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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1화

“전 소현 씨가 이기적이고 난폭하고 성질머리가 고약하다고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누구나 화를 내기는 마련이죠. 소현 씨가 정말로 아주머니가 말한 그런 사람이라고 해도 괜찮습니다. 전 성격이 좋거든요. 이해심도 많고요. 소현 씨 같은 성격과 아주 잘 어울리죠.”이경혜는 예준하의 말에 말문이 막혔다.예준하는 확실히 성격이 좋은 편이고 이해심도 많았다.“아주머니, 제가 관성 사람이 아닌 것 외에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이 또 있으신가요? 제가 고치겠습니다.”이경혜가 대놓고 말했으니 예준하도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예준하 씨는 다 좋아요. 아주 훌륭해요. 예준하 씨가 내 딸을 좋아하기 전까지는 나도 예준하 씨를 좋게 봤어요. 그리고 내가 그런 얘기도 했었죠. 나한테는 딸이 한 명뿐이라 멀리 시집 보내고 싶지 않다고요. 예준하 씨는 우리 딸과 이제 막 만나기 시작했을 테니 정을 떼는 게 쉬울 거예요. 서로에게 그렇게 큰 상처가 되지 않을 거예요.”“전 장기간 관성에서 일했고 관성에서 지냅니다. 친구들도 거의 다 관성에 있어요. 새로 산 집은 아주머니 집과 아주 가까워요. 아주머니, 전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관성이 아닌 것뿐, 관성 사람과 다를 바 없습니다. 소현 씨를 위해서라면 제 주민등록상 주소지도 관성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이경혜는 침묵했다.성소현이 고집스럽게 전태윤을 짝사랑한 것도 사실은 그녀의 고집스러운 면을 닮아서였다.이경혜는 가끔가다 어떤 일에 고집을 부릴 때가 있다. 다른 사람이 아무리 설득해도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려 한다. 마치 지금처럼 말이다.예준하가 아무리 많은 것을 해도, 약속을 해도, 그녀는 절대 예준하와 딸의 결혼식을 동의할 생각이 없었다.띠링.예준하는 새 메시지를 받았다.휴대전화를 꺼내 카톡을 확인해 봤는데 성소현이 보낸 메시지였다. 엄마가 난처하게 만들지는 않았는지, 만약 그렇다면 자기 얼굴을 봐서라도 너무 미워하지는 말아 달라는 내용이었다.예준하의 눈동자에는 애정이 가득했다.그는 이경혜를 이미 장모님으로 여기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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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2화

누군가를 마음에 들면 단점조차 장점으로 보이기 마련이고, 누군가를 혐오하면 장점조차 단점으로 보인다.“성소현 씨, 안녕하세요.”장연준은 웃는 얼굴로 성소현에게 인사를 건넸다.성소현의 뒤를 쳐다보았지만 이경혜는 없었다.이경혜가 밥을 사준다고 한 것이라 이경혜도 있을 줄 알았다.이경혜는 너무 예의를 차렸다. 그는 그저 길을 가다가 이경혜가 바닥에 주저앉아있는 걸 보고 차를 세우고 왜 그러느냐고 묻고 가던 길에 집까지 바래다줬을 뿐이다. 그에게는 딱히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그러나 이경혜는 그가 생명의 은인이라도 되는 듯 과도하게 열정적으로 굴고 감격해했다. 그래서 장연준은 오히려 부담스러웠다.이경혜는 여러 차례 그에게 연락해서 보답으로 밥을 사주겠다고 했고, 장연준은 모두 거절했다.그동안 이경혜가 몇 번이나 초대한 탓에 장연준은 끝내 어쩔 수 없이 승낙하여 오늘 밥 한 끼 같이 먹으려고 했다. 이경혜가 보답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는 더는 그를 귀찮게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였다.“엄마는 룸 안에서 장연준 씨를 기다리고 계세요.”성소현의 설명에 장연준은 안도했다.성소현과 단둘이 밥을 먹는 것만 아니면 괜찮았다.