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끝 연애 시작의 모든 챕터: 챕터 531 - 챕터 540
658 챕터
제531화 온갖 수단을 다 쓰다
이진은 어쩔 수 없이 목걸이를 걸고는, 메일로 약속했던 교외로 갈 수밖에 없었다.이진이 도착하자 헬리콥터 한 대가 아스팔트 위에 가로놓여 있었고, 그 위에는 알파벳 ‘S’가 적혀 있었다.이로 하여, 이진은 루트를 협박한 사람과 이진을 찾는 사람이, 같은 테러 조직 사람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이진은 가녀린 긴 다리를 쭉 뻗고 발걸음을 내디뎠다.“이진 씨.”헬리콥터 앞에 서 있던 중무장한 남자 몇 명은, 이진을 보자마자 앞으로 나가 그녀의 옆으로 손을 내밀었다.분명 이진의 트렁크를 검사해 보려는 거다.이진은 눈썹을 찡긋거리고는 시원시원하게 트렁크를 건넸다.안에는 이진이 사람을 구할 때 자주 뒤적거리던 서적만이 들어있었다.‘궁금해한다면 얼마든지 보여주지.’이진은 차가운 표정으로 자신의 트렁크를 뒤적거리는 남자들을 지켜보았다.검사를 마친 놈들이 트렁크를 닫자, 이진은 무심한 듯 물었다.“제가 의사 신분으로 당신들과 함께 가는 이상, 저에게 환자의 상태에 대해 말씀해 주셔야겠죠.”“죄송하지만, 환자의 상태는 도착하신 후에 보시면 알게 될 것입니다.”놈들은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은 채 이진을 헬리콥터로 모셨지만, 얼굴에는 전혀 이진을 존경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그들이 단서를 제공해 주지 않자, 이진은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는 바로 헬리콥터에 올랐다.이진은 헬리콥터에 오른 후, 아예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기만 했다.얼마 정도 지나자, 헬리콥터는 구름층을 뚫고 천천히 땅에 착륙했다.그들이 도착한 곳은 임시로 건설된 야영지 같았는데, 줄곧 몇 미터를 거리 두고 ‘S’가 그려진 깃발을 하나씩 세웠다.이진이 무표정으로 주변을 살펴보던 참에, 누군가가 이진의 두 팔을 붙잡았다.“이진 씨, 보스는 오직 당신 만을 안으로 들이겠다고 하셨어요.”이진은 무의식적으로 반격하려 했으나 놈이 이미 말을 마친 상태였다.그 말은 이진의 몸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가지고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곧이어 이진의 핸드폰은 물론 휴지마저도
더 보기
제532화 대치하다
쌍방이 눈을 마주치자 공기 중에 미묘한 분위기가 맴돌았다.금호는 이진을 한번 훑어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진 씨, 죄송합니다. 저희도 급한 마음에 어쩔 수 없이 이런 방법으로 당신을 초대하게 되었어요. 저희의 무모한 행동을 너무 탓하진 않으셨으면 좋겠어요.”말을 꺼낸 금호의 얼굴에는 전혀 미안한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이진 씨,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전 이진 씨의 실력으로는 절대 저희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금호는 눈을 가늘게 뜨며 입을 열었는데, 그 말은 마치 이진을 협박하는 것만 같았다.이진은 그들의 규칙을 잘 알고 있었다.환자를 구하겠다고 약속한 이상, 이진은 당연히 최선을 다해 환자를 구해야 할 것이다.만약 이진이 환자를 치료하지 못한다면, 그들의 손에 죽게 될 것이다. 이진은 대답하지 않은 채 고개를 숙여 환자의 상처를 자세히 훑어보았다.환자의 팔은 총에 맞았을 때부터 줄곧 아무런 처치를 하지 않아, 상처가 이미 곪아버리고 말았다.