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의 모든 챕터: 챕터 1121 - 챕터 1130

1132 챕터

제1120화 임시연 잡으러 가야지

“누가 새벽 두 시에 아침을 먹어요?”“그런 사람 많거든요. 그냥 성연신 씨가 나이가 들어서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뿐이에요.”가만있다 한 소리 들은 성연신이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눈썹을 꿈틀거렸다.“내가 나이가 들었다고요? 아까는 지안 씨가 먼저 못 버티겠다고 했던 것 같은데?”그 말에 심지안은 얼굴이 빨개지며 발끈해서 소리 질렀다.“조용히 해요! 변태!”본인이 먼저 하자고 하자고 졸라서 그렇게 몇 번이나 해줬더니 인제 와서 저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태도로 나오는 성연신에 심지안은 어이가 없었다.“아침 먹자면서요?”성연신이 심지안을 침대에서 일으키며 말했다.“가요, 내가 아는 곳 있어요.”“어디요?”“아침 먹는데요.”심지안의 질문에 성연신은 당연한 대답을 하며 웃었다.---그렇게 성연신이 30분이나 운전해서 도착한 가게는 마침 문이 열려있었다. 그 가게는 거리에 유일한 이 시간에 불이 켜진 가게였다.차에서 내린 심지안은 놀란 듯 성연신을 보며 말했다.“여기 와서 밥 먹은 적 있어요?”가게는 3평 정도 되는 작은 공간이 전부여서 테이블이 두 개밖에 없었다. 그래서 대부분은 아침을 사서 나가는 손님들이었다.“창업할 때는 자주 왔죠. 여기 튀김빵 엄청 맛있어요.”심지안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 말을 듣고 혼자 중얼거렸다.“창업...”이런 구멍가게에 와서 밥을 먹었다니, 다른 건 먹을 돈이 없었나...심지안의 생각을 보아낸 성연신이 그 볼을 꼬집으며 말했다.“돈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고 그냥 일이 늦게 끝나는데 여기 밖에 문 여는 데가 없어서 그런 거예요. 그리고 몇 번 먹어보니까 맛있기도 하고, 가게가 작은 거만 빼면 여기가 최고예요.”“아, 놀랐잖아요. 성원 그룹 후계자가 이런 구멍가게에서 끼니를 때워야 할 정도로 힘들었나 했어요.”“가요, 지안 씨도 먹어봐요.”성연신은 5개의 튀김빵과 순두부를 두 그릇 시켰다.심지안은 배는 고프지 않았지만 노릇노릇하게 튀겨진 튀김빵을 보니 자연스레 손이 갔다.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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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1화 오랜만이야, 임시연

“다빈 씨는 아는 얘기가 참 많은 것 같아요.”연다빈은 잠시 흠칫하다가 이내 고개를 쳐들고는 말했다.“제가 아는 게 많은 게 아니라 임시연 씨가 워낙 유명한 거예요.”“음... 그렇긴 하죠. 피아노 잘 치던데.”“전에 나는 임시연 씨 연주회에도 갔었는데 요새는 통 안 보이네요.”“그게 무슨 일이 있었다나 봐. 들리는 말로는 뭐 범죄를 저질렀다던데.”“진짜요? 자세히 좀 말해봐요.”제 얘기를 떠드는 동료들에 “연다빈”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에이, 다른 사람 얘기 그만하고 얼른 일이나 해요. 그러다 또 전처럼 이유도 없이 잘리면 어떡해요.”그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동료들은 다들 각자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십분 뒤, 전체 직원회의가 있어 회의실로 들어온 직원들은 성연신은 보이지 않고 그 대신 심지안이 그 자리에 앉아있는 걸 발견했다.그 모습에 몇몇 상황파악이 빠른 직원들은 연다빈에게 조롱의 눈길을 보내며 얼른 심지안에게 다가가 인사를 했다.“오늘은 사모님이 회의 여시는 거예요? 너무 영광이에요.”심지안은 사람들 틈에 섞여 있는 연다빈을 보더니 일부러 웃으며 말했다.“저희 곧 하거든요. 시간 있으면 다들 오셔서 식사하고 가세요.”그 말에 다들 깜짝 놀라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어머, 너무 축하드려요!”아이가 이렇게 큰데 게다가 재혼인데도 상관없다는 듯이 결혼식을 하는 걸 보면 성연신이 심지안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다.그리고 결혼이라는 말에 얼굴을 굳어져 있던 연다빈도 제 존재감을 과시하려 입을 열었다.“지안 씨와 대표님이 재결합하신다니 정말 축하드려요. 좋은 날에 제가 꼭 참석해서 축하해 드릴게요.”그 말에 심지안이 담담하게 대답을 해왔다.“나는 연다빈 씨를 초대할 생각이 없는데요.”심지안의 말을 끝으로 회의실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가라앉았고 연다빈은 이게 바로 원하던 결과라는 듯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하지만 이내 불쌍한 척을 하며 말했다.“지안 씨, 혹시 내가 말실수했어요?”“아니요.”심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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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2화 넌 진짜 한결같네

