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님께서 칠색 영지를 이미 다른 사람한테 선물했답니다.”주씨 아주머니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다른 사람한테 선물했다고? 누구?”남궁보성의 미소가 순식간에 굳어졌다.“유진우라는 젊은이에게 줬답니다.”주씨 아주머니가 사실대로 말했다.“뭐? 그 자식한테 줬다고?”남궁보성이 눈살을 찌푸렸고 안색이 훨씬 어두워졌다.‘칠색 영지 같은 귀한 보물을 그런 놈한테 줬다고? 우리 아버지 노망나셨나? 아무리 은설이 목숨을 구해줬다고 해도 그렇지, 이미 돈 다 줬는데 이렇게까지 잘해줄 필요 있어?’“다시 가져올 수 있겠어?”남궁보성은 내키지 않았다. 조금 전 서문천명 앞에서 걱정하지 말라고 자신만만하게 얘기했는데 이렇게 빨리 문제가 생길 줄은 몰랐다.“장군님 성격 아시잖아요. 이미 준 물건은 절대 다시 달라는 분이 아니라는 거요.”주씨 아주머니가 부정했다.“X발, 그 자식 대체 무슨 재주로 그 귀한 보물을 얻었대?”남궁보성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어르신, 유진우가 누굽니까? 누구이기에 장군님께서 이리도 중히 여기시는 거죠?”서문천명이 떠보듯 물었다.“아무 이름 없는 놈인데 내 딸의 목숨을 구해준 적이 있거든요. 그때부터 아버지가 아주 마음에 들어 하셨어요.”남궁보성이 설명했다.“그렇다면 전 칠색 영지와는 인연이 없는 건가요?”서문천명이 두 눈을 가늘게 떴다.“꼭 그런 건 아니지만...”문득 뭔가 떠올랐는지 남궁보성이 눈알을 굴리면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도련님, 대놓고 가져올 수 없다면 뒤에서 몰래 빼앗으면 되죠. 유진우 그 자식 별거 아니니까 서문 가문이라면 칠색 영지를 빼앗아오는 것쯤은 어렵지 않을 거예요.”“빼앗는다고요?”서문천명이 눈썹을 치켜올렸다.“장군님과 돈독한 사이라면서요? 제가 그런 짓을 하면 장군님께 밉보이는 게 되지 않을까요?”“우리 둘만 입 다물면 누가 안다고요.”남궁보성이 의미심장하게 웃었다.“그리고 우리 아버지도 잠깐 이러실 거예요. 빈털터리 하나 때문에 야단법석을 떨진 않을 거니까 도련님도 걱정
이튿날 아침.유진우는 풍우 산장의 일을 간단하게 안배한 후 차를 타고 강능으로 향했다.칠색 영지까지 손에 넣었으니 영약을 전부 다 구했다. 이젠 모든 준비가 끝났다.주정뱅이 영감이 하루하루 못해져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른다. 하여 하루빨리 수명단을 만들어서 마음의 걱정거리를 덜어야 했다.차를 한참 동안 타고 나서야 드디어 평안 의원에 도착했다.그 시각 의원은 평소처럼 아주 조용했다. 주정뱅이 영감은 술에 잔뜩 취한 채 술 냄새를 풍기면서 의자에 누워있었다.임윤아는 여전히 한시도 가만히 있질 않고 여기저기 닦거나 빨래도 하고 밥도 했다. 임윤아의 손길이 닿은 의원은 깔끔 그 자체였다.검밖에 모르는 왕현은 마당에서 검을 훈련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예전에는 빠른 검을 훈련했다면 이젠 늦은 검을 훈련했다. 보기에는 평범한 검법이었지만 사실은 실력을 감춘 어마어마한 검법이었다. 전보다 완전히 달리진 모습이었고 새로운 경지에 이르렀다고 할 정도로 강해졌다. 그동안 왕현의 실력이 아주 많이 늘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슉!왕현이 검 훈련에 몰두하고 있던 그때 은침 하나가 날아와 그의 가슴팍을 찌르려 했다. 왕현의 눈빛이 날카로워지더니 검을 휘둘러 은침 끝을 정확하게 가격했다.쨍!은침이 순식간에 날아가 바닥에 꽂혀 종적을 감추었다.“누구야? 나와!”