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멍해졌던 주혁이 곧 인사를 건넸다. “대표님, 병원엔 어쩐 일이세요?”한현진과 송민준이 엘리베이터에서 나왔다. “전 병문안 왔어요.”말하며 주혁 손에 들린 과일 바구니와 꽃을 본 한현진이 물었다. “기사님도 병문안 오셨어요?”주혁이 대답했다. “네. 친구가 수술을 해서 보러 왔어요.”송민준은 눈앞에 서 있는 수수한 옷차림의 중년 남성을 보며 한현지에게 물었다.“현진아, 이분은 누구야?”“오빠, 이분이 바로 제가 저번에 말했던 주혁 기사님이세요.”한현진은 곧바로 주혁에게 시선을 돌려 송민준을 소개했다. “기사님, 여긴 제 오빠인 송민준 씨예요.”주혁이 조심스럽게 송민준을 향해 목례했다. “송 대표님, 처음 뵙겠습니다.”주혁은 등을 살짝 구부렸다. 그 탓에 수척한 몸이 더욱 왜소해 보였다. 송민준의 시선이 위에서 아래로 향하며 주혁을 훑었다. 그리곤 그는 주혁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처음 뵐게요, 주 기사님.”허리를 숙여 송민준과 악수를 나눈 주혁이 곧 손을 놓았다. 송민준이 미소 지으며 한현진에게 장난스레 말했다. “내가 무섭게 생겼어? 기사님이 날 보지도 않으시네.”움찔한 주혁이 다급하게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전... 그게 아니라...”“기사님이 낯을 많이 가리셔서 그래요. 기사님 그만 놀려요.”송민준이 한현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농담 좀 한 거야. 자기 사람이라고 감싸기는.”말을 마친 송민준이 주혁에게 말했다. “주 기사님, 안전 운전 부탁드릴게요. 저에겐 하나뿐인 동생이에요. 현진이가 안전하기만 하다면 보너스는 섭섭지 않게 드릴게요.”한현진이 송민준을 툭 쳤다. 갑질하는 부잣집 도련님이나 할 것 같은 그런 말은 넣어두라는 의미였다. 한현진이 화제를 돌리며 물었다. “기사님, 엘리베이터 안 타세요?”시선을 돌린 주혁이 대답했다. “어느 엘리베이터를 타야 하는지 몰라서요. 조금 헷갈리네요.”한주병원의 종합 병동엔 엘리베이터만 6개였다. 한현진이 물었다. “어느 과로 가세요? 제가 봐드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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