비록 장연준은 성소현이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했지만 성소현과 단둘이 밥 먹을 생각은 없었다. 기자들에게 사진이라도 찍혔다가는 루머로 실검에 오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그의 신분은 관성에서 많이 민감했다.전씨 가문 사모님의 친정 조카, 전태윤의 사촌 동생이 구설에 오른다면 실검에 오르기가 쉬웠다.장씨 가문 사람들은 조용히 지내는 걸 원했고 장연준은 장씨 일가에서 첫 번째로 실검에 오른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장연준 씨, 가시죠.”성소현이 장연준을 호텔 안으로 안내했다.장연준은 정중히 고개를 끄덕인 뒤 그녀와 함께 호텔로 들어갔다.두 사람은 곧 이경혜가 있는 룸에 도착했고 성소현은 문을 열어 장연준에게 안으로 들어가라고 손짓했다.안으로 들어가자 이경혜와 예준하가 보였다. 장연준은 그제야 완전히 마음을 놓았다.“아주머니, 예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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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3화

장연준은 성소현을 힐끗 본 뒤 웃으며 말했다.“성소현 씨가 끓인 국은 분명 맛있을 거예요. 다만 전 국을 좋아하지 않아서요.”성소현이 그의 사촌 형을 짝사랑할 때 도시락을 많이 만들었다는 걸 장연준도 알고 있었다.이경혜는 미소를 유지하며 말했다.“소현이가 끓인 국을 못 마셔봐서 그러는 거예요. 한 번 마셔보면 좋아하게 될 거예요. 약속할게요. 다음에 우리 집에 와서 같이 밥 먹어요.”장연준은 웃으며 말했다.“시간 있으면 꼭 갈게요.”이경혜는 그제야 만족스러워했다.그녀는 성소현더러 음식을 시키게 했다.성소현은 직원에게 메뉴판을 가져다 달라고 한 뒤 장연준에게 메뉴판을 건넸다.“장연준 씨, 주문하세요.”장연준은 웃으며 말했다.“여긴 성소현 씨 집안의 호텔이니까 무엇이 가장 맛있는지 성소현 씨가 잘 알고 있겠죠. 그러니 성소현 씨가 주문하시죠. 전 국 외에 다른 것들은 다 괜찮아요.”사실 그는 국을 좋아했다. 관성 사람들이라면 다들 국을 좋아했고 어떤 사람들은 국이 없으면 밥도 먹지 못했다.장연준은 조금 전에 국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경혜가 정말로 성소현에게 국을 끓이라고 시킬지도 모르니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그러면 아무거나 시킬게요.”성소현은 잘 나가는 음식을 몇 개 시켰고 국도 하나 시켰다.식사할 때 이경혜는 장연준에게 열정적이었고 계속해 그에게 이것저것 먹으라고 했다. 반대로 장연준 곁에 있는 예준하에게는 그런 소리 한 번 한 적 없어서 선명한 대조를 이루었다.예준하는 성격이 좋고 참을성도 있었다. 그는 이경혜가 그를 포기시키려고 일부러 그러는 거라는 걸 알았다.힘들게 한 여자를 좋아하게 됐는데 그가 알아서 물러난다는 건 불가능했다.그리고 장연준은 성소현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았다. 설사 장연준이 정말로 성소현을 좋아하게 되더라도, 예준하는 장연준을 이길 자신이 있었다. 성소현이 그에게 마음이 있다면 그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불편한 식사 자리였다.식후 장연준은 볼일이 있다는 핑계를 대면서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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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4화

