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의 모든 챕터: 챕터 1561 - 챕터 1570

2270 챕터

제1561화 마음을 어지럽히다

반승제는 시선을 거두었다. 마침내 그는 가장 중앙에 있는 홀에 도착했다.통로 아래에는 홀의 상황을 볼 수 있는 몇 개의 갈라진 틈새가 있었다. 그 아래에는 연구원들이 줄지어 서서 온갖 종류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있었다.“저 괴물의 신체 데이터는?” “1번 박스 상황은 어때, 오늘 번식은 성공했어?”“3번 박스는 이미 죽었으니, 시체를 처리해 주세요.”이 연구원들의 눈에 유리방에 갇힌 사람들은 인간이 아니라 실험체일 뿐이었다.“5번 박스는 온몸에 피부가 곪고 있습니다. 이번 바이러스가 아주 성공적이에요. 다음번엔 방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아악! 더는 못 견디겠어! 죽여줘!, 차라리 그냥 죽여줘, 제발! 더 이상 인간을 상대로 실험하고 싶지 않아. 하나님, 저는 죄를 지었으니 지옥에 떨어져야 합니다!”이 마지막 광란의 외침과 함께 홀 전체에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긴장감이 감돌았다.이윽고 가장 큰 문이 열리고 제복을 입은 한 남자가 걸어 나왔다. 스물여덟 살 정도로 보이는 젊은 남자는 가죽 부츠를 신고 있었다. 그는 범접할 수 없는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홀의 분위기는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그 남자는 냉소를 흘리며 천천히 소리를 지르는 연구원에게 다가갔다.연구원은 두려움에 벌벌 떨고 있었다. 남자는 그의 머리채를 잡고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사람 마음을 어지럽히지 말라고 했을 텐데.”겁에 질려 바닥에 털썩 주저앉은 연구원은 이미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잘못했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남자는 곧바로 발을 들어 올려 가죽 부츠로 상대방의 얼굴을 짓밟았다.“박스 3번 이미 죽지 않았나? 이 자를 들여보내.”이건 연구원도 실험체로 쓸 수 있다는 말이다.다른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감히 아무 소리도 못했다. 특히 남자가 나타난 순간 일제히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실험에 임했다.남자의 강한 기세는 그들의 머리를 누르는 거대한 산과 같았다.“가장 강력한 종류의 바이러스를 이자의 몸에 주입해 봐. 효과를 보고 싶어.”그의 입꼬리가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7-27
더 보기

제1562화 8번 실험 상자

몇 개의 내부와 연결된 환기구의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한 후 반승제는 다시 방으로 돌아갔다.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마치고 캐비닛을 열자, 그 안에는 새 방호복이 몇 벌 들어있었다.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무의식적으로 방 안을 둘러보았다. 방금 들어왔을 때 캐비닛을 열어 보지 않았기 때문에 방호복이 원래 캐비닛 안에 있던 것인지 아니면 후에 여박사가 들어온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방 문을 안에서 잠그긴 했지만 그녀는 분명 열쇠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반승제는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쉬었다. 다음 날 아침 그는 방호복을 입고 고글을 착용한 후 밖으로 나갔다.사라는 이미 연구대 앞에 서 있었고, 손에는 여러 가지 시약이 들려 있었다. 그녀는 그중 하나를 시험관 랙에 내려놓으며 안정적인 목소리로 말했다.“여기 있는 물건을 가져다가 8번 실험 박스 근처에 있는 사람에게 전해줘요.”반승제는 고개를 끄덕이고 시험관 랙을 옮겨왔다. 랙에는 형형색색의 액체로 가득 찬 열 개 정도의 시험관이 있었다.이 핵심 연구실은 두꺼운 문으로 외부와 완전히 분리되어 있었다. 안쪽에서는 열 수 있지만 외부에서 들어오려면 반드시 옆에 인터폰을 누르고 사라의 허락을 받아야만 들어올 수 있었다.반승제는 문을 열고 수백 미터를 걸어 가장 중심에 있는 홀에 도착했다. 어젯밤에 본 곳이기도 한 이곳은 각 유리 상자마다 번호가 적혀 있었다. 그는 8번을 찾아 그 옆에 트레이를 내려놓았다.그는 눈을 들자마자 8번 실험 상자에 갇혀 있는 소년이 바로 어제 그 소년이라는 것을 알았다.소년은 어젯밤과 똑같은 자세로 조용히 안에 누워 있었다. 다만 어젯밤 반승제는 위에서 내려다보았기에 옆에 있는 번호를 볼 수 없었다.옆에 있던 연구원들은 이 액체를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박사님께서 드디어 진정제를 가져다주셨군요. 기체 상태로 만들어서 안에 방출해요.”“빨리 움직여요. 나중에 또 미쳐 날뛰면 모두가 힘들어져요.”반승제는 옆에 서서 누군가 시험관을 가져다가 기계에 넣는 것을 보았다. 그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7-27
더 보기