왕현이 장검을 들고 나무 한 그루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허허, 몇 달 사이에 실력이 아주 많이 늘었군요.”유진우가 입가에 미소를 띤 채 나무 뒤에서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아무리 선천무사라도 그의 은침을 가격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진우 형님?”왕현은 순간 멈칫했다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하하... 드디어 돌아오셨군요.”그러더니 장검을 휙 던지고 유진우를 와락 끌어안았다.“됐어요. 남자 둘이 이렇게 안는 건 좀 아니지 않나요?”유진우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윤아야, 누가 왔는지 얼른 나와봐.”왕현이 집 안을 향해 소리쳤다.“유 선생님!”임윤아는 놀란 얼굴로 달
웃을 듯 말 듯 하는 유진우의 얼굴을 본 후에야 술광은 정신을 차리고 툴툴거렸다.“인마! 그렇게 할 짓이 없어? 저리 썩 꺼져.”그러고는 다시 의자에 드러누워 자려 했다.“그만 자고 일어나요. 할 얘기 있어요.”유진우는 나무 상자 두 개를 꺼내 상 위에 내려놓았다. 나무 상자 안에 천년 청련과 칠색 영지가 고이 담겨 있었다.“이번에 서울에서 수확이 꽤 컸어요. 마지막 두 영약을 다 구했거든요. 인제 수명단을 제조할 수 있어요.”“그래? 이렇게나 빨리?”술광은 느긋하게 허리를 펴고 앉았다.“며칠 남지 않았다 생각했는데 그 귀한 영약들을 다 구할 줄은 몰랐어. 넌 정말 운도 좋단 말이지.”“쓸데없는 얘기 그만하고 전에 줬던 영약이나 다 꺼내요.”유진우가 다그쳤다.“알았어, 찾을 시간 좀 줘.”술광은 기지개를 켜더니 수납장을 이리저리 뒤지기 시작했다. 한참 동안 실랑이 끝에 영약들을 전부 다 찾아냈다.“왕현 씨, 문 잘 지켜요. 아무도 들여선 안 돼요.”유진우가 돌아보며 분부했다.“네.”대답을 마친 왕현은 의자를 가져와 문 앞에 자리 잡고 앉더니 두 손으로 검을 짚으면서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윤아야, 가서 약재 좀 사다 줘.”유진우는 처방전을 적어 임윤아에게 건넸다. 평안 의원은 다 좋은데 환자가 많지 않아 약재가 매우 적다는 게 흠이었다.“네!”임윤아는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이고는 재빨리 자리를 비웠다. 잠시 후 양손에 여러 가지 약재를 잔뜩 들고 헐레벌떡 뛰어왔다.“난 지금부터 폐관에 들어갈 건데 얼마나 걸릴지 몰라. 내가 나오기 전까지 아무도 방해해선 안 돼.”유진우는 당부의 말을 남긴 후 약실로 들어갔다. 그런데 들어가자마자 바로 수명단 제조를 시작한 게 아니라 고대 서적 한 권을 꺼내 꼼꼼히 연구하기 시작했다.수명단의 정식 명칭은 구전수명금단이다. 고대 서적의 기록에 따르면 환골탈태하고 기사회생하는 효과가 있으며 특히 오쇠 증상이 나타난 사람에게는 유일한 약이라고 적혀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백
“응?”폭발해버린 단로를 본 유진우의 표정이 급변하더니 얼굴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조금만, 조금만 더 하면 성공할 수 있었는데 대체 왜 갑자기 폭발한 걸까? 그동안의 고생이 전부 헛되이 됐단 말인가?“말... 말도 안 돼!”유진우가 고개를 내젓자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실패했다는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던 유진우는 깨진 단로 속을 뒤지기 시작했다. 