제 옛날 이름을 불러오는 심지안에 얼어붙은 연다빈이 사시나무 떨듯 떨며 눈을 피한 채 뒷걸음질을 쳤다.“임시연이라니요,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잘 모르겠네요.”“연기 그만해, 다 알아들었잖아. 성형까지 해가면서 성연신 씨 옆에 남으려는 이유가 도대체 뭐야?”심지안은 더 이상 임시연의 장단에 맞춰줄 생각이 없었다.목소리는 높진 않았지만 힘이 들어가 있어 주위 사람들은 충분히 들을 수 있었다.“성형 안 했어요! 저 모함하지 마세요.”연다빈은 떨리는 목소리로 애써 괜찮은 척하며 소리 질렀다.“지안 씨가 나 싫어하는 거 아는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요. 그렇게 나를 못 보겠으면 내가 회사 그만둘게요.”말을 마친 임시연이 사원증을 테이블 위로 집어 던지고 나가려 하자 심지안이 소리를 치며 막았다.“경비, 임시연 잡아요. 도망 못 가게.”이런 상황이 일어날 줄 알고 심지안은 미리 문 앞에 배치해 두었던 경비에게 명령해 임시연을 잡았다.임시연은 원망 어린 눈으로 심지안을 노려보고 있었지만 그 눈동자 속에는 공포도 서려 있었다.도대체 어디에서 들통이 난 건지 짐작도 가지 않았다.그래서 심지안이 일부러 저의 반응을 보려고 증거도 없으면서 자극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만약 그런 거라면 절대 인정하지 않으면 그만이었다.그때 심지안이 빠르게 임시연 앞으로 다가와 눈썹을 꿈틀거렸다.“도망가려고?”“저는 정말 지안 씨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아무리 직원이라고 해도 이런 수모를 겪는 건 부당하다고 생각해요. 지금 이 순간부터는 성원 그룹 직원 안 할 테니까 놔주세요. 이건 너무 하시잖아요!”심지안은 최대한 불쌍한 척하는 임시연에도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매정하게 말했다.“그렇겐 못 하지. 좀 있다 경찰 오는데, 법의 심판은 받아야 하잖아.”경찰과 법이 등장한 문장에 회의실에 있던 사람들은 갑자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진짜 연다빈이 임시연이야? 이게 무슨 판타지도 아니고...”“경찰까지 오는 거면 진짜 아니야?”“연다빈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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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3화 자신을 지키는 방법

