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의 모든 챕터: 챕터 1581 - 챕터 1590

2270 챕터

제1581화 찢길 것 같은 두려움

마지막 한마디를 마친 뒤 장하리는 잔 속의 술을 깨끗이 비웠다.빈 술잔을 예의 바르게 한쪽 쟁반에 올려놓고 주변을 향해 웃어 보였다.“실례했네요.”장하리는 밖으로 걸어 나갔다.너무 논리정연한 말들이었으므로 주위 사람들이 곧 너도나도 귓속말하기 시작했다.맞는 말이지. 어머니가 정말 딸을 사랑한다면 음침하게 계획적으로 이런 중요한 자리에 나설까? 게다가 고의로 행패를 부려 일부러 장하리를 망신시켰다.여린 여자가 오직 자신만을 의지하며 지금까지 살아온 것도 쉽지 않았다. 장하리가 S.M에서 유명한 워커홀릭이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딸을 망치려고 백방으로 노력하는 친어머니가 있다면 대체 누가 그 서러움을 견딜 수 있을까.장하리를 경멸하던 시선들이 슬픔과 동정으로 변했다.노임향은 안색이 창백해졌다. 장하리가 이렇게 모질게 사람들 앞에서 저를 내칠 줄은 몰랐다.모두 빌어먹을 그 성혜인 때문이다.노임향은 화가 나서 온몸을 떨었고, 돌아서서 서주혁에게 무슨 말을 하려 했으나 그의 표정을 보곤 굳어버렸다.“나가세요.”서주혁이 곁에 서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했다.노임향은 그의 눈빛이 마치 저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것 같아 두려워졌다.그녀는 온몸을 덜덜 떨며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그녀보다 오히려 남편이 몸부림치려다 배를 심하게 걷어차였다.남편을 뼛속까지 사랑하는 노임향은 이건 견딜 수 없었다. 그녀는 남편이 받는 고통까지 모두 대신하고 싶었다.“이 천벌 받을 연놈들. 여보, 여보 괜찮아요? 장하리 그 미친 계집애가 돈 많이 버니까 우릴 모른 척하는 거 봐요! 여보 화내지 말아요. 제가 다른 방법 생각해 볼게요!”노임향의 말에 사람들은 더욱 어이가 없었다.피가 섞인 친딸임에도 사람들 앞에서 이런 말을 한다니. 보아하니 사석에서는 더 심하게 욕할 듯했다.전생에 대체 무슨 죄를 지으면 저런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야 할까.홀 안은 순식간에 찬물을 뿌린 듯 조용해졌고 사람들은 장하리가 아닌 장하리의 어머니에 대해 토론하기 시작했다.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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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2화 살고 싶다는 집념

곧이어 차와 부딪혀 몸이 날아가 옆 산비탈로 떨어졌다.차 안에 있던 운전자가 화를 내며 핸들을 쾅쾅 치며 침을 뱉었다.“시X. 밑으로 떨어졌어. 치어 죽어야 하는데!”“됐어. 비탈로 떨어졌으니 죽지 못했어도 만신창이가 됐을 거야. 일단 가자. 근처에 카메라가 많아. 수십억을 위해 우리까지 일에 가담될 수는 없잖아.”“내려가 볼까?”“보긴 뭘 봐! 가자고. 차 오겠어.”두 사람은 곧 황급히 차를 몰고 떠났다.비가 내렸으므로 도로는 질퍽했다.장하리가 정신을 차렸을 때 하늘은 여전히 캄캄했고, 그녀는 온몸이 아팠다.겨우 몸을 뒤척였는데 뼈에 심한 통증이 느껴졌다.얼굴에는 차가운 빗물이 사정없이 내리쳤고 너무 외진 곳이었으므로 아무도 그녀를 발견할 수도, 대신 신고해 줄 수도 없었다.장하리는 탐색을 위해 앞으로 기어 올라가기 시작했고, 극심한 고통에 얼굴이 더욱 하얗게 질렸다. 수많은 바늘이 피부에 박힌 듯한 느낌에 장하리는 손가락을 덜덜 떨고 있었다.땅은 젖어있었고 습기가 몸에 스며들었지만 장하리는 추위도 느끼지 못한 채 살고 싶다는 집념만 강했다.누군가 구하러 오지 않는다면 정말 이대로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감각이 없어진 다리를 질질 끌며 겨우겨우 가방 앞으로 기어간 장하리는 가방에 그대로 있는 휴대전화를 확인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정신이 혼미해진 상태에서 오직 생존 본능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무의식적으로 단축키를 누른 그녀는 자신이 서주혁에게 전화를 걸고 있음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진작 차단당했었다.통화 중이라고 뜨는 전화기에 장하리는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 듯 손가락을 떨며 계속 전화를 걸었다.이때 서주혁은 병원에서 온시아를 거들고 있었다.금방 위세척을 한 의사는 중독이라고 했다. 노임향 외에 다른 용의자는 없었기에 서주혁은 즉시 사람을 보내 심문하도록 했다.그러나 노임향은 장하리가 시킨 일이라며 입을 다물었다.그는 고민하다 장하리의 차단했던 연락처를 풀었다.막 차단을 푸는 순간 장하리에게서 전화가 왔다.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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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3화 이렇게 고된 적은 없었다

