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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1601 - Chapter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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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1화

“이진 도련님, 하지만 저희는 지금 그렇게 많은 현금이 없어요. 계좌 이체로 할 수 없을까요?”최씨 도련님이 입을 열었다.“저기 반대편에 은행이 있잖아. 카드는 가지고 다니겠지? 가서 현금을 찾아와. 운초가 현금으로 하면 좋겠다고 했으니 현금으로 배상해.”전이진이 엄하게 말하자 최성욱은 하는 수 없이 사촌 동생인 김양훈더러 맞은편 은행에 가서 현금 400만 원을 인출해 오도록 했다.그리고 일행들의 지갑에 있는 현금을 모두 꺼내 456만 원을 모았다.“운초야, 이건 배상금 456만 원이야.”그는 돈다발을 여운초 앞에 내밀었다. 그녀는 돈을 받고 재빨리 세기 시작했다.한참 후 그녀가 입을 열었다.“456만 원 맞아요. 볼 일 없으시면 이만 가세요.”그들은 서로 쳐다보면서 망설였다. 결국에는 최성욱의 말에 달렸다. 그는 일행 중에서 나이가 제일 많고 또 우두머리였기 때문이다.“운초야, 우리가 그래도 사촌 남매인데 너무 무정하게 굴지 마. 외삼촌이랑 외숙모는 이미 감방에 갔어. 외삼촌이 그래도 네 아버님 형인데. 네 아버지 일은... 그리고 외숙모가 또 네 친엄마인데 너무 한 거 아니야. 사람 일은 모르는 거잖아. 비록 지금 네가 여씨 그룹을 가졌지만 말이야. 너는 시각장애인이잖아. 한 대표님이 아무리 진심으로 도와준다고 해도 그 사람은 결국 외부인이야. 우리는 친사촌 남매고. 어떤 일이 생겨도 우리는 너를 도와 줄 수 있어. 그런데 우리를 쫓아내면 한 대표님만 이득을 보는 거잖아. 어쩌면 뒤에서 몰래 웃고 있을걸. 우리가 오랜 시간 동안 회사에 있어서 너보다 더 잘 알아. 너는 방금 회사를 인수했잖아. 한 대표님이 평소에 외삼촌 비위를 맞춰가며 지금 이 자리까지 왔어. 지금 외삼촌이 곤경에 처했으니 틀림없이 외삼촌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할 거야. 그 사람은 지금 너를 이용하는 거야.”두 형제는 화가 치밀어 올라 가게를 부수러 온 것도 사실이지만 여운초를 협박하여 다시 회사에 들어가려는 목적도 있었다. 비록 전이진 때문에 마음에 내키지도 않는 배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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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2화

여운초는 평소에 자기 의견도 내세우지 않으며 투명 인간처럼 살아왔다. 가끔 몇 마디 할 때도 조곤조곤 말하곤 했다. 하지만 인정사정 봐주지 않고 가장 독한 사람이 바로 그녀였다.“저는 한 대표님을 100% 믿습니다! 저는 내 편인 사람을 의심하지 않고 의심되는 사람을 내 편으로 들이지도 않아요.”그들은 입을 벌리고 또 무슨 말을 하려 했으나 결국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누구보다 자신들이 했던 일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여운초가 한동호를 통해 여씨 그룹을 빠르게 장악한 걸 보면 어쩌면 정말 그들이 부당 수익을 챙기고 탐낸 증거가 있을지도 모른다.“운초야... 앞으로 후회하지 않길 바랄게. 만약 여씨 그룹이 네 손에서 망하면 우리 모두 죽어서 하늘에 계신 작은 외삼촌을 볼 면목이 없다.”최씨 도련님은 그렇게 한마디 내던지고 일행들에게 말했다.“가자.”그러자 여운초가 담담하게 말했다.“사촌 오빠들 그러면 안녕히 가세요. 배웅하지 않겠습니다.”그들은 씩씩거리며 가게를 떠났다.그리고 전이진은 직원과 경호원들에게 말했다.“저 화분들을 다시 선반 위에 놓아.”그들은 400만 원 넘게 배상금을 지불하면서 이 화분들을 가져가는 것을 까먹었다.‘쌤통이다!’전이진은 여운초에게 말했다.“만약 저 사람들이 또다시 소란을 피우러 오면 전화해. 내가 사람을 데리고 와서 때려줄게. 그러면 얌전해질 거야.”“도련님, 저희 두 명이면 제대로 혼 내줄 수 있습니다!”한 경호원이 입을 열었다. 그는 전이진이 자기의 실력을 믿지 못한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말했다. 사실 전씨 집안 경호원들은 모두 엄청난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이때 옆에 있던 다른 경호원이 그를 잡아당겼다.멍청이!‘도련님 매력 어필 시간이잖아. 왜 끼어들어?’그제야 그 경호원은 눈치를 챙기고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화분을 옮기면서 전이진의 시선을 피했다.이때 여운초가 말했다.“그러지 않을 거야. 나 혼자 있는 줄 알고 들어오면서 화분을 깨뜨렸어. 만약 네가 있는 걸 알았다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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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3화