그렇게 회의실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누구는 임시연을 구하겠다고 1층으로 달려 내려가고 누구는 창가에 기대어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아직 살아있어요!"그 모습을 보고 있던 심지안은 사람들의 인영이 환영처럼 눈 앞을 스쳐지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머리도 어지럽고 귀에 까지 이명이 들려 온 세상이 흐릿하게 보였다.임시연이 뛰어내리는 결말을 예상해본적은 없었는데, 3층이 아주 높진 않지만 그렇다고 낮은 층수도 아니었다.조금 정신을 차린 심지안은 사람들의 질책이 담긴 시선을 느꼈다. 그들은 저들끼리 수군대며 심지안을 힐끔힐끔 보고 있었다."사모님도 너무 하시지, 어떻게 사람을 뛰어내릴 때까지 몰아붙여? 저러면 밤에 악몽 안 꾸나?""그리고 왜 자꾸 연다빈 씨한테 임시연이라고 하는 거야? 너무 간 거 아니야?""다빈 씨가 죽기라도 하면 어떡해? 그럼 사모님이 살인자 되는 거야?""다빈 씨가 귀신 돼서 사모님한테 복수하겠다고 찾아올 것 같아요."그 말을 듣고 있던 심지안은 이마에 힘을 주며 소리질렀다."내가 몰아붙인 거 아니고 본인이 뛰어내린 거야. 나랑 상관 없다고."심지안의 호통에 수군거림은 사라졌지만 그녀를 보는 시선은 여전히 매정했다.다들 "연다빈"에게 일이 생기면 심지안 책임으로 돌릴 준비가 되어있는 듯 싶었다.심지안은 애써 심호흡을 하며 현기증을 이겨내려 했다. 그리고 구급차를 부르려고 뒤를 돌 때 마침 이곳으로 뛰어오는 성연신과 오지석을 발견했다.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는 성연신이 빠르게 다가와 심지안의 어깨를 잡으며 주드럽게 다독였다."괜찮아, 내가 왔잖아. 내가 알아서 할게."속눈썹이 떨릴 정도로 긴장하고 있던 심지안은 마침 다가오는 성연신을 보고 무슨 말이 라도 하려고 입을 벌렸지만 말을 채 내뱉기도 전에 다리에 힘이 풀리며 쓰러져 버리고 말았다.---시간이 조금 흘러 심지안이 눈을 뜬 곳은 병원이었다.흰 벽과 소독약 냄새, 그리고 핸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성원 그룹 직원 자살 사건은 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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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4화 우리 아이는 엄마를 잃었어요

자책하는 심지안을 보는 성연신은 가슴이 아픈 듯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당연히 아니죠. 임시연의 죽음은 지안 씨와 아무 상관없어요. 그러니까 혼자 그런 생각 하지 마요.”심지안도, 성연신도, 그 누구도 임시연이 거기서 뛰어내릴 거라고는 생각 못 했을 것이다.임시연이 심지안 앞에서 그리고 성원 그룹에서 죽은 건 심지안과 성연신에게 트라우마를 남겨주기 위해서였다.만약 제가 잘못되어 죽는다 해도 살아있는 사람들도 마음이 편하진 않을 테니까 그걸 노리고 뛰어내렸던 것 같다.성연신도 놀라긴 했지만 직접 본 게 아니니 그리 큰 충격은 받지 않았는데 문제는 심지안이었다.물론 임시연도 죽을 줄은 모르고 뛰어내렸겠지. 그냥 크게 다쳐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게 감옥에 있는 것보단 나으니까 뛰어내린 걸 텐데 이렇게 죽어버려서 심지안만 힘들어하고 있었다.심지안은 공허한 눈으로 성연신을 보며 웃어보려 했지만 표정이 잔뜩 굳어있어서 웃는 게 우는 것보다 더 이상했다.“당신 말이 맞아요. 임시연은 천벌 받아서 죽은 건데 내가 기뻐하는 게 맞죠.”“그래요, 안 뛰어내렸어도 경찰한테 잡혀서 자유롭진 못했을 거예요.”성연신은 심지안의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내가 지안 씨더러 임시연 잡아놓으라고 한 거잖아요. 귀신이 되어도 날 찾아올 거니까 지안 씨는 아무 걱정 하지 마요.”그때 오지석이 사실은 사람들을 데리고 올라오려 했지만 임시연이 미리 눈치를 채고 송준에게 도움을 청할까 봐 성연신이 말렸었는데 임시연이 이렇게 극단적인 사람인 줄 알았더라면 심지안을 절대 혼자 놔두지 않았을 것이다.“알겠어요.”긴장이 풀렸는지 심지안이 눈을 살짝 감으며 말했다.“나 아까 제대로 못 쉬어서 좀 잘래요.”“그래요, 내가 옆에 있을게요.”“네, 할아버지랑 우주한테는 나 병원에 있단 말 하지 마요.”“네.”가족들이 괜히 걱정할까 봐 신신당부를 하고서야 심지안은 침대에 누웠다.제 앞에 앉아있는 듬직한 성연신을 보니 안심이 되는지 그렇게 천천히 잠에 빠져들었다.한편 성연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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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5화 남겨진 이들의 그리움