현재 상황으로서, 팔 전체를 지키려면 상처가 곪은 부분을 일일이 제거한 후, 치료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이 부분을 모두 제거해야 됩니다.”이진은 손가락으로 가볍게 잘라야 할 근육 부분을 그으며 말했다.“말도 안 돼!”모두 멍하니 이진의 말을 듣고 있었는데, 이때 갑자기 누군가가 화를 내며 이진에게 달려들려고 했다.“성민이가 자기 팔을 얼마나 아끼는데, 이대로 팔을 잘라내는 건 성민이가 절대로 받아들이지 못할 거야!”“당신이 의사라도 돼요?”이진은 눈썹을 찌푸리며 비꼬는 듯한 말투로 반문했다.“당신!”놈은 이진의 당당함에 말문이 막혀, 얼른 금호를 찾아 고자질했다.“형님, 저 여자는 분명 아무것도 모르는 돌팔이예요! 절대로 성민이를 저런 여자에게 맡길 수는 없어요. 차라리 제가 저 여자를 쏴 죽일게요!”“그만 떠들어대고 이만 물러서.”금호가 손을 들며 말하자, 놈은 아무리 화가 나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그러고는 눈을 부릅뜨고 이진을 노려보더
더 보기
제533화 이진만이 가능하다
이건이 모든 회의를 마치고 퇴근하려고 할 때, 시간은 어느덧 새벽이 되었다.이건은 피곤한 마음에 미간을 문지르고는 이 비서가 건네온 외투를 받아 입었다.이건이 탄 엘리베이터가 1층 로비에 도착하였을 때, 그는 뜻밖의 사람과 마주치게 되었다.“이영?”이건은 발걸음을 멈추고 온 사람이 누구인지 똑똑히 살펴보았다.이영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이건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여기서 뭐 하시는 거예요?”“이건 오빠.”이영은 이건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었기에, 수줍어하는 모습과 함께 다소 조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곧 YS그룹이 저희와 합작을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어요. 마침 YS빌딩을 지나가던 찰나, 이건 오빠 사무실의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고는, 이 일에 대해 물어보려고 찾아왔어요.”이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차가운 표정을 보이기만 했다.이영은 이건의 눈을 마주보기 부끄러운 마음에 고개를 숙였기에, 이건의 차가운 표정을 알아차리지 못했다.이건의 대답을 하지 않자, 이영은 입술을 깨물으며 물었다.“이건 오빠, 전 오빠한테 진심이에요. 사업상에서도 마찬가지예요. 그러니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말씀해 주세요. 이건 오빠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모두 해낼 거예요!”이영은 이를 악물고는 독기를 품었다.이건이 혹시나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지 못할까 봐, 이영은 이건에게 바짝 들이댔다.‘이영 씨는 정말 대담하시네.’이 비서는 소리 없이 감탄하며, 자신에게 불통이 튈까 봐 슬그머니 뒤로 물러났다.과연, 이건은 끔쩍도 하지 않고는 도리어 코웃음을 쳤다.“YS그룹은 절대로 당신들과 합작하지 않을 겁니다!”이기태가 이영에게 말해줬던 것처럼, 이변이 생기지 않는 한 그들은 합작하기로 했었다.그런데 하필 이변이 생긴 것이다.‘이진이 당신 가족들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는데, 내가 고작 프로젝트 하나 때문에 당신들과 합작할 것 같아?’게다가 YS그룹에는 그들 말고도 선택할 여지가 많았다.“합작하지 않는 다고요?”