그의 차가 사라진 뒤 두 사람은 호텔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데 이경혜가 호텔에서 나왔다.“아주머니.”예준하가 그녀를 불렀다.이경혜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꾸한 뒤 성소현에게 말했다.“소현아, 엄마랑 같이 야시장 갔다 오자. 엄마 야시장 안 간지 너무 오래됐어.”성소현은 예준하를 바라보았고 예준하는 눈치 빠르게 말했다.“아주머니, 소현 씨, 전 볼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성소현은 미안한 듯한 어조로 말했다.“준하 씨, 우리 엄마가 무슨 말을 하든 신경 쓰지 마.”예준하는 안심하라는 듯 그녀에게 눈빛을 보냈다.그는 아주 너그러웠고 장모가 아무리 난처하게 해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이경혜는 자신의 차로 걸어갔고 성소현은 어쩔 수 없이 엄마를 따라갔다.두 모녀는 같은 차에 앉았고 성소현의 차는 호텔 주차장에 남겨졌다.차에 앉은 뒤 이경혜는 성소현의 이마를 쿡 찌르며 말했다.“엄마가 몇 번이나 말했지. 예준하 씨랑 거리를 두라고. 예준하 씨는 아주 교활한 여우야. 그에게 당해도 넌 눈치채지 못할 거야. 그 남자가 널 팔아치우려고 하면 넌 아마 그를 위해 돈까지 셀 거야. 너랑 그 남자는 어울리지 않아. 감정이 깊어지기 전에 얼른 정리해.”성소현은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엄마, 저 지금까지 좋아한 남자는 딱 두 명이에요. 하지만 엄마는 한 번도 절 응원해 준 적이 없어요. 예전에 전태윤 씨를 좋아할 때는 전태윤 씨랑 저랑 안 어울린다고 했죠. 전시 집안이랑 우리 성씨 집안은 원수 사이라서 안 된다고, 제가 전태윤 씨를 짝사랑하는 건 스스로 고생을 찾아서 하는 거라고요.”“전태윤 씨가 예정이랑 결혼해서 전 마음을 접었어요. 그리고 어렵게 예준하 씨랑 잘 지내게 되었어요. 예준하 씨랑 있으면 전 마음이 가벼워요. 예준하 씨가 교활하든 교활하지 않든 저한테만 진심이면 돼요. 엄마가 계속 반대하면 예준하 씨 고백을 받아들여서 예준하 씨 여자 친구가 될 거예요. 공개적으로 연애할 거라고요!”성소현은 정말로 억울했다.그녀는 자신의 안목이 높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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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5화

“제가 예준하 씨랑 결혼해서 예씨 집안에서 괴롭힘 받으면 엄마랑 오빠는 제 편 들어주지 않을 거예요?”성소현이 되물었다.“그리고 제가 어디 가서 괴롭힘 받을 사람이에요? 제가 다른 사람을 괴롭혔으면 괴롭혔죠.”이경혜는 말문이 턱 막혔다.“관성에서는 네가 제멋대로 할 수 있었겠지. 네가 뭘 하고 다니든 감히 널 어쩔 수 있는 사람은 없어. 그건 네 뒤에 거대한 성씨 그룹이 있고, 네 오빠가 너 대신 뒷일을 처리해 줄 수 있기 때문이야. 네가 예준하 씨랑 결혼해서 A시에서 산다면, 친정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시집간다면 누가 널 아껴주고, 누가 너의 버팀목이 되겠니?”성소현은 지지 않으려 했다.“예준하 씨 직장은 관성에 있고 이곳에서 장기간 살았죠. 예준하 씨랑 결혼한다고 해도 계속 관성에서 살 거예요. A시로 돌아간다고 해도 그저 설이나 명절 때 한번 돌아가서 어른들 뵙겠죠. 그런데 무슨 문제가 생기겠어요? 그리고 예씨 집안이 어떤 집안인지 엄마도 잘 알잖아요. 예씨 집안 어르신들은 아주 사리에 밝은 분들이세요. 절대 며느리를 괴롭힐 일은 없다고요.”이경혜가 말했다.“예씨 집안에 시집간 여자 중에 만만한 사람이 어딨니? 다들 집안이 엄청나잖아.”큰며느리는 만성 남씨 가문 아가씨고 둘째 며느리는 여씨 가문 아가씨며 넷째 며느리는 아마도 신의의 제자일 것이다. 만만한 사람이라고는 없었다.“전 뭐 뒷배가 없나요? 제가 멀리 시집가면 성씨 집안이 제 뒷배가 되어주지 않을 건가요? 제가 친정으로 돌아간다면 성씨 집안이 절 받아주지 않나요?”이경혜는 딸의 말에 반박할 수가 없었지만 동시에 무척 화가 났다.“만약 예씨 집안 같은 가정에 시집 가는 것조차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면 차라리 결혼하지 않고 평생 엄마랑 살게요. 앞으로 제가 서른쯤 되어도 결혼하지 않는다고 잔소리하지 말아요.”“... 너도 참, 엄마 마음을 왜 알아주지 않니? 엄마가 이렇게 많이 말하는 건 네가 멀리 시집가는 게 싫기 때문이야. 엄마한테 딸은 너 하나뿐인데 네가 멀리 시집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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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6화

