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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511 - Chapter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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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1화

“내가 어떻게 이 자료들을 구했는지는 신경 쓰지 마. 네가 리베이트 받은 일을 너희 대표님께 알리면 어떻게 될까? 계속 유진 테크에 남아서 사장직을 맡을 것 같아?”하예정은 주형인이 리베이트를 받은 증거를 다 보여주지 말고 일단 말로만 겁주라고 언니한테 얘기했었다.하예진은 아무런 단서도 없이 주형인을 겁줄 수 없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었다. 하여 그녀는 전태윤의 친구가 수집한 증거 자료들을 전부 한 부씩 복사했다.주형인이 미쳐 날뛴다고 해도 그녀는 증거 자료를 계속 더 복사할 수 있다.그의 약점을 잡고 밥줄을 위협해야만 그나마 고개를 숙이고 아내와 이혼 상의를 잘할 것이다.그녀는 전태윤이 소정남에게 유진 테크에 대한 전면적인 압박을 시작하라고 지시했다는 걸 미처 몰랐다. 주형인과 서현주를 기다리는 것은 직장에서 잘리는 일뿐이다.주형인의 표정이 잔뜩 일그러졌다.그는 하예진을 죽일 듯이 노려봤다.하예진은 전에 유진 테크에서 근무하며 재무 총괄 담당 직까지 올라갔었다. 당시 그녀는 주형인보다 훨씬 뛰어났다.주형인은 자신이 하예진보다 못하다는 압박감에 자존심이 타격을 입어 그녀에게 청혼했었다.두 사람은 알고 지낸 지 십여 년이 됐고 연애도 몇 년 동안 한지라 하예진은 늘 서로의 감정이 두텁다고 여겼었다.그녀도 결혼할 준비를 하고 있어 주형인이 청혼했을 때 흔쾌히 허락했고 결혼 준비를 하면서도 주형인과 시댁 모두 그녀의 요구를 들어주었다.주형인은 전보다도 더 자상해졌고 드디어 결혼 후 하예진을 사직시키고 집에서 임신 준비나 하게 했다.그녀가 임신에 성공했을 때 주형인도 아이를 향한 기대감이 무척 컸었다. 한편 회사에서도 하예진과 비교당할 일이 없어져 스트레스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대표님에게 점점 잘 보여 승진도 하고 연봉도 올랐다.하여 오늘의 사장직까지 오른 것이다.다만 하예진은 그의 아내, 주우빈의 엄마로 거듭나 종일 아이를 돌보며 가정에만 충실하다 보니 예전 동료들과도 연락이 뜸해지고 점차 사회와 단절되었다.수유 기간에는 아들을 위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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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2화

다만 살이 찐 이후로 모든 게 무너졌다.아름다웠던 미모가 주형인의 손에서 전부 망가졌다.“예진아, 그래서 넌 무슨 생각인데?”주형인이 목소리를 가다듬고 그녀에게 물었다.“원하는 걸 말해봐. 최대한 들어주도록 노력할게. 헤어질 땐 좋게 헤어지자. 이 물건들 원본 파일 전부 나한테 줘.”지금 그는 자산이 4억 가까이 된다.하예진과 이혼 상의가 잘되지 않아 그녀가 소송이라도 걸면 증거까지 갖고 있기에 그녀에게 매우 유리해진다. 열세에 처한 주형인은 법원의 정상 판결대로 재산의 절반을 하예진에게 나눠줘야 한다.게다가 그녀가 주형인이 리베이트를 받은 증거 자료를 그의 대표님한테 넘긴다면 해고까진 몰라도 사장직에선 틀림없이 물러나야 할 것이다.바이어의 리베이트를 받은 것 자체가 죄질이 상당하고 바이어를 도와 회사에 손해 가는 짓을 저질렀으니 위에서 조사하면 바로 들통나게 된다. 회사 대표가 홧김에 그를 해고하고 그의 만행을 널리 퍼뜨린다면 추후에 재취업하는 것도 곤란해질 듯싶다.이는 앞날이 걸린 문제였다.주형인은 자신의 앞날과 이익을 위해서 지금 이 순간, 하예진이 아무리 미워도 고개를 숙이고 이혼 상의를 잘해야만 한다.“당신 명의로 된 모든 재산, 나도 너무 많이 탐내진 않아. 딱 절반으로 갈라. 그건 내가 받아 마땅한 거야. 집과 차는 안 가질게. 그 대신 내게 따로 보상금을 줘.”하예진이 조건을 제시했다.