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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4화

“뭐야?”

유진우가 들고 있는 검은 침을 본 순간 사람들은 서로 얼굴을 멀뚱멀뚱 쳐다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조금 전 말의 머리에서 침이 튀어나오는 걸 똑똑히 보았고 게다가 피까지 묻어있었다. 누군가 손을 쓴 게 확실했다.

“말도 안 돼. 저 자식의 말이 다 사실이었어?”

경악도 잠시 사람들의 시선이 남궁진혁에게 향했다. 그가 뭐라 설명할지 궁금했다.

“증거가 떡하니 있는데도 발뺌할 거야?”

유진우가 손가락을 튕기자 침이 남궁진혁의 발밑에 떨어졌다.

“무슨 뜻이야? 지금 날 의심해?”

남궁진혁이 눈살을 찌푸리며 당당하게 말했다.

“누구의 짓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은설이 해치는 일 절대 하지 않았다고 맹세할 수 있어.”

“계속 아닌 척해 봐.”

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

“당신 여동생이 방금 당신이 추풍을 만졌다고 인정까지 했어. 당신이 아니면 누구겠어?”

“내가 추풍을 만지긴 했지만 저 침이 내 거라는 증거는 없잖아.”

남궁진혁이 조리 있게 또박또박 말했다.

“우리가 오기 전에 다른 사람이 미리 손을 썼을 수도 있지.”

“맞아! 은설의 원수가 얼마나 많아. 자주 납치당하고 암살도 당할 뻔했잖아. 그러니까 누군가 말에 손을 쓴 것도 전혀 이상할 거 없지.”

남궁유나가 나서서 맞장구를 쳤다.

“어디 계속 변명해 봐.”

유진우가 피식 웃었다.

“은설이 넌 날 잘 알잖아. 내가 널 해칠 것 같아?”

남궁진혁은 진지한 표정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니요. 진혁 오빠가 날 얼마나 예뻐하는데 절대 해칠 리가 없죠. 분명 오해일 거예요.”

남궁은설이 연신 고개를 내저었다. 나쁜 일이라곤 한 적 없는 착한 사촌 오빠이기에 당연히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들었어? 나랑 은설이 우애가 얼마나 깊은지 봤지? 당신이 뭔데 이간질이야?”

남궁진혁이 싸늘하게 말했다.

“은설 씨,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 앞으로 아무나 믿지 말아요.”

유진우가 귀띔했다. 침 하나로 남궁진혁의 죄를 단정 지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남궁은설이 조금만 더 경계심을 가진다면 그걸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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