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너머에서 전해온 건 신표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낯선 남자의 음성이었다. 신미정이 미간을 찌푸렸다. “당신 누구야. 내 동생 휴대폰이 왜 당신 손에 있어? 신표는 어디 있어?”“그 인간?”상대방은 피식 비웃음을 흘렸다. “지금 여기서 수영 배우는 중이야.”남자는 말하며 휴대폰을 옆으로 가져가 소리쳤다. “어이, 신표! 네 누나가 너한테 얘기하잖아.”수화기에서는 물장구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곧 울부짖는 신표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었다. “누나! 누나! 빨리 나 좀 구해줘. 이것들이 날 죽이려고 하고 있어. 누— 읍—”신표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물속으로 밀어 넣어 꼬르륵꼬르륵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신미정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당신 지금 뭐하는 거야? 죽이기라도 하겠다는 거야?”다시 전화를 받은 남자가 웃으며 말했다. “살인이라니? 아줌마, 우린 법을 지키며 사는 착한 시민이야. 불법적인 일은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아줌마 동생이 우리 사장님에게 돈을 빚졌어. 20억이 넘는 돈을 말이야. 사장님이 돈을 못 받아오면 우리 월급도 주지 않겠다잖아. 우리도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 입장이라 월급날만 꼬박 기다리고 있거든. 돈을 갚지 않겠다고 하니 우리가 독촉해야지, 어쩌겠어.”말하며 남자는 신표의 머리를 끄집어 올렸다. 촥, 하는 물소리와 함께 신표가 물속에서 나왔다. “자, 누나랑 좀 더 얘기해.”잔뜩 겁을 먹은 신표는 똑바로 서 있지 조차 못했다. 그는 창백해진 얼굴로 입술을 파들파들 떨며 눈물 콧물 쏙 빼며 소리쳤다. “누나! 얼른 이 분들한테 돈 보내줘. 정말 날 죽일 거야...”신미정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너 빚 전부 청산했다며? 왜 아직도 빚이 20억이나 더 있는 거야. 내가 며칠 전에 너에게 보내준 돈이60억은 되잖아. 그 돈은?”신표가 우물쭈물거리며 대답하지 못했다. 신미정의 심장이 저도 모르게 쿵, 내려앉았다. 잠시 후, 그녀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 “빌어먹을! 너 또 도박하러 갔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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