이곳은 작은 비탈길로 사고를 낸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 위로 올라가는 것은 불가능했다.아래로 내려가려면 울퉁불퉁한 풀밭을 먼저 지나가야 했다.비로 인해 도로가 더욱 질퍽거렸지만 장하리는 이런 것들을 고려할 겨를이 없었다. 오직 살고 싶다는 생각만이 그녀의 머리를 지배했다.어떻게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이렇게 쉽게 죽어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앞으로 한 보 기어가자 온몸의 뼈가 부서질 것 같았다.그렇게 얼마나 기어갔을까, 그녀가 기어간 곳을 따라 핏물이 고였으나 비에 의해 곧 지워졌다.시간의 흐름이 이렇게 고된 적은 없었다. 장하리는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모른 채, 시간관념도 없이 단지 조금 더, 조금 더 기어갈 생각만 했다.앞에 차가 지나다녔다. 길가에 도착한 것 같음을 느꼈지만 소리를 지를 수 없었다.그녀는 누군가 자신을 구해주길 간절히 빌었다.누구든지 상관없었다. 그저 살고 싶을 뿐이다.한 검은 승용차의 뒷좌석에 강민지가 유리창에 기대어 있었다. 그 옆에는 신예준이, 앞에는 운전자가 타고 있었다.오늘 밤 신예준은 자비를 베풀어 드라이브한다고 했다.하지만 겨우 도로에서 바람을 쐬는 것뿐, 30분 후면 돌아가야 했다.강민지는 도로에 누워있는 한 여인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차 세워요.”차를 몰던 운전자는 멈추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사이드미러로 신예준을 바라보았다.이제 강민지의 명령은 명령이 아니게 되었다. 강씨 가문의 운명이 모두 신예준의 손에 달렸으니까.신예준이 화가 나면 강씨 집안 사람들은 모두 쫓겨나야 했다.신예준은 무릎 위에 서류를 올려놓고 조용히 보고 있었다.그는 고오했으며 무심했다.아마 원래 이런 모습이었을 수도 예전의 모습이 가짜였을 수도 있다.운전사가 제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강민지가 신예준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차 세워요.”신예준이 느릿느릿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녀를 향하지 않은 채 물었다.“뭐 하게?”강민지가 입술을 짓씹으며 대답했다.“사람 살려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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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4화 무릎이라도 꿇을까요?

