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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화

하예진은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그녀의 엄마는 친언니가 수십 년 동안 자신을 찾아 헤맨 사실을 죽을 때까지 몰랐다.

그리고 두 자매도 결국 다시 만나지 못했다.

“예정아, 소현 씨 어머님 잘 위로해드려. 난 돌아가서 우빈이 봐야 해.”

하예진은 아픈 마음을 애써 참으며 동생에게 당부를 남기고 바로 전화를 껐다.

그녀는 결국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얼굴을 막은 채 엉엉 울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녀를 힐긋거릴 뿐 아무도 그녈 위해 걸음을 멈추는 이가 없었다.

버블티 가게 사장이 그녀가 노트북을 빌려 이혼 합의서를 프린트한 걸 알고 있어 이혼 때문에 속상해하는 줄 알고 티슈를 들고 다가왔다.

“이봐요, 아가씨.”

사장님은 하예진의 어깨를 톡톡 내리쳤다. 하예진이 머리를 들자 사장님은 티슈를 건네며 위로했다.

“이미 마음이 떠난 사람이에요. 그만 놔줘요. 서로를 위해서 놔줘야 해요. 더 멋진 미래가 꼭 다가올 거예요. 너무 힘들면 울어요. 마음속에 담아둔 슬픔 전부 토해내면 조금은 후련해질 거예요.”

“고마워요, 사장님.”

하예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티슈를 건네받고 눈물을 닦으며 울먹거렸다.

“가정폭력에 외도까지 저지르고 나한테 돈 쓰는 걸 인색하는 남자는 이혼이 답이에요. 그 인간 때문에 우는 게 아니라 엄마가 생각나서 그랬어요. 우리 엄마는 15년 전의 교통사고로 아빠랑 함께 세상을 떠나셨거든요.”

사장님은 동정 어린 눈길로 그녀의 어깨를 다시 두드려주었다.

‘참 가여운 사람이야.’

누군가는 쉰 살, 예순 살에 이미 저세상으로 떠나셨고 누군가는 앳된 나이에 부모님을 잃었다.

어른이 된 후 부모님께 보답할 길이 없어진 그런 아쉬움과 고통은 겪어본 자만이 이해할 수 있다.

“사장님, 저 괜찮아요. 먼저 갈게요, 아이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거든요.”

“아가씨, 꼭 강해져야 해요. 비 온 뒤 땅이 더 굳어지는 법이에요. 화이팅!”

낯선 이의 위로에 하예진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 세상엔 그래도 좋은 사람이 더 많았다.

사장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마친 후 그녀는 스쿠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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