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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5화

자신을 신경 써주는 그녀의 마음을 느낀 순간 전태윤의 목소리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저녁엔 약속 있어서 집에 빨리 못 들어가니까 나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 단, 내 방에서 자야 해.”

마지막 그 한 마디에 전태윤의 얼굴이 빨개졌다.

애초에 그녀에게 제 방은 금지구역이니 한 발짝도 들일 생각 말라고 한 장본인인데 지금은 어느덧 자신이 먼저 제 방으로 들어오라고 요구한다.

하예정이 순순히 대답했다.

“알았어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얼른 들어가 봐요. 여기서 찬바람 쐬지 말고.”

전태윤은 아쉬운 표정으로 돌아서서 회사로 들어갔다.

하예정은 그의 훤칠한 뒷모습이 점점 멀어지자 그제야 차를 타고 떠났다.

회사 로비에 들어서니 소정남이 한쪽 옆에 서서 배시시 웃으며 그를 쳐다봤다.

전태윤은 한심한 표정으로 그를 노려봤다.

‘가십 보이야 뭐야!’

그는 소정남을 흘겨보고는 안으로 계속 들어갔다.

소정남은 그의 눈빛을 신경 쓰지 않은 채 뒤따라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며 장난스럽게 말을 건넸다.

“태윤아, 너 이러다 껌딱지 다 되겠어. 종일 형수님 옆에 달라붙고 있잖아.”

전태윤이 그를 째려봤다.

“외로운 솔로가 뭘 알겠어? 내가 지금 얼마나 행복하고 달콤한 사랑을 하는지 말이야.”

소정남은 말을 잇지 못했다.

“효진 씨 감기 걸려서 몸이 안 좋다고 하던데 너 시간 나면 보러 가봐.”

“나도 가고 싶은데 어머님이 옆에 계신대. 우린 아직 부모님을 만날 단계까진 아니라서 안 갔어. 지금 가게에 있으면 한번 보러 갔을 텐데.”

친구의 행복에 자극받은 소정남도 심효진에게 적극 구애를 펼쳤다. 어쨌거나 심효진은 그가 처음 관심 가진 여자였다.

그녀의 화끈한 성격이 실로 마음에 들었다.

“태윤아... 형수님한테 효진 씨가 가게로 돌아왔는지 한번 여쭤볼래?”

소정남도 행동파라 결심을 내리면 바로 행동에 옮긴다.

심효진의 집에 찾아갈 수 없어도 그녀의 가게에는 병문안을 하러 갈 수 있다.

전태윤은 그를 거들떠보지 않았다.

소정남은 그를 툭 치며 말했다.

“이봐, 네가 선 자리를 마련해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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