“집 인테리어 비용도 사양할게. 내 돈으로 한 인테리어 내가 직접 거둬올 거야.”주형인이 이혼을 허락하고 이혼 절차를 밟는 순간 그녀는 사람을 보내 그 집 인테리어를 전부 무너뜨릴 생각이었다. 벽재까지 전부 부숴버리고 애초에 그가 이 집을 샀을 때의 모습으로 되돌려놓겠다고 다짐했다.“우빈의 양육권은 내가 가져. 당신은 달마다 양육비 60만 원만 내면 돼. 지금 수입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거 다 알아. 우빈이는 당신 아들이기도 해. 이 요구 들어줄 수 있겠지? 우빈이가 18살이 되면 그땐 양육비를 안 줘도 돼. 우빈이 만나는 횟수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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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3화

주형인은 한참 침묵하다가 말을 이었다.“예진아, 내가 재산을 너에게 나눠주면 너 정말 그 증거 자료들 나 돌려줄 거야? 우리 대표님께 일러바치지 않겠다고 맹세할 수 있어?”“내가 받아야 할 부분만 받는다면 절대 널 향한 그 어떤 보복도 하지 않아. 약속해.”다만 하예정과 전태윤이 어떻게 나올지는 그녀도 장담하지 못한다.주형인은 또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재산분할 조건은 네 뜻대로 해줄게. 하지만 우빈의 양육권은 너 못 줘. 우빈이는 우리 주씨 가문의 혈육이야. 엄마, 아빠가 우빈이를 엄청 중히 여긴다고. 나 절대 아이 양육권만큼은 포기할 수 없어.”주형인은 양육권까지 그녀에게 뺏겼다가 집에 돌아가서 부모님께 욕바가지를 들을까 두려웠다.게다가 어찌 됐든 우빈이는 그의 하나뿐인 아들이기에 포기할 수가 없었다.하예진은 마시다 남긴 주스를 그의 얼굴에 뿌렸다.“주형인, 뻔뻔스럽게 지금 나랑 우빈의 양육권을 뺏으려 해? 주씨 가문의 혈육? 네 부모님이 우빈이를 중히 여겨? 그 사람들 우빈이를 어떻게 대했는지 몰라서 물어? 애가 아직도 툭하면 울어. 얼굴에 멍 자국도 없어지지 않았어. 대체 너희 집안은 아이한테 얼마나 더 상처를 줘야 만족해? 우빈이가 너희 가족들한테 괴롭힘을 당해서 죽어야 만족하겠어?”주형인은 갑작스러운 주스 세례에 더없이 초라해졌다.그녀의 행동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오를 것 같았다.옆에 있던 서현주가 재빨리 티슈로 그의 얼굴에 묻은 주스를 닦아주더니 하예진을 째려봤다.“서로 좋게 얘기하자더니 왜 주스를 뿌려? 양복까지 더러워졌잖아. 인제 어떡할래? 당신이 배상할 수 있어?”“이봐 서현주 씨, 아직도 상황파악이 안 돼?”하예진이 비난 조로 쏘아붙였다.“나랑 주형인 이혼 절차 밟기 전까진 이 사람 아직 내 법적 남편이야. 이 사람 것이 곧 내 것이라고. 대체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배상을 요구해? 네가 뭐라도 된 것 같아?”서현주는 화가 나서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현주야.”주형인이 다정하게 말했다.“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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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화

주형인은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밖에 나갔다가 하예진이 서현주에게 손이라도 댈까 봐 너무 걱정됐다.하예진은 그날 밤 두 남녀가 호텔에서 불륜을 저지르는 장면을 목격하고 서현주를 한바탕 두들겨 팼었다. 주형인은 그 일이 있고 난 뒤 다시 되새겨봐도 다리가 벌벌 떨렸다.이때 하예진이 차갑게 쏘아붙였다.“저 여자를 때리면 내 손만 더러워져. 걱정하지 마, 지금 모습 그대로 남겨둘게.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아.”“예진아, 이건 우리 둘 사이의 일인데 내가 들으면 안 돼?”