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Chapter 261 - Chapter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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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화 잊지 못한 첫사랑

반승제는 고개를 돌려 휘청거리는 유도현을 바라봤다. BK사에서 만난 적 있는 사람이라 아직도 인상이 남아있었다. 저번에 만날 때도 서민규를 욕하고 있더니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그 자식 도대체 페니랑 어떤 사이인 거야? 감히 여자 힘을 빌려 내 팀장 자리를 빼앗아? 그 자식 조만간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 나는 BK사에서 나와도 갈 곳이 많다고. 그 자식은...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꼭 죽여버릴 거야!”“둘이 보통 사이가 아닌 것 같아. 진짜 더러운 사람들이라니까!”‘서민규가 팀장 자리를 빼앗아?’반승제는 BK사에 함께 있던 서민규와 성혜인의 모습을 떠올리며 피식 웃었다. 본인 일만으로도 충분히 바쁠 텐데 이 와중에 남편 직장까지 신경 쓴 모양이다.‘뭐, 내 알 바는 아니지.’반승제는 차가운 눈빛으로 유도현 힐끗 보고는 술집 안으로 들어갔다.유도현은 오늘 부자 친구 덕분에 처음으로 고급 술집에 와 봤다. 이곳에는 재벌 2세가 아주 많았고, 서울에서 꽤 잘나가는 사람도 아주 많았다. 윤단미도 마찬가지다.오늘 같은 술집에서 윤단미와 지인들이 환영회를 열었다. 명성이 꽤 좋은 편인 윤단미는 성격이 서글서글해, 특히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서수연도 그중 하나였다.서수연은 반짝이는 눈빛으로 윤단미를 바라보며 말했다.“단미 언니, 왜 이제야 돌아왔어요! 언니가 돌아오고 나서야 제원에 빛이 도네요!”윤단미는 서수연에게 붙잡혀 중간에 가서 앉았다.환영회에 참석한 사람 중에는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었다. 이들은 모두 부담스러울 정도의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반승제가 대외적으로 발표한 유일한 여자친구이기 때문이다.윤단미가 제원으로 돌아온 이상 이번 달 안에 반씨 집안의 며느리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다들 잘 보이려는 건 당연했다. 그리고 반승제와 가깝게 지내기는 어렵지만 윤단미는 아니지 않던가.반승제는 외국에서 지낸 3년 동안 여러 금융 중심지에서 명성을 날렸다.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사람에게도 어려운 일을 젊은 반승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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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화 반씨 집안의 며느리로 자리매김하다

윤단미는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지만, 곁에 앉아 있던 윤선미가 윤단민의 표정을 보고 참지 못한 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언니, 네이처 빌리지의 실내 디자이너가 내가 말했던 그 사람이야. 형부랑 과하게 가깝게 지내는 게 아무래도 꼬시려는 것 같아. 조심해.”윤단미는 반승제에 대한 믿음이 아주 두터웠다. 소매 단추 사건 이후로는 자신의 위치에도 자신이 생겼다. 그렇다고 해서 실내 디자이너가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 둔다는 뜻은 아니었다. 아무래도 알아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물론 급하게 움직일 필요는 없다.이때 곁에 있던 여자 중 한 명이 갑자기 물었다.“네 환영회에 반 대표님은 왜 안 와?”윤단미는 우아하게 미소를 지으며 머리카락을 귓등으로 넘기더니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방금 통화했는데 곧 도착한대.”말이 끝나기 무섭게 문이 열리고 반승제와 온시환이 함께 걸어들어왔다. 온시환은 자신이 챙겨온 선물 상자를 윤단미에게 건넸다.“오랜만이야, 이건 귀국 축하 선물.”윤단미는 뭘 이런 것까지 준비했냐는 얼굴로 선물 상자를 받아 들더니 기대에 찬 눈빛으로 반승제를 바라봤다.