더 보기
제534화 반드시 남기겠다
“이진 씨.”병실 밖을 지키고 있던 금호 부하 중 한 명이 이진을 보고 공손하게 인사했다.앞서 사람을 구해 달라고 할 때와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이유를 알 수 없는 이진이 고개를 돌려 물었다. “무슨 일입니까?”“사람을 구하느라 많이 고생했다고 우리 보스가 식사 한 끼 대접하고 싶다고 합니다.”부하가 진지한 태도로 말했고, 말이 끝나자마자 금호가 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진 씨, 같이 가실까요?”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병실에서 칼을 빼들고 있던 금호의 얼굴에는 진지함이 가득했다.이진은 그녀가 병을 고친 짧은 몇 시간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고, 금호가 왜 태도를 바꾸었는지 몰랐다. 하지만 크게 별로 신경 써야 할 일은 아니다.지하 조직에서 금호는 그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절대적인 존재이다. 이진을 상대로 뭔가 노리는 것이 있지 않으면 이유 없이 그녀에게 예의를 차리는 아니다.이진은 무심코 입술을 꼬이며 조용히 말했다.“미안하지만 전 아무나 하고 밥 먹는 습관이 없어서, 무슨 용건이 있으면 그냥 말씀하세요.” “그러죠!”이진이 이렇게 직설적으로 말할 줄 몰랐던 금호는 3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쾌활하게 웃었다.“역시 똑똑한 사람과 말이 잘 통하네요!”다음 순간 그는 웃음을 멈추고 진지해졌다.“사실 제가 이진 씨가 마음에 들어 우리 조직에 초대하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무슨 일로 금호 태도가 변했는가 했더니 그녀의 신분을 캐러 갔던 것이다.이진에게 지금 이 상황이 조금 웃겼다.“마음은 고맙지만 아쉽게도 제가 그런 야심이 없어서요.”“그 마음 제가 돌아가 씻고 하룻밤 푹 쉬는데 쓰면 알 될까요?”금호에게 다시 입을 열 기회를 주지 않고, 이진은 얼른 말을 돌렸다.금호의 설득하려던 말도 그렇게 목에 걸리고 말았다.금호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이진을 쳐다보았고, 이진이 당황하지 않고 침착함을 잃지 않자, 자신도 모르게 흥미가 더해졌다. 한참 후 그는 손을 흔들며 뒤쪽의 의사를 바라보았다.“이분이
더 보기
제535화 손가락을 자르다
금호는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정말 죽여버리고 싶은 심정이다.잠시 생각에 잠긴 듯하더니 금호는 눈을 감고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내가 말했지, 이진 씨 손님이라고, 너희들 감히 내 말을 거역해? 더 이상 여기에 남을 필요 없어. 여기 이 두 사람 손가락 자르고 내쫓아, 앞으로 또 이런 일이 생기면 이대로 처리하면 돼!”“형님!”두 사람은 놀라고 두려웠다. 처량한 울음소리는 강제로 끌려가면서 점점 더 멀어졌다.이진은 마치 자기와 상관없는 것처럼 무표정하게 듣고 있었다.금호는 눈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부하들 단속 잘 못해서 정말 미안합니다.”“다만…….”잠시 후, 금호는 약간 아쉬운 듯 말했다.“원래 일이 끝나면 이진 씨를 설득해서 우리 조직에 가입시키려 했는데, 이번 일을 겪고 나니 더 이상 설득할 면목이 없네요, 물론 환자 완치되면 책임지고 안전하게 돌려보낼 테니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이 술은 사죄의 마음으로 이진 씨에게 드리는 거니, 앞으로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저를 찾아오세요!”금호는 술잔을 들고 이진이 입을 열기도 전에 쾌활하게 먼저 마시고 잔을 비웠다.이진은 머뭇거리며 잔을 들고 가볍게 한 모금 마셨다. 머릿속에는 온통 루트에 관한 일이다.금호의 약속이 사실이든 거짓이든 간에, 시도는 해봐야 했다.이 또한 그녀가 여기에 온 목적이기도 하다.이진이 술잔을 내려놓았다.