밖에는 여전히 비가 왔고 차는 멈춰 섰다.차 안의 모든 사람들은 침묵을 지켰고 강민지는 신예준이 아직 만족하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다.손을 꼭 쥐자 손톱이 손바닥을 깊이 파고들었다. 강민지는 애써 웃으며 그를 올려다보았다.“신 대표님, 무릎이라도 꿇을까요?”강민지는 그저 해본 말이었으나 신예준의 눈이 조금 흔들렸다.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한 달여 만에 처음 마주친 것이었다.전에는 강민지가 늘 그를 보고 있지 않았으니까.“시도해 보든지.”강민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신예준의 속셈은 잘 알고 있다.주저하지 않고 무릎을 꿇으려는 강민지의 손목을 신예준이 확 잡아챘다.“너 자존심은 어디로 갔어?”강민지가 피식 웃었다.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 뻔했다.“신 대표님 말이 맞습니다. 제가 무릎을 꿇은 적이 없는 것도 아니잖아요.”신예준은 대답하지 않았으나 불쾌감을 느껴 운전사를 바라보았다.“그 여자 상태 봐봐요.”운전사는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그 두 사람이 함께 있을 때마다 공기는 죽은 듯 침울했고 분위기는 끝없이 가라앉았다.처음부터 그들과 같은 곳에 있고 싶지 않았으나 기회가 없었다.그는 해방되자마자 차 문을 열고 멀리 엎드려 있는 여자를 향해 달려갔다.부상 상태를 확인한 후 빨리 되돌아왔다.“대표님, 심하게 다쳐서 병원으로 당장 옮겨야 할 것 같습니다.”“그럼 앰뷸런스 불러요. 사람 시켜서 지키라고 하고.”불빛이 어두웠으므로 운전기사는 장하리의 얼굴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네. 대표님.”신예준이 다시 강민지를 바라보았다.“이제 만족해?”강민지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것뿐이었다. 어쨌든 그녀 역시 인생이 망해가는 중이었으니까.그녀는 대답 없이 아예 눈을 감았다. 눈에 안 보이는 것이 심리상태에 도움 될 것 같았다.장하리는 다른 사람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 사이 S.M의 직원들이 전화를 걸었지만 계속 꺼진 상태였다.이틀 후, 병실에서 깨어난 장하리는 한서진과 송아현이 병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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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5화 그럴 가능성도 없고

장하리는 자신이 미움을 산 사람이 누구인지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일을 이 지경까지 벌일 사람은 온시아 말고는 없습니다.비록 서수연도 그녀를 싫어하긴 하지만, 매번 서수연의 수법은 뻔히 보였기에 대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온시아가 나타나는 자리마다 사람을 불편하게 할 정도로 음흉한 수단으로 일을 벌이곤 했었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이렇게까지...하지만 뭘 어쩌겠는가. 장하리는 아무런 배경도 없고 심지어 어떤 증거도 찾을 수 없다. 앞으로 온시아를 피해 최대한 앞에 나타나지 않을 수밖에.장하리는 극한의 무력감을 느꼈다. 서주혁과 관련된 일이라면 모두 그녀를 두렵게 만들었다.하지만 그녀가 모르는 것은 온시아 쪽에도 조금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온시아 역시 이틀간 입원했으며 이 이틀간 노임향이 구속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하지만 노임향은 여전히 장하리가 시킨 일이라며, 장하리는 서주혁의 곁에 다른 여자가 나타나는 것을 싫어한다고 말했다.이 일이 터지니 온씨 가문은 당연히 화가 났고 그 즉시 경찰서로 가서 노임향을 더 엄히 대하라 언질 줬다.동시에 그들은 모든 것을 지시하는 장하리도 싫어했고 S.M에도 대항하려 했다.하지만 이를 온시환은 바로 차단했다.몇 년 동안 온씨 가문에 돌아가지 않은 그는 온씨 가문에 전화 한 통만을 했다.“반승제와 성혜인이 돌아오면 우리 가문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두고 보세요.”제원에서는 아무도 반승제를 쉬이 건드릴 수 없었다.지금은 지명수배를 받은 상태지만 언제 다시 돌아올지 누가 알겠는가.그가 회사를 합병하는 것은 과자 한 조각을 깨뜨리는 것과 같이 간단하고 손쉬웠다. 게다가 반승제는 어느 한번 관례대로 일 처리를 한 적이 없었다.애초에 이런 집안 배경도 없는 여자를 위해 이렇게까지 난동을 부렸는데 그런 그가 할 수 없는 일이 어디 있겠는가.지금 반승제가 S.M을 지키고 있다고 하니 아무도 감히 손을 대지 못했다.하지만 회사를 건드릴 수는 없어도 장하리는 건드릴 수 있는 것 아닌가?이번에 온시환은 말리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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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6화 잘못을 했으면 사과해야지