주형인이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하예진은 그의 가정폭력에 맞설 때 칼을 들고 거리 끝까지 쫓아갈 기세였다. 주형인은 그때 철저히 느꼈다. 하예진은 자극을 받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이건 조강지처와 내연녀의 담판이야. 너 같은 인간쓰레기는 썩 꺼져줄래?”주형인은 말을 잇지 못했다.그는 하예진을 힐긋 노려보다가 하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문밖을 나섰다.주형인이 나간 후 서현주는 머리를 뒤로 넘기며 하예진에게 물었다.“말해봐, 무슨 얘기가 하고 싶은 건데? 하예진, 형인 씨는 지금 날 사랑하고 있어. 더 험한 꼴을 겪기 전에 내 말 듣고 얼른 형인 씨랑 이혼해.”“그건 걱정 마.”하예진이 담담하게 말했다.“나 너랑 주형인 뺏을 생각 없어. 이미 마음이 떠난 사람이라 애써도 소용없고 또 그럴 가치도 없어.”주형인 없이 못 사는 하예진이 아니었으니, 그가 사라져도 내일의 태양이 뜨기 마련이다.“서현주 너는 나보다 나이도 어리고 결혼도 못 해본 채 주형인을 만나고 있어. 30개월 된 아이의 새엄마가 되고는 싶어?”서현주는 표정이 확 굳어지다가 한참 후에야 겨우 말을 이었다.“우빈이는 아주 귀여워. 아이랑 잘 지내보도록 노력할 거야. 형인 씨를 봐서라도 우빈이 키울 수 있어.”“너무 무리할 필요 없어. 주형인이 자리에 없으니 네 진짜 생각을 절대 모를 거야.”하예진이 비난 조로 쏘아붙였다.“새엄마는 참으로 하기 힘들어. 네가 진심이든 아니든 사람들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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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화

“서현주, 내가 형인이랑 이혼하면 너도 곧 결혼할 거야. 두 사람 아직 젊으니까 얼마 못 가 아이가 생기겠지. 그렇게 되면 주형인은 오로지 네 애만 이뻐할 수 없어. 부성애를 우빈이한테도 절반 나눠줘야 하거든. 너 감당할 수 있겠어? 설사 주형인이 우빈이를 부모님 댁에 보낸다 해도 그 집 부모님들이 우빈이가 안쓰러워 더 감싸고 돌 거야. 제 아들더러 우빈이한테 신경 더 쓰라고 다그치겠지. 그럼 네 아이는 차별 대우를 받게 되는 거야. 네 자식이 그런 서운함을 겪는 꼴 지켜볼 수 있겠어?”“만약 우빈의 양육권을 나에게 주면 주형인은 달마다 양육비 60만 원만 내면 돼. 다른 건 그 인간이 일절 간섭 안 해도 돼. 십여 년씩 우빈이 보러 안 와도 나 뭐라 안 해. 그렇게 되면 너랑 네 아이한테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어. 넌 종일 나랑 주형인의 아이를 마주하지 않아도 되잖아. 우빈이를 볼 때마다 나랑 주형인의 과거가 떠오르겠지. 난 그 사람과 알고 지낸 지 12년 됐고 연애 7년에 결혼한 지 3년이 됐어. 네가 함께한 시간보다 훨씬 길어. 정말 하나도 신경 안 쓰여? 우빈의 양육권 나한테 넘기면 우빈이는 종일 네 눈 밑에서 뛰어다니지 않아. 어쩌면 주형인도 처음엔 애 보러 오다가 네가 임신한 후에는 슬슬 그 아이에게 관심이 쏠릴 거야. 네 아이는 온전한 부성애를 누릴 수 있겠는데 설레지 않아?”“그 인간 돈도 잘 벌어서 앞으로 번 돈은 전부 너랑 네 아이한테 쓸 거야. 얼마나 좋아? 우빈이가 만 18세가 되면 주형인은 더이상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아도 돼. 그럼 너희들도 많은 돈을 아낄 수가 있겠지. 지금 아들 한 번 장가보내는 데 돈이 얼마나 많이 필요한지 너도 알지? 집도 마련하고 차도 마련하고 예식장도 다 예약해야 하니 이것만 해도 어마어마한 액수야. 우빈이가 주형인을 따라가면 아마 아들 결혼 시키려고 집과 차를 장만해주려고 애쓸걸. 그건 즉 네 아들의 이익을 나눠 가지는 셈이잖아.”서현주는 한참 침묵한 후 하예진에게 물었다.“나한테 바라는 게 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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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화

