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처가 대표님과 결혼했어요의 모든 챕터: 챕터 861 - 챕터 870

1009 챕터

제861화

“당신이 듣고 싶지 않다면...”허택양은 일어나 옷을 정리했다.“나가서 받을게요.”심유진은 허택양이 자신의 간절함을 눈치챌까 봐 그에게 향한 시선을 거두었다.“마음대로 해요.”아무렇지 않은 듯 대답하는 심유진이었다.“쳇.”허택양은 자기가 한 말대로 나갔다.곧바로 검은 슈트를 입은 건장한 사내가 들어와 무표정으로 심유진을 쳐다보며 경고했다.“가만히 있어요, 도망갈 생각 말고!”건장한 사내는 보기에는 흉악했으나 허택양만큼의 압박감은 주지 않았다.심유진은 묶인 다리를 들어 올리며 물었다.“지금 상태로 어떻게 도망가겠어요?”사내는 가볍게 비웃었고 그 후로 심유진을 상대하지 않았다.심유진은 적극적으로 사내에게 말을 걸었다.“이런 일 하면 허택양이 얼마나 줘요? 내가 당신과 동료들 지금의 두 배로 줄 테니까, 나 좀 풀어주면 안 돼요?”사내는 그녀를 째려보고는 소리쳤다.“닥쳐!”심유진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얘기했다.“정말이에요.”“내가 허택양보다 돈이 많거든요. 게다가 당신들이 나를 데려가면 가족들이 당신들 가만 안 놔둘 거예요. 당신은 잘 모르겠지만 우리 아빠가 N 시티에서 한 가닥 하시거든요. 그리고 허태준도 엄청난 걸 당신들도 잘 알죠? 당신들 조사하는 건 시간문제예요. 당신이 와이프나 아기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설령 없다고 해도 부모님이나 다른 가족들은 있을 것 아니에요. 허태준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복수하는 타입이라 걸리면 당신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무사하지 못할걸요?”평온했던 사내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지기 시작했다.심유진은 더욱더 박차를 가했다.“내가 장담해요. 만약 당신이 나와 내 친구를 무사히 풀어주면 당신들에게 두 배의 값을 지불하고 오늘 일은 죽어도 묻지 않을게요!”사내는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물었다.“진짜죠?”“그럼요!”심유진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만약 걱정된다면 각서를 쓸 수도 있어요!”사내는 생각을 마친 후 입을 열었다.“좋아요! 잠시 후에 내가 동료들과 상의를 해보죠. 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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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2화

허택양은 마치 신유진의 말에 혹한듯해 보였다. 몇 초간 두려워하는 듯 보이던 얼굴빛은 다시 어둡게 변했다.그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검은색 슈트를 입은 사내가 밀치고 막무가내로 들어왔다.그는 시종 얼굴을 굳히고 허택양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시종일관 심유진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허 대표님 시간 다 됐습니다. 이제 가야 합니다.”사내는 낮은 목소리로 허택양에게 말했다.“그래.”허택양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심유진을 침대에서 당겼다.다리가 묶인 신유진은 휘청거리다가 몸이 앞으로 쏠려 벽에 부딪힐 뻔했다.허택양은 등 뒤에서 심유진을 당겼고 인상을 찡그리며 그녀의 다리에 둘러싸인 줄을 쳐다보았다.처음에는 심유진이 도망갈 것을 대비하여 그녀에게 밧줄을 감게 하였다. 하지만 그것이 시간을 지체할 줄은 몰랐다.허택양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사내를 불렀다.“풀어 줘.”그리고는 심유진에 대한 경고도 빼먹지 않았다.“만약 일을 저지른다면 하은설은...”“걱정 말아요! 난 절대 돌아 도망가지 않아요.”심윤지는 허택양을 비웃었다.“내가 당신보다는 신용을 잘 지키잖아요.”그 말에 허택양도 비아냥거렸다.“그러면 다행이고요.”사내는 허택양에게 물었다.“허 대표님, 손에 묶인 것도 풀까요?만약 다른 사람들이 이걸 보고 신고라도 하면...”허택양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풀어, 아무튼 도망가지 못하니까.”풀리지 않게 단단히 묶은 탓에 작은 칼의 도움을 받아서야 겨우 풀 수 있었다.심유진은 사내의 손에 든 반짝거리는 칼을 보고서는 몰래 사내에게 눈짓을 보냈다.사내도 빨리 그 뜻을 알아차리고는 허택양이 눈치채지 못하게 슬그머니 칼을 심유진의 외투 주머니에 넣었다.“준비됐습니다.”사내는 아무런 표정 없이 허택양에게 보고를 올렸다.허택양은 신유진을 끌어안아 친밀한 사이처럼 보이게 했다.“나가서 큰 소리 내지 마요. 다른 사람에게 구원하지도 마요. 아니면...”“아니면 하은설과 아이도 죽일 거죠.”심유진은 냉정하게 그의 말을 이었다.“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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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3화

