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도시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 Chapter 61 - Chapter 70

All Chapters of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Chapter 61 - Chapter 70

1716 Chapters

제61장

"병신!난 네가 이런 일들을 해 낼 수 있다고 믿지 않아!"주민식은 화가 잔뜩 나서 전화기를 내팽개치고는 전화선을 모두 뽑아버렸다.그러고는 휴대폰을 꺼내 주 씨 가주 주지평에게 전화를 걸었다. "삼촌.저 민식이에요.지금 저와 어머니가 가택에 갇혀있어요. 제발 저희를 구해주세요…"주씨 집안.주민식의 하소연에 주지평은 순간 겁에 질린 채 말했다."민식아.외삼촌이 널 구하려고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네 엄마가 도륜 협회를 잘 못 건드렸어.나도 도울 방법이 없어…""도륜 협회가 아니라 서현우에요!이 모든 것이 다 서현우가 저지른 짓이라구요!그러니 삼촌!제발 살려주세요!제발요!"주민식은 애원했다."서현우?말도 안 돼.그놈은 그냥 미물일 뿐이야.나 지금 볼일이 좀 있어서 먼저 끊을게.”주지평이 냉정하게 전화를 끊어버렸다.“주지평!”주민식은 분노에 차올라 소리를 질렀다."매정한 주씨 집안 인간들!여동생과 조카도 살려주지 않는다니!죽을 때까지 저주할 거야!"분노를 다 발설한 후 주민식은 또다시 다른 번호를 누르기 시작했다.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죄다 골라서.하지만 도륜 협회라는 이름을 들은 순간 모두 도움을 거절했다.자신과 가문을 지키기 위해서.주민식은 서현우가 꾸민 짓이라고 누누이 강조했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다.서현우?웃기는 소리.일찍이 병신 도련님이라는 별명으로 이름을 알린 서현우는 누구나 다 괴롭힐 수 있는 상대였다.하지만 그런 병신이 도륜 협회의 손을 빌린다고?무조건 주민식의 핑계에 불과했을 것이다.번번이 거절당한 주민식의 기분은 분노에서 공포로.공포에서 무감각으로.무감각에서 절망으로 이어졌다.한편 주지현은 멍하니 바닥에 앉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여보세요?주민식?"핸드폰 건너편으로부터 여자의 목소리가 전해왔다.주민식은 목소리가 울려 나오는 핸드폰을 바라보았다.무슨 생각을 했는지 진연아한테 전화를 걸었던 것이다.하지만 지금의 그로서는 상대를 고를 타이밍이 아니었다.그는 지푸라기를 잡은 사람마냥 소리를 쳤다.“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20
Read more

제62장

"안 돼!"주민식은 서현우가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고함을 질렀다."서현우!돌아와!너 그러면 안 돼!돌아오라고!"하지만 서현우의 그림자는 그렇게 서서히 주민식의 시야에서 사라졌다.주민식은 뛰쳐나가 잡으려 했지만 문밖의 순찰이 그를 다시 방으로 밀어버렸다.기진맥진해진 그는 땅바닥에 앉아 빛을 잃은 시선으로 중얼거렸다."말도 안 돼...말도 안 돼...서현우는 그냥 병신일 뿐이야...그냥 병신일 뿐인데...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 거지?어떻게..."변고가 너무 빨리 일어났다.어젯밤 잠들기 전까지만 해도 그는 여전히 몸값이 수천만이나 되는 부잣집 도련님이었고 진연아 그 바보 같은 여자의 사랑까지 받았었는데.심지어 진 씨 가문의 사위가 되어 그 집안의 가산을 빼앗아 점점 승승장구해서 중연 시 명망이 높은 자로서 서남.나아가서는 전국을 통치하려 했는데!그런데 왜 오늘 잠에서 깨보니 모든 것이 변한 거지?그는 이런 변고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아름다운 미래를 가진 자신이 5일만 살 수 있다는 사실은 더더욱."안돼!그냥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엄마.나 엄마 방법이 있는 거 다 알아!방법이 있을 거야!분명히 있을 거야.그치?"주지현은 정신이 예민해진 아들을 보며 씁쓸한 마음만 가득했지만 도무지 어찌할 수가 없었다.방법?무슨 방법?도륜 협회가 얼마나 지위가 있는 단체인데?그들과 비교하면 주지현이 이때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낚아 챈 것들은 그냥 새 발의 피에 불과했다.그리고 이번에 도륜 협회가 손쓰는 바람에 그가 오랜동안 계획해 왔던 것이 순간 무너졌고.그제서야 주지현은 자신이 했던 노력들이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언급할 가치도 없을 정도로!"내가 가서 빌어 볼게."주지현은 어렵게 입을 열었다."모든 일이 다 내가 한 짓이니 죽이든 살리든 내가 감당해야지.그러니 엄마가 가서 빌거야.하라는 대로 다 할 거니까 제발 너만 용서해 달라고."주민식은 절망에 잠긴 채 고개를 숙였다.자신의 어머니가 지금처럼 이렇게 무기력하고 연약해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20
Read more