하예진이 웃으며 대답했다.“그 인간 아직 너한테 푹 빠져 있어서 네 말이라면 들을 거야. 지금 가서 얘기해봐. 우빈의 양육권만 포기하겠다면 바로 회사에 반차 내고 우리 오후 시간을 이용해서 이혼 절차 모두 마무리해. 하루라도 빨리 싱글이 돼야 너도 얼른 시집가서 유진 테크 사장님 부인으로 거듭날 거 아니야. 유진 테크는 동종 업계에서 나름대로 잘 나가. 전망도 좋고 규모도 꽤 괜찮거든. 네가 사장 부인이 되면 회사에서 남들보다 한 수 위에 올라서는 거야. 가장 중요한 건 그 인간 앞으로 네 사람이라 돈을 얼마나 많이 벌어오든 너 마음껏 쓸 수 있어. 둘이서 남 눈치 보며 몰래 피해 다니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함께 있으란 말이야. 이 세상 어느 여자나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당당하게 함께 있고 싶어 할 거야.”“주형인은 이제 막 서른 살인데 커리어가 높이 쌓였어. 일적으로 성과도 이루고 사업이 잘되는 편이라 너 그 인간 놓치면 아마 더 나은 사람 못 만날걸. 서현주, 너랑 주형인의 행복을 위해서 이젠 네가 나설 차례야.”서현주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그럼 넌 가게 사장님께 노트북 잠시 빌려서 이혼 합의서 작성해. 이따가 두 사람 서명하고 지장까지 찍은 후 바로 가정법원에 가서 이혼 절차 밟아. 난 지금 나가서 형인 씨더러 우빈의 양육권 포기하라고 설득할게.”“그래, 그렇게 할 순 있지만 재산분할부터 하고 내 계좌에 입금된 후에야 가정법원에 갈 수 있어. 두 사람 또다시 번복할지 누가 알아?”하예진은 바보가 아니다.주형인에게 단념한 후 그녀는 한 발짝도 양보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늘 손해를 입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서현주는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는데 어느덧 오후 두 시가 다 되었다.속도를 다그쳐야 두 사람이 오늘 오후에 이혼 절차를 마무리 지을 수 있다.“여기서 잠깐 기다려. 아니, 일단 가게 사장님한테 노트북 빌려서 이혼 합의서를 프린트해놔. 나 지금 바로 주형인 설득하러 갈게.”서현주는 주형인과 하예진의 이혼이 지긋지긋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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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화

주형인은 밖에서 기다리며 줄곧 가게 안을 지켜봤다. 하예진이 갑자기 대노하며 서현주를 때릴까 봐 가슴을 졸였다.그러던 중 서현주가 걸어 나오니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주형인은 얼른 앞으로 다가갔다.“현주야, 그 여자 너한테 손댔어?”서현주가 얼굴을 어루만지며 대답했다.“좀 전에 뺨을 친 것 말곤 형인 씨가 나가고 더 손대지 않았어요.”주형인도 하예진에게 뺨을 한 대 얻어맞았다.그는 속상한 표정으로 말했다.“현주야, 앞으론 그 여자 두 번 다시 너에게 손대지 못하게 할게.”그가 계속 질문을 이어갔다.“너랑 무슨 얘기 했어?”서현주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둘은 인파가 붐비는 길옆에 서 있었지만 그들을 신경 쓰는 사람은 딱히 없었다.서현주는 관심 어린 주형인의 눈빛을 쳐다보며 되물었다.“형인 씨는 날 속상하게 만들고 싶지 않죠?”“당연하지. 나 예진이랑 이혼하는 것도 다 널 속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서잖아!”주형인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현주야, 그 여자가 널 욕했어? 내가 들어가서 따져 물을게.”“아니요.”서현주는 이제 곧 가게로 들어가는 주형인을 잡아당기며 가볍게 말했다.“형인 씨, 난 우빈의 새엄마 안 하고 싶어요.”주형인이 고개 돌려 그녀를 쳐다봤다.“우빈이 귀엽다며? 아이가 엄청 사랑스럽다고 했잖아, 나랑 함께 우빈이 키우기로 했잖아.”