒤집혔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충격에 빠진 얼굴이었고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경기 시작 전, 그들은 남궁유나가 무조건 이길 것이라고 확신했었다. 사실 경마 과정에서도 흑룡이 압도적으로 잘 뛰었다.그런데 마지막 100m를 남겨두고 흑룡이 갑자기 뛰지 않을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대체 무슨 상황인 거지? 파업? 성질을 부리는 건가?“이겼어, 이겼어. 진우 오빠가 이겼어!”잠깐 넋을 놓았던 남궁은설이 환호하면서 펄쩍 뛰었다. 미니말을 고른 유진우가 승리를 거둘 거라고는 꿈에도 몰랐다. 세상에 이런 일이!“쟤는 참 운도 좋아. 그냥 저렇게 이겼네?”유연지는 불만이 가득했다.“젠장, 뭐야? 미니말이 어떻게 이긴 거야?”한솔은 도무지 인정할 수 없었고 질투도 났다.‘이렇게 쉽게 이길 줄 알았으면 내가 나갔지. 내 위세도 떨치고 은설이 마음도 얻었을 텐데. 이런 일석이조의 기회를 놓치다니...’“어떻게 이럴 수가... 계속 걸어만 다녔는데도 이겼어?”봉연주는 화가 나서 눈가가 파르르 떨렸고 도무지 진정할 수가 없었다. 유진우가 지면 제대로 모욕할 생각이었는데 뜻밖에도 유진우가 이겨버렸다.“이상하네요.”이청아의 아름다운 두 눈에 의아함이 스쳤다. 유진우는 마치 이 모든 걸 진작 예상하기라도 한 듯 매우 차분했다.“유나 초반에 너무 끌었어. 진작 달렸으면 이런 일도 없잖아. 결국에는 제 발등을 찍은 거지.”눈살을 찌푸린 남궁진혁의 표정이 확 어두워졌다.달리다가 멈추지만 않았어도 식은 죽 먹기로 이길 경기였다. 이젠 진 바람에 명성도 잃게 되었다. 명품 말이 미니말에게 졌다는 소문이 퍼져나가기라도 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니는가 말이다.“네 그 명품 말도 별거 아니네, 뭐.”유진우는 결승점을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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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0화

“대박!”휙 날아간 남궁유나를 보며 사람들은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다. 흑룡이 갑자기 발길질할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아주 먼 곳에서도 뼈 부러지는 소리가 다 들릴 정도였다.“유나야!”남궁진혁이 소리를 지르며 남궁유나 앞으로 재빨리 달려갔다. 그녀의 몸을 뒤집은 순간 말을 잇지 못했다.남궁유나의 얼굴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뭉개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남궁진혁은 머리가 쭈뼛 섰고 놀란 나머지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가 의술을 알긴 해도 탈골된 뼈만 이어줄 정도이지 이런 상처는 치료할 능력이 아예 없었다.“당장 의사 불러!”남궁진혁은 정신을 차리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사람들도 그제야 충격에서 벗어나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잠시 후, 중상을 입은 남궁유나는 실려 나갔고 남궁진혁 일행도 부랴부랴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가기 전 남궁진혁은 유진우를 매섭게 째려보았다. 마치 깊은 원한이라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발길질에 대여섯 미터나 날아갔어. 저 얼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겠어?”“이게 다 본인 탓이지, 뭐. 졌으면 졌지, 흑룡을 왜 때려? 자업자득이야.”“지금 보니까 미니말도 괜찮네. 적어도 발로 얼굴을 차진 못하잖아.”남궁은설의 옆에 있던 친구들이 수군거렸다.진작 남궁유나가 눈에 거슬렸지만 신분 때문에 덤비지 못했던 것이었다. 이젠 말에 걷어차여 처참한 꼴이 되었으니 고소해하는 사람이 꽤 있었다.“은설 씨, 추풍이 돌려줄게요.”유진우는 이겨서 얻은 추풍을 다시 남궁은설의 옆에 데려다주었다.“고마워요, 진우 오빠. 오빠는 정말 대단해요.”남궁은설은 달콤하게 웃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미 정이 들대로 든 추풍을 잃었다가 다시 옆에 둘 수 있어서 너무도 기뻤다.“흥, 뭐가 대단하다고 그래? 그냥 운이 좋았을 뿐이야.”한솔이 비아냥거렸다.“맞아. 아까 그 판 나라도 이겼어.”유연지가 맞장구를 쳤다.“그럼 아까 왜 안 나섰는데요?”유진우가 되물었다.“그건...”말문이 막힌 유연지는 아무 말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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