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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화

그의 말을 들은 하예진은 바로 이혼하러 가지 못해 살짝 아쉬웠지만 하루만 더 기다리면 된다고 묵념하며 허락했다.

그녀는 서명을 다 한 두 부의 이혼 합의서를 주형인에게 건넸다.

“문제없는지 확인하고 바로 사인해.”

주형인은 그녀의 손에서 이혼 합의서를 건네받았다.

방금 그녀가 말한 몇 가지 사항을 제외하고도 이혼 당일에 그녀 수중에 있는 증거들을 전부 없애버리고 그를 향한 복수도 일절 없을 거라고 담보했다.

주형인은 그저 단번에 그녀에게 2억 원 남짓한 위자료를 나눠주는 것과 아들의 양육권을 포기하는 것밖에 아쉬울 게 없었다.

다만 그 대신 직장을 잃지 않고 돈도 계속 벌 수 있으니 흔쾌히 받아들이기로 했다.

“사인할게.”

주형인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내일 봐.”

하예진도 알겠다고 했다.

그는 하예진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서현주를 껴안고 자리를 뜨려 했다.

두어 걸음 걸어가더니 그는 다시 걸음을 멈추고 고개 돌려 하예진에게 물었다.

“예진아, 그 증거 자료들 다 누가 너한테 줬어? 나한테 말해줄래?”

그가 했던 짓을 모조리 조사하고 증거까지 손에 넣다니, 실로 섬뜩할 따름이었다. 하예진에게 이런 조력자가 있다는 걸 생각하니 그는 저절로 가슴이 움찔거렸다.

주형인은 너무 갑작스럽게 협박을 받았다. 단지 자신의 앞날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예진의 배후에 조력자가 있다는 생각에 바로 그녀의 이혼 조건을 들어준 것이다.

“그게 그렇게 중요해? 이혼하고 다 돌려준다고 했잖아. 복사본도 남기지 않겠다고.”

주형인은 그녀가 끝까지 말하려 하지 않자 어쩔 수 없이 다시 서현주를 껴안고 떠났다.

다만 얼마 못 가 상사의 전화를 받았는데 뭐라고 얘기했는지 서현주를 풀어주며 구시렁대더니 두 사람 모두 차 앞으로 부랴부랴 달려갔다.

그리고 곧바로 차를 몰고 떠났다.

하예진은 제자리에 서서 주형인의 차가 떠나는 방향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겨우 시선을 거두고 휴대폰을 꺼내 동생에게 전화했다.

“예정아.”

하예진은 흐뭇한 기분으로 말했다.

“나 주형인과 얘기 다 했어. 내 요구대로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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