흔적과 약 찌꺼기까지 하나도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지금 이 순간 그의 모습은 굶주린 늑대를 방불케 할 정도로 미치광이가 따로 없었다.한참 뒤지던 유진우가 갑자기 멈칫했다. 약 찌꺼기 맨 밑에 반짝이는 금색이 쓱 스쳤다. 주변의 약 찌꺼기와 비교해볼 때 그야말로 어두운 밤 속의 한 줄기 빛 같았고 무척이나 빛났다.유진우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손을 내밀어 금색 주변의 약 찌꺼기를 조심스럽게 털었다. 긴장한 마음을 안고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모든 약 찌꺼기를 털어냈다.드디어 완벽한 금색 단약 한 알이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영롱하고 동글동글한 금색 단약은 마치 황금처럼 빛이 났고 눈이 부실 정도였다. 그리고 사람의 마음속 깊이 스며들 정도의 약 향기가 풍겼다.“성... 성공했어?”유진우는 두 눈을 크게 뜨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하하... 성공했어! 제조에 성공했어.”그는 한껏 흥분한 얼굴로 크게 웃었다.조금 전 단로가 폭발하여 절망에 빠질 뻔했지만 이런 결과가 펼쳐질 줄은 몰랐다. 마지막 순간에 수명단이 만들어진 것이었다. 그동안 귀한 영약을 힘들게 찾아다닌 보람이 있었다.“영감님!”유진우는 약실 문을 발로 걷어차고는 수명단을 두 손으로 받들고 신바람 나게 걸어 나갔다.“이거 와서 봐봐요.”인기척에 술병을 안고 비틀거리던 술광이 고개를 돌렸다. 술광도 놀란 나머지 입을 쩍 벌렸다.“대박! 진짜로 성공했어? 사실 나 장난인 줄 알았어, 믿지 않았다고.”고대 서적에 수명단이 천인오쇠 증상을 치료할 수 있다고 적혀있었지만 그 또한 전설일 뿐이었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세 사람에게 더 따라줄 생각이 눈곱만치도 없었다.유진우 등 세 사람은 서로 얼굴만 멀뚱멀뚱 쳐다볼 뿐 할 말을 잃었다. 결국 술광은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항아리 하나를 다 비웠다.“시원하다!”쭉 다 들이킨 술광은 트림까지 했다. 정신이 활기에 차 있었고 컨디션도 아주 좋아 보였다. 술광은 그제야 수명단을 입에 넣었다.꿀꺽.수명단을 삼키자마자 금색 에너지로 변하면서 사지로 뻗어나갔다.이 에너지에 엄청난 생명력이 숨어있었는데 술광의 몸에 끊임없이 영양을 공급해주었다. 그러자 말라비틀어진 경맥이 점점 생기를 되찾기 시작했고 창백하던 안색도 핏기가 돌았다. 그리고 혼탁하던 눈빛에도 금빛이 반짝이는 것 같았다. 그뿐만이 아니라 사지와 오장육부, 피부와 근육, 모발까지 모두 천천히 변하기 시작했다.진짜 거의 백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술광의 몸은 마치 가뭄에 단비라도 내린 듯 금색 에너지를 흡입하면서 생기를 되찾았다.시간이 지남에 따라 술광의 백발도 검게 변했고 주름이 자글자글했던 피부도 매끄럽고 탄력이 넘쳤다. 뼈와 근육도 눈에 띄게 튼튼해진 건 물론이고 고질병도 말끔하게 사라졌다. 그야말로 환골탈태가 따로 없었다.“정말 신기해.”완전히 달라진 술광을 보며 유진우 등 셋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수명단은 병을 치료했을 뿐만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삶을 얻게 했다. 