심지안은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했다.“말 좀 해봐요. 정말 시연 씨가 죽길 바란 거예요? 시연 씨가 죽으면 속 시원할 것 같았냐고요!”변석환은 심지안에게 소리쳤다. 울부짖는 변석환의 두 눈은 심하게 충혈되어 무섭게 보였다. 그리고 그의 큰 목소리는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변요석과 성연신이 먼저 달려왔다. 성연신은 심지안을 보호하며 변석환을 몇 걸음 뒤로 밀어냈다. 성연신의 행동은 냉담하면서도 약간의 분노가 섞여 있었다.“지안 씨 앞에서 임시연 그 여자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마. 다시 한번 실수하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하하하! 살인범을 감싸고 도는 건가요?”변석환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을 이었다.“맞아요. 시연 씨의 죽음에는 당신과 심지안 씨도 책임이 있어요.”“퍽!”변요석은 변석환의 얼굴을 한 대 때렸다. 순간 정적이 흘렀다.“정신 차려. 임시연은 원래 죽어 마땅한 여자야! 더 이상 나를 창피하게 만들지 마!”변석환은 변요석을 바라보며, 맞은 얼굴을 손으로 문지르며 중얼거렸다.“원래 죽어야 했고... 맞아... 나를 속이고 이용했어... 죽어 마땅한 여자야...”하지만 변석환은 스스로 왜 이렇게 고통스러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잠을 잘 수도, 밥을 먹을 수 없었다.임시연이 죄를 지었음을 알고 있었지만, 변석환은 여전히 너무나도 힘들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녀를 미워하면서도 그녀가 죽기를 바라지 않았다.변요석은 주변에 지켜보는 눈이 많다는 것을 의식하며 분노를 억누르고 변석환에게 경고했다.“지금 당장 성씨 가문을 떠나. 네가 정신 차리고 지안 씨에게 사과할 준비가 되면... 그때 돌아와.”변석환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듯 비틀거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순간, 사람들 사이로 문득 익숙한 그림자를 본 것 같았다.변석환은 그 그림자를 쫓아갔지만,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변석환은 한참 동안 멍하니 서 있었고, 그제야 그것이 자신의 착각임을 깨달았다.살아 있는 사람은 죽은 사람보다 더 큰 고통을 겪는다. 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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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6화 잘 살아가기만 하면 돼

성동철은 깜짝 놀라 지팡이도 잊은 채 급히 움직였다. 카펫에 걸려 넘어질 뻔했지만, 한순간도 지체하지 않고 휘청거리며 2층으로 올라갔다.집사는 구급차를 부르기 위해 전화를 걸었고, 남은 하인들은 손님들을 휴식 공간으로 안내했다. 연회 내내 활기찼던 분위기가 갑자기 혼란스럽고 긴장된 분위기로 바뀌었다.심지안은 찡그린 얼굴로 성동철의 뒤를 따라 고청민의 방으로 들어갔다.커튼은 빛 한 줄기도 들어오지 못하게 꽉 닫혀 있었지만, 문을 열자 짙은 피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하인이 먼저 한 발 앞으로 나서서 전원 스위치를 켜자, 방 안은 갑자기 밝아졌다.우드톤 가구들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옷들도 정리되어 소파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심지안은 방 안을 둘러보았지만, 고청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심지안은 약간 열려 있는 화장실 문을 바라보며, 눈빛이 어두워졌다.이때, 하지원이 화장실을 가리키며 말했다.“안에 있어요.”성동철은 떨리는 손으로 화장실 문을 열었다. 안은 엉망진창이었다. 바닥에는 붉은 핏자국이 가득했다.고청민은 욕조 안에 누워 있었다. 옷은 물에 젖어 축축하게 몸에 붙어 있었고, 두 손은 욕조 가장자리에 힘없이 늘어져 있었다. 머리는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고, 입가에는 피가 묻어 있어 원래 창백한 피부가 더욱 하얗게 보였다.고청민은 말라비틀어진 채 생기가 전혀 없는 모습이었다.성동철은 이마에 땀을 흘리며 손가락을 고청민의 코 밑에 대어 보았다. 그는 길게 숨을 내쉬며 하인들에게 소리쳤다.“구급차가 일찍 도착할 수 없을지도 모르니, 빨리 차에 태워서 병원으로 데리고 가!”하인들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럽게 고청민을 욕조에서 꺼냈다.심지안은 손가락을 만지작거렸다. 겁에 질린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심장이 빨리 뛰었다. 그녀는 혼이 나간 하지원을 바라보았다.“청민 씨... 어쩌다 이렇게 된 거죠? 왜 이렇게 피를 많이 흘린 건가요?”이 상황이 마치 자살을 암시하는 것 같았지만, 하지원은 그 말을 입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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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7화 날 원망하지 마, 나도 어쩔 수 없었어

