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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5화

Author: 조십일
신미정은 눈시울을 붉히며 송가람의 손을 잡았다.

“가람아, 우리 가람이. 아줌마가 너무 고마워. 정말 너무너무 고마워. 아줌마가 약속할게. 클라이언트가 계약금만 보내주면 제일 먼저 네 돈부터 갚을게.”

송가람이 손을 내저으며 쑥쓰럽다는 듯 말했다.

“아주머니, 그런 말씀 마세요. 전 진심으로 아주머니와 한서 오빠를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주머니 일인데 제가 어떻게 손 놓고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겠어요. 제가 지금 은행에 연락해서 돈 보내드릴게요. 일단 삼촌부터 데려와요.”

신미정이 감사의 인사를 아끼지 않으며 한참 동안 아부를 떨었다.

송가람 수중에도 유동자금이 그리 많은 것은 아니었다. 만약 평소라면 송민준에게 손을 벌렸겠지만 이번엔 신미정과 관련된 일이었다. 송민준은 줄곧 당시 강씨 가문이 한현진을 하대한 일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만약 이 돈이 신미정을 위한 것이라는 걸 알게 된다면 절대 빌려주지 않을 것이 뻔했다.

서해금에게 부탁하는 것은 더 안 될 일이었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자신과 강한서가 인연을 끊길 바라는 사람이었으니까.

이리저리 생각하던 송가람은 자기 명의로 된 별장을 담보로 잡았다. 그녀는 돈을 받자마자 바로 신미정에게 보냈다.

그 소식을 들은 한현진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한현진을 발을 들어 옆에서 책을 읽고 있던 강한서를 툭, 찼다.

“감동이야? 40억이야. 자그마치 40억을 바로 보냈어. 집도 필요 없나 봐. 가람 동생이 너한테만은 정말 일편단심인가 봐.”

강한서는 한현진의 발을 끌어 자기 허벅지 위에 올리더니 책을 넘기며 대답했다.

“너도 50억 줬잖아. 네 마음이 걔보다 더 커.”

한현진이 흥, 콧방귀를 꼈다.

“잘난 척 좀 하지마. 난 공짜로 준 거 아니야. 내가 준 건 전부 네 삼촌에게서 따왔어. 그쪽은 진짜 줘버렸잖아. 그냥 널 봐서 준 건데, 조금도 감동적이지 않아?”

강한서가 한현진을 힐끔 쳐다보았다.

“감동 받길 원해?”

한현진이 시선을 피했다.

“그냥 물어본 거야.”

한현진은 강한서를 떠보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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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186화

    납치 사건으로 다쳤었던 그 한 달 동안, 강한서는 그 점을 깨닫게 되었다. 다만 그는 송가람의 착각을 바로잡은 적이 없었다. 강한서는 호불호를 명확하게 표현하는 사람이었다. 송가람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다면 바로 알아차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까지도 틀린 그대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것은 단지 송가람이 원하는 강한서의 모습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더욱이 과연 누가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금지 약물을 투여할 수 있을까?이토록 각박하고 이기적인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다. 그저 한 사람의 비열한 소유욕에 불과할 뿐이었다. 강한서는 기억이 돌아온 후로 모든 것이 명확하게 보였다. 그는 중상을 입고 침대에서 내려올 수 없었던 그 당시를 떠올렸다. 강한서의 등에 난 상처는 몇 번이고 곪아 찢어졌었다. 매번 간호사가 처치를 도와줄 때면 송가람은 항상 멀지 않은 곳에 서서 미간을 찌푸렸다. 무서워서가 아니었다. 혐오였다. 그 당시의 강한서는 한현진을 기억하지 못했다. 송가람은 그에게 자신을 애인이라고 속였다. 비록 강한서는 그에 대해 아무말도 하지 않았지만 송가람의 말을 믿지 않았다. 애인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그의 상처를 보고도 혐오스럽다는 표정을 지을 수 있을까?비록 그 기억은 나중에 최면사에 의해 지워졌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강한서의 추측에 더욱 힘을 실을 수 있는 사건이었다. 한현진은 아무리 심하게 다퉜을 때에도 강한서가 아프기만 하면 절대 그를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았다. 송가람이 좋아하는 건 고귀하고 자신감 있고 고고하면서 아우라가 빛나는 강한서였다. 그러나 한현진이 좋아하는 강한서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그의 장점을 사랑하고 또 그의 결점도 포용할 수 있었다. 강한서는 자신을 사랑하는 한현진의 모습을 봐왔었다. 또 가슴 깊이 그녀의 사랑을 느꼈다. 그랬기에 송가람의 거짓된 사랑에 쉽게 속을 리가 없었다. 강한서가 한현진의 볼에 입 맞추며 나지막이 말했다. “현진아, 나에겐 마음이 하나밖에 없어. 그래서 너밖에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187화