양아치들의 시선이 모두 허택양에게 집중된 틈을 노려 심유진은 도망쳤다.양아치들은 심유진이 계속하여 더욱 안쪽으로 달려가자 독 안에 든 쥐 격이 되었다고 생각하고는 더 이상 심유진을 붙잡으려 하지 않았다. 도리어 허택양을 더욱 심하게 비웃었다.“이것 봐, 네 여자도 너를 버리고 도망치네!”“넌 쓸모없는 놈이야!”“하하하하하!”...심유진은 가장 빠른 속도로 허택양이 자신을 가두었던 방문까지 달려와 큰 소리로 외쳤다.“빨리 나와요! 허택양이 맞고 있어요!”사내들은 여러 방에서 달려 나왔고 맨 처음 나온 사내는 바로 심유진과 거래가 있었던 사내였다.그 사내는 다른 사람들에게 모두 알렸는지 매우 직설적으로 말했다.“허 씨 그 자가 맞고 있으면 당신은 도망쳐야 하는 거 아닌가? 왜 우리한테 달려온 거지?”“내가 공항으로 가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요?”심유진은 손을 내저으며 다그쳤다.“됐어요,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빨리 구해줘요! 그 사람이 가지 않으면 내 친구도 돌아갈 수 없다고요!”심유진은 사내들을 데리고 위풍당당하게 밖으로 나갔다.허택양은 여전히 양아치들에게 붙잡혔고 얼굴에는 상처가 늘었다.한 놈이 손을 높게 들어 허택양의 얼굴을 가격하려는 찰나 심유진이 소리쳤다.“그만!”양아치의 동작은 멈추었고 욕설을 내뱉으려 하던 놈은 심유진 뒤의 무리를 보고 당황해하며 자기 무리에게 말했다.“가자!”그놈들은 빠르게 도망쳤고 금세 모습을 감췄다.사내들은 빠르게 허택양에게 달려왔다.“허 대표님, 괜찮으세요?”“죄송합니다, 허 대표님. 저희가 너무 늦었습니다.”“병원으로 갈까요, 허 대표님?”...모두들 하나같이 허택양을 세심하게 보살폈다.사내들이 배신한 사실을 몰랐다면 심유진은 아마 그들이 허택양에 대한 ‘진심’에 감동했을지도 모른다.허택양은 고통을 참으며 손사래를 쳤다.“괜찮아, 병원으로 가지 말고 공항으로 가지.”허택양은 심유진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는 의구심으로 가득 찼다.**비록 몇몇 양아치들을 마주치기는 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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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4화