심지안은 차가운 눈빛으로 하지원을 바라보며 말했다.“모든 사람이 자기를 좋아하지도 않는 상대방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인생을 바칠 수 있는 것은 아니야.”심지안은 사랑의 위대함에 감탄했지만, 그런 희생정신을 가질 수는 없었다.하지원은 심지안의 말을 정확하게 알아듣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왜냐하면 난 인간미가 있고, 지안 씨는 없으니까요. 임시연이 당신 앞에서 죽었을 때, 살아있던 한 생명이 죽었는데도 지안 씨는 아무런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사람인 것처럼 무관심했잖아요.”심지안은 갑자기 고개를 들어 지금까지의 무심한 태도를 거두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하지원을 쳐다보며 목소리를 높였다.“맞아요. 임시연은 내 아이를 훔치고, 내 남자를 빼앗고, 내 결혼을 망쳤어요. 게다가 여러 번 나를 죽이려고 했었죠. 이번에 죽은 사람이 임시연이 아니었다면, 다음번에 죽을 사람은 나일 수도 있어요. 지금 임시연이 죽어서 폭죽이라도 터뜨리고 싶은 마음이니까, 자기 일 아니라고 그런 쉬운 소리 하지 마세요!”처음에는 임시연의 죽음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꼈지만, 곧 심지안은 깨달았다. 임시연의 죽음은 자신과 아무 상관이 없으며, 그녀는 죽어 마땅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임시연은 살아서 더 많은 사람을 해치려 했기에 어쩌면 이렇게 죽는 것이 더 나은 상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원은 심지안의 큰 목소리에 깜짝 놀라 얼굴이 창백해졌고, 잠시 말을 잃었다.“지원 씨는 사랑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할 수 있을지 몰라도, 난 아니에요. 날 냉정하다고 생각해도 좋아요.”심지안은 하지원과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하지원도 불쌍한 사람일 뿐이었다. 심지안은 자리에서 일어나 병실로 들어가려 했다. 한 발을 내딛자, 하지원이 다시 말을 걸었다.“정말로 청민 선배를 도와줄 생각이 없는 거예요? 사람 하나 구한다고 생각해 줘요... 평생 고마워할게요.”심지안은 잠시 멈칫했지만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그건 도움을 청하는 게 아니라 도덕적 강요에요.”심지안은 친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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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8화 하지원에게 적합한 심장