제1563화 스물일곱 살이 이걸 놀아?

진세운은 옆으로 늘어뜨린 주먹을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 그의 처음 생각대로라면 당장 상대방에게 수긍해야 한다.한 개의 회장 자리의 가치는 한 나라의 재정에 버금가는 부를 가지는 것과 같았다. 게다가 연구 기지의 약을 마음대로 쓸 수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무슨 목적인들 못 이룰까. 이건 그가 줄곧 추구해 오던 목표가 아니던가?그러나 그는 마음속으로 몇 초 동안 망설였다. 10초가 지나서야 그는 부드럽게 눈을 들어 배민희의 눈을 바라보았다.“알았어요, 선생님.”배민희의 입꼬리가 위로 올라갔다. 나쁘지 않았다. 그녀는 진세운이 물 불 가리지 않고 항상 결단력 있게 나아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나밖에 없는 가족은 절대 그의 앞길을 막을 수 없었다. 게다가 진백운 처럼 존재감이 낮은 아이는 신경 쓸 가치가 없었다.그녀는 손을 들어 진세운의 어깨를 두드렸다.“그래, 가서 일 봐.”돌아선 진세운은 흐릿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 시선이 반승제의 몸에 닿았다.반승제는 그를 쳐다보지 않고 옆으로 스쳐 지나갔다.방호복이 너무 두껍고 고글까지 쓰고 있어서 눈조차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진세운의 시선이 여전히 그를 몇 초 동안 쫓더니 그제야 서서히 멀어졌다.반승제는 계속 앞으로 걸어가다가 마주 오는 사람과 부딪혔다.진세운과 똑같은 얼굴을 가진 남자였고 두 사람을 동시에 마주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예전 그와 진세운이 제원에 있을 때는 도중에 사람이 바뀐 것을 눈치채지 못했었다.이제 보니 두 형제는 복제해 낸 것처럼 꼭 닮아 있었다.그러나 지금 진백운의 표정은 단순했다. 그는 반승제를 보지 않고 가까이에 있는 진세운을 보자 기뻐서 소리쳤다.“세운아!”제자리에 서 있던 진세운은 이제 이 얼굴만 보면 울화가 치밀었다.연구 기지에는 이런 하얀 백지장 같은 사람은 전혀 필요하지 않았다. 도대체 이 사람은 언제 철이 들까.“세운, 이거 봐.”진백운은 손에 무언가를 들고 다가왔다. 손가락을 펴자 곤충 한 마리가 들어 있었다.연구 기지에는 이런 것들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7-27
더 보기