    “꼭 봐야 해?”한현진이 말했다. “안 봐도 돼. 하지만 보면 더 행복할 것 같아.”잠시 침묵하던 강한서가 말했다. “알겠어. 잠깐만 기다려.”말하며 강한서가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갔다.그런 강한서를 보는 한현진은 기분이 좋았다. 한현진이 아는 강한서라면 절대 그녀가 다른 사람을 보게 놔두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이 직접 보여줄 것이 분명했다. 강한서는 꿍꿍이가 많은 사람이었다. 한현진에게 애정공세를 퍼붓던 당시, 강한서는 그녀 곁에 있기 위해 클라우드 아파트로 이사를 왔었다. 그리고 한현진을 유혹하기 위해 가슴이 깊이 파인 민소매에 속옷은 최대한 달라붙는 것으로 입고 다녔다. 퇴근 후엔 헬스장에서 운동까지 했다. 강한서는 행여나 한현진을 유혹하는데 실패할까, 옷을 입는 것에 온갖 꼼수를 다 부렸었다. 하지만 한현진의 임신을 알게 된 후, 강한서는 곧바로 모든 잠옷을 긴옷, 긴바지로 바꿔버렸다. 이번엔 최대한 정직하게, 가릴 수 있는 모든 곳을 가렸다. 잠옷의 단추를 머리 끝까지 잠궈버릴 기세였다. 한현진은 몇 번이나 강한서에게 물었었다. “집이 추워? 왜 이렇게 많이 입어?”처음엔 한현진도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임신한 상황이니 그런 생각을 할리가 없었다. 하지만 매일 꽁꽁 싸매고 있는 강한서의 모습이 한현진의 마음에 불을 질렀다. 그녀는 이상하리만치 강한서의 옷을 벗기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옷 속의 풍경이 궁금했다. ‘쇼츠를 못 보게 하니 집에 있는걸 보는 건 괜찮잖아?’하지만 집에 계신 이 분은 갑자기 고상한 척 굴기 시작했다. 못 보게 하면 할수록 더 보고 싶어졌다. 일 분 일 초, 시간이 흘러갔다. 20분이 지났지만 강한서는 돌아오지 않았다. 기다리던 한현진은 마음이 조급해졌다. ‘옷 하나 벗는게 이렇게 어려운 일이야?’‘그냥 훌렁 벗으면 안 돼?’한현진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손잡이가 돌아가며 문이 열렸다. 눈을 동그랗게 뜬 한현진 앞에 샤워 가운을 입은 강한서가 나타났다. 반짝반짝 눈을 빛내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188화

    귓가에는 야릇한 음악이 울려퍼졌고 눈앞에는 해부학 교실이나 병원에서 사용할 것 같은 인체 근육 해부도가 펼쳐졌다. 그 그림을 보고 있던 한현진은 마치 섹시 댄스를 추던 인플루언서들이 해부도의 빨간 근윤으로 변한 모습이 눈 앞에 그려지는 것 같았다. 하나 같이 기이한 모습으로 허리는 흔들고 골반을 튕기는 모습처럼 보였다. 한현진은 눈앞이 아찔해졌다. 그녀는 스크린에 비춰진 그림을 가리키며 강한서에게 물었다. “저거 뭐야?”강한서가 차분하게 설명했다. “인체 근육 해부도야. 모든 사람의 피부 안쪽은 전부 이렇게 생겼어. 우린 현상을 통해 본질을 볼 수 있어야 해. 본질을 알면 외적인 건 그저 흘러가는 구름처럼 느껴질 거야.”‘본질 같은 소리하네!’한현진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여러가지 감정이 뒤섞이며 다양한 표정을 짓던 한현진이 결국 벌떡 몸을 일으켜 굳은 얼굴로 밖으로 나섰다. 강한서가 한현진을 뒤따라갔다. “어디가?”한현진이 말했다. “오빠한테 갈 거야.”강한서가 어리둥절해졌다. “오빠 회사에서 이번에 남자 신인 배우를 뽑았거든. 하나 같이 잘생기고 복근도 탄탄해.”한현진이 말하며 스크린 속 해부도를 가리켰다. “네가 말한 것처럼 현상을 통해 본질을 파악할 수 있는지 지금 확인하러 가야겠어.”강한서의 눈가가 파르르 뛰었다. 그는 손을 들어 문 손잡이를 돌리는 한현진의 손을 꽉 잡았다. 그가 딱딱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못 가.”한현진이 눈섭을 씰룩였다. “질투하는 거야?”강한서가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내가 질투해야 하지 않겠어?”한현진이 가짜 미소를 지었다. “질투할게 뭐가 있다고 그래? 네가 그랬잖아. 모든 사람은 피부 아래는 전부 똑같다고. 외적인 건 그저 흘러가는 구름 같은 거라고 말이야. 난 본질을 보러가는 것뿐이야. 쪼잔하게 굴지마.”말하며 서재를 나가려고 하자 강한서가 한현진의 길을 막으며 이를 악물었다. “네가 다른 남자 구경하러 가겠다는데 쪼잔하게 굴지 말라고?”한현진이 눈을 가늘게 떴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189화