30분 후, 성동철과 고청민이 병실에서 나왔다. 성동철은 걱정스럽게 잔소리를 늘어놓았다.“의사가 병원에 며칠 더 있으라 했잖니? 왜 말을 안 들어? 적어도 또 무슨 일이 생기면 이렇게 급하게 서두르지 않아도 되잖아. 치료 시간을 늦출 수도 있다고...”고청민은 미소를 지었다. 그의 창백한 얼굴은 햇살처럼 부드러워 보였다.“괜찮아요. 집에 있는 의료 장비로도 충분해요.”성동철은 한숨을 쉬며 더 이상 고집하지 않았다.‘집에 있는 것도 나쁘지 않지. 집에 있으면 이 녀석을 더 볼 수 있잖아...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일이고...’성동철은 운전기사에게 차를 병원 앞에 대라고 지시했다. 전화를 끊고 나서 그는 병원 입구의 벤치가 비어 있는 것을 보고 주변을 둘러보며 의아해했다.“지안이 여기 앉아 있지 않았니? 어디 갔지?”고청민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고운 속눈썹은 한껏 아래로 드리워 있었다. 눈에 감춰진 복잡한 감정이 보이지 않게 덮여 있는 것 같았다.“그리고 지원이도 보이지 않네. 네가 전화를 걸어 연락해 봐. 이제 집에 가야 한다고...”성동철은 난처한 표정으로 고청민에게 말하며, 심지안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는 계속 부재중이었다.고청민은 하지원에게 전화를 걸지 않고 바로 말했다.“지원이 오빠가 찾으러 왔어요. 아마도 지안 씨는 갑자기 일이 생겨서 간 것 같아요. 저희 먼저 집에 가죠.”성동철은 방금 의사가 자신에게 따로 했던 말들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었다. 그는 빨리 집에 가서 외국의 의료 전문가들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그래. 우리라도 먼저 가자.”‘성연신이 지안이를 데려갔을 수도 있어. 어쨌든 지안이는 다 큰 어른이니까 큰 문제는 없을 거야.’넓은 승용차 안에서, 고청민이 갑자기 성동철에게 말했다.“할아버지, 제가 죽으면 제 심장을 지원이에게 주세요.”어차피 죽으면 남겨둘 이유가 없으니, 필요한 사람에게 주는 것이 덕을 쌓는 일일 것이다.성동철은 얼굴빛이 변하며 호통쳤다.“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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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9화 아쉬움

“네. 할아버지, 그러니 제발 막지 말아 주세요.”“지금 나와 상의하는 게 아니라 통보하는 거구나!”“할아버지, 용서해 주세요.”성동철은 입을 열었다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한순간에 십 년은 늙은 것처럼 보였고, 무력한 눈으로 먼 곳을 바라보았다.한참 후에야 그는 천천히 말했다.“해외 전문가와 이미 연락을 취했으니, 너는 안심하고 치료에 전념해라. 우리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고청민은 그의 고집을 읽고 눈을 깜빡였다. 긴 속눈썹이 갑자기 젖어 들었다.사실, 그도 할아버지와 몇 년 더 함께하고 싶었다.집에 돌아오니, 성동철이 연락한 해외 전문가로부터 답변이 도착해 있었다. 그들은 신의라 불리는 의사가 이미 고청민을 치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자신들이 개입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청민은 낙담하지 않고 오히려 성동철을 안심시키며 주제를 돌렸다.“할아버지, 해외로 며칠 다녀오고 싶어요. 오랫동안 여행을 못 갔어요.”“안 돼. 네 몸 상태로는 그렇게 멀리 갈 수 없어!”성동철은 단호히 거절했다. 그는 아직 민채린의 스승에게 도움을 청해 볼 생각을 하고 있었다.그러나 고청민은 말했다.“민채린이 해외에 있어요. 그녀가 옆에 있으면 할아버지도 안심하실 거예요.”“민채린?”성동철의 얼굴에 희미한 희망의 빛이 떠올랐다.“그렇다면 민채린의 스승에게 직접 찾아갈 수 있는 거니?”“제 병에 대해 이미 채린이의 스승님께 여쭤봤어요.”“결과는 어땠니?”“스승님께서 알려줄 수 있는 것은 모두 알려 주셨어요. 하지만 정말 치료하기 어려운 병이래요.”성동철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실망을 느꼈다.결국, 그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그래. 가고 싶다면 가도 좋아. 다른 환경에서 지내는 것이 네 몸에도 좋을 거다.”게다가 민채린이 옆에 있으니, 문제가 생기더라도 신속히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오늘 바로 떠나려고 해요.”“이렇게 갑자기?”“그냥 즉흥적으로 생각한 거예요. 가고 싶을 때 가야죠.”고청민은 말하며 눈치를 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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