제1564화 목숨이 백 개라도 부족해

한편, 다른 방에서 반승제는 다시 환기 통로를 살펴보러 들어갔다. 그는 계속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드나들 수 있는 환기구 커버가 연결된 건 세 곳밖에 없었다.낮 동안은 그 여자가 계속 주시하고 있으니 낮에는 환기구에 들어갈 수 없었다.반승제는 다시 매개 구역을 돌아다니다가 마침내 최용호를 발견했다. 그의 발아래에는 최용호가 머무는 방이었다. 보아하니 최용호도 하층 직원들 틈에 섞여 들어온 것 같았다.이곳의 하층 직원들은 모두 두꺼운 방호복을 입고 있었기에 사칭하기 가장 좋았다.이때 최용호는 이미 방호복을 벗고 있었다. 반승제는 위에서 몇 번 두드렸다. 이곳에는 연결된 환기구 커버가 없었다. 그저 공기가 아래로 새어 나갈 수 있는 틈새만 몇 개 있었는데 최용호는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최용호가 고개를 들어 위를 쳐다보자 반승제가 물었다.“기웅 씨는요?”하도 최용호가 강심장이라서 망정이지 아니면 아마 귀신을 본 줄 알았을 것이다.그는 하층 직원인 척할 때 주변을 샅샅이 살펴보았지만 다른 곳으로 섞여 들어갈 기회가 전혀 없었다.일단 신분이 노출되면 무척 위험했다. 이곳에는 사람을 상대할 수단과 방법이 난무하는 곳이었다.하지만 반승제가 이곳에 나타나다니, 그는 정확히 어떻게 여기로 온 걸까?“저도 몰라요. 우리는 다른 장소로 보내졌어요. 아니, 그런데 당신은 핵이라도 썼어요? 어떻게 거기까지 올라간 거예요?”반승제는 최용호가 머무는 방의 위치를 기억하고 그에게 당부했다.“신분을 노출하지 마세요.”최용호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물론 신분을 노출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그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목숨이 백 개라도 부족하다.“새로운 정보가 있으면 전하러 올 게요. 이 통로는 당신들이 들어올 방법이 없어요. 제가 여기서 모두를 조율할게요.”최용호는 오케이 제스처를 취했다. 원래는 마음이 상당히 조급했지만 반승제가 여기에 나타나자 마음이 훨씬 편해졌다.설기웅이든 반승제든 둘 다 사람에게 안심할 수 있는 느낌을 준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7-27
더 보기

제1565화 내가 구해주길 기다릴 거야

이 유리 캐비닛은 일반 유리였기에 강력한 충격으로 금세 깨져버렸다. 파편이 바닥에 떨어지고 손등은 찍혀서 피가 흘러 내렸다.하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고 손에 붕대도 감지 않은 채 돌아서서 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반승제는 이 장면을 지켜보았지만 아직은 이 남자가 왜 화가 났는지 알 수 없었다. 다른 방을 지나가다가 불쾌한 소리를 듣기 전까지는.정말이지 귀를 잘라버리고 싶을 정도로 불쾌한 소리였다. 50세 여성이 내는 소리라고는 도무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인위적이면서도 애교 섞인 소리에 등골이 오싹해졌다.그는 아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여자가 부르는 이름도 들었다.마침내 그는 진세운이 왜 화를 냈는지 이해했다. 이 여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자기 형제를 보내 뱀 같은 늙은 여자의 시중을 들게 했는데 진세운처럼 오만한 인간이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반승제의 눈가에 비웃음이 스쳤다. 이 세상은 정말 판타지와도 같았다.진세운은 자신이 모든 사람을 가지고 놀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자신도 다른 사람에게 놀아나고 있었다. 세상사는 늘 돌고 도는 법이다.반승제가 방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한 시간이 지난 뒤였다. 그는 대략적인 위치를 전부 숙지하고 있었으며 설기웅을 제외한 다른 살아있는 사람들을 거의 다 찾았다.그러나 그는 환기 통로가 닿지 않은 곳이 여전히 존재할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연구 기지에서 고위급 인물은 단 한 명도 보지 못한 게 그 증거였다.예를 들면 오늘 중앙 홀에 나타난 남자가 있는 방도 찾지 못했다.원래 이 환기 통로가 연구 기지 전체로 뻗어나갔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보니 4분의 3을 관통하는 것 같았고 환기 통로가 닿지 않은 나머지 4분의 1은 아마도 고위층이 사는 곳 같았다.그리고 그는 이제 핵심 연구실 내부의 독극물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아직 감히 섣불리 움직이지 못했다. 그는 며칠만 더 지켜보기로 했다.*한편 성혜인은 반승제와 연락이 끊긴 이후로 늘 불안한 상태였다. 그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7-28
더 보기

