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Chapter 251 - Chapter 260

2206 Chapters

제251화 유독 감정 앞에서 얇아지는 귀

위층에 올라온 소윤은 다리에 힘이 풀리는 느낌을 받았다.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뻔한 걸 벽면을 짚고 겨우 버텼다.이 고통을 견딜 수가 없던 소윤은 곧바로 성한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알렸다.이를 듣고 화가 난 성한이 말했다.“어머니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계시는 거예요! 허진이 좋으면 옆에 두기만 하면 되잖아요. 걔 말을 곧이곧대로 들으면 어떡해요!”소윤도 지금은 후회하고 있다.“한아,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내가 바람피우는 걸 성휘 씨가 봐 버렸어. 깨어나면 아마 우리 일가족 모두 쫓겨날 거야.”성한도 조급했지만, 허진이 잘못한 게 없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었다.이미 이 지경까지 된 거 절대로 성휘가 깨어나면 안 된다.하지만 그래도 화가 났다. 소윤은 외도할 때마다 성씨 저택 별장에 데려갔고, 심지어 저번에는 별장에 돌아가던 성혜인과 하마터면 마주칠 뻔했었다. 그래서 이제는 정신 차리고 조심할 줄 알았는데 또 똑같은 짓을 한 것이다.“저는 도대체 걔가 어머니를 어떻게 홀렸는지 모르겠네요!”성한은 허진이 분명 다른 속셈이 있는 것 같아 표정이 일그러졌다.만약 성휘가 정말 죽는다고 해도 성씨 집안의 주식 지분을 남인 허진에게 절대로 줄 수 없다.“한아,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말해줘. 성혜인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성휘 씨 옆에 있어서 내가 기회를 만들 수가 없어. 만약 성휘 씨가 깨어나면...”하소연할 사람이 생긴 소윤은 냉정을 많이 되찾았다.“어머니, 제가 방법을 어떻게 알겠어요. 요즘 성씨 집안 쪽도 난리예요. 사업이 전부 가로막히고 임원들도 아수라장인데, 어머니는 정말 일 벌이시는데 뭐 있어요. 정말 창피합니다!”아들한테 이런 말을 들으니, 소윤은 참기 힘들었지만 딱히 반박할 수가 없었다.소윤은 만약 한 번만 더 기회가 주어진다면 절대로 허진 때문에 도우미를 내쫓지도 않을 거고 허진과 별장에서 불륜을 저질러 일을 이 지경까지 만들지 않을 것이다.성한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아버지가 중환자실에서 깨어나신다 하더라도 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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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2화 결혼이란 끝내야 할 때 끝내야 하는 것

위층에서 일어난 일을 모르고 복도에서 조용히 11시까지 기다리다 일어난 성혜인은 다리가 조금 저린 느낌이 들었다.간호사와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떠난 성혜인은 힘든 몸을 이끌고 차를 끌고 호텔로 돌아갔다.꼭대기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옆에 엘리베이터도 문이 열렸다. 내린 사람은 다름 아닌 반승제였다.양복을 입은 반승제는 커프스단추를 정리하고 있었다.뒤에 심인우가 없는 것을 보아 혼자 돌아온 것이다.성혜인은 졸린 눈을 깜박거리며 소리쳤다.“반 대표님.”두 사람 뒤에 엘리베이터가 동시에 문이 닫히고 천천히 내려갔다.이 층이 너무 조용한 탓인지 엘리베이터 내려가는 소리가 선명했다.반승제가 먼저 자기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성혜인 쪽이 더 가까워 방으로 들어가려면 성혜인을 지나쳐 가야 했다.성혜인은 반승제 몸에서 나는 라이트한 향수 냄새를 맡았다.이 향은 여성의 향이다.‘윤단미와 데이트하고 이제 돌아오는 건가?’역시 첫사랑이라 반승제와 오랜 시간을 같이 있을 수 있었다.반승제 방의 문을 지나쳐야 하는 성혜인도 그쪽으로 갔다. 그러나 반승제는 대꾸도 하지 않았고 성혜인도 호의를 무시당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그러나 지나칠 때 반승제가 물었다.“많이 힘들어?”성혜인의 얼굴에는 힘든 기색이 만연했고 심지어 다크서클도 있었다.“아, 괜찮아요. 집에 일이 좀 생겨서.”반승제는 방키를 방문에 갖다 대자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바로 들어가지 않고 몸을 돌려 성혜인을 봤다.“또 남편과 관련된 일이야?”“아니에요.”아주 피곤한 성혜인은 말을 끝낸 후 하품이 몰려와 뽀얀 손으로 입을 가렸고 눈가는 촉촉해졌다.“반 대표님, 일찍 쉬세요. 안녕히 주무세요.”성혜인이 복도 다른 편으로 걸으려 할 때 반승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페니, 결혼은 끝내야 할 때 끝내야 해.”발걸음을 멈춘 성혜인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표정이 약간 밝아졌다.그러나 피곤한 성혜인은 늘어진 목소리로 말했다.“반 대표님, 어떤 여자가 결혼하고 안 참고 살아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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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화 만약 이혼한다면 내가 청혼할 거야