허약하고 삐쩍 말라 걸어 다니는 산송장이 따로 없었던 술광은 이젠 우람한 체격에 얼굴도 훨씬 젊어졌고 기운도 강해졌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어느 것 하나 달라지지 않은 데가 없었다.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엄청난 위압감이 느껴질 정도였다.“하하... 너무 개운해.”술광이 웃으면서 기지개를 켜자 관절에서 뚜두둑 소리가 났다. 수명단의 효능이 아주 신기했고 전설 속의 성약이라는 점은 반박할 여지조차 없었다.천인오쇠 증상을 치료한 건 물론이고 새로운 삶을 얻게 했다.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영감님, 어때요?”유진우가 떠보듯 물었다.“말할 필요 있나? 당
그날 오후 서울 동강 병원의 한 특수 병실.남궁보성이 의식을 잃은 채 침대에 누워있었다. 백지장처럼 창백한 얼굴에 가는 숨을 내쉬고 있었고 심장 박동도 느려졌으며 몸도 매우 차가웠다. 얼핏 보면 정말 죽은 사람 같았다.한 무리 교수와 전문가들이 병실 안에서 증상을 논하며 치료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그런데 시간만 흐를 뿐 다들 속수무책이었고 치료 방법을 생각해낸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도란영, 남궁은설, 유연지, 한솔 일행은 옆에서 애만 태울 뿐 아무런 도움도 줄 수가 없었다.“강 교수님, 제 남편 상태가 어떤가요? 치료할 수 있나요?”한 무리 의사들이 한참 동안 논의해도 결과가 없자 도란영이 참다못해 물었다.“어르신의 병 정말 이상합니다. 저희가 의서를 다 뒤졌는데도 이런 증상을 찾지 못했어요. 정말 도와주고 싶지만 도무지 방법이 없네요.”경력이 가장 많은 강상민이 고개를 저으면서 안타까워했다. 이런 불치병은 지금까지 들어본 적도 없었기에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도 몰랐다.“네? 교수님들도 방법이 없다면 아무도 치료 못 한다는 소리예요?”도란영은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전에 약신궁에도 연락했었다. 그런데 약신왕이 잠시 다른 곳에 간 바람에 당장은 돌아오기 힘들다고 했다. 약신궁에서 장로를 보내왔지만 장로도 마찬가지로 속수무책이었다.“아무래도 연경에 가서 명의를 모셔오는 게 나을 것 같아요. 거긴 명의들이 많아서 실력 있는 자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강상민이 제안했다.“하지만 지금 이 상태로 연경에서 명의를 모셔올 때까지 버티겠는지도 모르겠어요.”도란영이 얼굴을 찌푸렸다.“그럴 필요 없어요. 제가 명의 모셔왔어요.”그때 남궁진혁이 갑자기 들어왔다. 그의 뒤로 의사 가운을 입은 한 대머리 중년 남자와 조력자 두 명이 따라 들어왔다. 그리고 조력자들은 커다란 약상자를 하나씩 메고 있었다.“여러분께 소개할게요. 이분은 금오국의 호시노 미치오 씨입니다. 유나가 말에 차여서 죽을 뻔했을 때 미치오 씨가 치료해줬거든요. 이분의 의술은
“용국의 의사들은 정말 형편없네요. 반나절이나 토론해도 아무런 치료 방법도 못 내놓고. 역시 미치오 씨밖에 없다니까요.”유연지가 감탄했다.“맞아요. 정말 쓸모없는 의사들이에요. 미치오 씨 반의반이라도 좀 따라가지.”남궁 가문의 적지 않은 사람들이 너도나도 아부하기 시작했다.용국의 수많은 전문가와 교수들이 한자리에 모였지만 전부 속수무책이었다. 그런데 호시노 미치오는 보자마자 문제점을 발견했다. 이것이 바로 차이라는 것이다.“미치오 씨, 치료 방법을 아신다면 지금 바로 치료해 주시죠.”도란영이 다급하게 말했다.“약 가져와.”호시노 미치오가 손을 흔들자 두 조력자가 약상자를 앞에 내려놓았다. 그는 약상자를 열고 이리저리 뒤지다가 검은색 약병 하나를 꺼냈다.