반승제는 깔끔한 셔츠에 정장 바지를 입고 있었다. 금방 일을 끝내고 왔는지 정장 외투를 팔에 걸치고 있었다.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귀티가 났다. 그가 작은 액세서리 상자를 들고 있는 것을 보고 윤단미는 미소를 지었다.“승제야, 너까지 선물을 준비할 필요는 없는데...”반승제가 준비한 선물을 힐끗 본 온시환은 눈썹을 튕겼다. 작은 선물 상자 속에 담긴 건 재벌 집 딸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브랜드의 목걸이였는데, 가격이 한 400억 정도 되었다.돈은 무뚝뚝한 반승제가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얼마를 쓰든 놀라울 건 없었다. 게다가 이 목걸이는 심인우를 시켜서 가장 비싼 것으로 산 게 분명했다.  온시환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웃으며 말했다.“만나자마자 400억짜리 선물이라니, 두 사람 여전하구나.”자신이 가장 가장 듣기 좋아하는 말에 기분이 좋아진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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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반승제의 부인에게 본때를 보여주다

반승제는 고개를 들어 신이한을 바라봤다. 윤단미를 대하는 신이한의 태도가 어딘가 이상했다. 하지만 아무리 직감이 뛰어난 반승제라고 해도 도대체 무엇이 이상한지 알아내지 못했다. 어찌 됐든 덕분에 술을 마시지 않아도 되게 생겼으니 더 깊이 생각하지는 않았다.룸 안의 사람들은 끊임없이 화젯거리를 찾아냈다. 그중 대부분이 업계에서 떠도는 소문이었다. 윤단미는 한결같이 단아한 미소로 반승제의 곁에 앉아있었다. 표정은 변치 않았지만 머릿속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지금이 반승제의 부인에게 본때를 보여줄 딱 좋은 기회인 것 같았다.윤단미는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백연서에게 보낼 문자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한때 서로 눈꼴 시려하는 존재였다. 윤씨 집안이 성에 차지 않았던 백연서에게 반승제와 만나는 윤단미는 꼴불견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반승제의 현 부인보다는 그녀가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아주머니, 승제 부인 전화번호 알아요? 제가 따로 할 얘기가 있어서요.」백연서는 한때 반승제는 윤단미가 아니면 안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다른 여자와 만났다는 소리를 듣고서는 마음에 들지도 않는 윤단미와 타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반승제에게는 자신이 마음에 드는 다른 여자를 소개해 주면 그만이었으니까. 그래서 예전과 다르게 무미건조하게 전화번호만 보내줬다.윤단미는 번호를 보자마자 피식 웃더니, 남들이 눈치 못 챘다는 것을 확인하고 몰래 문자를 하나 더 보냈다.「승제가 취했어요. 위치를 보냈으니 데리러 와요.」같은 시각, 성혜인은 네이처 빌리지의 디자인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여러 차례의 수정을 거치기는 했지만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았다. 디자이너 담당의 설계도는 BK사 덕에 편의를 본 것과 별개로 중요한 것이었기에 신경을 써야 했다.성혜인이 피곤에 찌들어 미간을 꾹꾹 누르고 있을 때, 휴대폰이 짧게 올렸다. 예상 밖의 사람에게서 문자가 온 것이었다.문자를 보낸 사람은 SY그룹의 임원인 김양훈이었다. 그는 처음부터 성휘와 함께 한 창업 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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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윤단미 본인이 직접 보낸 문자

