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은 어쩔 수 없이 목걸이를 걸고는, 메일로 약속했던 교외로 갈 수밖에 없었다.이진이 도착하자 헬리콥터 한 대가 아스팔트 위에 가로놓여 있었고, 그 위에는 알파벳 ‘S’가 적혀 있었다.이로 하여, 이진은 루트를 협박한 사람과 이진을 찾는 사람이, 같은 테러 조직 사람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이진은 가녀린 긴 다리를 쭉 뻗고 발걸음을 내디뎠다.“이진 씨.”헬리콥터 앞에 서 있던 중무장한 남자 몇 명은, 이진을 보자마자 앞으로 나가 그녀의 옆으로 손을 내밀었다.분명 이진의 트렁크를 검사해 보려는 거다.이진은 눈썹을 찡긋거리고는 시원시원하게 트렁크를 건넸다.안에는 이진이 사람을 구할 때 자주 뒤적거리던 서적만이 들어있었다.‘궁금해한다면 얼마든지 보여주지.’이진은 차가운 표정으로 자신의 트렁크를 뒤적거리는 남자들을 지켜보았다.검사를 마친 놈들이 트렁크를 닫자, 이진은 무심한 듯 물었다.“제가 의사 신분으로 당신들과 함께 가는 이상, 저에게 환자의 상태에 대해 말씀해 주셔야겠죠.”“죄송하지만, 환자의 상태는 도착하신 후에 보시면 알게 될 것입니다.”놈들은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은 채 이진을 헬리콥터로 모셨지만, 얼굴에는 전혀 이진을 존경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그들이 단서를 제공해 주지 않자, 이진은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는 바로 헬리콥터에 올랐다.이진은 헬리콥터에 오른 후, 아예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기만 했다.얼마 정도 지나자, 헬리콥터는 구름층을 뚫고 천천히 땅에 착륙했다.그들이 도착한 곳은 임시로 건설된 야영지 같았는데, 줄곧 몇 미터를 거리 두고 ‘S’가 그려진 깃발을 하나씩 세웠다.이진이 무표정으로 주변을 살펴보던 참에, 누군가가 이진의 두 팔을 붙잡았다.“이진 씨, 보스는 오직 당신 만을 안으로 들이겠다고 하셨어요.”이진은 무의식적으로 반격하려 했으나 놈이 이미 말을 마친 상태였다.그 말은 이진의 몸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가지고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곧이어 이진의 핸드폰은 물론 휴지마저도
최신 업데이트 : 2023-12-19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