윤단미가 돌아왔다는 소식이 클럽에 빠르게 퍼지면서 반승제와 윤단미가 한때 일이 있었던 것을 아는 사람들은 모두 반승제가 언제 이혼하고 윤단미와 합칠지 내기를 했다.신이한은 자기 무리 사람 몇몇과 같이 술집에 있었다. 이들도 모두 제원클럽 사람들이라 소식이 빠르게 번졌다.그러나 운단미는 사실 일반적인 돈 있는 집안이기 때문에 재벌 축에는 끼지 못한다.하지만 윤단미가 반승제와 함께 했었기 때문에 이미 제원 클럽에 들어왔다.“윤단미가 언제 반씨 집안에 시집갈 것 같아?”남 얘기하기 좋아하는 한 사람이 이 얘기를 하자 자리에 있던 많은 사람이 말을 덧붙였다.“그래도 첫사랑인데 한 달 안에 시집갈 것 같은데. 그리고 반승제의 서류상 부인도 엄청나게 못생겼을 걸, 그러니까 사람들을 안 만나지. 아직 공식적인 자리에 나오지도 않았고 반승제 귀국 파티에서도 아무도 못 보지 않았어?”“그 자리에서 부인을 아는 사람이 있었어? 3년 동안 나오지 못한 거 보면 면목이 없는 걸 알 수 있잖아.”“들어 보니 반 회장님을 구했다던데, 운도 좋지. 제원에서 이런 기회를 잡고 싶어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그래도 반씨 집안이고 반승제인데 나중에 쫓아내도 안 떨어질까 봐. 그게 걱정이지.”레드 와인을 손에 쥔 신이한은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하니 웃겼다.“왜 그 부인이 이혼하고 싶어 한다고는 생각 안 해? 반씨 집안이 집안도 회사도 다 좋고 반승제도 잘 생겼지. 그런데 어떤 여자들은 이런 거 신경 안 써. 금이니 다이아몬드니 아무리 좋은 걸 가져다줘도 어쩌면 웃는 모습 한 번 못 봤을 수도 있어. 공식적인 자리에 얼굴을 안 비추는 건 어쩌면 이혼할 준비를 하는 거일 수도 있지. 조용하게 끝내고 싶어서.”자리에 남자도 있었고 여자도 있었지만, 신이한의 말을 듣자 모두 웃었다.한 여자가 입을 열었다.“이한아, 장난치지 마. 만약 그때 반승제와 윤단미가 일찍 사귀지 않았으면 반승제를 쫓아 다니던 여자들 때문에 반씨 집 문도 부서졌을걸? 그때 윤단미와 사귀자마자 얼마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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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화 흔들리는 눈동자