몇 시간 전, 퇴근한 김양훈은 성휘를 만나러 가려고 했다. 얼마 전 통화하며 성휘가 건강 문제로 병원 살이도 했었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는데 치료를 그만둔 것 같아 걱정되던 참이었다.비록 삼 년 전 성혜인 때문에 성씨 집안과 거리가 생기기는 했지만, 김양훈 여전히 SY그룹에 남아 있었다. 복지가 단 한 번도 변하지 않아 퇴직당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김양훈은 결재받아야 하는 서류와 함께 성휘의 사무실로 찾아갔다. 이번에 간 김에 허진이 성휘를 대신해 사람들 앞에 서는 것도 불편하다고 말하려고 했다. 아직 40대밖에 안 된 비서 나부랭이인 허진보다 자신이 성휘와 가장 오래된 사이였으니 말이다.이 시간의 임원층은 거의 텅 비어있었다. 성휘의 사무실 문이 열려 있는 곳을 보고 김양훈은 자연스럽게 손을 뻗었다. 이때 소윤의 간드러지는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성휘가 크지도 작지도 않은 자리를 내어준 덕분에 소윤도 가끔 회사로 출근하고는 한다. 실질적인 권한은 없지만 그래도 임원 회의에서 의견은 내놓을 수 있는 정도였다.사무실 안의 소윤은 평소 현모양처의 자태는 어디로 갔는지 낯부끄러운 소리만 낼 뿐이었다.“아아~ 진아, 너무 좋아. 더 빨리.”“죽어가는 늙은이에 비해 역시 젊은 게 다르지? 회사가 우리한테 넘어오고 나면 꼭 별장을 사줄게.”“한이가 방법을 생각하고 있으니까 곧 우리 손에 넘어오게 될 거야. 네가 해라고 했던 일도 전부하고 있어. 진아...”허진은 피식 웃으며 작게 욕설을 내뱉더니 움직임을 계속했다.문밖에 서 있던 김양훈은 순간 자신이 환청을 들은 건 아닌가 싶었다. 성휘의 사무실에서 그의 아내와 비서가 함께 있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았다.김양훈은 귀신이라도 본 것 같은 창백한 얼굴로 뒷걸음질 치다가 곁에 세워져 있던 걸레를 넘어뜨리며 기척을 냈다. 쾌감에 휩싸인 소윤은 당연히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다. 하지만 그나마 이성을 잡고 있던 허진이 예리한 표정으로 몸을 일으켰다.“누구야?”허진은 후다닥 바지를 입고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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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화 만약 둘이 사귀던 걸 모르는 남이라면

의사의 말을 들은 순간, 성혜인의 머릿속은 윙하고 울렸다.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 가는 순간이었다. 불과 40분 전에 문자를 받고 달려와 봤더니 시체만 남아 있는 건 도무지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술집은 바로 폐쇄당하고 경찰 조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김양훈이 안으로 들어간 이후의 CCTV 영상은 이미 지워진 상태였다. 경찰은 결국 김양훈 본인의 과음을 이유로 삼고 피살의 가능성을 배제했다.이런 술집은 청소도 제대로 하지 않아서 지문 채취가 아예 불가능했다. 일일이 채취하는 것은 수천 명을 조사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니 말이다. 게다가 지문 위에 지문이 덮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시간이 말도 안 되게 오래 걸릴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술집의 보안을 문제 삼을 수밖에 없었다.병원 복도로 나온 성혜인은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막막했다. 얼마 후 김양훈의 가족들이 도착했고 병원 복도는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최근 따라 병원에 자주 다녔던 성혜인은 절규에 가까운 울음소리가 낯설지 않았다. 그녀는 미간을 누르며 김양훈이 생전 자신에게 보낸 문자를 바라봤다. 조금 전 경찰 측에 넘겨 조사를 부탁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죽은 사람이 돌아올 수 있는 건 아니었다.성혜인은 답답한 마음에 다시 술집으로 돌아갔다. 증거가 없기는 했지만 일단 사람이 죽었으니, 주변에는 폴리스 라인이 있었다. 유흥을 즐기러 온 사람들은 빼도 박도 못하고 갇히게 되었다.그렇다고 해서 경찰들이 조사하고 있는 건 아니었다. 의사도 알코올중독이라고 한 마당에 혼자 술을 마시고 있던 김양훈에게 해를 가할 사람은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연락한 적 있는 사람인 성혜인은 사망 시간에 술집 밖에 있었으니 역시 혐의가 없었다.