“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부탁 하나 있습니다. 그쪽과 관련된 일이예요.”“우리와 관련된 일이라고요?”금호는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상대방이 말하기를 기다렸다.이진도 금호의 태도를 보고 걱정이 많이 사라지고 솔직히 답했다.“제 남동생이 있는데 얼마 전 세계적인 해커 대회에서 5위 안에 든 적이 있거든요, 그걸로 그쪽 조직원들에게 스카우트돼 영입을 요청하려 했지만 동생은 그런 일을 할 마음이 없었다고 표명하자 이해는커녕 협박을 하더라고요.”“그래서 동생한테서 거절을 받고 그를 해치지 않을까 걱정이 되네요.”이진은 눈을 들어 한 마
더 보기
제536화 린치
설사 금호의 보장이 있더라도, 이진은 여전히 시원치 않은 한 끼를 먹었다. 하필이면 의사의 자애로운 마음가짐의 원칙도 있어, 사람을 구한 이상 결코 도중에 손을 떼서는 안 되었다.할 수 없이 금호가 말한 대로 빨리 루트를 무사히 데리고 나오기를 바랄 뿐이다.그날 통화에서 지사 리더의 말투를 들으니, 그 사람 분명 목적을 달성하지 않고서 그만둘 캐릭터가 아니었다.시간이 더 지나가면 루트가 그 사람 손에 어떤 고통을 당할지 모른다.만약 루트가 그 사람에게 세뇌당한다면 그것이 더 끔찍했다.이진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러나 할 수 없이 정신을 차리고 치료에 전념해야 했다.이 모든 것이 금호에게 포착되었다.금호가 생각하기로 자신은 사리분별이 되는 사람이다. 게다가 성민이는 그가 아끼는 저격수이자 가장 충성스러운 심복이다. 이진이 이렇게 큰 도움을 주었는데 보답을 못한 채 부하들이 그녀의 동생을 잡아갔으니 정말 미안해서 이진을 대할 면목이 없었다.“이번 일은 제가 부하 단속 제대로 못한 탓입니다. 그러니까 마음에 두지 말았으면 합니다.”금호는 자세를 낮추고, 부하들이 건네준 차를 받아 직접 이진 앞에 내놓았다. 그리고 반대편 의자에 앉아 주먹을 불끈 쥐며 오랜만에 독한 표정을 지었다.“제가 지사를 다룰 여유가 없어 이것들이 점점 겁대가리를 잃은 모양입니다. 이진 씨 동생분을 위해서든, 우리 조직의 장래를 위해서든 이참에 한바탕 잘 다스려야겠습니다.”금호는 고개를 들고 두 사람을 가리켰다.“너희 둘, 사람 데리고 지사로 내려가서 민우 도와 루트 데려와, 그리고 성우도 데려오고, 내가 직접 혼내겠어, 그리고 이번 일에 관련된 모든 사람 중벌로 처벌하고! 감히 내 명을 거역한 자들이 어떻게 될 것인지 똑똑히 지켜보라고 해!”역시 보스다운 처단이다. 몇 년 동안 이 자리를 지켜온 그이기 때문에 비록 최근 한가해졌더라도 그를 따르고 존경하는 사람은 여전히 지사 리더보다 몇 배는 많았다.하루도 안 돼 윤성우의 말을 듣고 루트를 강제로 국내에서 납치해
더 보기
제537화 떠나다
“이진 씨, 이 일은 제가 해명할게요.”금호가 침묵한 것도 떳떳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 이진이 밤늦게 지사에 잠입한 것에 대해 문책하지 않았고, 오히려 조금 미안해하였다.“일부러 숨기려는 것이 아니라 상처 치료 후에 데려오려고 했는데…….”“어쨌든 화가 나면 제가 바로 사람을 시켜서 윤성수 그 자식을 데려오게 할 테니,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여봐라…….”금호의 매서운 음색이다. 사람을 잡아다가 칼로 무참히 베어버릴 기세였다.“…….”정말 일을 크게 만들고 싶었더라면 이진은 한밤에 루트를 데려와 금호에게 묻지 않았을 것이다.죄를 묻기보다는 루트를 빨리 데리고 나가고 싶은 심정이 많았다.계속 이곳에 머무르면 더 빠져나가기 어렵고, 시간이 더 오래되면 그때는 아마 윤이건도 알게 될 것이다.이진은 이건가 자기를 위해 걱정하는 모습을 정말 보고 싶지 않았다.이진은 심호흡을 하며 단호하게 말했다.“전 벌주라고 요구한 적 없습니다. 루트 상처 더 이상 끌면 안되니 루트를 데려가서 최고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허락해 주세요.”“돌아가시려고요?”금호는 듣자마자 얼굴이 변했다. 그가 루트의 행방을 숨긴 다른 한 목적이 바로 이진을 며칠 더 머물게 하려는 것이었다.결국 지금 이진은 루트를 은밀히 찾았을 뿐만 아니라 돌아갈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금호는 마음속의 화를 억누르고 차근차근 잘 유도했다.