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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화

주형인은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밖에 나갔다가 하예진이 서현주에게 손이라도 댈까 봐 너무 걱정됐다.

하예진은 그날 밤 두 남녀가 호텔에서 불륜을 저지르는 장면을 목격하고 서현주를 한바탕 두들겨 팼었다. 주형인은 그 일이 있고 난 뒤 다시 되새겨봐도 다리가 벌벌 떨렸다.

이때 하예진이 차갑게 쏘아붙였다.

“저 여자를 때리면 내 손만 더러워져. 걱정하지 마, 지금 모습 그대로 남겨둘게.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아.”

“예진아, 이건 우리 둘 사이의 일인데 내가 들으면 안 돼?”

주형인이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하예진은 그의 가정폭력에 맞설 때 칼을 들고 거리 끝까지 쫓아갈 기세였다. 주형인은 그때 철저히 느꼈다. 하예진은 자극을 받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이건 조강지처와 내연녀의 담판이야. 너 같은 인간쓰레기는 썩 꺼져줄래?”

주형인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하예진을 힐긋 노려보다가 하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문밖을 나섰다.

주형인이 나간 후 서현주는 머리를 뒤로 넘기며 하예진에게 물었다.

“말해봐, 무슨 얘기가 하고 싶은 건데? 하예진, 형인 씨는 지금 날 사랑하고 있어. 더 험한 꼴을 겪기 전에 내 말 듣고 얼른 형인 씨랑 이혼해.”

“그건 걱정 마.”

하예진이 담담하게 말했다.

“나 너랑 주형인 뺏을 생각 없어. 이미 마음이 떠난 사람이라 애써도 소용없고 또 그럴 가치도 없어.”

주형인 없이 못 사는 하예진이 아니었으니, 그가 사라져도 내일의 태양이 뜨기 마련이다.

“서현주 너는 나보다 나이도 어리고 결혼도 못 해본 채 주형인을 만나고 있어. 30개월 된 아이의 새엄마가 되고는 싶어?”

서현주는 표정이 확 굳어지다가 한참 후에야 겨우 말을 이었다.

“우빈이는 아주 귀여워. 아이랑 잘 지내보도록 노력할 거야. 형인 씨를 봐서라도 우빈이 키울 수 있어.”

“너무 무리할 필요 없어. 주형인이 자리에 없으니 네 진짜 생각을 절대 모를 거야.”

하예진이 비난 조로 쏘아붙였다.

“새엄마는 참으로 하기 힘들어. 네가 진심이든 아니든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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