    강한서가 손을 들어 어깨 뒤를 가리켰다. “등 운동도 했어. 하지만 복근처럼 선명하지는 않아.”한현진이 눈을 반짝였다. “봐봐.”“그래.”대답한 강한서가 시선을 내리더니 손을 들어 샤워 가운을 어깨에서 벗어내렸다. 막 몸을 돌려 아내에게 자신의 헬스 효과를 자랑하려는데, 갑자기 누군가 밖에서 서재 문을 열었다. 한현진의 손은 머리보다 빨랐다. 그녀는 홱 강한서를 끌어와 품에 안았고 온몸으로 그의 정조를 지켰다. 문이 비스듬히 열리고 작은 머리 하나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양갈래 머리를 땋아올린 은서가 눈을 깜박였다. “삼촌, 이모. 할머니가 멸치 국수 들실 건지 물어보래요.”문을 등진 한현진은 안고 있는 강한서를 놓을 수가 없이 그의 등을 두드렸다. 대답하라는 의미였다. 강한서가 말했다. “우린 둘이서 한 그릇만 먹으면 될 것 같아.”은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강한서를 힐끔 쳐다보던 은서가 나지막이 물었다. “한서 삼촌, 지금 구애 중이예요?”강한서가 순간 멍해졌다. “뭐라고?”은서가 비밀스레 말했다. “햇살반 도 선생님이 우리반 선생님한테 계속 근육 자랑을 했는데 꽃잎반 선생님이 도 서생님이 구애하는 거라고 했어요. 삼촌, 삼촌도 구애 중이예요?”강한서의 눈가가 파르르 뛰었다. “구애가 뭔지는 알아?”은서가 조그만 턱을 치켜올렸다. “당연히 알죠. 구애는 상대방과 사귀고 싶고 후대를 번식하고 싶은 거잖아요. 삼촌, 삼촌이랑 이모는 언제 아기를 번식할 거예요?”강한서는 대답 대신 문을 열어 은서를 서재에서 쫓아냈다. 다음 날, 회사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한현진은 늘 그렇듯 주세은 옆에 앉았다. 주세은이 회사에 온지 이미 며칠이 지났다. 지금은 조향팀의 A 구역 3팀에 배치되었다. 입사 전 송민준은 특별히 한현진에게 전화해 당부했었다. 주세은이 밥은 잘 먹는지만 구내식당에서 봐달라는 것이었다.주세은은 내성적이고 인간관계를 잘 처리할 줄 몰랐지만 착한 아이라 사고를 칠 일은 없었다. 만약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190화

    한현진이 송가람을 힐끔 쳐다보고는 간단하게 인사를 건네고 고개를 숙여 식사를 마저했다. 송가람이 수저를 들며 주세은과 대화를 나누었다. “은이야, 팀장님에게 들었어. 어제 팀장이 맡겨주신 일 안 했다며. 어떻게 된 거야?”주세은이 말했다. “팀장님이 맡기신 업무는 다 끝냈어요. 하지만 그 업무는 제 담당이 아니었어요.”송가람이 한숨을 내쉬었다. “은이야, 이제 막 입사한 거라 너에게 맡긴 사소한 일이 마음에 안 들 수도 있다는 거 알아. 하지만 넌 면접도 건너뛰고 입사한 거잖아. 널 입사시킨 것 자체가 이미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어. 회사엔 보는 눈도 많은데, 할 일은 해야지. 만약 너무 어려운 일인 것 같으면 내가 너희 팀장님에게 간단한 업무부터 맡기라고 할게. 하지만 아무 말 없이 안 하면 안 돼. 네가 그렇게 행동하면 너희 팀장님이 다른 팀원은 어떻게 관리하겠어.”입술을 짓이긴 주세은이 다시 한 번 말했다. “팀장님은 저에게 그 양식을 처리하라고 맡기신 적 없어요. 맡겨주신 업무는 전부 처리했어요.”미간을 찌푸린 송가람이 손가락을 구부려 테이블을 두 번 톡톡, 두드렸다. 그녀가 나지막이 말했다. “은이야, 너 예전엔 거짓말 안 했잖아.”손에 힘이 풀린 주세은의 젓가락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녀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있었다. 쾅—한현진이 힘을 실어 컵을 테이블 위에 올렸다. 둔탁한 소리에 송가람이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한현진을 쳐다보았다. 눈빛에 불쾌함이 가득했다. 한현진이 덤덤하게 말했다. “퇴근 시간까지도 송가람 씨 이런 헛소리를 듣고 있어야겠어요? 야근 수당은 주셨어요?”송가람의 얼굴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전 그저 은이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을 뿐이예요. 왜 그렇게 공격적으로 얘기하는 거죠? 대표님이 추천한 사람이라고 다른 사람은 혼내지도 못한다는 거예요?”송가람의 목소리는 결코 작지 않았다. 그 덕에 구내 식당에 있던 직원들의 시선이 쏠리기 시작했다. 한현진이 고개를 들어 송가람을 쳐다보았다. “그게 대화하는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191화