허택양이 나가자 심유진은 사내의 핸드폰을 빌렸다.심유진의 핸드폰은 허택양이 빼앗아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다.그녀가 기억하고 있는 전화번호는 3개뿐이었다. 자신의 번호, 은설의 번호, 그리고 별이 전화번호.자신과 하은설의 번호는 받지 않을 테니 모든 희망은 별이의 번호에 걸 수밖에 없었다. 지금쯤이면 김욱과 함께일 것이다.허택양이 빨리 돌아올 것이 두려워 심유진은 번호를 누른 후 핸드폰을 돌려줬다.“김욱을 찾아요.”심유진은 곁에서 작게 말했다.사내는 시키는 대로 했다.공항안은 매우 소란스러웠다. 이륙 항공편 정보가 쉴 새 없이 들려왔다.심유진은 귀를 쫑긋거렸지만 수화기 너머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사내는 고개를 숙여 심유진에게 알렸다.“김욱이 받았습니다.”“하은설을 데리러 가라고 해요.”심유진의 두 눈은 앞을 주시했고 그와 어떠한 눈빛도 주고받지 않았다.“당신은 알고 있죠? 은설이가 어디에 갇힌 건지.”허택양은 아마 하은설을 지키는 모든 이들을 돌려보냈을 것이다. 그러나 심유진이 도망을 친다면 하은설을 다시 붙잡아 올 수도 있었다. 지금의 하은설 상태라면 결코 스스로 도망치기는 어려울 테니까.그래서 가장 안전한 방법은 김욱더러 사람을 보내 이들보다 빨리 하은설을 구출하는 것이다.사내는 멍해서 고개를 저었다.“그곳은 정말 모릅니다. 허 씨가 저희와 얘기한 적이 없습니다.”심유진의 눈가는 파르르 떨려왔고 가슴은 순간 철렁 내려앉았다.사내는 심유진이 말이 없자 물었다.“친구에게 사람을 보내랄가요?”“잠시만요.”심유진은 무척이나 혼란스러웠다.“당신에게 사람을 보내라는지 묻고 있습니다.”사내는 심유진에게 김욱의 말을 전했다.“네.”심유진은 답했다.그녀는 현재 아무것도 없이 스스로 공항을 빠져나갈 수가 없었다.사내는 김욱과 또 몇 마디 주고받고는 대략적인 메세지를 심유진에게 전달했다.“이 사람과 더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습니까?”사내가 심유진에게 물었다.“아니요.”다른 일들은 집에 돌아간 후 직접 전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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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5화

심유진과 허택양은 로비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허택양은 여전히 그녀를 끌어안아 한 쌍의 달달한 커플을 연기하고 있었다.심유진은 자신이 벗어나지 못할 거라 예상을 했기에 그냥 가만히 놔뒀다.얼마나 지났을까, 허택양의 핸드폰으로 사진이 전송되었다.허택양은 휴대폰을 들어 심유진의 눈앞에 두었다.“잘 봐요.”사진 속의 하은설은 여전히 의식불명 상태였고 한 남자 동료에게 안겨져 있었다.남자 동료는 매우 당황한 모습이었고 이 모든 상황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어 보였다.이 남자 동료는 심유진도 만난 적이 있었다. 하은설과 평상시 사이가 괜찮아 믿어도 될 만한 사람이었다.심유진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허택양이 핸드폰을 거두고는 물었다.“지금 가도 되는 거죠?”이 사진을 기다리기 위해 그는 이미 한차례 항공편을 변경했다.N 시티에서 경주로 가는 항공편은 많지 않았다. 이번 항공편의 목적지는 경주와 인접한 대구였는데 도착 후 환승해야만 경주로 갈 수 있었다.심유진의 태도는 이전보다 많이 수그러들었다.“네.”탑승 게이트로 가는 길에 심유진은 갑자기 멈추어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아랫배를 부여잡았다.허택양은 그런 그녀를 냉정하게 보며 경고했다.“수작 부리지 마요, 화장실 갈 거면 비행기 탑승 후에 가요.”“그게 아니라...”심유진은 눈썹을 찡그렸다.“나...그날...인 것 같아요.”허택양은 한참이 지나서야 ‘그날’이 무엇인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그는 불편한 듯 고개를 돌렸고 말투는 여전히 차가웠다.“내가 당신을 믿을 것 같아요? 설령 그날이라 해도 지금은 참아요!”심유진은 이를 꽉 깨물고 온 힘을 다해 참았다.하지만 아랫배에서 전해져오는 고통으로 그녀의 얼굴빛은 창백해졌고 콧등에도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심유진은 허리를 숙여 바닥에 주저앉았다.그 모습에 많은 여행객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쏠렸다.나이 지긋한 백인 할머니가 오더니 친절하게 물었다.“괜찮아요? 어디 아파요?”심유진은 허택양의 눈치를 살살 살피며 손을 저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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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6화

