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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3화 이진만이 가능하다

이건이 모든 회의를 마치고 퇴근하려고 할 때, 시간은 어느덧 새벽이 되었다.

이건은 피곤한 마음에 미간을 문지르고는 이 비서가 건네온 외투를 받아 입었다.

이건이 탄 엘리베이터가 1층 로비에 도착하였을 때, 그는 뜻밖의 사람과 마주치게 되었다.

“이영?”

이건은 발걸음을 멈추고 온 사람이 누구인지 똑똑히 살펴보았다.

이영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이건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여기서 뭐 하시는 거예요?”

“이건 오빠.”

이영은 이건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었기에, 수줍어하는 모습과 함께 다소 조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곧 YS그룹이 저희와 합작을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어요. 마침 YS빌딩을 지나가던 찰나, 이건 오빠 사무실의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고는, 이 일에 대해 물어보려고 찾아왔어요.”

이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차가운 표정을 보이기만 했다.

이영은 이건의 눈을 마주보기 부끄러운 마음에 고개를 숙였기에, 이건의 차가운 표정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건의 대답을 하지 않자, 이영은 입술을 깨물으며 물었다.

“이건 오빠, 전 오빠한테 진심이에요. 사업상에서도 마찬가지예요. 그러니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말씀해 주세요. 이건 오빠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모두 해낼 거예요!”

이영은 이를 악물고는 독기를 품었다.

이건이 혹시나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지 못할까 봐, 이영은 이건에게 바짝 들이댔다.

‘이영 씨는 정말 대담하시네.’

이 비서는 소리 없이 감탄하며, 자신에게 불통이 튈까 봐 슬그머니 뒤로 물러났다.

과연, 이건은 끔쩍도 하지 않고는 도리어 코웃음을 쳤다.

“YS그룹은 절대로 당신들과 합작하지 않을 겁니다!”

이기태가 이영에게 말해줬던 것처럼, 이변이 생기지 않는 한 그들은 합작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하필 이변이 생긴 것이다.

‘이진이 당신 가족들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는데, 내가 고작 프로젝트 하나 때문에 당신들과 합작할 것 같아?’

게다가 YS그룹에는 그들 말고도 선택할 여지가 많았다.

“합작하지 않는 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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