    이시연이 한숨을 내뱉었다. “대표님은 모르시겠지만 조향팀은 보이는 것처럼 화목하진 않아요.”이시연은 조향팀 직원의 임금은 기본급과 직책급을 제외하면 성과급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했다. 보너스는 매 팀의 매 달 업무량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얘기한다면 보너스는 일을 많이 하면 할수록 더 많이 지급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매 팀의 실력과 수준이 천차만별이라 효율이 높은 팀이 완성한 업무량이 더 많았지만 그들이 받은 성과급은 다른 팀의 직원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수준이었다. 서해금처럼 명석한 사람이 이런 n/1의 폐단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럼에도 굳이 이런 임금 체제를 고집하는 이유는 사실 조향팀의 몇 명 직원이 이사회 고위 임원의 자녀였기 때문이었다. 사실 그들 대부분은 출근도 제대로 하지 않고 월급만 가져가는 고스트에 불과했다. 다만 깔린느 모든 부서 중 조향팀의 연봉이 제일 높은 편이라 이곳에 배치되었을 뿐이었다. 누군가 공짜로 월급을 받아가고 있으니 다른 누군가는 더 열심히 해야만 했다. 하지만 더 많은 업무를 본다고 해서 성과급이 더 많아지는 건 아니었다. 그러니 조향팀의 적지 않은 직원들은 이미 이런 임금 체제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불만은 송가람이나 고위층 임원의 자녀들 앞에서는 감히 티를 낼 수 없었고 결국 아무런 백도 없는 주세은이 그들의 화풀이 대상이 되었다. 주세은의 아버지는 비행기 사고로 사망했고 송씨 가문에서 가장을 잃은 유가족을 가엾게 여겨 갓 졸업한 주세은을 깔린느에 입사시켜 취직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는 것은 조향팀 전원이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경력도 없이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월급을 받는데다 “은혜를 베풀었다”는 빌미로 입사한 것이니 주세은은 자연스레 왕따의 대상이 되었다. 팀 회식에도 주세은을 부르지 않았고 그녀에게 배정된 업무도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잡일뿐이었다. 조향팀의 핵심 업무에서는 늘 배제되었고 맡은 업무를 아무리 완벽하게 완성해도 늘 이런저런 트집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192화

    탕비실에서 나온 한현진은 얼마 못가 걸음을 멈추었다. 송가람이 복도 코너에 조용히 서서 한현진을 지켜보고 있었다. “현진 씨, 제가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도무지 참을 수가 없어서요. 현진 씨는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 사람에게 어머니와 관계를 끊으라고 부추기는 거예요?”한현진이 태연하게 말했다. “그런 말해도 될지 모르겠을 땐 그냥 닥쳐요! 언니가 뭘 안다고 그래요? 무슨 자격으로 저에게 뭐라고 하는 거죠? 고작 그 여자를 대신해 돈 좀 갚아줬다고 이러는 거예요?”송가람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그러니까 아주머니께서 어제 하루 종일 현진 씨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면서 일부러 안 만나줬다는 거네요.”한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하지만 가람 언니가 그렇게 쿨하게 돈을 빌려줄 거라고는 저도 생각지 못했네요.”송가람이 멸시하는 듯한 눈빛으로 한현진을 힐끔 쳐다보았다. “전 현진 씨처럼 그렇게 보고도 못 본 척 지나치는 냉혈한 사람이 아니거든요. 말끝마다 한서 오빠를 좋아한다고 하면서 오빠 어머니에게는 그렇게 잔인하게 굴다니, 그게 좋아하는 거예요?”한현진이 피식, 소리 내 웃었다. “보다시피 전 언니처럼 그렇게 위대한 사람은 아녜요. 전 강한서를 좋아하지만 사랑 때문에 가족이 피땀 흘려 번 돈으로 강한서 삼촌의 도박 빚을 갚아줄 만큼 이성을 잃은 건 아니거든요. 강한서도 신경 쓰지 않는 일을 제가 왜요?”그 말에 송가람이 멈칫 했다. “도박 빚이라뇨.”한현진이 일부러 놀란 척 연기했다. “그 여자가 얘기 안 했어요?”“무슨 얘기요?”불안해진 송가람이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뜸 들이지 말고 빨리 얘기해.”한현진이 태연하게 미소 지었다. “궁금하면 직접 알아봐요. 하지만 언니는 언니의 한서 오빠를 그렇게 좋아하니까 그런 것쯤은 당연히 신경 쓰지 않을 거예요.”말을 마친 한현진은 몸을 돌려 얼굴이 잔뜩 일그러진 송가람을 혼자 그 자리에 내버려 둔 채 자리를 벗어났다. 신표의 도박 중독은 재벌가에선 비밀도 아니었다. 송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193화

    “그럼 왜 한성 그룹에 가셔서 한서 오빠를 찾지 않으시고 깔린느 로비에서 한현진을 기다리고 계셨던 거예요?”신미정은 그 말에 대답할 수 없었다. 그녀는 당연히 한성 그룹에서 난리를 칠 수 없었다. 강한서를 고소하겠다는 말은 그저 돈을 가지려는 협박에 불과했을 뿐이었다. 절벽 끝자락에 다다른 것이 아니라면 신미정은 강씨 가문과 완전히 척 질 생각이 없었다. 앞으로 자신의 노후 생활을 누구에게 의지해 살아가야 하는지, 그녀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신미정은 한현진을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 한현진이 임신한 채 아름드리에서 지내고 있었으니 강한서의 기억이 회복되었든 아니든 두 사람의 재혼은 이미 정해진 것과 다름이 없었다.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했으니 한현진이 강한서의 체면을 신경 쓰지 않을 리가 없다고 신미정은 생각했다. ‘그 년이 고작 그까짓 돈만 주고 모른 체 할 줄이야.’“한서 오빠도 아주머니께서 그 돈으로 삼촌 도박 빚을 갚으려 하신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죠?”송가람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 “아주머니, 저한테 한 번이라도 솔직하게 얘기하신 적 있으세요?”신미정이 여전히 변명을 늘어놓으려 했지만 송가람이 차가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무슨 수를 써서든 최대한 빨리 제 돈 돌려주세요.”돈을 갚으라는 말에 신미정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돈이라니? 내가 언제 너한테 돈 빌려달라고 한 적 있니? 네가 먼저 나서서 나에게 준 거잖아. 내가 차용증이라도 준 적 있니? 내가 무슨 돈을 갚아?”그 말에 당황한 송가람은 머리가 하얘졌다. 그녀는 한참이 지나서야 욕을 내뱉었다. “이봐요,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뻔뻔해요? 아줌마가 제 앞에서 불쌍한 척만 안 했어도 제가 아줌마한테 돈을 줬겠어요? 전 좋은 마음에 위기를 극복하시라고 빌려드린 거예요. 하지만 아줌마는 그 돈으로 동생 도박 빚을 갚았잖아요. 제가 사기로 고소하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한다고요.”송가람의 태도에 신미정도 가면을 벗어던지고 입을 열었다. “좋은 마음에? 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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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76화