발신자 번호는 한국 번호였다.심유진은 한 사람으로 추측했으나 확실하지 않았다.그녀는 손을 덜덜 떨며 조심스럽게 물었다.“누구세요?”상대방은 대답은 빨랐다.“허태준.”역시나 였다.심유진은 그가 어떻게 여기에 있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단지 지금 이순간 크나큰 안정감을 느꼈다.허태준이 있다면 아무것도 무서울 게 없다는 느낌이었다.거울을 보고 용모를 정리 한 뒤 심유진은 살금살금 여자 화장실을 빠져나왔다.화장실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녀에게 나오라고 메세지를 보낸 허태준도, 자신을 쫓아오던 허택양도.의문에 휩싸이던 찰나 손목이 갑자기 당겨져 순식간에 누군가의 품에 갇히게 되었다.익숙한 냄새가 코를 찔렀고 순식간에 심유진의 눈에는 눈물이 차올랐다.모든 불안이 순식간에 사라졌고 심유진은 몸을 돌려 두 팔로 허태준의 허리를 강하게 끌어안았다.허태준도 그녀를 강하게 안고 한 손으로 심유진의 등을 쓰다듬으며 낮고도 부드러운 음색으로 그녀를 다독였다.“괜찮아요, 이제 다 끝났어요.”심유진은 긴장의 끈이 풀어져 자신의 얼굴을 허태준의 가슴에 묻고 울음을 터뜨렸다.괜찮은척 했으나 심유진은 너무나 힘이 들었다.허태준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이마에 조심스럽게 입을 맞추었다. 그의 눈빛에는 연민과 함께 음산함도 드리워졌다.화장실을 드나드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가끔 오고가는 사람들의 눈길은 저도 모르게 이 선남선녀에게로 향했다.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단지 곧 이별하는 커플이 자신들의 아쉬움을 달랜다고 생각할 뿐이었다.허태준은 심유진의 감정을 추스르고 난 후에야 그녀의 얼굴을 들어 티슈로 눈물을 세심하게 닦아주며 물었다.“아직도 힘들어요?”심유진은 아랫입술을 깨물고 빨갛게 부은 눈을 한 채 고개를 저었다.“괜찮아.”허태준은 그제야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허태준은 심유진의 손을 잡고 그녀와 밖으로 향했다.“김욱이 도착했을 거예요, 나가요.”넓은 대합실 로비는 한산했고 얼마 되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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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7화

그가 움직이지 않자, 허태준은 별이를 안고 앞좌석으로 가 그의 품속에 억지로 넣었다.“차 문을 잠그고, 그를 잘 보호해.” 이 말을 남기고, 허태준은 결연히 차에서 내렸다.“아이고—” 여형민은 막으려 했지만 한발 늦었다. 그는 허태준이 가는 것을 보았다. 걸음은 단호했고, 뒷모습은 길었다. “젠장!” 여형민은 짜증스럽게 욕을 하며 허태준이 지시한 대로 차 문을 잠갔다.“여삼촌, 우리 아빠가 뭐 하러 갔어요?” 별이가 그에게 물었다, 얼굴엔 걱정이 가득했다. 여형민은 허태준에게서 별이에게로 시선을 돌리고, 억지로 웃음을 짜냈다.“태준이... 아마 배가 아파서 이웃집에 화장실을 빌리러 간 것 같아.” 그는 극도로 어색한 변명을 했다. 별이는 “오” 하고 대답하고 고개를 숙이며 그의 품에 얌전히 안겼다. 믿는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 칼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갑자기 멈췄다.“드디어 얼굴을 내밀었구나!” “너 이 배신자야!”“내 택양을 돌려내!”여형민은 몸이 떨렸고, 불안한 시선을 뒤로 돌렸다. 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손으로 별이의 귀를 막고, “곧 괜찮아질 거야.”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곧”은 꽤 오래 지속되었다. 시끄러운 경찰 사이렌 소리가 멀리서부터 가까워졌다. 여형민은 점점 더 초조해졌고, 차에서 내려서 직접 상황을 살펴보고 싶어졌다. 하지만 그는 할 수 없었다. 그에겐 자신의 임무가 있었다.십 몇 분이 더 지나고, 허태준의 모습이 마침내 후방 거울에 다시 나타났다. 여형민은 급히 창문을 내리고 물었다. “어떻게 됐어?”허태준은 “괜찮아.”라고 말했다. 목소리엔 이상한 점이 들리지 않았다.경찰 사이렌 소리는 서서히 멀어졌고, 여형민은 차를 허태준 집 앞으로 돌려놓았다. 허 둘째아주머니는 이미 없었다—아마 경찰에게 데려간 듯했다. 허태준이 초인종을 눌렀다, 집 안 사람이 조심스레 물었다. “누구세요?”허태준이 대답했다. “나야, 태준이.”큰 철문이 서서히 자동으로 열렸다. 허태준은 차창 너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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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8화