제1566화 운명의 장난

어떻게 이 세상에는 인신매매라는 게 존재할 수 있는지, 어떻게 길거리에서 아이들을 납치할 수 있는지, 그녀는 이 모든 것이 증오스러웠다. 그리고 왜 하필이면 그녀가 이 모든 일을 겪어야만 했는지도.그녀는 그 트라우마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오랫동안 악몽을 꾸고, 강해지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꿈속에서 수없이 이 재앙을 막고, 동생의 손을 잡았지만, 깨어날 때마다 이 세상은 정말 비현실적이라고 느꼈다.“혜인 씨, 믿어져요? 동생이 아직 살아서 저를 기다리고 있어요. 가끔 저한테 누나라고 부르는 소리도 들려요.”성혜인은 옆에서 티슈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여자는 받지 않고 누워서 천천히 눈을 감았다.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성혜인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그 여자는 혼자 남겨졌다.자신의 침실로 돌아온 성혜인은 여전히 졸리지 않았다. 왠지 운명이 장난을 치고 있는 것 같은 안타까움이 들었다.이때 강민지에게서 전화가 걸려 와 언제 귀국하는지 물었다.“아직 잘 모르겠어. 민지야 너... 정말 결혼할 거야?”그러자 수화기 너머의 강민지가 일순 침묵하더니 웃으며 말했다.“그래, 네가 계속 돌아오지 않으면 더는 못 기다릴 것 같아.”성혜인은 큰 죄책감을 느꼈다. 강민지는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인데 제원에 있을 때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나는 바람에 그녀와 제대로 된 식사조차 한 적이 없었다. 이번에는 결혼식도 참가하지 못한다니.“가능한 한 빨리 돌아갈게.”“혜인아, 그냥 알려주는 거야. 네가 그쪽에 급히 처리해야 하는 일이 있는 거 알아. 참, 너 나한테 장하리를 부탁했잖아. 장하리와 서주혁한테 무슨 일이 있는 것 같던데. 서수연 말로는 장하리가 일방적으로 자기 오빠한테 매달리는 거래. 서수연이 지금 업계에 소문을 퍼트렸어. 서주혁 본인은 나와서 해명하지도 않고. 그리고 서주혁이 온씨 가문 온시아와 약혼한다고 하던데, 온시아가 귀국하면 양측의 부모님이 만날 예정인가 봐.”성혜인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7-28
더 보기

제1567화 미련을 못 버리다

[쇼핑하러 가고 싶으면 저랑 함께 가요.]장하리는 다시 이 문자를 보냈지만 강민지가 분명 거절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아니요. 전 정말 괜찮아요. 혜인이와 방금 통화했어요. 그런데 많이 바빠 보이더라고요. 됐어요. 이제 그만 말할게요. 저도 할 일이 있어요.][네, 그럼 일 보세요.]장하리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사무실 문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이틀 연속 야근을 하며 계속 집에 가지 않았다. 휴게실에서 간단히 씻고 옷을 갈아입은 후 잠시도 지체하지 않고 바로 일을 시작했다.지금 다시 한가해지니 눈이 따가운 느낌이 들었다.누군가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들어온 사람은 한서진이었다. 그의 손에는 서류가 들려 있었다. 장하리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것을 보고는 적잖이 놀란 눈치였다.“이틀째 안 들어간 거예요?”“네, 최근 한 달간의 모든 문서를 처리하고 싶어서요.”한서진은 미간을 찌푸렸다.“하리 씨, 대표님이 떠나기 전에 이렇게 목숨 걸고 일하라고는 안 했잖아요. 대표님이 돌아오실 때면 하리 씨 몸은 이미 다 망가졌을 거예요.”장하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는 농담 섞인 어조로 말했다.“넵, 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쉬러 갈게요. 처리한 서류는 왼쪽에 있으니 시간 나면 한번 보세요.”한서진은 그녀가 이렇게 빨리 대답할 줄은 몰랐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장하리는 가방을 들고 정말 나갔다. 하지만 집으로 간 게 아니라 온시환을 찾으러 바로 향했다.서주혁에 관한 일 때문이 아니라 강씨 집안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고 싶어서 였다.온시환은 전에 강씨 집안에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었는데, 뉴스 보도가 나오기 전에 이미 뭔가 들은 것 같았다.술집에 도착하자마자 장하리는 온시환에게 전화를 걸었다. 장하리는 온시환의 전화번호를 저장해 두었지만, 온시환은 그녀의 번호를 저장하지 않았던 터라 살짝 시비조로 물었다.“누구?”“시환 씨, 저 장하리예요.”온시환은 놀라서 무의식적으로 옆에 앉아 있는 서주혁을 힐끗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7-28
더 보기