성혜인은 생리하는 것 같은 통증에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했다.온몸에 오한이 났고 앞이 흐리게 보였다.성혜인은 생리가 시작됐다는 것을 직감했다.최근에 계속 바빴던 탓에 서천군에 있었을 때는 땀 때문에 옷까지 다 젖을 정도로 하루 종일 잤다. 그래서 이번 생리 기간이 특히 더 괴롭다.아파서 토가 나올 정도였지만 호텔은 잠시 머무르는 거였기 때문에 갈아입을 옷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성혜인은 창백한 얼굴로 손을 벌벌 떨며 호텔 인포메이션에 연락했다. 제발 누구라도 필요한 물건을 가져다줬으면 했다.지금 오전 6시이지만 호텔 서비스가 좋아서 빠르게 생리대를 가져다줬다.성혜인은 축 처진 몸을 이끌고 문을 열었다. 호텔 직원은 성혜인의 핏기 하나 없는 얼굴과 심지어 혈색 하나 없는 입술을 친절하게 보고 물었다.“손님, 약 필요하신가요?”생리통이 항상 있던 성혜인은 매번 약을 가지고 다녔지만, 지금은 모두 로즈가든에 두고 왔다.“부루펜...”배를부여 잡고 있던 성혜인은 곧 쓰러질 것 같았다.“두 알만 부탁드립니다.”호텔 직원은 지체할 새 없이 빠르게 몸을 돌려 어떻게든 부루펜을 찾으러 갔다.그러나 호텔에 그런 약이 있을 리가 없다.호텔 직원은 근처 약국에서 구매한 후 다시 꼭대기층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려고 할 때 회사에 출근하려는 반승제와 부딪혔다.반승제는 호텔 직원 손에 있는 진통제를 보자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또 호텔 직원이 들어간 곳이 성혜인의 방이기 때문에 반승제도 걸음을 멈추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타지 않았다.심인우가 이 말을 외치기까지 말이다.“대표님?”반승제는 그제야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방안에서 성혜인은 손을 떨며 부루펜 두 알을 입에 털어 넣었다.아랫배의 심각한 통증으로 온몸이 땀으로 젖었고 몸도 오한 때문에 벌벌 떨고 있었다.성혜인은 오늘 병원에 갈 수 없어 강민지에게 전화를 걸어 대신 병원에 가보라고 전화했다.강민지는 성혜인의 아픈 목소리를 듣고 말했다.“혜인아. 너 괜찮아?”“나 괜찮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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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화 혹시 일부러 나 꼬시는 거야?

침실 침대에서 머리끝까지 이불을 덮고 있어 찰랑거리는 검은색 머리카락만 보였다.침대 머리맡에 켜져 있는 무드 등으로 침실 분위기는 따듯했다.반승제는 곧바로 달려가지 않았고 하얀 손을 들어 올려 문에 똑똑 노크했다.침실에서 아무 반응이 없자, 반승제는 그제야 침실로 들어갔다.“페니?”성혜인의 룸 구조와 반승제의 룸 구조는 똑같지만, 인테리어가 살짝 달랐다.반승제가 룸 불을 켜자, 불빛 때문에 눈이 부신 성혜인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반승제는 성혜인의 이마로 손을 갔다 대려 했지만, 손이 채 닿기도 전에 성혜인이 눈을 떠버렸다.혈색 하나 없이 창백한 성혜인의 얼굴이지만 몸이 많이 좋아진 성혜인은 정신이 조금 돌아왔다. 하지만 침대 옆에 사람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반 대표님?”반승제는 핀 손을 양복바지 주머니 속으로 집어넣었다.“아파?”서천군에 있을 때 저녁부터 심하게 열이 났다가 오늘 생리가 터지는 바람에 몸이 매우 안 좋은 성혜인은 위에 안 좋은 걸 생각도 못 한 채 점심에 부루펜 세 알을 먹었다.자고 일어난 지금은 배의 모든 장이 뒤틀린 것처럼 아파 죽을 것 같았다.성혜인은 창백한 얼굴로 배를 부여잡고 다급하게 일어나 앉았다.침대에서 내려오려 했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넘어질 뻔했다.이때 반승제가 재빨리 손을 뻗어 부축했다.잠자기 전에 샤워한 성혜인은 캐미솔 잠옷을 입고 있어 반승제의 손이 어쩔 수 없이 성혜인 피부에 닿게 됐다.자세히 보니 옷 사이로 드러난 성혜인의 피부가 백옥같이 하얗고 손에 닿은 촉감은 부드러웠다.반승제가 입고 있는 깔끔하고 얇은 와이셔츠는 몸에 딱 맞게 특별히 제작한 것으로 성혜인을 부축하려 몸을 살짝 숙이자, 손목뼈가 드러났다.부추김을 받은 성혜인은 한숨을 내쉬고 반승제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정신을 차린 뒤에 아직도 반승제의 손을 잡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는 재빨리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그리고 나서야 반승제가 어떻게 자기 룸에 있는지 생각하기 시작했다.“인포메이션에서 직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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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화 털이 바짝 서고 온몸이 간지러웠다

