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24화

“처형은 금방 이혼했고 직장도 아직 자리 잡지 못해서 집세는 일단 우리가 내주자.”

전태윤은 사실 큰손을 내밀어 처형 모자에게 집 한 채 드리고 싶었다. 처형은 그의 와이프와 가장 친한 사람이니 전태윤도 더 잘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할 수가 없다.

두 자매의 성품으로 보아 설사 그가 집을 선물한다 해도 처형이 절대 받지 않을 것이다.

“언니가 주형인한테서 위자료를 2억 원 받을 테니 우리가 집세를 먼저 내는 걸 동의하지 않을 거예요.”

자매는 서로 돕고 살지만 그걸 절대 당연하게 여기진 않는다.

서로 돕는 걸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관계야말로 진짜 돕고 사는 관계이다.

전태윤은 아무 말이 없었다.

그들은 곧이어 전씨 그룹에 도착했다.

그는 차를 세우고 머리를 갸웃거리며 하예정을 쳐다봤다.

하예정도 그를 보며 미소 지었다.

“당신 회사에 도착했는데 왜 차에서 내리지 않고 날 그렇게 봐요?”

전태윤은 계속 그녀를 쳐다봤다.

하예정은 잠시 고민하다가 몸을 기울이고 그의 목을 잡더니 그를 가까이 잡아 당겨와 입술에 살며시 뽀뽀했다.

전태윤은 너무 가벼운 뽀뽀가 만족스럽지 않아 더 진한 키스로 보답했다.

키스를 마친 후 그는 아쉬움 가득한 얼굴로 차에서 내렸다.

부부의 감정이 승화되는 단계라 단 한 번도 사랑을 느껴본 적 없는 전태윤은 지금 이 시각 껌딱지처럼 하예정에게 달라붙어 한순간도 그녀와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다만 아쉽게도 그는 껌딱지로 될 수 없었다.

“가게 문 닫았으면 가게로 돌아가지 말고 일단 집에 가서 푹 쉬어.”

“나 오더도 준비해야 하고 가게 가서 할 일이 남았어요. 해 질 녘에 학생들 하교하면 물건 사러도 올 거예요.”

시험 기간이라 학생들이 주로 사는 물건은 문구용품과 겨울방학 숙제이다.

지금 방학 숙제는 선생님이 내주신 것 외에도 학생들이 따로 한 벌 사야 한다. 그녀의 서점은 학생들에게 필요한 겨울방학 숙제를 팔고 있어 가게 문을 닫으면 다른 서점으로 찾아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녀의 수입이 대폭 떨어지게 된다.

전태윤은 말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