제1568화 따귀 때문이 아니라 창피함 때문에

서수연은 매번 장하리를 볼 때마다 그녀의 몸에 술을 쏟아부었다.“장하리, 지난번에 내가 충분히 알아듣게 말하지 않았어? 너와 우리 오빠는 같은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더러운 년, 너 대체 우리 오빠가 얼마나 더 잔인해져야 포기할 거야?”이 말은 장하리를 난감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오늘 밤 서주혁을 찾으러 여기에 온 게 아니었다. 물론 서주혁이 여기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서수연이 가까이 다가와서 그녀의 머리채를 잡고 주저 없이 뺨을 때리려고 했다.장하리는 피하고 싶었지만 두 명의 경호원이 그녀의 뒤로 다가와 어깨를 단단히 눌렀다.짝! 서수연은 한 번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듯 두 번 더 후려쳤다.장하리의 뺨이 금방 부어올랐다. 이런 일이 한두 번도 아니었기에 그녀는 이미 익숙해진 지 오래였다.“당장 안 꺼져? 오늘은 시아 언니랑 우리 오빠의 첫 데이트야. 네가 감히 두 사람데이트를 방해한다면 내가 네 가죽을 벗겨 버릴 줄 알아!”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녀의 시선이 멀리 떨어진 곳으로 향했다.장하리는 떠나고 싶었지만, 곁눈으로 서수연의 표정을 보고 이 여자가 또 다른 꿍꿍이를 품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서수연은 아마 새로운 장난감을 발견한 모양이었다.서수연의 시선을 따라서 그곳을 바라본 장하리는 그대로 얼어붙었다.자신의 어머니가 그곳에 있었다. 예전 그녀는 어머니와 한바탕 다투고 이미 관계를 단절하기에 이르렀다.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서주혁에게 쏟아붓고 나서야 겨우 숨을 돌릴 수 있었다.하지만 이제 서주혁이 더 이상 그녀를 원하지 않자 그녀는 서씨 집안의 일원인 서수연의 앞에서 체면과 자존심을 전부 잃어버리는 것 같았다.서수연은 눈썹을 치켜올리고 장하리의 어머니를 바라보았다.“저 사람 너희 엄마 아니야? 여긴 왜 왔대? 설마 저 나이에 몸 팔러 온 건 아니겠지?”말을 마치자마자 서수연은 노임향이 어린 여자의 앞으로 다가가 미친 사람처럼 그녀의 머리채를 쥐어뜯는 것을 보았다.여기 청소부의 옷을 입은 노임향은 어린 여자와 뒤엉켜 있었다. 어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7-28
더 보기