“이진 씨, 심정은 이해하지만 루트가 이곳에서 입은 상처이니 당연히 우리가 책임져야죠. 안심하세요, 루트가 우리 본영에서 최고의 치료를 받도록 할게요.”“루트는 저랑 함께 돌아가야 최고의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이진은 눈을 가볍게 치켜뜨고 금호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부딪혔다. 분명 마음이 정해진 모양이다.“이진 씨!”금호의 인내심이 아무리 강해도 지금 이 순간은 이진의 철벽 같은 태도에 속이 불끈 타올랐다. 화가 난 금호는 자리에서 일어섰고,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표정이 어두워졌다.“이진 씨, 저와 먼저 약속했잖아요, 환자를 치료해 주겠다
더 보기
제538화 속이는 거 아니다
“알아요?”이진이 눈썹을 찡그렸다. 루트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그 안에 분명 그녀가 모르는 일이 있을 것이라고 직감했다.아니나 다를까 루트는 손바닥을 움켜쥐고 울분을 토해냈다.“대표님, 속지 마세요, 그 사람들 원래 저를 잡아갔을 때는 그냥 질문 정도였는데 저를 고문해라고 지시한 사람이 바로 그 보스예요! 통화할 때 제가 똑똑히 들었어요!”루트가 악랄하게 이를 갈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달갑지 않았다.“제가 정말 싸움만 잘해도 바로 가서 다 때려부수고 싶은 마음입니다!”지금 유일하게 다행인 것은 이진이 그에게 연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죽어도 양심이 불안할 것 같았다.그 생각에 루트는 이 일의 근본이 무엇인지를 떠올리며 입술을 꼭 깨물었다. “죄송합니다, 내가 과격하게 그 대회에 참석하지만 않았서도…….”“월드시리즈가 잘못된 게 아니라 나쁜 마음을 먹은 놈들이죠.”이진은 루트의 이런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루트와 이런 것들을 논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손을 들어 루트의 어깨를 툭툭 치며 이진은 담담하게 말했다.“나라를 위해 우승하는 거 자랑스러운 일이예요, 괜히 그 사람들 때문에 자기 초심까지 잃으실 필요 없고, 또 이번 경험으로 얻은 것이 분명 있을 거예요, 이제 막 깨어났으니 일단 푹 쉬고 있으세요.”“네.”루트는 이진이 불쾌할까 봐 가슴 가득 찬 말을 삼키고 그녀가 나가는 것을 배웅했다.이진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컴퓨터 앞에 앉았다.이진은 루트의 성격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루트는 절대 그녀를 속이지 않을 것이다.그럼 그녀를 속이고 진실을 숨기는 사람은 금호뿐이다.일이 이렇게 되자 이진은 금호가 그의 형제들을 처벌하는 것은 단지 그녀의 신뢰를 얻기 위한 고육지책일 뿐이라는 것을 철저히 깨달았다.이진은 컴퓨터를 켜고 손끝을 탁탁거리며 키보드를 두드리면서 일련의 코드를 입력했다.예상대로 누군가 그녀의 정보를 추적하려고 하는 것을 발견했다.이진은 비아냥거리며
더 보기
제539화 든든한 윤이건
윤이건이 침묵하였다. 그윽한 눈동자는 이진의 달빛 같은 눈동자와 마주치고 마음이 저절로 부드러워졌다. 어찌 되었든 간에 그에게 돌아왔으니 다행이다.이진의 손을 잡고 윤이건은 그녀의 손등에 가볍게 키스했다.“마지막이야, 다음부터는 안 돼.”“네네.”이진은 말을 이어 대답하고 가까스로 윤이건의 입술을 물었다.두 손을 남자의 가슴에 대고 떠나려고 하는데 이건이가 다시 그녀의 입술을 찾아갔다.거실에 있는 두 사람 한창 뜨거울 때 별장 밖에서 도시락을 손에 든 이영 역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이진이 없으니 마침 정정당당하게 이건과 가까이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문밖을 청소하는 하인을 무시한 채 거드름을 피우며 별장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막상 발을 들여놓는 순간 수줍은 얼굴로 고개를 떨궜다.