그러나 가끔, 부모님이 그녀에게 좋을 거로 생각하는 것이 그녀가 원하는 것이 아닐 때가 있다.이경혜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성소현은 어쩔 수 없이 차에서 내렸다.그녀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이경혜는 기사에게 다시 운전하라고 명령했다.기사는 당황스러웠는지 고개를 돌려 이경혜를 보며 말했다.“사모님, 아가씨는...”“걔한테도 발 있어요. 알아서 돌아가겠죠.”이경혜는 덤덤히 말했다.“계속 차에 앉아있게 했다가는 우리 둘 크게 싸울지도 몰라요.”딸을 차에서 내리게 하면 서로 냉정해질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그녀는 딸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다.기사는 어쩔 수 없이 다시 운전했다.성소현은 길가에 서서 엄마의 차가 멀어지며 이내 차들 속에 섞이는 걸 바라보았다.“우리 엄마 정말 날 버렸네.”성소현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조금 억울하기도 했다.그녀는 호텔로 돌아가 자신의 차를 찾기는 귀찮아서 택시를 잡은 뒤 차에 타서 하예정의 집 주소를 말했다. 그녀는 하예정을 찾아가서 한바탕 하소연할 생각이었다.우연하게도 성소현이 그곳에 도착하기 전, 장연준도 전태윤의 별장에 도착했다.두 사람은 사이가 좋았지만 장연준과 전태윤이 같이 있는 모습은 드물었다. 혹시나 그가 전태윤의 인기를 빌어 그의 덕을 보려 한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전태윤 부부는 막 식사를 마친 뒤 정원에서 손을 잡고 산책하다가 장연준이 온 걸 보고 안으로 들어갔다.사람을 시켜 장연준에게 향차를 바치라고 하자마자 집사가 들어와서 하예정에게 말했다.“사모님, 성소현 씨께서 오셨습니다. 성소현 씨는 택시를 타고 오셨습니다.”하예정의 아름다운 눈동자가 반짝였다. 그녀는 의외라는 얼굴로 말했다.“언니 차는요?”뭔가를 떠올린 하예정은 서둘러 일어나더니 밖으로 나가며 말했다.“무슨 일 생긴 건 아니겠죠.”교통사고.하예정이 맨 처음 떠올린 것이다.교통사고가 아니라면 성소현이 자기 차를 타고 오지 않을 리가 없었다.장연준은 성소현이 왔다는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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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7화

그의 말에 전태윤은 미소를 거두었고 농담도 그만두었다. 그는 진지한 얼굴을 그를 보며 물었다.“연준아, 너 설마 진짜 소현 씨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아니야.”장연준은 서둘러 부정했다.“난 오늘 저녁에야 소현 씨 어머니의 의도를 눈치챘어. 난 소현 씨 어머니가 길에서 몇 번이나 그런 일이 있고 하필 내가 소현 씨 어머니를 발견하고 그녀를 집으로 데려다준 게 전부 소현 씨 어머니가 꾸민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장연준은 멍청하지 않았다.이경혜의 의도를 눈치챈 뒤 분석해 보니 이경혜를 마주치게 된 것이 그녀가 계획한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이경혜 부부는 사이가 좋았고 은퇴한 뒤 이경혜의 남편은 항상 그녀와 꼭 붙어 있었다.이경혜가 산책을 하는데 그녀의 남편은 그녀의 곁에 있지 않았다. 그리고 발목을 뼜을 때 하필이면 휴대전화를 챙기지 않았다니, 그게 정말 다 우연일까?“형, 난 소현 씨가 형을 짝사랑한 적이 있다는 걸 알아. 심지어 소현 시는 공개적으로 구애했어. 난 소현 씨를 만날 생각이 없어. 왜냐면... 그건 좀 아닌 것 같거든.”전태윤이 말했다.“그건 중요하지 않아. 소현 씨가 날 좋아했던 건 맞지만 난 소현 씨와 만난 적이 없어. 