성혜인은 반승제가 언제 돌아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머리가 새하얘졌다.문이 닫히고 방안에는 성혜인의 차가운 숨결만이 남았다.정신을 넋 놓고 있던 성혜인이 고개를 숙이자, 캐미솔 잠옷이 또 눈에 들어왔다.너무 얇아 등이 비친 잠옷은 시스루 수준이었다.옷에 비친 가슴은 누군가를 유혹하기에 딱 좋았다.성혜인은 다급하게 침실로 돌아가 겉옷을 걸쳤다. 그래도 이 낯 뜨거움은 전혀 좋아지지 않았다.너무 창피해서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반승제가 자기를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당연했다. 여자가 이런 옷을 입고 아무렇지 않게 대화하며 배웅까지 했으니 말이다.얼굴을 감싼 성혜인은 반승제가 한 말이 또 생각이 났다.“계속 생각한 건데, 혹시 나 일부러 꼬시는 거야?”계속 생각했다.성혜인은 서천군에서 샤워 가운을 입고 반승제에게 약을 갖다줬던 일이 또 생각났다.일반 남자였다면 계속된 이런 상황 속에서 진작에 달려들었을 것이다.부끄러워 발까지 오므려 발톱까지 색이 변한 성혜인은 지금 당장 호텔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심정이었다.조금 전 반승제의 부축을 받은 허리 피부의 촉감이 아직도 남아 있어 털이 바짝 서고 온몸이 간지러웠다.“하.”한숨을 쉬며 휴대전화를 들여다본 성혜인은 이소애가 보내온 여러 통의 사과 문자를 발견했다.이 문자를 보자 조금 진정이 됐다.성혜인은 내용이 뭔지 보지도 않은 채 문자들을 바로 삭제했다.성혜인은 다시 소파에 앉아 남은 음식들을 천천히 마저 먹었다. 배가 조금 채워지자, 옷을 갈아입고 병원에 갈 채비를 했다.병원에서 나흘간 이런저런 치료를 받고 나서야 병원 쪽에서 성휘를 일반 병실로 옮겼다는 연락을 해왔다.나흘간 다른 걸 신경 쓸 수 없던 성혜인은 반승제도 보지 못해 그날의 일은 점점 기억 속으로 사라졌다.이번에 성혜인과 같이 병원에 간 사람은 역시나 강민지였다. 강민지의 보디가드 두 명이 계속 병실을 지켰다.강민지는 성혜인의 팔을 붙잡고 말했다.“걱정하지 마. 내가 보디가드들한테 아무도 못 들어가게 잘 지키라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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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화 요 몇 년 반승제한테 천대받고 있어

성휘는 일반 병실로 옮겨졌지만, 산소호흡기를 낀 채 아직도 깨어나지 않았다.머리는 상처 때문에 붕대로 칭칭 감겨 있었고, 안 본 사이 10살이나 더 나이를 먹어 수척해진 느낌이었다.성혜인은 옆에 있던 의사에게 물었다.“아빠가 언제쯤 깨어나실까요?”“성혜인 씨, 원래 몸이 허약하신 성 어르신께서는 이번에도 큰 고비를 넘기셨어요. 몸이 많이 상하셔서 언제 깨어나실지는 모르겠어요. 오늘일 수도 있고 아니면 한 달 내에 깰 것 같아요.”성혜인은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다.성휘가 일반병실로 옮겨진 소식을 알게 된 소윤은 좌불안석이었다.지금 성씨 집안 회사에 있는 소윤은 허진을 빠르게 찾아 당황한 기색을 하며 말했다.“어떡해? 성혜인 그 계집애가 보디가드는 또 어디서 데려와서 병실을 계속 지키고 있어. 그래서 기회를 잡기가 너무 힘들어.”얼굴이 일그러진 허진은 그렇게까지 했는데 아직도 살아 있는 성휘가 이렇게 명이 길 줄은 상상도 못 했다.“윤아, 걱정하지 마.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성혜인을 바쁘게 해서 병원에 못 가게 하는 거야. 그러면 성휘를 돌보지 못하니까 우리가 손 쓸 기회가 생겨.”조급해서 얼굴이 창백해진 소윤은 요 며칠 성혜인을 볼 때마다 무너져 내릴 것 같아 겨우겨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다.“윤아, 이전에 성한이 성혜인한테 관심 있다 하지 않았어? 지금 우리 둘 그리고 성한도 다 회사에 있지만 성혜인은 회사 문이 어디로 열리는지도 모를 정도로 회사를 잘 몰라. 우리가 몰래 힘을 합쳐서 회사 지분을 전부 손에 넣는 방법을 찾아 보자. 그리고 성한이 손을 쓰는 거야. 제일 좋은 방법은 성혜인과 잠자리를 하면 성혜인도 우리 쪽에 설 수밖에 없게 돼. 그러면 우리는 어떤 것도 겁낼 필요가 없어.”소윤을 품에 앉은 허진은 눈이 반짝 빛이 났다.“성휘가 깨어난 후에 성혜인이 아빠가 죽든 말든 신경도 안 썼다고 알려. 그러면 성휘는 분명 화병에 그냥 쓰러질 거야.”이 말을 들은 소윤은 안정을 찾았다. 순간 허진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 바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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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화 그날 밤의 수치스러웠던 일이 떠오른 성혜인