별이로 인해 허태준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마음은 다 녹아버렸다.허태준의 아버지는 지체 없이 허태준의 어머니의 품에서 별이를 빼앗아 끌어안고 토닥토닥 해주며 기뻐하며 중얼거렸다. “아이고 이뻐라!”조손 세 사람의 화기애애한 모습이 보기 좋았지만 여형민이 신경 쓰는 것은 그게 아니었다.그는 허태준의 어머니에게 물었다. “아주머니, 태준이는요?”어머니는 손가락으로 웃층을 짚으며 말했다. “옷이 더러워졌다며 올라가서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고 온단다. 너도 쟤의 저 버릇을 알잖아”허태준의 결벽증은 허씨 집안 전체가 다 아는 일이다.“오.”여형민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별이야, 디저트 먹을래? 할머니가 빵이랑 에그 타르트를 구웠어.” 허태준의 어머니는 별이의 손을 잡아당기며 별이의 관심을 끌려고 시도했다.“너의 어머니도 맛있다고 한거야.”“디저트 먹고 할아버지랑 마당 구경 갈래? 할아버지가 키운 귀뚜라미를 보여 줄게! 정말 재밌어!” 허태준의 아버지도 질세라 말했다.여형민은 소파에 앉아 이 순간의 분위기가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느꼈다.허태준의 부모님은 별이가 허태준의 친아들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두 사람 모두 그를 마치 친손자처럼 대하는 것이 그는 매우 감개무량했다.-특히 허태준의 아버니는, 당시 허아리를 보고도 이렇게 활짝 웃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형민아, 너 혼자 여기 좀 앉아 있어, 응?” 허태준의 어머니는 별이를 끌고 식당으로 갔고, 아버지도 뒤따라갔다.여형민은 허씨 집안에서 '남'이라고 할 수 없다, 혼자 있는 것이 그들과 함께 있는 것보다 더 편안했다.핸드폰으로 e-메일을 뒤지며 기다린 지 30분 가까이 지나서야 허태준은 위층에서 내려왔다.허태준의 어머니의 말대로 그는 샤워를 하고, 머리카락이 완전히 마르지 않았다. 빳빳한 셔츠 양복에서 헐렁한 맨투맨 팬츠로 갈아입고 수수한 면 슬리퍼를 신은 모습은 집에서 아주 편안한 이미지였다.허소성은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천천히 그의 곁으로 걸어가서 물었다. “우리 부모님과 별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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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9화

