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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1화

“마음은 감사하지만 괜찮습니다.”

유진우는 고개를 젓더니 명함을 받지 않았다.

“네?”

이청아는 예상 밖이라는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

“더 생각해보지 않아도 괜찮겠어요?”

그녀를 거절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것도 이렇게나 단호하고 망설임도 없이.

“네, 난 보험 파는 게 좋더라고요. 큰 회사는 오히려 더 불편해요.”

유진우가 다시 한번 거절했다.

“이봐, 하루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청아 언니네 회사에 들어가고 싶어서 애쓰는지 알기나 해? 그런데 이 좋은 기회를 발로 차?”

봉연주가 기고만장한 태도로 말했다.

‘문 어르신이 딸로 삼은 청아 언니란 말이야. 연경의 귀족이 와도 예의를 차려야 하는데 보험이나 파는 천민 주제에 감히 거절해? 아주 미쳐 날뛰는구나!’

“이 기회 너나 가져. 난 필요 없어.”

유진우가 싸늘하게 흘겨보았다.

“너!”

봉연주가 화를 내려 하자 이청아가 말렸다.

“그만 해요. 싫다면 할 수 없죠. 그럼 이만.”

그러고는 미련 없이 돌아섰다. 이청아 성격에 먼저 말을 꺼낸 것만 해도 쉽지 않았다. 싫다는 사람에게 달라붙는 건 그녀 스타일이 아니었다. 사실 그녀도 단순히 궁금하여 그런 제안을 했던 것이었다.

“흥, 기회를 줘도 싫다네? 언젠가는 후회할 거야.”

봉연주는 유진우를 무섭게 째려보고는 이청아와 함께 가버렸다.

“저 귀한 분이 먼저 스카우트 제의를 했는데도 거절해? 자기 주견이 있다고 해야 할지, 어리석다고 해야 할지 참.”

유연지가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이런 기회 다시 없어. 넌 출세할 기회를 놓친 거라고.”

한솔은 싸늘하게 웃으며 마치 바보를 쳐다보듯 했다. 여신이 먼저 제안하는 건 남들이 꿈도 못 꾸는 일이었다. 그런데 유진우는 고민도 없이 바로 거절해버렸다. 정말 어리석기 짝이 없었다.

“됐어요, 이 얘기는 그만 해요. 나 배고픈데 우리 가서 밥이나 먹어요.”

남궁은설이 나서서 상황을 수습하려 했다. 유진우가 여색에 홀리지 않아 기분이 좋았다.

남궁은설도 예쁜 얼굴이지만 이청아 같은 미녀 앞에서는 명함도 내밀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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