성혜인은 눈썹을 만지며 말했다.“지금 바로 BK 사에서 당신들 임원을 찾을게요.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합니다.”작업반장은 다급하게 가슴을 툭툭 치며 이에 응했다.성혜인은 그들과 더 이상 얘기할 기분이 아니어서 바로 BK사로 갔다.BK사 쪽은 이미 작업반장의 전화를 받아 BK사 대표도 지금 매우 불안해했다.성혜인은 반승제가 직접 뽑은 실내 디자이너고 BK사는 이 일로 서천군의 시공을 따냈다. 만약 이번에 성혜인의 불만을 사면 서천군 프로젝트는 물 건너가는 거나 마찬가지다.다급한 BK사 대표의 이마는 온통 땀 범벅이었고 저도 모르게 옆에 있는 사람에게 하소연했다.“저 인부들은 도대체 시공을 어떻게 한 거야. 어떻게 이런 잘못을 저질러. 만약 반 대표님이 이 소식을 알게 되면 우리 시공팀은 분명 전문적이지 않다는 불명예를 떠안을 거야.”“대표님, 그 인부는 나이가 조금 있고 집에 일이 심각했다고 합니다. 저희가 이미 퇴직금을 챙겨드리고 해고했고 또 그 인부도 지금 죄송해하고 있습니다.”일이 이 지경까지 되어 지금 와서 책임 추궁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떻게 성혜인이 더 이상 이 일을 크게 안 만들게 할지이다.대표는 또 다른 임원과 이 일에 대해 회의하자 이들에게 물을 따라주던 어린 임원이 이를 다 듣고 눈빛이 반짝였다.이 임원은 서민규의 사람으로 가장 비위를 잘 맞추며 학력이 낮은 사람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서민규는 전문대 출신으로 대학이 자주 서민규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이 임원은 유도현으로, 나오자마자 자기 사무실로 가 혼자 고민했다. 성혜인을 아는 인맥을 찾을 수 있는지 만약 회사가 이번 일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우면 승진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온갖 방법을 고민했다.이 자리에 벌써 삼 년 동안 있으면서 승진의 기미가 하나도 안 보였다. 평소에 남들 비위 맞추며 이런저런 허드렛일도 많이 했다. 아마 큰 게 한방 필요한 것 같다.“나 대신해서 페니와 누가 관계가 좋은지 알아보고 좋은 말 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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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화 제발 네 할 일이나 해