제63장

서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별말씀을요.저희는 단지 각자 필요한 것을 취했을 뿐이잖아요.그리고 진짜 따지고 보면 제가 도지사님에게 감사를 해야 돼요.증거를 얻기도 전에 저를 도와 주씨 모자를 갇아두어 제때에 그들의 탈출을 막았으니.저를 크게 도운 셈이에요."천우성은 고개를 들어 진지하게 말했다."현우 도련님.비록 저의 능력이 제한되어 있지만 진심으로 중연 시의 백성들을 위해 실제적인 일을 좀 더 많이 해주고 싶어요.안전하고 번화한 환경을 만들어 백성들의 생활이 좀 더 좋아질 수 있도록 하기도 싶고.하지만..."그의 눈에는 씁쓸함이 묻어났다."중연 시 4대 가문의 뿌리가 너무 깊어 마치 4개의 산마냥 중연 시를 장기간 진압하고 있었어요.제멋대로 하고 싶은 일은 다 하고 다니는 유상혁이 있는가 하면 죄행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주씨 모자도 있고.그래서 중연 시에 부임한 순간부터 저는 그들이 법률의 심판을 받게 하고 싶었어요.하지만 저는 그들을 건드릴 수가 없었지요."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천우성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었다.비록 도지사로서의 지위는 높고 권력도 컸지만 이익의 갈등 하에서 천우성은 너무 많은 우려를 가지고 있었다.더군다나 그의 배후에는 아무런 후원자도 없었다.그가 중연 시 도지사의 자리에 앉을 수 있었던 건 온전히 자신에게 의지하여 살얼음판을 걷는 것마냥 한 걸음 한 걸음 어렵게 올라온 덕이다.만약 다른 이변이 없으면 그의 벼슬길은 여기까지였을 것이다.유상혁은 누군가의 이용대상으로서 배후는 금용쪽이었다.그러니 10만 중연 시의 수비군을 거느리고 있는 천우성은 감히 건드릴 수조차 없었다.그리고 주지현과 주민식은 주씨 가문 직계 쪽의 식구였다.주씨네 가문은 200년간 중연 시에 뿌리를 박고 대대로 경영해와서 관계망이 너무 복잡했다.그래서 천우성도 자칫하면 큰 사고를 칠까봐 어찌할 수가 없었다.그의 마음은 이미 억울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그러던 중 서현우가 나서서 이 국면을 뒤바꿔 놓은 거지.먼저 남강 총사령관 자리에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21
Read more