술집에서 헤매다 보니 시간은 어느덧 자정을 넘겼다. 성혜인은 술집 사장에게 CCTV에 관해 묻고 싶었지만, 경찰 조사를 받느라 긴장한 사장에게서 만족스러운 대답은 듣지 못했다. 현장에는 또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서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먼저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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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남자로서의 모든 처음을 받친 사람

반승제는 자료를 확인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봤다. 길가에 서 있는 사람은 틀림없이 성혜인이었다. 미간을 찌푸린 채로 누군가와 통화하는 걸 봐서는 문제가 생긴 듯했다.성혜인의 뒤로 보이는 술집 앞에는 사람이 아주 많았다. 그중에는 분주하게 오가며 사진 촬영을 막는 경찰도 있었다. 술집 주변에 둘린 노란색 폴리스 라인은 어두운 밤거리에서 유난히 눈에 띄었다.반승제는 의아한 표정으로 심인우에게 물었다.“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봐 줘.”심인우는 반승제가 관심을 가질 줄 몰랐다는 듯 잠깐 멈칫하다가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그러고 나서 반승제에게 통화 내용을 전달했다.“대표님, 이곳에서 알코올중독으로 사람이 죽었답니다.”‘그게 페니랑 무슨 상관이길래 이 시간에 밖에서 서성거리는 거지?’온시환은 반승제의 곁에 앉아 그의 반응을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 온시환의 입에서 ‘페니’라는 말이 나온 순간부터 반승제의 시선은 줄곧 창밖에 고정되어 있었다.병원 측과 통화하고 있던 성혜인은 반승제의 차가 바로 앞에 세워져 있는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차 안에서 반승제는 조금 전 다른 술집 앞에서 만난 유도현과 연관된 일은 아닌가 생각하다가 돌연 고개를 돌리며 덤덤하게 말했다.“심 비서, 출발해. 회의가 시작하겠어.”1초 전까지만 해도 온시환은 반승제가 남자로서의 모든 처음을 받친 성혜인에게 남다른 감정이 있다고 생각했다. 아무런 신체적 접촉도 일어난 적 없는 윤단미에 비해 특별하게 여기는 것도 이해가 됐다. 하지만 성혜인이 난감한 처지에 빠진 게 분명한 지금, 조금 전과 다름없이 차갑게 돌아서는 걸 보면 잠깐 착각한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온시환은 시선을 거두며 피식 웃었다.“승제야, 나 궁금한 게 있어. 너 페니 씨랑 자고 나서 다시 그때를 떠올린 적 있어?”반승제는 자료를 보던 동작 그대로 굳어버렸다.차는 어느덧 온시환의 별장 밑에 도착했다. 반승제는 창밖을 힐끗 보더니 덤덤하게 말했다.“도착했으니까 꺼져.”온시환은 어깨를 으쓱하며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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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추악한 본모습

성혜인은 하룻밤 새에 병원에 수도 없이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여전히 알코올중독밖에 없었다. 경찰 측도 최선을 다하기는 했지만, CCTV 복구가 안 되는 관계로 유가족들에게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라고 했다.경찰도 반쯤 포기한 일이기는 하지만 성혜인은 도무지 포기할 수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번 일이 김양훈이 그녀에게 알려주려고 했던 일과 연관 있는 것 같았다.성혜인은 부랴부랴 김양훈의 아내를 만나러 갔다. 김양훈은 꼰대스러운 성격과 별개로 아내와 사이가 아주 좋은 가정적인 남편이었다. 성혜인도 한때 그의 아내와 웃으면서 인사를 하고는 했다. 하지만 작은 다툼이 있었던 뒤로부터는 사이가 서먹해져서 별로 만난 적 없다.병원으로 돌아와 보니 김양훈의 아내는 아직도 복도에 앉아 울고 있었다.“아주머니, 아저씨 요즘 어디 어디 갔었는지 알아요?”그녀는 울음을 멈추고 잠깐 생각에 잠긴 듯했다. 짧은 몇 시간 사이에 훌쩍 수척해진 모습이었다.