    대장은 고개를 여러 번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건 물론이죠. 이미 먼저 주혁 씨에게 연락했어요. 집에서 가족들과 상의한 후 곧바로 답을 준다고 했습니다. 그의 집안 사정으로 회사가 이렇게 좋은 혜택을 주는데 그가 신청하지 않겠어요? 절대 그럴 리 없죠.”원율은 잠시 담배를 피운 뒤 담배 끝을 비벼 끄며 말을 이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다른 부서에도 더 전해야 하니까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대장님, 일 보세요.”원율을 보내고 나서 대장은 다시 주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주혁 씨, 가족이 두 명이니까 연간 십만 원도 안 되게 더 내면 돼. 한 달에 만 원도 안 되고 가족이 병원 갈 때 드는 비용은 전부 보장돼. 이 작은 돈 아끼려고 하지 말고 큰 기회를 놓치지 마.”주혁은 돈에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그가 가장 싫어한 건 그 돈을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가족을 위한 보험에 가입하면 이번 주 금요일에 반드시 그들과 함께 건강검진을 받아야 했다. 설령 병원이 서대금이 손수 준비한 곳이라 해도 그에게는 그 사실이 부담스럽고 꺼려지는 일이었다.대장은 계속해서 재촉하며 보험 가입 후의 이점을 설명했다. 결국 주혁은 마지못해 동의했다. “그럼 내 아내와 아들도 함께 가입시켜줘. 나중에 주민등록증 사진 보내줄게.”“알겠어. 잘 쉬고 빨리 회복해. 듣자 하니 곧 송가람 씨 밑에서 일하게 된다면서? 잘 됐어. 정해지면 꼭 한턱 쏴.”주혁은 송가람 밑에서 일하게 될 생각에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그의 눈빛에 부드러운 감정이 스며들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확정되면 한 번 쏠게.”최종적으로 제출된 명단에 주혁의 가족이 포함된 것을 확인한 한현진은 비로소 안심했다. 체크업은 금요일과 토요일로 이틀에 걸쳐 나뉘어 진행되었고 한현진은 주혁이 토요일에 가는 것을 일부러 확인한 후 같은 날에 병원을 가기로 했다.주혁은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왔다. 그의 아내는 평범한 주부였고 깔끔하게 차려입고 있었다. 한현진이 그녀를 보았을 때 그녀는 주혁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75화

    회의실의 사람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떠나자 한현진은 물건을 정리한 뒤 아직 자리에 앉아 있는 서해금을 향해 파일을 들고 다가갔다. “아주머니, 방금 지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서해금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네가 직원들을 생각해서 한 거니까 당연히 지지해야지. 우리 모두 같은 회사에 있는 한 하나의 팀이니까.” 한현진도 미소 지으며 말했다. “아주머니가 제가 먼저 조사를 했다고 문제 삼지 않으셔서 다행이에요. 그리고 집에 보내주신 곤약도 가람 씨 통해 잘 받았어요.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서해금은 여유 있게 말했다. “가족끼리 서로 아끼는 거지. 너무 예의 차리지 마.”한현진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주머니, 제가 회사에 온 이래로 여러모로 신경을 많이 쓰게 해드렸어요. 제가 성격이 직설적이고 고집도 세서 가끔 말이 거칠어질 때도 있어요. 그런데도 아주머니께서 항상 너그러운 마음으로 받아주셔서 감사해요.” “아빠한테 들었어요. 아주머니가 아빠한테 저를 칭찬해 주셨다고요. 그 말을 들으니 저도 마음이 무겁고 어쩌면 제가 너무 어리석게 행동했나 싶어요.”“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서해금은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얘가 무슨 말이야. 어른이 아이와 다툴 일이 뭐가 있겠어? 현진아, 아주머니는 네 친엄마는 아니지만 너희 어머니와는 정말 소중한 친구였어. 네가 송씨 가문에 돌아올 수 있게 되어 아주머니는 그 누구보다 기뻐.” “지금 네가 집안에서 가람이랑 함께 지내는 걸 보니 젊은 시절 너희 어머니와 함께 보낸 시간들이 가끔 떠올라. 우리가 반평생을 함께 지냈고 너희는 진짜 자매가 된 거지. 이것도 하나의 인연이란 거야.”한현진은 속으로 토할 뻔했다. ‘정말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온다고?’만약 당시 아이를 바꾼 일과 그녀 어머니의 죽음이 모두 바로 눈앞에 있는 이 온화하고 친절한 여자과 관련이 있었다는 여러 가지 증거들이 없다면 이렇게 진심 어린 말투를 들었을 때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을 것이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74화