제64장

“현우야!서현우!내 말 좀 들어봐!모든 게 다 내 잘못이야!네 어머니의 죽음은 내가 사주한 거야.서씨 집안의 가산을 빼앗고 서태훈을 내쫓은 것도 내가 한 짓이고 유혜린더러 나영이를 괴롭혀 죽게 한 것도!너와 진아람을 모함한 것도 다 내가 한 짓이야!내 아들과는 상관없어.진짜야!그러니 네가 나를 죽이든 살리든 하고 싶은 거 다해.다만 내 아들만 살려줘!응?민식이는 용서해 줘!”서현우가 다시 서씨 가문에 나타났을 때 주지현은 서현우 앞에 무릎을 꿇고 끊임없이 머리를 쪼았다.머리를 풀어헤치고 있는 주지현은 금새 많이 늙어진 듯했다.얼굴엔 주름도 생기기 시작했다.매력적이었던 두 눈은 핏줄이 들어찬 채 광기를 띠고 있었다.죽음을 기다리는 맛은 확실히 너무 괴로웠다.그녀는 더이상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지금은 그냥 자신의 죽음으로 주민식의 목숨을 바꾸고 싶을 뿐이다.주민식은 빛을 잃은 두 눈을 멀뚱멀뚱 뜬 채 혼이 나간 인형마냥 소파 옆에 웅크리고 앉아있었다.그가 요 며칠에 겪은 고통은 주지현보다 더 많았다.주지현이 아직 살아남을 기회가 있다고 누누이 말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이미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것이다.죽음은 무섭지만 죽음을 기다리는 것 보다는 낫았으니까.의자에 앉아있는 서현우는 아무런 온도도 느껴지지 않는 차가운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당시 주지현이 주민식을 데리고 서태훈에게 시집을 왔을 시의 장면은 그야말로 호화스러웠다.두 사람은 서태훈 앞에서 온갖 착한 어머니 선한 형님 인척은 다 하면서 뒤에서는 줄곧 서현우와 서나영 두 남매를 괴롭혔다. 그러다 서현우가 조금만이라도 반항하면 서태훈에게 고자질해서밤새 무릎을 꿇은 채 밥도 못 먹게 했고.그렇게 그들의 악행은 더욱 심해져서 결국 서현우를 도주범으로 만들고 서 씨 가문을 망쳐버렸다.다시 말하면 주씨 모자가 서현우의 운명을 개변시켜 서씨 가문에 끝없는 고통을 가져다주었고 서현우에게도 천지개벽의 변화를 가져다주었다고 할 수도 있다.하지만 항상 높은 위치에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21
Read more

제65장

"이 둘은 누구야?""주지현과 주민식 같은데?""맞아!바로 그들이야!아이고,이게 어찌된 일이야?그렇게 지위가 있던 사람들이 어떻게 길거리로 끌려왔지?""살인자.죄인...하하하,업보!업보야!딸!봤어?주민식이라는 짐승이 업보를 받았어!""주지현.이 빌어먹을 년!너도 이럴 때가 있구나!내가 파산돼서 무릎을 꿇고 애원할 땐 그렇게 잘난 척 하더니.지금 봐봐!하하, 하느님은 역시 공평해!너도 이런 날이 있다니!"구경을 하는 행인들이 갈수록 많아졌다.대부분은 그냥 구경거리로 삶아 경악을 금치 못했고 주지현과 주민식에게 당해 피해를 본 사람들은 흥분되어서 채소시장에 달려가 배추.토마토.계란 등들을 잔뜩 사서는 그들을 향해 힘껏 던졌다.심지어 벽돌과 식칼을 던지는 사람도 있었지만 순찰들이 나서서 막았다.서현우가 아직 입을 열지 않았으니 이 죄악이 하늘에 사무치는 모자는 아직 죽을 수 없다.철썩!와르르!높은 위치에서 좋은 것들만 누렸던 두 모자는 자신의 몸에 버려지는 쓰레기들을 보며 고통감이 차올랐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그들은 이미 온몸이 붉은 토마토 즙과 걸쭉한 계란액 등으로 물들어서 유난히 더러워 보였다.심지어 얼굴에도 멍이 들어 우습기만 했다.주민식은 이미 여러 번 쓰러졌었다.하지만 매번 죽어버리고 싶다는 절망감에 빠질 때마다 주지현은 그를 끌어올렸다.그녀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든 대가를 아끼지 않는 악독한 여자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도 한 아이의 어머니로서 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이 아들에 대한 사랑을 똑같이 가지고 있다.비록 이미 이 처참한 지경에 이르렀지만 그녀는 여전히 자신의 죽음으로 주민식이 살아남을 수 있기를 원했다.다른 사람들 보기엔 그들의 생사를 결정할 수 있는 건 도륜 협회겠지만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도륜 협회도 중연 시의 도지사도 아니라 멀지 않은 곳에서 천천히 달리는 차에 앉아있는 서현우라는 것을.6년 전 서씨 가문의 쓸모없기로 소문 났던 도련님.그녀는 아직 서현우 어머니의 무덤 앞에 가서 사죄를 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21
Read more