온시아는 장하리의 지난 7년간의 연애를 계속 언급했다. 한 여자에게 7년의 연애가 몇 번이나 있을 수 있을까? 서주혁이 정말 조금이라도 장하리에게 관심이 있다면 어떻게 그 7년이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이것은 서주혁의 마음속에 깊은 상처로 남을 것이다.온시아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두 사람의 관계를 완전히 끊어 버리는 것이다.“주혁 씨, 됐어요. 어차피 저 오늘 퇴원하잖아요.”하지만 이때 서씨 가문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지난번 노임향이 연회에서 난리를 치며 이미 서창환의 주의를 끌었던 탓에 어젯밤 서창환은 서주혁을 사무실로 불러 진지한 태도로 장하리와 만난 적이 있는지 물었다.서주혁은 아무런 망설임 없이 부인했다. 그와 장하리는 실제로 사귄 적이 없었고, 전에도 진진한 관계라고 말할 수 없었다. 그저 몇억 원 때문에 그녀를 욕보였을 뿐, 둘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도 없었고, 애인이라고 할 수조차 없었다.서주혁은 오래전부터 서씨 집안의 후계자로서 발언권이 가장 컸지만, 여전히 할아버지를 매우 존경했다.“주혁아, 네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알면 돼. 이미 온시아 그 아이와 결혼하기로 결심했으니, 밖에 여자가 있든 없든 모두 정리해. 게다가 장하리의 집안은...”여기까지 말한 어르신은 눈살을 찌푸렸다.그날 밤 노임향의 행동이 너무 수치스러워서 서창환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남겼다.서씨 가문 같은 집안이 어떻게 그런 사람들과 사돈을 맺을 수 있단 말인가.“잘 알고 있어요, 할아버지.”지금 어르신이 다시 전화한 것은 온시아의 부상에 관해 묻기 위해서였다. 어쨌든 서씨 가문에서 주최한 연회에서 발생한 일이었기에 서씨 가문에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었다.온시아의 눈이 반짝이더니 곧바로 어르신께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할아버지, 저는 괜찮아요. 곧 퇴원할 거예요. 주혁 씨가 데리러 왔어요. 네, 알겠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이 일에 대해 더 이상 추궁할 생각이 없어요. 주혁 씨가 처리할 거예요. 네, 안녕히 계세요.”전화를 끊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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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7화 누가 감정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까?

유해은은 장하리를 위해 반찬 세 가지와 국 하나를 가져왔다.병실에는 한서진과 송아현이 있었고, 이 둘은 아직 돌아가지 않았다.유해은은 저녁쯤에 떠나야 했기 때문에 서둘러 장하리에게 설명을 해주었다.“저는 다음 달부터 휴일이 없어요. 의사 선생님이 이젠 음식을 천천히 씹어서 드셔도 된다고 하셨어요. 아현 씨와 제가 부축해서 일으킬게요. 이런 일은 남자인 한서진 씨가 하기에는 불편할 테니까요.”한서진은 헛기침을 두 번하더니 복도를 가리키며 물었다.“그럼 제가 밖에 나가 있을까요?”순간 송아현이 눈을 굴리더니 한서진의 팔을 잡았다.“아저씨, 저랑 같이가요.”말을 마친 그녀는 필사적으로 유해은에게 눈짓을 보냈다.유해은은 그녀가 한서진을 좋아해서 그를 줄곧 쫓아 다니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서른이 넘은 남자가 그 감정을 눈치채지 못할 수 있을까?그녀는 손을 들어 미간을 문지르며 말했다.“그럼 둘 다 나가실래요?”송아현은 기쁨에 가득 차 장하리에게 다가가 손을 잡은 뒤, 과장된 동장으로 두 번 쪽쪽, 거렸다.“하리 언니, 해은 씨가 음식을 먹여드리면 될 거예요. 저는 잠시 후에 들어올게요.”그렇게 말한 후 그녀는 한서진을 밀며 나갔다. 한서진은 다소 불편해 보였다.장하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유해은의 부축을 받아 일어났다. 하지만 여전히 목이 아파서 담백한 음식만 먹을 수 있었다.“조금 전에 엘리베이터에서 서주혁과 온씨 집안 아가씨를 만났는데, 둘이 딱 붙어있더라고요.”말을 마친 그녀는 장하리의 표정을 관찰했다.당분간 말을 할 수 없는 상태였던 장하리는 입을 열게 되면 목이 아플 것 같아서 속눈썹을 내린 채 조용히 음식을 먹었다.유해은은 순간 가슴이 아팠다. 유해은은 이미 남자에게 실패를 경험한 사람이었고, 장하리도 같은 실수를 겪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하리 씨, 제가 하는 말이 듣기 싫을 수도 있지만 당신도 보았잖아요. 백현문 씨를 좋아한 제가 어떤 결과를 맞이했는지를요. 집안은 파산되고 가족들은 목숨을 잃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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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8화 지나치게 이성적이었다