“무기징역?” 여형민은 눈을 찡그렸다. “그가 한 짓에 비해 너무 가볍네. 그의 손에는 사람의 목숨이 걸려있으니까!”허태서가 노인을 독살한 것은 허태서가 직접 인정한 사실이다. 하지만 당시 상황이 '고문에 의한 자백'의 의심이 있어, 허태준은 그 비디오를 증거로 제출하려 하지 않았다.“그가 감옥에 들어가면, 살든 죽든 그가 통제 하지 못한다.” 허태준이 말했다.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깊고 검은 눈동자는 살을 에는 듯 한 한기를 품고 있었다.감옥 안에는 중범죄자가 많고, 사소한 일로 싸움을 벌이는 이들이 많다. 그러다 잘못해 죄수를 죽이는 일도 드문 일이 아니다. 처리하는 데도 그리 까다롭지 않다. ——어차피 그들에게 인명 하나쯤은 큰 문제가 되지 않으니까. 게다가 허씨 둘째 삼촌 가족 중에는 이미 두 명이 감옥에 들어갔다. 허씨 둘째 아주머니가 오늘 이 사건을 일으킴으로써, 아마도 감옥 밥을 먹게 될 가능성이 크다. 허태서의 가족은 이미 없어서 그의 죽음에 대해 추궁할 사람이 없으니, 이 일은 그냥 넘어갈 것이다. “그러니 이 기간 동안, 누군가 그를 잘 지켜보게 해서 다시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해.”허태준은 자신에게 사고가 생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이 몇 년 동안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고, 할아버지의 훈련 덕분에 매번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었다. 그는 허태서가 담벼락을 넘어 심유진이나 별이에게 손을 댈가봐 걱정했다. 만약 허태서가 정말로 그둘을 겨냥한다면—— 허태준은 그를 감옥에 보내기 전에 직접 손에 죽여 버릴까 봐 걱정이었다.“알고 있어.” 여형민은 이미 허태서 옆에 사람을 두고 그의 모든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네가 날 도와서 할 일이 있어.” 허태준이 여형민을 바라보며 진심을 담은 표정을 지었다.“음?” 여형민이 몸을 곧게 펴고 앉았다. **여형민은 허태준의 집에서 잠시 앉아 있다가 떠났다. 허태준은 일어나 식당으로 갔다. 허태준의 어머니는 옆쪽 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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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0화

“너 아직도 유진이랑 재혼 안 했니?”어머니는 의외라는 듯 말했다. “너 계속 거기로 다니면서 몇 주씩 있는 거 보면, 이미 그 사람 설득했을 줄 알았는데!”엄마의 눈빛은 조롱 섞인 듯했고, 말투도 농담하는 그런 식이었다. 허태준은 불편한 듯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 “이건 어머니와 아버지의 의견을 물어봐야 하는 거잖아요.” “아버지랑 내가 반대하면, 너는 유진이랑 재혼 안 할 거야?” 어머니는 반문했고, 눈빛은 명확했다. 허태준은 더욱 불편해졌다. 그는 빵을 만지며 그녀의 시선을 피했고, 자연스레 기세가 약해졌다. “그건 아니지만...”“그래, 그럼 언제 재혼할 계획이야?” 어머니는 손에 있던 일을 멈추고 그와 진지하게 대화하기 시작했다. “국내 상황이 좀 나아지면 이야기해보려고요.” 허태준은 빵 부스러기를 휴지로 손에서 닦아내며 말했다. “결혼식은 국내에서 하려고 합니다만, 이건 아직 유진이하고 상의 안 한 부분이에요.”“아직 상의 안 했어?” 어머니는 급해졌다. “혹시 이 일이 너 혼자 김칫국을 마신건 아니겠지?” 어머니에게 의심받는 것에 허태준은 내심 좀 서운했다. “어머니——” 그는 말꼬리를 길게 늘였다. 하지만 어머니는 엄격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 그런 '강압적인' 짓 하면 안 돼, 경고하는데 유진이가 너와 결혼하는 걸 원하지 않으면, 절대로 네가 그녀랑 결혼하는 걸 허락하지 않을 거야!” 어머니는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녀가 동의했어요, 우리가 결혼식에 대해 논의할 시간이 아직 없었을 뿐이에요.” 허태준이 설명했다. 어머니는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유진이는 정말 좋은 아이야, 나도 많이 좋아해." 그녀는 말하면서 허태준을 강하게 노려보았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유진이 어머니였다면, 절대로 그녀를 다시 너한테 시집보내지 않았을 거야.” 그녀가 그렇게 노골적으로 '반대'를 하는 바람에 허태준은 반박할 말이 없었다. “너 예전에...... 기억 못 하겠지만, 유진이한테 꽤 못됐었어.” 엄마의 말투도 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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