제66장

쨍그랑!귀중한 꽃병이 산산조각이 났다.방안에 있던 사람들은 무서워 숨도 못 쉬고 있었다.주씨 가문의 가주 주지평은 분노로 가득 찬 채 소리를 질렀다."이런 빌어먹을!주지현과 주민식은 아무리 그래도 우리 주씨 가문 직계 쪽의 가족인데.도륜 협회가 너무 강해서 우리도 건드릴 수 없다는 건 사실 맞아.하지만 죽이려면 통쾌하게 죽일 것이지.팻말을 내걸고 거리를 돌아다니게 한건 너무 했잖아?얼굴이 깎인 건 우리 주씨 가문 전체라고!""동영상이 이미 인터넷에서 아주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어.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 주씨 가문을 비웃고 있는지 모른다고!설마 6년 전 진씨 가문이 입은 손실을 우리 주씨 가문이 감당해야 하나?"그는 끊임없이 소리를 지르고 있었지만 아무도 감히 대답하지 못했다.도륜 협회는 죽어도 건드릴 수 없는데 어쩌겠어?"아버지."한참 지나서 주영훈이 입을 열었다."사실 복수를 하려면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에요.""뭐?"주지평은 자신을 가장 만족시키는 아들을 바라보며 물었다."그래 영훈아.무슨 계획이 있는게냐?"주영훈은 자신이 넘치는 웃음을 띠며 말했다."도륜 협회는 확실히 강하죠.주씨는 말할 것도 없고,진씨, 육씨, 부씨 세 가문의 힘을 합쳐도 도륜 협회와 맞설 자격이 없죠.하지만...""급해 죽겠네,영훈아,할 말이 있으면 빨리 해.우리는 이미 웃음거리가 되어서 밖에 나가 다닐 엄두도 못 낸다고."방안에 있던 사람들이 초조한 모습을 보이자 주영훈의 마음속에서는 순간 짙은 우월감이 부풀어 올랐다.주씨 직계와 방계 쪽 사람들을 다 합치면 인수는 많았지만 진정 똑똑한 두 뇌로 주씨 가문 가주의 자리를 물려받을 수 있는 자는 주영훈뿐이었다."최윤정은 도륜 협회 서남 지부의 관리자일 뿐 도륜 협회를 대표할 수는 없어요.우린 도륜 협회를 상대할 수 없지만 최윤정도 상대할 수 없을 가요?최윤정이 서남 지부를 관리하지 못하게 손쓴 다음엔 그를 상대하기 쉬워지는 거 아닌가요?”주씨 가문 사람들의 눈에서는 순간 빛이 났다."맞아!여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21
Read more

제67장

찰칵!우르릉!우르릉...날이 어두워지면서 천둥소리가 세차게 울리더니 큰비가 억수로 쏟아졌다.반산공동묘지의 낡은 나무집 밖에는 순찰들이 우산을 쓰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집안에는 주지현이 주민식을 껴안고 있었다.얼굴에는 회한이 가득했다.지붕에서 비가 새는 바람에 두 모자의 옷은 모두 흠뻑 젖었다."너무 후회되네.그때 당시 그 병신을 직접 죽였어야 했는데.그러면 우리 모자도 이렇게 처참한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을 건데."주민식은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 살고 싶은 마음만 가득했다.주지현은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걱정하지 마, 엄마가 살아남게 해줄게. 지금부터 엄마가 하는 말 잘 들어. 엄마가 가짜 신분으로 집 한 채를 샀는데 그 집에 응급상황을 대비해 숨겨놓은 돈이 있어. 150만 정도. 서현우가 너를 풀어준다면 바로 그 돈을 가지고 중연 시를 떠나.다른 도시에 가서 이름을 숨기고 살아. 너의 수단으론 곧 부잣집 아가씨의 사모를 받고 재기할 수 있을 거야.""만약 능력이 생기게 된다면 돌아와서 엄마를 위해 복수해 줘.능력이 없다면 그냥 평생 이름을 순긴 채 사는 것도 좋고, 엄마가 여직껏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모은 것도 너가 더 잘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야. 내 아들인데, 어떻게 평범하게 지내게 하겠어?"어떤 사람들은 죽을 때까지 본성을 고치기 어렵다!주지현이 바로 그렇다."11동 12층 3호실, 열쇠는 주택 관리인한테 가서 가져.돈은 침대 나무판 겹층에 숨겨져 있고, 그리고 내가 너를 위해 준비한 가짜 신분은..."주지현은 진지하게 모든 것을 알려주었다."잘 들었지?제발 잊지 마."주민식은 고개를 끄덕였다.이에 주지현이 또 물었다."무릎은?아직도 아파?""아프지만 이미 많이 좋아졌어요."주민식이 대답했다."30년이면 세월도 바뀌는 법이지."주지현은 아들의 얼굴을 가볍게 어루만지며 부드럽게 말했다."서현우도 6년의 시간을 들여 탈바꿈할 수 있는데.난 내 아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믿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22
Read more