소현 씨는 내가 결혼했다는 걸 알고 더는 내게 대시하지 않았어. 연애관이 바른 편이야. 중요한 건 지금 소현 씨가 좋아하는 사람이 예준하 씨라는 거지. 예씨 집안 다섯째 도련님 말이야. 두 사람은 아직 공개적으로 연애하는 건 아니지만 눈이 달린 사람이라면 다 눈치챘어. 성소현 씨와 예준하 씨는 사이가 무척 좋아. 두 사람 다 감정적인 면에서 고집스러워. 네가 중간에 끼어든다면 손해를 입고 상처를 받는 사람은 네가 될 거야.”전태윤은 장연준이 성소현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장연준이 성소현을 좋아하는 것도 반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성소현이 좋아하는 사람이 없을 때 일이다. 지금 성소현은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기에 전태윤은 자기 사촌 동생이 성소현에게 마음을 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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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8화

성소현이 인사를 건넸다.전태윤은 성소현이 자신을 매부라고 부르자 입꼬리가 살짝 떨렸지만 반박하지는 않았다.예정하는 성소현보다 한 살 어린 그녀의 사촌 동생이었다.예전에 성소현은 전태윤을 태윤 씨라고 불렀는데 오늘 자극을 받아서 일부러 그를 매부라고 부른 듯했다.“소현 씨.”장연준은 곧 평소대로 돌아왔다.성소현과 그는 시선을 주고받았다. 두 사람은 동시에 속으로 정말 우연이라고 생각했다.약속하지도 않았는데 둘 다 이곳으로 온 걸 보니 말이다.“예준하 씨는 성소현 씨와 같이 오지 않은 건가요?”장연준이 미소 띤 얼굴로 성소현에게 물었다.성소현이 대답했다.“처리해야 할 일이 있다고 해서 가보라고 했어요. 형수가 곧 출산해서 당분간 A시로 돌아가야 한대요.”장연준은 짧게 대답했다.하예정이 말을 이었다.“출산 예정일 아직 안 되지 않았어요? 벌써 출산이라고요?”“준하 씨는 그렇게 얘기했어. 나도 잘 몰라.”“쌍둥이를 임신했다고 들었는데, 쌍둥이는 출산 예정일보다 일찍 태어나는 경우가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은 있어요.”모연정이 곧 출산한다는 말에 하예정은 부러웠다. 모연정은 정말로 성공한 인생이었다. 두 사람 다 좋은 집안의 사모님이었고, 대부분 사람에게 하예정이야말로 진정한 성공한 인생이었지만, 모연정과 비교했을 때 하예정은 자신이 못하다고 생각했다. 아직 임신하지 못했으니 말이다.그녀보다 늦게 결혼한 심효진조차 임신했는데 그녀는 감감무소식이었다.다행히도 시댁과 남편은 그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조금 한가해지거나, 누군가 곧 출산하거나 임신했다는 소리를 들으면 표정이 어두워진다.“여보, 우리 미리 선물 준비하는 게 어때요? 모연정이 아이를 낳으면 아이가 생후 1개월이 됐을 때 가봐야 하잖아요. 그러면 아이 선물을 미리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요? 모연정과 대화를 나눌 때 내가 아이를 내 자식처럼 여기겠다고 한 적도 있거든요.”모연정의 아이는 많은 사랑을 받을 것이다.수많은 사람이 모연정의 아이를 자신의 아이처럼 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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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9화