오후에 차를 타고 지방으로 가야 했던 유해은은 고민 끝에 성혜은에게 전화를 걸었다.성혜인 쪽은 그녀와 시차가 있었기 때문이었다.“해은 씨?”“대표님.”“무슨 일이에요? 촬영 중에 무슨 문제라도 생겼어요?”“아니요, 대표님. 하리 씨가 교통사고를 당했어요. 이 일은 온씨 집안에서 저지른 거라고 의심되는데 아마 하리 씨에게 앞으로 골치 아픈 일이 생길 것 같아요. 하리 씨 성격상 대표님에게 전화해서 먼저 말하지 않을 것 같아서 제가 전화 드렸어요.”성혜인은 눈을 가늘게 떴다가 감았다. 그녀는 항상 장하리가 뭔가 숨기는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당장 제원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그녀는 여전히 호텔에서 반승제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심각한가요?”“거의 목숨을 잃을 뻔했어요.”성혜은은 깊은숨을 들이쉬고 말했다.“해은 씨 지금 급히 촬영하러 가야 하나요?”“네, 그래서 대표님께 전화드려서 말씀드리는 거예요. 이번에는 운이 좋아서 살 수 있었지만, 다음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해은 씨는 얼른 촬영하러 가봐요. 하리 씨의 일은 걱정하지 말고요. 내가 다른 사람에서 전화해서 물어볼게요.”“알겠어요, 대표님. 건강 조심하세요.”성혜인은 전화를 끊은 후 곧바로 온시환에게 전화를 걸었다. 온시환은 성혜인의 전화번호를 확인하자마자 등골이 오싹해졌다.온시환은 성혜인의 보호 본능이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었다. 성혜인이 한바탕 소란을 피우면 반승제도 기겁할 것이다.게다가 성혜인은 설씨 집안의 아가씨인지라 집안의 힘을 동원한다면 일이 훨씬 복잡해진다.온시환은 모르는 척 전화를 받지 않았다. 세 번 연속 걸려 온 성혜인의 전화를 모두 받지 않았다. 그러자 성혜인은 즉시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시환 씨, 온씨 집안에서 장하리에게 무슨 짓을 하든, 한번만 더 장하리가 다쳤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당신 집안 그 분께 어설픈 행동은 하지 말라고 전해요. 난 성격이 그녀들과 달라요.]장하리의 성격이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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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9화 그는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변호사가 떠난 후, 장하리는 한참 창밖을 보며 멍하니 있다가 문득 집에 아리가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장하리는 외출할 때마다 항상 아리를 위해 많은 양의 사료를 담아두곤 했지만, 병원에 입원한 지 벌써 4일이 되었다.갑자기 마음이 급해진 장하리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장하리는 서둘러 퇴원한 후 먼저 아리를 보러 가려고 했다.하지만 바닥에 발이 갓 닿았을 때, 하늘이 돌아가는 듯한 어지러움이 그녀를 덮쳤다.어찌할 방법이 없었던 그녀는 할 수 없이 한서진에게 전화를 걸었다.“서진 씨, 우리 집에 가서 아리를 좀 봐주실 수 있을까요? 사료는 아직 충분할 텐데, 며칠째 집에 들어가지 못해서요.”“지금 바로 가볼게요.”마음이 약해진 장하리가 갑자기 물었다.“혹시 오늘 오후에 아리를 데리고 와주실 수 있나요? 너무 보고 싶어요.”“그럴게요.”그제야 장하리는 마음의 완전한 안정을 찾았다. 오후가 되었을 때, 한서진이 정말 아리를 데려왔다. 아리는 팔뚝의 절반만 한 체구라 항상 안고 있어야 했다. 장하리는 아리를 보는 순간 혈색이 훨씬 좋아졌다.“고마워요.”장하리는 한서진의 품에서 아리를 받아 안았다. 회색의 작은 강아지는 장하리가 아프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 조용했고, 그녀의 품에 안겨 있는 동안에도 움직임이 없었다.장하리는 손을 내밀어 천천히 아리의 머리를 몇 번 쓰다듬기도 하고 얼굴을 비벼대기도 했다.“집에 사료가 더 있었어요?”한서진은 과일 바구니를 옆으로 치우고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아직 좀 남았어요. 제가 더 담아뒀고요.”“고마워요.”장하리는 강아지를 안고 침대에 기댔다. 아리는 꼬리를 미친 듯이 흔들고 있었지만, 몸은 얌전히 움직이지 않은 채 가끔 몇 번 짖기도 했다.그런 귀여운 짖음은 듣는 사람마저 기분 좋게 했다. 장하리는 순간 치유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아리는 이미 모든 예방 접종을 다 마친 상태라 밖에 있는 바이러스에 감염될 일은 없었다. 하지만 병원에서 다른 영향을 받을까 봐 걱정된 장하리는 한서진에게 물었다.“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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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0화 안쓰럽다