제1569화 통째로 집어삼키다

그녀를 바라보는 수많은 눈빛은 마치 통째로 집어삼킬 것 같았다.일순간 정적이 흐르더니 온시아가 놀란 척하며 입을 가렸다.“이게 대체 무슨 일이에요. 이 여자는 어떻게 여기 들어왔어요. 당장 쫓아내요.”이때 온시환이 그녀를 흘끗 쳐다보았다. 사실상 장하리의 어머니는 이 바에 들어올 수 없었다. 보나 마나 온시아가 중간에서 수를 쓴 게 틀림없었다.온시아의 원래 계획은 노임향이 서주혁 앞에서 창피를 당하게 하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예상밖으로 장하리도 여기로 올 줄은 몰랐다. 그야말로 일타쌍피였다.경비원들이 노임향을 끌어내려고 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욕설을 지껄이고 있었다.“이거 놔! 저년을 죽여버릴 거야! 개 같은 년!”이런 저속한 말은 귀에 담기도 불쾌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전부 눈살을 찌푸렸다. 이때 온시아가 일부러 장하리에게 물었다.“이봐요. 하리 씨 당신 어머니가 쫓겨났는데 나가 보지 않아도 돼요? 이런 교양 없는 말을 내뱉다니, 같은 여자로서 정말 부끄럽네요. 나가서 겸사겸사 가르쳐줘요. 가정 교육이 너무 의심스럽네요.”장하리는 흠칫 놀라며 무의식적으로 서주혁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자신을 통제할 수 없었고 결국 저도 모르게 그를 보고야 말았다.서주혁도 이때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장하리가 현재 처한 상황 때문인지 아니면 노임향이 방금 한 말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장하리는 감히 일말의 기대도 품을 수 없었다. 그녀는 손에 든 가방을 꽉 쥐고 다른 손으로 자신의 뺨을 어루만졌다.눈이 멀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녀의 뺨이 부어오른 것쯤은 바로 알 테지만 서주혁의 눈에는 아마 노임향이 때린 거로 보였을 것이다. 장하리와 노임향의 관계는 전부터 좋지 않았으니까. 그 막돼먹은 여자가 자기 딸을 때리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는 절대 자기 친동생이 그랬으리라고는 의심도 하지 않을 것이다.장하리는 서수연의 비웃음 섞인 목소리를 들었다.“장하리, 봤어? 여긴 너와 네 엄마가 함부로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야. 사람은 말이야 때때로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7-29
더 보기

제1570화 사랑 앞에서 먼저 꼬리를 내리는 사람

온시환은 시계를 흘긋 보고는 장하리에게 물었다.“몇 분 정도 걸리나요?”“10분이면 돼요.”두 사람은 조용한 룸으로 들어갔다. 장하리가 똑바로 앉아 있는 모습은 그녀의 얼굴에 난 상처와 약간의 부조화를 이루었다.온시환은 왠지 모르게 이 여자가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연약한 사람이 아닐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아마도 그녀는 서주혁의 앞에서만 약해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가 상관할 바는 아니었다.사랑 앞에서 먼저 꼬리를 내리는 사람은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거나 다름없다.“시환 씨, 강씨 집안 일에 대해 알고 싶어서 연락했어요. 민지 씨가 대표님 친구라서 걱정되거든요. 언론에서는 하루 종일 보도하고 있는데 민지 씨에게 연락했더니 계속 괜찮다는 말만 되풀이해서요. 민지 씨 아버지가 정말 교도소에 들어간 거예요?”사실 그녀가 이 질문을 할 때 속으로는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이 사실이며 강민지의 아버지가 실제로 감방에 들어간 게 맞을 거라고 막연하게 추측했다.하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신예준이 어떤 역할을 했느냐는 것이다.만약 제이엔 대표를 신예준이 직접 감방에 보낸 것이라면 그는 대체 무슨 의도로 강민지와 결혼하려는 건지, 강민지가 강요당한 건 아닌지 걱정됐다.제이엔 그룹의 외동딸이 강제로 결혼 한다는 사실은 상상하기 힘들었다.강민지는 이 문제에 대해 입을 꾹 다물고 있었기 때문에 장하리가 직접 알아볼 수밖에 없었다.온시환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는 장하리가 이 일에 관해 물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강씨 집안 말인가요. 이번에 발칵 뒤집혔죠. 하지만 누구를 탓하겠어요. 민지 씨가 사랑에 눈이 멀어 늑대를 집안으로 끌어들여 신예준에게 기회를 줘서 난 사달이에요.”장하리는 눈썹을 찌푸렸다.“그러니까 시환 씨 말은 신예준이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민지 씨에게 접근했다는 건가요?”온시환은 피식 웃더니 매니저를 불러 술을 몇 병 주문한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제 사람들이 이 일을 조사해 봤는데요. 그 당시 민지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7-29
더 보기
이전
1
...
155156157158159
...
227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