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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7화

만약 처음부터 하예정에게 전태윤이 전씨 가문 큰 도련님이라는 사실을 밝혔더라면 하예정은 전태윤과 초고속 결혼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찌 보면 전씨 할머니가 먼저 하예정에게 그 사실을 숨긴 거나 다름없다.

소정남이 속으로 투덜거렸다.

‘누가 한 가족 아니랄까 봐. 아무리 손주 며느리를 원한다고 해도 이건 아니지.’

그런데 문득 자신도 심효진에게 정체를 밝히지 않았다는 생각에 소정남은 제 발 저렸다. 하여 다음에 심효진을 만났을 때 자신이 바로 소씨 가문 도련님이라는 사실을 밝히기로 했다. 안 그러면 전태윤 꼴이 날 테니까.

“네가 알아서 해. 네 일이니 내가 대신 결정할 순 없어. 하지만 형수님의 성격도 만만치 않아서 자칫했다간 정말 이대로 끝날지 몰라.”

전태윤의 낯빛이 사색이 되었다. 그는 하예정이 이별 선언을 할까 봐 너무도 두려웠다. 하여 두 사람의 감정이 더 깊어진 다음에 솔직하게 얘기하고 싶었다. 사실 전태윤은 그녀에게 떠보듯이 물은 적이 있었지만 하예정은 그가 억만장자라는 걸 전혀 믿지 않았다. 지금 솔직하게 얘기했다가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갈지도 모른다.

“너무 걱정하지 마. 형수님도 너한테 마음이 있어. 단지 요즘 일이 너무 많아 너랑 제대로 된 연애를 할 시간이 없어서 그래. 네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더 잘해주면서 마음을 흔들면 돼. 형수님이 감동해서 널 용서할 수도 있잖아. 게다가 네가 그때 했던 그 결정도 형수님은 이해할 거야. 어쨌거나 그때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으니까.”

소정남이 그에게 위로를 건넸다. 전태윤과 알고 지낸 지 수년이지만 그가 한 여자를 잃을까 봐 얼굴이 사색이 될 정도로 두려워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처음이었다.

전태윤이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노력해볼게.”

“기어코 출장 갈 거야? 출장 가고 싶으면 네가 가. 너 혹은 내가 직접 가서 처리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 정말 있긴 있어.”

“내가 갈게. 어떻게 하면 예정이가 덜 화를 낼지 생각해봐야겠어.”

소정남이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난 쉴게. 아직 못 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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