    하지만 이 제안이 실행되면 소문이 돌아 사람들이 그것을 한현진 덕분이라고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서해금은 아마도 이를 기꺼이 받아들이려 하지 않을 것이다. 서해금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입을 열었다. “제안은 나쁘지 않지만 실비보험은 본래 회사가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기본적인 보장이기에 만약 직원들에게 요금을 부과하게 되면 일부 사람들은 이를 회사가 급여를 삭감하려는 방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직원들의 가족은 병원을 거의 가지 않아 이 비용이 꼭 필요한 지출은 아닐 수 있어요. 그런데 전액을 회사가 부담하게 된다면 일부 직원들이 가족을 허위로 신고해 다른 사람의 보험을 대신 받으려 할 가능성도 생길 수 있을 겁니다.”한현진은 그녀가 이렇게 말할 것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기에 처음부터 말하는 방식에 약간의 여유를 두었다. 서해금이 자신의 의문을 제기하자 그녀는 다시 말을 이었다. “직원들이 가족을 위한 보험을 구매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자발적입니다. 회사는 강제로 요구하지 않아요. 다만 구매의 문턱을 낮춰놓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죠. 원하는 사람은 구입하고 원하지 않는 사람은 추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도록 말이에요.” “서 대표님 생각은 어떠신가요?”서해금은 입술을 꽉 다물고 잠시 침묵한 후 말문을 열었다. “현진 씨, 구입을 개방하는 것은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우리 쪽은 괜찮지만 보험사와의 협상이 필요해요. 어떤 보험사도 손해 보려고 하진 않잖아요.” 한현진이 살짝 웃으며 답했다. “보험사와의 협상은 제가 맡을게요. 지금 여쭤보는 건 서 대표님 개인의 의견이에요. 동의하시는지요?” 서해금은 당연히 반대한다고 말할 수 없었다. 회의실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반대한다고 말하면 그 소문이 바로 회사 전체에 퍼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녀가 그동안 쌓아온 직원들을 위하는 좋은 상사의 이미지가 무너질 게 뻔했다. 서해금은 절대 자기를 망칠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서해금은 잠시 침묵한 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73화

    이틀 후 깔린느 정기 회의에서 서해금은 직원들의 건강검진을 언급하며 각 부서가 직원들의 시간을 조율하고 차례로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말했다. 말을 마친 후 시간을 확인하며 말을 이었다.“그럼 특별한 사항 없으면 오늘 회의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잠깐만요.” 한현진이 서해금의 말을 가로막았다. 모두가 그녀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서해금도 눈을 들어 한현진을 응시하며 여유 있게 말했다. “현진 씨, 더 지시할 거라도 있어요?” 한현진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지시라뇨. 이 자리에 계신 분들 모두 제 선배님들이세요. 업무적인 부분은 앞으로도 많이 배우고 의지해야 할 분들입니다. 다만 서 대표님께서 직원 건강검진에 대해 언급하신 걸 듣고 마침 오늘 회사 고위층 분들도 다 계셔서 한 가지 제안을 드리고 싶어서요.” “서 대표님, 괜찮으실까요?”모두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한현진이 아마도 회사 관리와 관련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회사에 온 지 몇 달이 되었고 비록 진씨 가문 사모님 홍혜림을 중심으로 몇몇 고객을 끌어들였지만 서해금의 기반은 그렇게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두 사람의 실력 차이가 매우 컸고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도 큰 진전이 없었으니 한현진은 분명히 조급할 것이다.서해금은 두 손을 가볍게 포개어 테이블에 놓고 여유롭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정기 회의는 원래 경영진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어떤 의견이라도 편하게 말씀하세요. 좋은 제안이라면 우리는 반드시 적극적으로 채택할 겁니다.” 그녀는 매우 너그러운 태도로 민주적인 자세를 보여주었고 이것이 바로 서해금이 이렇게 확고한 위치를 유지하는 이유였다. 회의에서 나온 의견과 제안은 결코 당면에서 거절하지 않으며 오히려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뒤에서는 다른 수단을 써서 상대를 밀어내는 법이었다. 사람들의 마음을 다루는 데 그녀는 능숙했다.한현진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서 대표님이 이렇게 말씀하신다면 직설적을 말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72화