“윤이건 대표님, 아버지 말로는 협력 프로젝트 때문에 계속 야근을 하셨다고 하던데, 그래서 돌아가자마자 대표님 취향을 알아보고 좋아하는 음식 몇 가지를 직접 만들어 봤습니다.”말이 떨어진 후 한참동안 대답은 없었다.이건이가 집에 없다고 생각하고 고개를 들었는데 마침 이진의 비아냥거리는 웃음이 이영의 눈에 들어왔다.윤이건은 이진 옆에 앉아 무표정한 얼굴로 이영을을 쳐다보았고, 그녀의 말에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오히려 이영의 방문에 불쾌한 것 같았다.이영은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다. 이진의 비꼬는 표정과 약간 붉어진 입술에 자극되어 손에 든 도시락을 움켜쥐며 겁먹은 모습을 보였다.“언니, 돌아왔어? 나 요즘 대표님 밥을 챙겨주느라 가져왔는데, 언니가 돌아온 줄 알았다면 두 분 방해하지 않았을 텐데.”‘요즘? 그러니까 내가 없던 사이에 계속 왔단 말이야?’이진은 눈을 가늘게 떴다. 이건과 관련된 일은 나중에 물어봐도 되지만 이영은…….이영의 시늉을 보기 귀찮아서 이진은 비웃으며 무심코 손톱을 만지작거렸다.“방해인 줄 알면 그만 나갈래?”“언니…….”이영은 괴롭힘을 당한 듯 떨리는 목소리로 두 글자를 외쳤다. 눈에는 물안개가 가득했고,
더 보기
제540화 그의 여자
이기태가 이진을 노려보았다. 말의 어조가 계속 심해지고 볼은 떨릴 정도로 힘이 들어갔다.“지금 그 말 당신 딸에게나 얘기하시죠.”이진은 겉모습만 보고 쉽게 죄를 논하는 그의 사고 방식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입을 꼬이며 그저 웃어 보이기만 했다.“이영이가 주제 파악 못하고 내 남자 옆에서 얼씬거리면서 번번히 내 심기를 건드리는데 그게 내 잘못인가요?”이진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아름다운 눈에는 조롱이 가득했다.“날 비난할 시간 있으며 자식 교육이나 잘 하시죠, 주제 파악이 무엇인지도 잘 가르쳐주고요.”“너!”이진이 아무렇지 않는 태도를 보일수록 이기태의 거센 분노를 더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이기태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숨이 막혀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하필이면 윤이건 앞이라 말을 너무 과하게 하기도 어려웠다. 지난번 이건이 이진을 위해 스스럼없이 사람을 쫓아냈던 장면이 아직도 눈앞에 남아있어서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게 할 수는 없었다.게다가 오늘은 이건과 상의할 중요한 일이 있어서 여기에 온 것이다. “이영이가 아무리 못났더라도 최소한 나를 돕는데 넌 그저 날 화내게 할 뿐이잖아.”이기태는 냉담하게 콧방귀를 뀌며 시선을 거두고 조심스럽게 이건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윤이건 대표님, 프로젝트에 관해서도 들었었죠, 앞으로 GN그룹과 YS그룹 손을 잡으면 우리 앞에 놓인 문제들 다 해결됩니다. 대표님은 어떻게 생각하시죠?”이영이가 요즘 합작이라는 명목으로 자주 이건과 접촉하는데, 이 일은 이기태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고, 눈감아 줬다.이기태의 목적은 이건이 두 회사 합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는 것인데 이건에게는 전혀 먹이지 않았다. 그리하여 할 수 없이 직접 사선 것이다.사실 이건도 속으로 짐작하고 있었다. 그가 GN그룹과 손을 잡으려고 하는 것은 이 프로젝트를 따내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진 때문에 아직도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이기태는 이것을 모르고 있었다.이진이 그들과 사이가 좋지 않
더 보기
이전
1
...
5253545556
...
66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