제68장

이른 아침, 서현우는 차를 몰고 반산공동묘지에 도착했다.날씨는 이미 개었지만 지면은 여전히 축축했다.땅에 고인 물을 밟으며 서현우는 목적지로 향했다."현우 도련님."순찰은 공손히 인사를 하고서야 서현우의 지시에 따라 방문을 열었다.주지현은 시체마냥 흐리멍덩해져서 구석에 누워있었다.반대로 주민식은 눈빛 속에 험상궂음이 가득한 채 끊임없이 중얼거렸다.“난 잘못한 거 없어!그 사람은 내 아버지가 아니야!난 잘못한 거 없어!”그러다 서현우를 발견하고 비로소 정신을 차려 급히 소리쳤다."서현우!우리 상의 다 끝났어!내가 살기로 했어!내가 살기로 했다고!""아니!"주지현이 미친 듯이 비명을 지르며 일어났다."내가 살 거야!죽어야 할 사람은 주민식이야!현우야,제발 살게 해줘!죽어야 할 놈은 자신의 친아버지를 죽인 이 짐승라고!""나를 살려두기로 약속했잖아!"주민식은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주지현은 어렵게 몸을 돌려 무릎을 꿇고 서현우를 향해 머리를 쪼았다."제발, 나를 살게 해줘, 내가 살 거야.살아서 직접 이 짐승이 너에게 괴롭혀 죽는 것을 볼 거야!이 짐승이 죽고나면 날 죽이든 살리든 마음대로 해!"서현우는 모자가 웬수로 된 장면을 무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슬픈 기색도 없었다.주지현은 자신의 남편을 뼛속까지 사랑했다.주민식도 마찬가지로.하지만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아들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남편을 죽인 사실을 알게 된 후엔 그 지극한 사랑은 극한의 증오로 전환되었다.모자지간이 웬수가 된 건 마땅한 일이었다!"안돼!"주민식은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어 주지현의 몸에 올라 타서는 두 손으로 주지현의 목을 졸랐다."날 살게 하기로 했잖아!어떻게 변덕을 부릴 수 있어?나는 살아야 한다고!엄마가 왜 죽지 않아?왜 죽지 않아?왜 죽지 않냐고!!!""어...어...짐...승!"주지현은 반항도 못하고 얼굴이 빨개져서는 눈을 크게 치켜뜨고 주민식을 노려보았다.손톱은 주민식의 팔에 피자국을 긁어 남겼다.주민식은 미친 듯이 주지현의 목을 졸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22
Read more