    송가람은 급히 말을 이었다. [지금 저도 정확히 알 수가 없어요.] 그녀는 강한서보다 더 초조해했다. 황 닥터는 금지된 물품을 소지하고 있던 이유로 출국 금지 명령을 받았고 당분간 국내로 돌아오지 못한다고 했다. 그가 오지 않으면 강한서를 제어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 그는 분명히 모든 것을 기억해 낼 것이다. 송가람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한서 오빠, 저랑 같이 외국에 가서 교수님한테 진료받으러 갈래요? 그쪽에서 꼭 잘 봐주실 거예요.] 송가람은 더 이상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강한서는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가람아, 평소 같았으면 바로 갔겠지만 지금은 안 될 것 같아. 너도 알잖아. 요즘 한주시 상황이 얼마나 복잡한지. 난 지금 이곳을 떠날 수 없어. 정말 어쩔 수 없으면 여기서 다른 의사를 찾아서 진료를 받는 방법을 찾아볼게.][그럴 수는 없어요!] 송가람이 목소리를 높였다. 강한서는 잠시 멈칫했다. [왜 안 되지?] 송가람은 자신이 너무 지나치게 행동했다는 걸 깨닫고 잠시 말을 더듬으며 겨우 입을 열었다. [교수님은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뇌과학 전문가 중 한 분이세요. 국내 의사들하고는 비교도 안 되죠.]의사를 바꾸면 강한서가 예전에 사용한 약에 대해 물어볼 것이었고 그렇다면 그녀는 그것을 말해야 하므로 폭로될 위험이 있었다.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날 수 없었다. 강한서는 난처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지금은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네.] 그는 잠시 침묵을 지킨 후 다시 말을 이었다. [사실 그 약은 효과가 좋았어. 매번 먹고 나면 머리가 맑아지고 잡생각들이 사라졌거든.] [그런데 지금은 그 약이 다 떨어져서 최근에 다시 두통이 찾아왔어. 그 약만 있으면 황 닥터가 올 때까지 버틸 수 있을 텐데.]송가람의 눈이 번쩍였다. ‘맞다. 그 약이 있었지.’ 그녀는 속으로 들뜬 마음을 억누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한서 오빠, 너무 서두르지 마세요.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71화

    하지만 이 보험은 직원 개인에게만 해당되며 가족은 이 보험을 가입할 수 없다. 지금 강한서의 의도는 이 혜택을 직원의 가족에게까지 확장하려는 것이다. 주혁은 집에 두 명의 환자가 있고 약을 자주 복용해야 한다. 만약 그가 회사의 이 선의를 거절한다면 그의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 예전에 아들을 위해 인공 와우 이식 수술을 받을 돈을 마련하려고 위험을 무릅쓰고 직장을 잃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절대로 거절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강한서의 개인적인 의도도 있었다. 이런 세심한 직원에 대한 배려는 점차 아래 직원들이 한현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바꿀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위층은 작은 이익에 별로 신경 쓰지 않지만 일반 직원들에게는 다르다. 대부분 사람들이 열심히 돈을 버는 이유는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다. 그들 대부분은 삼십대에서 마흔다섯 사이로 이 나이대의 사람들은 부모님을 부양하고 자식들을 키워야 한다. 회사가 약속한 성과급 같은 허황한 말보다는 이런 쉽게 보상받을 수 있는 실비보험이 직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기 때문에 더욱 마음을 얻을 수 있다. 한현진은 마치 뭔가 깨달은 듯 강한서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이렇게 사람 마음을 얻는 거구나.” 강한서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사실 처음엔 이런 생각까지는 못 했어. 할머니가 병원에 갈 때는 항상 진씨 아저씨랑 같이 가서 내가 직접 겪을 일이 거의 없었거든. 이런 일도 거의 없었고.” “그런데 한 번은 민 실장이랑 같이 출장 가는 길이였어. 그때 민 실장 어머니께서 비를 맞으면서 우리를 마중 나왔는데 길이 미끄러워서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셨어. 가벼운 사고가 나이었고 수술이 필요한 정도로 심했었지.”“그때 민 실장한테 병원에 남아서 어머니를 돌보라고 하고 혼자 고객을 만나러 갔어. 며칠 만에 일을 마치고 병원에 들렀더니 수술은 다행히 성공적이었어.” “그런데 입원부터 치료까지 전부 합쳐서 거의 천만 원 가까이 들었더라. 민 실장은 보험 청구를 했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70화

    강한서가 가식적인 말투로 말했다. “부탁할게. 나중에 내가 너랑 여정 씨에게 크게 한 턱 쏠게.”강한서에게 등을 돌린 신우가 손을 들어 중지를 내밀었다. 한현진이 강한서에게 나지막이 물었다. “신우 씨가 널 꽤 귀찮아하는 것 같아. 전에 여정 씨에게 신우 씨는 욕을 하지 않는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아닐 걸?”강한서가 헛소리를 지껄였다. “난 우리 사이가 좋다고 생각해. 봐봐, 지금 얼마나 열심히 우릴 도와주고 있어.”한현진이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강한서를 쳐다보았다. ‘그래? 난 왜 신우 씨가 마지못해 하는 것 같지?’생각하던 한현진이 말했다. “이제 이런 일로 신우 씨 번거롭게 하지 말자. 우리 다른 방법 찾아보자. 언제까지 부탁할 순 없잖아.”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도 계속 신우에게만 매달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신우처럼 능력 있고 입도 무거운 사람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한현진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언제까지 신우에게 부탁할 수는 없었다. 신우의 할아버지가 위독하시기 때문에 지금은 삼촌들의 후계자 싸움이 가장 치열한 시기였다. 수많은 눈이 서로의 약점을 노리고 있었기에 신우의 처지 역시 살얼음판과 다를 바가 없었다. 이럴 때일수록 그 어떤 실수도 있어서는 안 된다. 신씨 가문에서 요즘 경쟁이 제일 치열한 것이 바로 제일 많은 계약금이 걸린 프로젝트였다. 강한서는 이 기회를 빌려 신우에게 투자금을 보태 그동안 진 신세를 갚을 생각이었다. 그날 오후, 지문 대조 결과가 나왔다. 편지 봉투와 그림에는 한현진과 강한서의 지문을 제외한 세 사람의 지문이 있었다. 그 세 사람 중 한 명은 주혁의 아내였고 또 다른 사람은 주혁의 아들인 주지호였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지문 대조 시스템에 등록되어 있지 않은 또 다른 사람의 지문이었다. 그 결과에 한현진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이 정보를 따라 뭔가를 캐낼 수 있을 것이라 여겼지만 이렇게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사 결과는 결국 시스템에조차 등록되어 있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69화