주형인은 언성이 살짝 높아져 사람들의 이목을 끌까 봐 곧장 소리를 낮췄다.“현주야, 나도 알아. 결혼도 못 해본 네가 새엄마가 되는 건 나도 미안하게 생각해. 하지만 우빈이는 내 아들이고 우리 가문의 핏줄이라 반드시 주씨 일가에 남아있어야 해. 걱정 마. 이혼하면 우빈이를 본가에 보내서 엄마, 아빠더러 키우라고 할 거야. 우리 부모님들도 다 허락하셨어. 절대 우리 둘에게 영향 끼치지 않아. 우린 여전히 달콤한 신혼생활을 즐기면 돼.”서현주가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내가 아이를 못 낳을 거라고 생각해요? 나도 내 자식이 생길 거예요. 그때 되면 당연히 제 새끼가 더 예쁘고 편애하게 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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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8화

여기까지 말한 서현주는 입을 삐죽거렸다.“아무튼 우빈이가 내 아이와 함께 아빠의 사랑을 나눠 가지는 거 싫어요.”그리고 주형인이 앞으로 번 돈의 절반을 우빈에게 쓰는 것도 싫었다.주형인의 수입은 전부 그녀와 그녀의 아이한테만 썼으면 하는 바람이었다.“우빈이는 하예진의 친아들이에요. 분명 최선을 다해 아이를 교육하고 아이의 성장에도 더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요. 만약 우빈이가 당신 부모님들 밑에서 자란다면 애를 제대로 교육할 것 같아요? 할머니, 할아버지는 손자를 지나치게 예뻐해요. 물론 당신이 만약 아무것도 성사하지 못한 우빈이를 보고 싶다면 내가 했던 말도 없던 거로 해요. 난 단지 우빈이가 하예진과 함께 있으면 당신한테 더 좋을 것 같아서 그래요. 일도 바쁜데 언제 아이를 교육하겠어요? 아이는 낳았다고 해서 다가 아니에요. 애 교육에 엄청 많은 심혈을 기울여야 해요. 우빈이가 제대로 못 크면 사람들이 당신을 질책하고 내게도 삿대질을 할 거예요. 악독한 새엄마가 있으니 친아빠도 매정하게 변했다고 말이에요. 난 지금 당신과 함께 있는 것도 충분히 서러운데 계속 더 속상하게 만들 셈이에요?”서현주의 말을 들은 주형인은 한참 망설이다가 대답했다.“엄마, 아빠한테 약속했어. 우빈의 양육권을 반드시 가져오겠다고 말이야.”아이의 양육권을 포기하고 돌아가면 부모님을 마주할 면목이 없다.“우빈이는 당신 아들이지 당신 부모님의 아들이 아니에요. 얼마든지 본인이 결정할 수 있다고요. 아이의 양육권을 포기했다고 해서 우빈이가 두 분 손자가 아닌 것도 아니잖아요? 두 분 여전히 우빈이 만날 수 있고 아이도 계속 두 분을 할머니, 할아버지라고 부를 거예요.”주형인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는 확실히 아이를 돌볼 시간이 없었다.서현주도 하예진처럼 결혼하고 나서 사직하고 가정주부가 되는 건 원치 않았다. 부모님 댁에 아이를 보내면 부모의 사랑을 못 받아 우빈의 성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주형인은 아들을 별로 챙기진 못했지만 어찌 됐든 그의 아들이기에 아빠로서 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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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화

그의 말을 들은 하예진은 바로 이혼하러 가지 못해 살짝 아쉬웠지만 하루만 더 기다리면 된다고 묵념하며 허락했다.그녀는 서명을 다 한 두 부의 이혼 합의서를 주형인에게 건넸다.“문제없는지 확인하고 바로 사인해.”주형인은 그녀의 손에서 이혼 합의서를 건네받았다.방금 그녀가 말한 몇 가지 사항을 제외하고도 이혼 당일에 그녀 수중에 있는 증거들을 전부 없애버리고 그를 향한 복수도 일절 없을 거라고 담보했다.주형인은 그저 단번에 그녀에게 2억 원 남짓한 위자료를 나눠주는 것과 아들의 양육권을 포기하는 것밖에 아쉬울 게 없었다.다만 그 대신 직장을 잃지 않고 돈도 계속 벌 수 있으니 흔쾌히 받아들이기로 했다.“사인할게.”주형인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내일 봐.”