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명은 할 말을 잃었다.“...”‘녀석 참, 왜 이렇게 고집이 센 거야?’“우빈아.”하예진도 두 사람을 발견하고 이리로 다가왔다.노동명은 여전히 마음이 안 놓인 듯 다시 한번 아이에게 비밀로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아이는 그의 당부를 듣는 척도 않고 품에서 벗어나 바닥에 내려오더니 쪼르르 엄마에게 달려갔다.“엄마.”하예진은 아들을 향해 두 팔을 벌리며 활짝 웃었다.“우빈이 다 놀았어?”“네, 이젠 집에 갈래요.”“그래, 그럼 집에 가자.”노동명이 다가오자 하예진은 태연한 표정으로 그에게 고마움을 표했다.“동명 씨, 우빈이 돌봐줘서 고마워요.”“괜찮아, 우빈이 돌보는 건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야.”노동명은 손을 내밀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우빈이는 아주 얌전한 아이야.”하예진은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동명 씨, 아이가 집에 가겠다네요. 우린 먼저 가볼게요.”노동명이 재빨리 대답했다.“내가 데려다줄게.”“아니에요.”하예진은 우빈을 안으며 노동명에게 인사하라고 했다.“예진아.”노동명은 엄마가 그녀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무척 궁금했지만 하예진은 고개 돌려 가볍게 웃을 뿐 아이를 안고 떠나가려 했다.이에 노동명이 두 모자를 따라왔다.“엄마, 저 뭐 하나만 물을게요.”우빈이 입을 열자 노동명은 쥐구멍이라도 파고 들어갈 심정이었다. 이 녀석이, 몇 번을 말했는데 왜 한사코 안 듣는 걸까?굳이 제 엄마랑 말하려나 보다.“그래.”하예진은 노동명이 아이에게 뭐라 말한 지 전혀 모른 채 아이의 물음에 호기심을 느꼈다.“엄마, 아저씨가 우리 가족에 합류하고 싶대요. 저한테 동의하냐고 묻는데 저는 아직 어린애라 결정권이 없잖아요. 그래서 엄마한테 물으라고 했어요. 엄마만 허락하면 저도 동의한다고요.”말을 마친 아이는 노동명을 향해 외쳤다.“아저씨, 빨리 와요. 제가 지금 대신 엄마한테 묻잖아요.”“...”쥐구멍은 어디에?대체 어디 있냐고, 당장이라도 파고 들어가야 할 텐데.아니면 하늘에서 천둥이 쳐서 두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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