장연준은 소문과 다른 성소현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형, 형수님, 전 먼저 가볼게요.”“조금 더 앉아있지 그래요? 야식 먹고 가요.”하예정이 붙잡았다.장연준은 웃으며 말했다.“전 야식 거의 안 먹어요. 야식 한 번 먹으면 운동을 또 오래 해야 이렇게 좋은 몸매를 유지할 수 있거든요. 형수님, 전 아직 미혼이라 이미지가 중요해요.”하예정도 웃었다.“연준 씨는 태윤 씨랑 똑같네요. 태윤 씨도 몸매 관리해야 한다면서 야식은 안 먹으려고 해요.”장연준이 떠나려고 하니 하예정도 그를 붙잡기 뭐했다. 전태윤이 자신의 사촌 동생을 배웅했다.“예정아, 네 차 좀 빌려줘. 나 여기서 자고 싶지는 않아.”성소현은 조금 전에 도착했을 때는 충동적인 마음에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이곳에서 잘 생각이었다. 그러나 지금 보니 차를 빌려서 자신의 명의로 된 집에 가서 자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전태윤과 하예정을 방해할 일도 없고 말이다.“여기서 하룻밤 자요.”“아냐. 태윤 씨가 겉으로는 뭐라고 하지 않았지만 내가 정말 여기서 자고 간다면 표정이 아주 안 좋을 거야.”전태윤은 독점욕이 아주 강한 남자였다.그러니 건드리지 않는 편이 좋았다.“태윤 씨가 감히 언니에게 눈치를 준다면 내가 서재에서 자게 할 거예요.”성소현은 웃으며 말했다.“그러면 더 여기 있을 수 없지. 나 때문에 서재에서 자게 된다면 평생 날 볼 때마다 표정이 안 좋을지도 모르니 말이야.”하예정도 웃었다. 그녀도 전태윤이 아주 제멋대로인 성격이라는 걸 알았다.하예정은 흔쾌히 차 키를 몇 개 꺼내서 성소현의 앞에 놨다.“차고 안에 있는 차는 이것뿐이에요. 아무거나 하나 골라요.”성소현은 그중 아무거나 고른 뒤 말했다.“무슨 차든 상관없어. 그냥 타고 갈 수 있는 차면 돼.”전태윤은 장연준을 배웅하고 돌아온 뒤 성소현이 한 말을 들었다. 그는 속으로 차고 안에 있는 차 중 아무거나 골라도 다 좋은 차니 당연히 뭘 고르든 상관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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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0화

예준하는 다음 날 오후에 A시로 향하는 비행기에 탔다. 그가 A시에 도착한 지 이틀 만에 모연정이 아이를 낳았다.딸 하나 아들 하나였다.예준하는 곧바로 성소현에게 연락해 그녀와 기쁨을 나눴다.처음 삼촌이 된 건 아니었으나 이번은 조금 달랐다.예전에는 당숙이었지만 이번에는 친삼촌이었다.그의 전화를 받았을 때 성소현은 자신의 명의로 된 집에 있었다. 그녀는 본가로 돌아가지 않았다.이경혜는 하예정을 통해 성소현이 본인의 명의로 된 집에서 지낸다는 걸 알고 먼저 그녀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서로를 설득하지 못했고, 냉전에 빠졌다.이경혜는 자신은 잘못이 없고 딸이 철이 없고 효심이 없어 자신의 설득을 듣지 않는 것으로 생각했다.성소현은 엄마가 고집이 너무 세다고 생각했다. 예준하가 모든 걸 알맞게 계획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엄마는 그가 관성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로 절대 동의하지 않았다.“출산했다고?”성소현은 예준하에게서 모연정이 아이를 낳았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무척 기뻤다. 그녀는 곧바로 예준하에게 축하 인사를 해줬다.“준하 씨, 또 삼촌이 된 걸 축하해.”“고마워. 이번에는 친삼촌이 되었어. 형수는 아들 하나 딸 하나 낳았어. 집안 어른들도 다 기뻐해. 특히 우리 형 말이야. 형은 당장 폭죽이라도 터뜨릴 기세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여기서 폭죽 터뜨리는 건 불법이지.”“딸 하나 아들 하나라고? 와, 진짜 너무 부럽다!”성소현은 야단을 떨면서 웃으며 말했다.“정말 너무 부러워. 출산 한 번에 아들도 딸도 얻었잖아. 아기 엄청 귀엽지? 사진 찍었어? 몇 장 보내줘 봐.”“아기 아직 인큐베이터 안에 있어. 난 딱 한 번 봤는데 엄청 작았어. 정말 귀여웠어. 내가 사진 찍어뒀거든. 잠시 뒤에 보내줄게. 우리 어머니가 그러던데 아기는 눈 깜짝할 사이에 달라져서 시간이 좀 지나면 더 귀여워진대.”두 아기는 예상보다 일찍 태어났다. 출산 예정일이 되지 않은 데다가 쌍둥이라 태어났을 때 2.5kg도 되지 않았기에 현재 인큐베이터 안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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