서민규는 전화를 끊고 의기양양해하며 유도현을 바라봤다.유도현은 아직도 전부 믿지 않았다.“어디서 페니와 닮은 사람을 데리고 오는 거 아니야? 어떻게 페니를 알 수가 있어?”자기가 페니의 남편이라는 말이 서민규의 입 밖에 나올뻔했지만 어쨌든 가짜 결혼이고 그 사실이 밝혀지면 창피하기 때문에 꾹 참고 자랑하지 않았다.유도현은 서민규를 이리저리 보며 아까보다는 훨씬 좋은 태도를 보였다.“그럼 이렇게 하자. 페니가 이 일을 크게 안 벌이게 할 수 있다면 내가 바로 월급을 2배로 올려줄게. 지금 170만 원 받지? 이번 일 성공시키면 340으로 올려줄게.”서민규가 비록 학력이 남들보다 좋지는 않지만, 사실 일하는 능력은 좋았다. 그런데 유도현이 계속 괴롭히는 바람에 이 회사에 오래 있었어도 월급이 오르지 않았다.직장 내에서 동기들의 월급을 묻는 것은 금기이기 때문에 비록 다른 사람들이 얼마를 받는지는 잘 모르지만 자기가 아마 가장 적게 받고 있을 것이다.같이 하소연을 하는 임원도 이미 200만 원 정도까지 올랐다.유도현은 서민규가 대답하지 않자,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왜 이만큼이나 올려 줬는데 싫어? 밖에 나가서 조금만 알아봐도 전문대 졸업생이 이런 대우를 받는 사람은 없을걸.”서민규는 속으로 한숨을 쉬며 유도현을 한참 욕을 한 뒤 고개를 들었다.“유 팀장님, 알겠습니다. 지금 내려가서 페니한테 말해보겠습니다.”유도현은 곧바로 복도를 나섰고 엘리베이터에서 BK사 대표를 마주쳤다. 대표의 이마는 온통 땀으로 가득했고 옆에 있는 비서에게 하소연하고 있었다.“도대체 무슨 일이야. 왜 반 대표가 갑자기 와서 좀 보겠대? 이따가 페니도 도착하는데 둘이 마주치게 되면 페니가 굳이 찾아가서 보고하지 않아도 무슨 일인지 다 알게 될 거야.”대표도 이런 일은 처음 겪는다. 그러나 국내에서 반승제와 같이 협력하고 싶은 회사가 너무 많아 이번 프로젝트가 물 건너가면 양사가 협력한 사실이 이미 밖에 알려졌기 때문에 BK사는 분명 놀림거리가 된다.반짝거리는 눈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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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화 서로 호감이 있어 보이는 남과 여

이마가 땀으로 범벅이 된 서민규는 월급 때문에 팀장 앞에서 큰소리치고 나중에 대표 앞에서도 잘 보이려고 계속 큰소리쳤던 것이 지금 너무 후회스러웠다.만약 이번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유도현이 더욱 못살게 굴 것이 뻔했다.“페니 씨, 전 BK사를 대표해서 온 게 아니라 상부 지시를 받고 당신이 어떤 결정을 할지 알려는 것뿐이에요. 지금 대표님이 다른 손님을 배웅 중이어서 지금 바로 페니 씨를 마중 나오지 못하셔요. 그래서 제가 자진해서 페니 씨를 알고 있다고 말했어요. 미안해요.”서민규는 아까보다는 더욱 솔직한 말로 자신의 입장을 정확하게 다 꺼냈다.서민규는 친절하게 일어나서 데스크로 가 차와 간식을 가져왔다. “30분 정도 뒤에 대표님 지금 일정이 끝날 거예요. 그때 저랑 대표님 뵈러 가요.”서민규가 이렇게까지 말했고 심지어 신예준의 친구인데, 지금 강민아와 신예준이 너무나도 사랑하고 있어 성혜인도 일을 크게 만들기가 조금 그랬다. 그래서 고개를 끄덕였다.왜냐하면 서민규랑 어떤 얘기를 나눠야 할지 몰라 시간이 비는 틈을 타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내 기존 설계도를 새로 수정하고 있었다.기둥을 없애면 조명도 바꾸어야 한다. 성혜인은 집중하며 인상을 쓴 채로 기존의 설계도를 계속 수정했다.서민규도 더 이상 방해하지 않으며 성혜인의 찻잔이 빈 것을 보고 조용히 새로운 물을 부어 줬다.성혜인은 한번 집중하면 시간을 보지 않아 30분이 금방 지나갔다.반승제 쪽도 이미 일이 끝나 BK사 임원과 BH그룹 임원이 모두 로비로 내려왔다.반승제와 BK사 대표는 맨 앞에서 걸어 반승제는 멀리 창 쪽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성혜인은 노트북만 바라보고 있고 옆에 있는 남자는 찻잔의 물을 붓고 있었다.남자와 여자는 서로 호감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이상하리만큼 사이가 좋아 보였다.반승제의 발걸음이 잠시 멈췄다가 시선을 다시 돌리고 계속 문으로 조용히 걸어갔다.BK사 대표는 발걸음이 잠시 멈췄던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고 그저 냉기가 돈다고 생각했다.BK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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