천천히 마지막 담배 연기를 내뱉은 서주혁은 담배꽁초를 쓰레기통에 버렸다. 서주혁은 더 쳐다보지 않고 문을 열고 옆에 있는 화장실로 가서 손가락 사이사이에 밴 담배 냄새를 씻어냈다.복도로 돌아왔을 때, 이미 검사를 마치고 나온 온시아는 서주혁을 보자마자 눈동자가 반짝 빛이 났다.“주혁 씨!”종종걸음으로 서주혁의 앞에 뛰어간 온시아는 두 손으로 그의 팔을 잡았다.“의사 선생님이 검사 결과 중 하나는 내일 나온다고 했어요. 그때 알려줄게요.”서주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팔을 빼고 싶은 충동을 억지로 참고 있었다.두 사람이 차에 오른 후, 온시아의 얼굴이 금세 어두워졌다. 온시아는 깊은숨을 들이마셨다. 머릿속에는 온통 서주혁이 조금 전 지은 표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서주혁은 담배를 피우러 간 것 같았는데 무엇 때문에 심란했던 걸까? 설마 장하리를 보아서?장하리와 같은 미천한 여자가 서주혁의 마음에 들다니, 온시아는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었다. 그런 집안의 여자에게서 태어날 아이 또한 절대 좋은 유전자를 가질 수 없다.옆에 내려놓은 양손을 천천히 움켜쥐던 온시아는 얼른 휴대폰을 꺼내 몰래 서주혁의 사진을 찍어 장하리에게 보냈다.온시아는 이미 오래전에 장하리의 카톡을 추가했고, 장하리는 감히 삭제하지 못했다.장하리는 집으로 돌아온 뒤였다. 한서진은 남자라 여기에 더 머무르는 것이 불편해 일이 있으면 잊지 말고 전화하라는 당부만 하고 자리를 떠났다.눈 깜짝할 사이에 이 방에는 장하리와 아리만 남게 되었다.익숙한 장소로 돌아온 아리는 너무 흥분한 나머지 장하리의 발치에서 맴돌며 다리에 연신 비벼댔다.장하리도 따라서 기분이 좋아졌지만, 온시아가 보낸 문자를 보는 순간 기분이 잡쳐 버리고 말았다.장하리는 이미 온시아의 SNS 계정을 여러 번 보았다. 두 사람의 생활 환경은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였고, 때로는 집안 형편 때문에 사람으로 하여금 열등감을 느끼게 했다. 게다가 서주혁이 온시아를 좋아하는 것은 물론이고, 성격이 좋지 않더라도 온시아는 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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