“이 약은 금옥탕이라는 건데 108가지 귀한 약재를 달여서 만든 거예요. 경맥을 뚫어주고 기혈을 고르게 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죠.”호시노 미치오가 자랑스럽게 말했다.“환자분께서 이 약을 복용하시면 3분 안에 깨어나실 겁니다. 하지만 가격이 좀 비싸요.”“얼만데요?”도란영이 떠보듯 물었다.“600억입니다.”호시노 미치오가 생각지도 못한 금액을 말했다.“600억이요?”그 소리에 용국의 의사들은 입을 쩍 벌렸다.‘차라리 빼앗지 그래? 약 한 병에 600억? 말도 안 돼.’“문제없어요. 우리 남편만 치료할 수 있다면 그 돈 드리죠.”도란영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600억이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긴 하지만 그 정도 능력은 있었다. 남편의 목숨에 비하면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네, 사모님께서 흔쾌히 동의하셨으니 지금 바로 시작하겠습니다.”호시노 미치오는 씩 웃어 보이더니 남궁보성을 일으켜 약 뚜껑을 열고 입에 넣으려 했다.“그 약 마시면 남궁보성 씨 3일을 넘기지 못할 겁니다.”그때 누군가의 차가운 목소리가 갑자기 문 앞에서 들려왔다.“뭐야?”사람들이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리자 유진우가 위풍당당하게 걸어들어왔다.남궁은설의 전화를 받자마자 유진우는 부리나케 서울로 달려
“헛... 헛소리 지껄이지 마!”모든 게 까발려지자 호시노 미치오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두 눈은 동공 지진이었다. 금옥탕의 원가가 몇만 원 정도로 아주 저렴하다는 건 사실이었다. 물론 그의 명성과 의술이 더해지면 몇만 원짜리 약도 엄청난 값에 팔 수 있었다.“헛소리? 그럼 나랑 가서 약 성분 검사해볼래?”유진우가 계속하여 몰아붙였다.“내 생각이 맞다면 금옥탕에 흥분제 같은 것도 넣었을 거야. 응급 상황에서 효과는 있지만 되레 환자의 목숨을 해치는 거지. 넌 정말 양심도 없는 놈이야!”“닥쳐! 난 금오국의 명의야. 너희들이 우러러보는 존재라고. 그런 날 모함해? 명령하는데 지금 당장 사과해!”호시노 미치오가 노발대발했다.“사과? 넌 사과받을 자격도 없어.”유진우가 차갑게 말했다.“사과 안 하겠다 이거지? 그래, 그럼 치료 안 해. 죽든 말든 알아서 해!”호시노 미치오가 화를 내면서 약상자를 들고 떠나려 했다.“미치오 씨.”그 모습에 남궁진혁이 재빨리 잡으며 미안한 웃음을 지었다.“진정하세요. 저놈은 그냥 미친놈이에요. 아무것도 모르니까 상대하지 말아요. 지금은 사람부터 살리고 봐야죠.”“네, 미치오 씨. 사람 목숨이 달렸어요. 어르신 치료할 수 있는 분은 미치오 씨밖에 없어요.”사람들이 나서서 타일렀다.“유진우, 당장 입 다물어! 한 번만 더 헛소리 지껄였다간 확 내쫓을 거야.”남궁진혁이 고개를 돌리고 호통쳤다.“유진우, 무슨 배짱으로 미치오 씨께 대들어? 당장 사과해.”유연지도 큰소리로 말했다.“맞아. 당장 사과해!”한솔도 맞장구를 쳤다.지금 이 순간 모든 사람들이 유진우를 성난 눈빛으로 째려보면서 불만을 드러냈다. 오자마자 의심부터 하고 모함한 것도 모라자 호시노 미치오를 억지로 내쫓을 뻔까지 했다. 정말 괘씸하기 짝이 없었다.“난 사실만 말했는데 왜 사과해야 하죠?”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돈밖에 모르는 이런 의사는 병을 치료 못 하니까 그냥 가게 내버려 둬요. 이 병 내가 치료할게요.”“네까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