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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7화 누가 감정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까?

유해은은 장하리를 위해 반찬 세 가지와 국 하나를 가져왔다.

병실에는 한서진과 송아현이 있었고, 이 둘은 아직 돌아가지 않았다.

유해은은 저녁쯤에 떠나야 했기 때문에 서둘러 장하리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저는 다음 달부터 휴일이 없어요. 의사 선생님이 이젠 음식을 천천히 씹어서 드셔도 된다고 하셨어요. 아현 씨와 제가 부축해서 일으킬게요. 이런 일은 남자인 한서진 씨가 하기에는 불편할 테니까요.”

한서진은 헛기침을 두 번하더니 복도를 가리키며 물었다.

“그럼 제가 밖에 나가 있을까요?”

순간 송아현이 눈을 굴리더니 한서진의 팔을 잡았다.

“아저씨, 저랑 같이가요.”

말을 마친 그녀는 필사적으로 유해은에게 눈짓을 보냈다.

유해은은 그녀가 한서진을 좋아해서 그를 줄곧 쫓아 다니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서른이 넘은 남자가 그 감정을 눈치채지 못할 수 있을까?

그녀는 손을 들어 미간을 문지르며 말했다.

“그럼 둘 다 나가실래요?”

송아현은 기쁨에 가득 차 장하리에게 다가가 손을 잡은 뒤, 과장된 동장으로 두 번 쪽쪽, 거렸다.

“하리 언니, 해은 씨가 음식을 먹여드리면 될 거예요. 저는 잠시 후에 들어올게요.”

그렇게 말한 후 그녀는 한서진을 밀며 나갔다. 한서진은 다소 불편해 보였다.

장하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유해은의 부축을 받아 일어났다. 하지만 여전히 목이 아파서 담백한 음식만 먹을 수 있었다.

“조금 전에 엘리베이터에서 서주혁과 온씨 집안 아가씨를 만났는데, 둘이 딱 붙어있더라고요.”

말을 마친 그녀는 장하리의 표정을 관찰했다.

당분간 말을 할 수 없는 상태였던 장하리는 입을 열게 되면 목이 아플 것 같아서 속눈썹을 내린 채 조용히 음식을 먹었다.

유해은은 순간 가슴이 아팠다. 유해은은 이미 남자에게 실패를 경험한 사람이었고, 장하리도 같은 실수를 겪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하리 씨, 제가 하는 말이 듣기 싫을 수도 있지만 당신도 보았잖아요. 백현문 씨를 좋아한 제가 어떤 결과를 맞이했는지를요. 집안은 파산되고 가족들은 목숨을 잃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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