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56화 털이 바짝 서고 온몸이 간지러웠다

성혜인은 반승제가 언제 돌아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머리가 새하얘졌다.

문이 닫히고 방안에는 성혜인의 차가운 숨결만이 남았다.

정신을 넋 놓고 있던 성혜인이 고개를 숙이자, 캐미솔 잠옷이 또 눈에 들어왔다.

너무 얇아 등이 비친 잠옷은 시스루 수준이었다.

옷에 비친 가슴은 누군가를 유혹하기에 딱 좋았다.

성혜인은 다급하게 침실로 돌아가 겉옷을 걸쳤다. 그래도 이 낯 뜨거움은 전혀 좋아지지 않았다.

너무 창피해서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반승제가 자기를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당연했다. 여자가 이런 옷을 입고 아무렇지 않게 대화하며 배웅까지 했으니 말이다.

얼굴을 감싼 성혜인은 반승제가 한 말이 또 생각이 났다.

“계속 생각한 건데, 혹시 나 일부러 꼬시는 거야?”

계속 생각했다.

성혜인은 서천군에서 샤워 가운을 입고 반승제에게 약을 갖다줬던 일이 또 생각났다.

일반 남자였다면 계속된 이런 상황 속에서 진작에 달려들었을 것이다.

부끄러워 발까지 오므려 발톱까지 색이 변한 성혜인은 지금 당장 호텔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조금 전 반승제의 부축을 받은 허리 피부의 촉감이 아직도 남아 있어 털이 바짝 서고 온몸이 간지러웠다.

“하.”

한숨을 쉬며 휴대전화를 들여다본 성혜인은 이소애가 보내온 여러 통의 사과 문자를 발견했다.

이 문자를 보자 조금 진정이 됐다.

성혜인은 내용이 뭔지 보지도 않은 채 문자들을 바로 삭제했다.

성혜인은 다시 소파에 앉아 남은 음식들을 천천히 마저 먹었다. 배가 조금 채워지자, 옷을 갈아입고 병원에 갈 채비를 했다.

병원에서 나흘간 이런저런 치료를 받고 나서야 병원 쪽에서 성휘를 일반 병실로 옮겼다는 연락을 해왔다.

나흘간 다른 걸 신경 쓸 수 없던 성혜인은 반승제도 보지 못해 그날의 일은 점점 기억 속으로 사라졌다.

이번에 성혜인과 같이 병원에 간 사람은 역시나 강민지였다. 강민지의 보디가드 두 명이 계속 병실을 지켰다.

강민지는 성혜인의 팔을 붙잡고 말했다.

“걱정하지 마. 내가 보디가드들한테 아무도 못 들어가게 잘 지키라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