    시원하게 욕을 날린 신우는 의리 있게 강한서의 부탁을 들어줬다.10여 년 전 주혁이 경찰서에 남겼던 지문을 받은 강한서는 곧 생체 인식 실험실에 보내 두 지문을 대조하도록 했다. 2시간도 지나지 않아 결과가 나왔다. 한지와 편지봉투에서는 주혁의 지문을 찾을 수 없었다. 그 결과에 한현진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말도 안 돼. 뭔가 착오가 있는 거 아냐? 그때 직접 손으로 나에게 건네줬었어. 심지어 장갑도 하지 않았는데, 지문이 안 나왔다고?”신우가 말했다. “여긴 여정이와 여정이 사수가 함께 만든 실험실이에요. 게다가 형사들과 자주 협력하는 곳이기도 하고요. 지문 대조 시스템은 여길 따라올 곳이 없어요. 한 번도 틀린 적 없었어요.”신우의 말은 지문 대조 결과가 틀렸을 리가 없다는 얘기였다. 신우는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갑을 꺼냈다. 이제 막 담배 한 대를 꺼내려던 그때, 손에 들린 담배가 강한서의 손에 내쳐져 툭, 쓰레기통으로 떨어졌다. 신우: ???머리가 복잡했던 한현진은 두 사람을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럼 왜 없는 거지?”여전히 오리무중에 빠진 한현진과 달리 강한서는 이미 눈치 채고 있은 듯 말했다. “혹시... 지금 그 사람은 애초부터 주혁이 아니었던 거야. 그래서 경찰에게 지문이 남아있을까 봐 그런 방법의 자신의 모든 지문을 지워버린 거야. 자신의 진짜 신분을 들키지 않기 위해.”강한서의 추측에 한현진의 등골이 오싹해졌다. “어떻게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거야? 그건 너무 많이 앞서간 거 아냐? 기사님은 가족도 있고 아이도 있어. 만약 정말 사람이 바뀐 거라면 가족들은 눈치 채야 하는 거 아냐?”“데가 이 세상에는 그렇게 똑같이 생긴 사람은 없어. 아무리 닮은 쌍둥이라고 해도 가족들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잖아.”강한서가 입술을 짓이겼다. “어쩌면 가족들은 원래 그 사람이 돌아오길 바라지 않을 수도 있지.”한현진은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 그녀는 얼른 강한서에게 물었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68화

    “얼른 다시 가져와. 급히 쓸데가 있어.”강한서: ?“왜 그래?”한현진이 말했다. “전화로 얘기하긴 복잡한 일이야. 아무튼 얼른 전화해서 그림 다시 가져오라고 해. 만약 안 건드렸으면 못 건드리게ㅔ 하고 만약 꺼냈으면 얼른 다시 포장하라고 해. 내가 금방 갈게. 만나서 더 자세하게 얘기해 줄게.”강항서가 대답했다. “알겠어. 지금 당장 다시 가져올게.”한현진은 일찍 퇴근하고 집으로 향했다. 전화에서 한현진이 워낙 급하게 얘기한 탓에 강한서도 그녀가 걱정이라 손에 있던 일을 미리 마친 후 칼퇴근해 집으로 돌아왔다. 만나자마자 강한서를 본 한현진이 물었다. “기사님 아직 그림 안 넣었지?”강한서가 고개를 가로 저었다. “네가 너무 일찍 얘기해서 넣지도 못한 상황이야. 네가 그림을 가진 후로 우리 두 사람을 제외하면 아무도 그림을 본 적이 없어.”한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서랍에서 일회용 장갑을 꺼내 낀 후 그림과 평지를 함께 꺼내 일회용 봉투에 넣었다. 한현진의 행동을 본 강한서의 눈가가 파를 뛰었다. “증거 수집해?”한현진은 봉토를 밀봉하며 말했다. “정말 증거가 될 수도 있어. 일단 가직해 둬.”“대체 무슨 일이야?”한현진이 장갑을 벗고 나서야 강한서에게 그동안 있었던 일과 본인의 의심과 의혹을 얘기했다. “이번 주에 기사님께서 뭔가 사고를 친게 틀림없어. 그래서 재판장에서 지문 인식하는 걸 거부하는 거겠지. 만약 기사님이 전과범이고 회사에서 그 사람을 그대로 둔다면 기사님이 영향을 끼치는 것 나뿐만이 아니야. 그건 말이 안 되는 것 같아.”“내가 생각해봤는데 일단 지문을 수집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아. 일단 고여정 씨께 이 사람이 대체 무슨 죄를 지었는지 알아봐. 그래야 만일이 사태에 대비를 하지.”한현진의 말을 들은 강한서가 의문을 제기했다. “주혁 씨의 지문은 이미 시스템에 등록되어 있어. 무슨 범죄를 저질렀는지는 신상 조회를 하면 바로 나올 텐데 지문을 지우는 게 무슨 소용 있어?”한현진이 멈칫했다. “없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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