“얼마 전 건강검진에서 여러 문제가 나온 뒤로는 줄곧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술도 끊었어. 그런 사람이 알코올중독이라니 말도 안 돼...”그녀는 입을 막고 끙끙 소리를 내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평소에 딱히 다니는 곳도 없어. 매일 회사 아니면 집이었으니까. 오늘 밤 집에 돌아와서는 이상하게 불안해 보인다 했더니 몇 개월 만에 처음으로 회사가 아닌 다른 곳으로 외출하더라고.”그게 마지막 외출이 될 줄은 몰랐겠지만...친척의 어깨에 기댄 그녀는 울음이 완전히 터져버렸다.성혜인은 덕분에 결정적인 단서를 얻었다. 김양훈은 오늘 회사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고 한 바탕 고민하고 난 뒤 그녀에게 연락한 게 분명했다.‘회사에서 도대체 뭘 발견했을까?’SY그룹에서 누군가를 놀라게 할 만한 일을 할 사람을 떠올리자 자연스레 소윤과 성한이 떠올랐다. 성휘가 자리를 비운 회사에서 둘이 과연 무슨 짓을 저릴렀을지, 성혜인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성한은 반반한 생김새와 다르게 검은 속내를 갖고 있었다. 평소 경영에 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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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목숨으로 갚게 해줄 거야

성혜인은 곧바로 호신용 스프레이를 꺼내 들고 성한의 얼굴에 뿌렸다.“이거 뭐야?!”성한은 눈을 꼭 감은 채로 버둥거리기 시작했다. 눈물은 주체가 되지 않고 줄줄 흘러내렸다.성한이 더러운 마음을 품고 있는 것을 진작에 알아차린 성혜인은 회사에 올 때마다 호신용품을 하나씩 들고 왔다. 드디어 성한의 속박에서 벗어난 그녀는 의자를 쳐들고 사정없이 내리쳤다.퍽!성한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자빠졌다. 하지만 정신을 잃지는 않았다. 화가 풀리지 않았던 성혜인은 이번에 남자의 가장 예민한 부위를 노리고 발로 걷어찼다.“악!!”성한의 비명이 귀를 찢었다. 안색은 통증으로 인해 완전히 창백해졌고, 식은땀은 온몸을 흠뻑 적셨다. 견디지 못할 통증에 차라리 정신이라도 잃고 싶은 지경이었다.이때 문밖에 있던 소윤이 이상을 눈치채고 안으로 달려 들어왔다. 바닥에 쓰러진 채로 몸을 부들부들 떠는 성한을 보고서는 눈을 크게 뜨고 털썩 주저앉았다.“성혜인! 너 우리 한이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성휘가 회사 안에서 대놓고 추태를 부리는 것을 보고 성혜인은 진작에 밖에 누군가가 지키고 있겠거니 했다. 그 사람이 보디가드가 아닌 소윤일 줄은 몰랐지만...소윤은 벌떡 일어나 성혜인의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러고는 매서운 눈빛으로 손을 올려 성혜인의 뺨을 때리려고 했다. 성혜인은 가만히 당하고 있지 않고 그녀의 손목을 낚아챘다. 그러고는 다른 손으로 그녀의 뺨을 때렸다.소윤은 자신의 볼을 감싸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성혜인을 바라봤다.“네가 감히 나를 때려?”“성한이 무슨 짓을 할지 뻔히 알면서 밖에서 지키고 서 있던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요.”성혜인만큼 젊고 힘 있지 못한 데다가 성한이 바닥에서 몸부림치고 있어서 마음이 급했던 소윤은 반격은커녕 자기 몸을 가누기도 힘들었다.“성혜인 너 딱 기다려. 만약 한이한테 문제가 생긴다면 넌 꼼짝없이 감옥에 가게 될 테니까.”성혜인은 태연하게 휴대폰을 주워 들었다. 그러자 녹음 중이라는 화면이 떴다.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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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먹잇감을 노리는 야수