하예진도 알겠다고 했다.그는 하예진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서현주를 껴안고 자리를 뜨려 했다.두어 걸음 걸어가더니 그는 다시 걸음을 멈추고 고개 돌려 하예진에게 물었다.“예진아, 그 증거 자료들 다 누가 너한테 줬어? 나한테 말해줄래?”그가 했던 짓을 모조리 조사하고 증거까지 손에 넣다니, 실로 섬뜩할 따름이었다. 하예진에게 이런 조력자가 있다는 걸 생각하니 그는 저절로 가슴이 움찔거렸다.주형인은 너무 갑작스럽게 협박을 받았다. 단지 자신의 앞날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예진의 배후에 조력자가 있다는 생각에 바로 그녀의 이혼 조건을 들어준 것이다.“그게 그렇게 중요해? 이혼하고 다 돌려준다고 했잖아. 복사본도 남기지 않겠다고.”주형인은 그녀가 끝까지 말하려 하지 않자 어쩔 수 없이 다시 서현주를 껴안고 떠났다.다만 얼마 못 가 상사의 전화를 받았는데 뭐라고 얘기했는지 서현주를 풀어주며 구시렁대더니 두 사람 모두 차 앞으로 부랴부랴 달려갔다.그리고 곧바로 차를 몰고 떠났다.하예진은 제자리에 서서 주형인의 차가 떠나는 방향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겨우 시선을 거두고 휴대폰을 꺼내 동생에게 전화했다.“예정아.”하예진은 흐뭇한 기분으로 말했다.“나 주형인과 얘기 다 했어. 내 요구대로 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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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화

하예진은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그녀의 엄마는 친언니가 수십 년 동안 자신을 찾아 헤맨 사실을 죽을 때까지 몰랐다.그리고 두 자매도 결국 다시 만나지 못했다.“예정아, 소현 씨 어머님 잘 위로해드려. 난 돌아가서 우빈이 봐야 해.”하예진은 아픈 마음을 애써 참으며 동생에게 당부를 남기고 바로 전화를 껐다.그녀는 결국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얼굴을 막은 채 엉엉 울었다.지나가는 사람들은 그녀를 힐긋거릴 뿐 아무도 그녈 위해 걸음을 멈추는 이가 없었다.버블티 가게 사장이 그녀가 노트북을 빌려 이혼 합의서를 프린트한 걸 알고 있어 이혼 때문에 속상해하는 줄 알고 티슈를 들고 다가왔다.“이봐요, 아가씨.”사장님은 하예진의 어깨를 톡톡 내리쳤다. 하예진이 머리를 들자 사장님은 티슈를 건네며 위로했다.“이미 마음이 떠난 사람이에요. 그만 놔줘요. 서로를 위해서 놔줘야 해요. 더 멋진 미래가 꼭 다가올 거예요. 너무 힘들면 울어요. 마음속에 담아둔 슬픔 전부 토해내면 조금은 후련해질 거예요.”“고마워요, 사장님.”하예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티슈를 건네받고 눈물을 닦으며 울먹거렸다.“가정폭력에 외도까지 저지르고 나한테 돈 쓰는 걸 인색하는 남자는 이혼이 답이에요. 그 인간 때문에 우는 게 아니라 엄마가 생각나서 그랬어요. 우리 엄마는 15년 전의 교통사고로 아빠랑 함께 세상을 떠나셨거든요.”사장님은 동정 어린 눈길로 그녀의 어깨를 다시 두드려주었다.‘참 가여운 사람이야.’누군가는 쉰 살, 예순 살에 이미 저세상으로 떠나셨고 누군가는 앳된 나이에 부모님을 잃었다.어른이 된 후 부모님께 보답할 길이 없어진 그런 아쉬움과 고통은 겪어본 자만이 이해할 수 있다.“사장님, 저 괜찮아요. 먼저 갈게요, 아이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거든요.”“아가씨, 꼭 강해져야 해요. 비 온 뒤 땅이 더 굳어지는 법이에요. 화이팅!”낯선 이의 위로에 하예진은 마음이 따뜻해졌다.이 세상엔 그래도 좋은 사람이 더 많았다.사장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마친 후 그녀는 스쿠터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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