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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1화

웃을 듯 말 듯 하는 유진우의 얼굴을 본 후에야 술광은 정신을 차리고 툴툴거렸다.

“인마! 그렇게 할 짓이 없어? 저리 썩 꺼져.”

그러고는 다시 의자에 드러누워 자려 했다.

“그만 자고 일어나요. 할 얘기 있어요.”

유진우는 나무 상자 두 개를 꺼내 상 위에 내려놓았다. 나무 상자 안에 천년 청련과 칠색 영지가 고이 담겨 있었다.

“이번에 서울에서 수확이 꽤 컸어요. 마지막 두 영약을 다 구했거든요. 인제 수명단을 제조할 수 있어요.”

“그래? 이렇게나 빨리?”

술광은 느긋하게 허리를 펴고 앉았다.

“며칠 남지 않았다 생각했는데 그 귀한 영약들을 다 구할 줄은 몰랐어. 넌 정말 운도 좋단 말이지.”

“쓸데없는 얘기 그만하고 전에 줬던 영약이나 다 꺼내요.”

유진우가 다그쳤다.

“알았어, 찾을 시간 좀 줘.”

술광은 기지개를 켜더니 수납장을 이리저리 뒤지기 시작했다. 한참 동안 실랑이 끝에 영약들을 전부 다 찾아냈다.

“왕현 씨, 문 잘 지켜요. 아무도 들여선 안 돼요.”

유진우가 돌아보며 분부했다.

“네.”

대답을 마친 왕현은 의자를 가져와 문 앞에 자리 잡고 앉더니 두 손으로 검을 짚으면서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윤아야, 가서 약재 좀 사다 줘.”

유진우는 처방전을 적어 임윤아에게 건넸다. 평안 의원은 다 좋은데 환자가 많지 않아 약재가 매우 적다는 게 흠이었다.

“네!”

임윤아는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이고는 재빨리 자리를 비웠다. 잠시 후 양손에 여러 가지 약재를 잔뜩 들고 헐레벌떡 뛰어왔다.

“난 지금부터 폐관에 들어갈 건데 얼마나 걸릴지 몰라. 내가 나오기 전까지 아무도 방해해선 안 돼.”

유진우는 당부의 말을 남긴 후 약실로 들어갔다. 그런데 들어가자마자 바로 수명단 제조를 시작한 게 아니라 고대 서적 한 권을 꺼내 꼼꼼히 연구하기 시작했다.

수명단의 정식 명칭은 구전수명금단이다. 고대 서적의 기록에 따르면 환골탈태하고 기사회생하는 효과가 있으며 특히 오쇠 증상이 나타난 사람에게는 유일한 약이라고 적혀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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