소윤은 단 한 번도 자기 아들이 생식 능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적 없었다. 장가를 못 가는 건 둘째 치고 아이를 못 가진다는 생각에 그녀는 정신이 나갈 지경이었다.‘혜원이는 몸이 아프고, 한이는 생식 능력을 잃고... 이게 다 성혜인 때문이야!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든 복수할 거라고!’“한아...”소윤은 무슨 말로 위로를 해야 할지 몰라 말끝을 흐렸다. 생식 능력을 잃었다는 것은 남자에게 가장 큰 충격이니 말이다.성한은 안색이 창백한 채로 주먹을 꼭 쥐고 있었다. 진통제를 맞고 나서도 조금 전의 감각이 사라지지 않았다. 이제 와서 다시 생각해 봐도 온몸에 식은땀이 흐를 정도였다.성한은 입술을 꼭 깨물었다. 머릿속에는 성혜인을 상대할 여러 가지 방법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다. 소윤마저 겁먹을 정도로 무서운 표정이었다. 그의 눈빛은 마치 먹잇감을 노리는 야수와도 같았다.“어머니, 저 그년을 꼭 죽이고 말 거예요. 가장 더럽고 잔인한 방법으로 죽일 거라고요!”소윤은 눈가가 빨개진 채로 성한을 꼭 끌어안았다.“그래, 한아. 네가 원하는 대로 해. 엄마는 언제나 너의 옆에 있어. 흑흑흑... 이게 다 내가 복 없어서 그래.”병실 밖으로 나온 소윤은 허진에게 전화를 걸어 몰래 성한의 상황 전했다. 허진은 놀란 듯했지만 일단 진정하고 소윤을 위로했다.“윤아, 성혜인은 한이한테 맡겨서 직접 처리하도록 해. 지금으로서 가장 중요한 건 성휘가 깨어나는 걸 막는 거야. 더 이상 지체하면 안 돼. 그러니 얼른 방법을 생각해 봐.”소윤은 허진의 말을 듣자마자 집 나갔던 이성이 돌아오는 것 같았다. 지금은 SY그룹을 삼켜야 할 때지, 속상하다는 핑계로 넋을 놓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소윤은 다시 병실 안으로 들어가 성한의 손을 꼭 잡았다.“한아, 우리가 SY그룹을 얻기만 하면 성혜인을 너한테 넘길게. 네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뒷감당해 줄 테니까 마음대로 해도 좋아. 엄마가 미안해, 이번 일은 엄마가 생각이 짧았어.”소윤은 다른 사람이 들어가지 못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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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디자이너 주제에 꿈도 크네

BH그룹 안으로 들어가자, 안내 데스크에 있는 최효원이 보였다. 성혜인을 발견한 그녀의 얼굴에는 분노가 스쳐 지나갔지만, 곧 콧방귀를 뀌며 곁에 있던 다른 직원에게 자랑하기 시작했다.“그래, 경헌 씨가 2억이나 주고 사줬다니까. 차 한 대 나올 값이라 아까워 죽겠어.”최효원이 임경헌과 만나고 있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최효원의 자랑을 들은 직원들은 저마다 부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BH그룹의 안내 데스크에 설 수 있을 정도면 다들 용모가 아주 뛰어났고, BH그룹의 임원과 만나고 싶다는 꿈을 품고 있었다. 그러니 대표 반승제의 사촌 동생과 만나는 최효원은 벌써 사모님 대접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임경헌은 또 여자친구인 최효원에게 호탕한 씀씀이를 보였다. 몇억짜리 목걸이부터 마세라티까지 거침없이 선물하니 말이다. 덕분에 최효원은 공주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었다.최효원은 또 팔찌를 자랑하며 말했다.“나랑 경헌 씨는 순수한 사랑이야. 내가 누구처럼 여기저기 다 흘리고 어장관리 하지는 않잖아? 사람이 말이야, 욕심이 적당해야지. 안 그러면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나의 이런 순수한 생각 때문에 경헌 씨도 나를 좋아하는 게 아닐까?”최효원은 성혜인을 바라보며 이 말을 했다. 그녀는 미래 반씨 집안에 시집갈 몸이었기에 성혜인이 더 이상 반씨 집안과 엮이지 말았으면 했다. 지난번 반희월에게 그런 문자를 보냈으니 반승제가 마음이 있다고 해도 이뤄지지 못하겠지만 말이다.최효원은 성혜인의 뒷모습을 향해 콧방귀를 뀌더니 자랑을 계속했다.성혜인은 최효원이 자신을 저격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냥 못 들은 척했다. 지난번 일에는 그녀의 잘못도 있고, 또 아플 때 보살핌을 받은 것도 있기 때문이다.최효원은 성혜인이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서는 것을 보고 입꼬리를 올렸다. 오늘은 윤단미가 회사로 찾아온 날이다. 성혜인과 윤단미가 반승제를 사이에 두고 만나는 장면이 꽤 재미있을 것 같았다.‘디자이너 주제에 꿈도 크네, 하하.’임경헌과 만나기 시작한 뒤로 최효원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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