제69화

“찾았어요?!”최윤정의 말을 듣고 서현우는 아무리 태연한 척하고 싶어도 표정관리가 잘 안됐다.설렘과 두근거림, 그리고 긴장감.이 사람은 자신의 여동생을 깨어날 수 있게 할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긴장하지 않을 수 있겠어?“네, 찾았어요! 의성시에 있어요, 내가 인차 사람을 보내서 모셔오라고 할게요.”“아니요!”현우는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표 좀 예약해 줘요. 내가 직접 가서 모셔와야겠어요!”“알겠어요.” 윤정은 대답하고는 몸을 돌려 떠났다.현우는 기뻐하며 다시 자리에 앉아 여동생의 손을 잡고 말했다.“나영아, 너 곧 깨어날 수 있을 거야. 오빠는 네가 주지현과 주민식이 응당한 처벌을 받는 것을 직접 보게 할 거야. 그래야 넌 앞으로 아쉬워하지 않을 테니까.”......중연시 공항.의성시로 가는 비행기 한 대가 하늘로 높이 치솟았다.한 시간 30분을 거쳐 비행기는 의성시 공항에 평온하게 착륙했다.일행은 최윤정뿐이지만 충분했다.두 사람이 함께 공항을 나서자 검은색 상용차 차 문이 바로 열리더니 검은색 양복을 입은 두 사람이 성큼성큼 다가와 윤정을 향해 공손하게 인사했다.“최 비서님 안녕하십니까.”“수고 많네요.”윤정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현우에게 공손하게 대했다.“도련님, 그 사람은 산간지대에서 살고 있는데, 거리가 좀 있어요. 얼른 타시죠.”“음.”현우가 차에 오르자 윤정은 그의 곁에 앉았고 검은 양복을 입은 두 남자는 가운데 한 줄에 앉았다. 차 문이 닫히자 기사는 가속페달을 밟았다. 상용차는 공항을 떠나 재빨리 고속도로로 들어가며 목적지를 향해 달렸다.고속도로에서 나오자, 구불구불한 산간지대에 진입했다. 상용차는 흔들리는 흙길을 달리면서 먼지를 일으켰다.윤정은 차를 따라 흔들리면서 자신도 모르게 현우에게 기댔다. 그윽한 향기가 간간이 풍겨왔다. 현우는 마치 늙은 스님처럼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이 상황을 본 윤정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지만 그래도 감히 그 어떤 지나친 행동도 하지 못했다.차는 그렇게 두 시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22
Read more

제70장

"덕훈아! 네 동문의 제자라고 자칭하는 사람이 찾으러 왔는데, 네놈은 무슨 문파냐? 호미문?"방에 들어와 큰소리 외치는 농민 할아버지..서현우가 방에 들어서면서 냄새를 맡더니, 졸였던 마음을 내려놓았다.그는 특수한 약 냄새를 맡았고, 아주 옅어 일반인은 맡을 수 없는 냄새였다.이것은 서현우가 귀의문에 전해온 정혼향이였다.맞아, 이 나덕훈은 바로 오재훈이야!거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바로 옆의 작은 집에는 머리숱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이 삼베 바지를 들고 걸어 나왔고, 그의 입은 살짝 비뚤어져 있었는데 입꼬리가 부자연스럽게 올라가 있어 조롱과 불만을 드러내는 것 같아 남에게 오해받기 쉬웠다.그의 눈길이 먼저 최윤정에게 떨어지더니 어슴푸레한 눈빛은 순간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노인의 눈길에 놀란 최윤정은 은무의식적으로 서현우의 뒤에 몸을 숨겼다.”노인은 그제야 서현우에게 눈을 돌리며 말했다."너희들은 누구냐? 무슨 용건이 있지?”서현우는 허리를 굽혀 절하여, ."귀의문 후계자 서현우, 오재훈 사부님을 뵙니다."라고 말했다."풉..."노인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뭔 놈의 귀의문이냐? 나이도 어린놈이 농담도 잘하네, 혼자 드라마를 찍고 있는 게냐? 지금이 무슨 세대인데."농민 할아버지와 문밖의 구경꾼들은 모두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귀의문? 그건 뭔데?설령 그것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나덕훈 영감은 그냥 평범한 독거노인일 뿐이지 귀의문의 사람일 리가 없었다.서현우는 침묵에 빠졌다.오재훈은 이미 귀의문을 벗어났고 이는 오래전의 은혜와 원한과 관련되어 있었는데 한두마디로 이루 다 말할 수가 없었다.이때 최윤정은 참다못해 말을 건넸다."할아버지, 우리가 이렇게나 멀리 찾아왔는데 따로 얘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좋아!"노인의 대답은 예상외로 시원시원했고, 그는 최운정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 "아가씨의 말이라면 다 들어줘야지."그의 예리한 눈빛에 최윤정은 또 한 번 놀랐다.사실 이건 이상한 일이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22
Read more
PREV
1
...
56789
...
172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