전씨 그룹.전태윤은 하던 일을 그만두고 퇴근 준비를 하였다. 하예정이 그를 데리러 올 것을 알고 그는 일찌감치 건물 입구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그가 계단을 내려갈 때 마침 퇴근 시간이라 오가던 직원들은 그를 보고 공손히 인사를 했다.그가 문 앞에 서서 가지 않는 것을 보고 고위층 직원들은 무슨 일이 있는 줄 알고 다가가서 물었다.“대표님,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아니야. 예정이를 기다리는 중이야. 나를 신경 쓰지 말고 얼른 퇴근해.”“...”그들은 전태윤이 이상하게도 일찍 내려간다고 생각했다. 알고 보니 하예정을 마중 나가는 것이었다. 그녀는 꽃필무렵에 먼저 가서 꽃을 샀다. 퇴근 시간이라 차가 막혀서 조금 늦었다. 그녀가 전씨 그룹에 도착했을 때 직원들은 거의 모두 퇴근했다.그녀의 차가 천천히 전씨 그룹에 들어서자 꼿꼿하게 서있는 한 남자의 모습이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다. 두 사람의 거리는 꽤 멀었고 전태윤은 경호원도 없이 홀로 서있었지만 하예정은 그를 첫눈에 알아봤다.그는 어디에 있든 빛났다. 키 크고 잘생기고 카리스마가 넘쳤다.평소에 하예정은 차를 주차장에 세웠지만 퇴근 시간이 지나자 오늘은 아예 건물 입구까지 몰고 갔다. 전태윤은 하예정의 차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방긋 웃더니 그녀가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달려갔다.그 모습을 본 하예정은 차에서 내리지 않고 전태윤더러 차에 타라고 손짓했다.그는 조수석에 놓인 장미 꽃다발을 보고 꽃다발을 안더니 웃으면서 물었다.“내꺼야?”“내가 만약 다른 남자를 위해 산 거라면 당신은 사람을 데리고 가서 이 꽃다발을 뺏어올 거예요?”그러자 전태윤이 카리스마 넘치게 대답했다.“그럼! 너는 내 와이프야. 나에게만 꽃을 줄 수 있어. 다른 남자에게 선물하면 뒤져.”그녀가 웃으면서 말했다.“선물할 남자가 없는데.”전태윤은 그녀의 볼을 꼬집으면서 계속 말했다.“나 하나로 만족해. 왜 이제야 왔어? 다음에 꽃 선물 할 거면 일찍 와. 그러면 내가 꽃다발을 들고 퇴근할 수 있잖아. 회사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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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4화

그 말을 들은 하예정은 피식 웃었다. 그녀는 도련님들이 아부를 떤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단지 큰형수인 자기에게 예의를 차린다고 생각했다.전태윤과 할머니가 그녀를 많이 사랑하고 아끼기 때문에 가족들도 그녀를 좋아한다는 것을 하예정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과분한 사랑을 받으면서도 전혀 거만해하지 않았다.“운초 씨와 이진이는 아직 그대로예요. 진도가 너무 느린 것 같던데.”그러자 전태윤이 의기양양해하며 말했다.“다 나보다 못하지. 나는 한 방에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았는데.”하예정은 그를 째려보면서 말했다.“혼인신고 할 때 당신 표정이 그게 뭐예요. 굳어 있는 모습을 보면 사람들이 내가 총을 들이밀면서 강제로 혼인신고 하러 끌고 간 줄 오해하겠어요.”“...”사실 전태윤은 그때 혼인신고를 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그 결정을 후회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급히 혼인신고를 하려고 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합법적인 부부가 되었다. 전태윤은 할머니한테 자기 은혜를 대신 갚아달라고 강요받았기 때문이다.은혜를 갚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꼭 하예정과 결혼할 필요는 없었다. 그는 하예정이 할머니에게 애교를 쓰고 달래면서 자기를 손자며느리로 인정하게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혼인신고를 한 후에야 그는 진정한 이유를 알았다.물론 지금 전태윤은 하예정과 결혼했기에 너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소현 언니와 상의했어요.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본가 쪽에 많은 마을이 있는데 마을 상태가 다 비슷비슷해요. 젊은이들은 밖에서 일하고 남아 있는 사람들은 모두 노인과 아이들뿐이라서 일할 사람이 없어요. 그래서 밭이 대부분 황폐해졌더라고요. 내일 소현 언니와 함께 내려가 보려고요. 계약할 수 있는 건 계약하고 땅을 좀 더 구해야겠어요.”전태윤이 자상하게 대답했다.“둘이 알아서 결정해. 어떤 결정을 하던 나는 당신을 응원할 거야.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나랑 말하고. 투자에 필요한 본전은 내가 얼마든지 줄 수 있어.”“먼저 빌리는 거로 할게요. 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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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5화

전태윤의 할머니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성소현과 전태윤은 가문 실력으로 놓고 보면 어울리나 전씨 가문 며느리가 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호텔에 가서 저녁을 먹을까요? 당신 이따가 손님 접대도 해야 하는데 집까지 가기에는 너무 멀어요.”“그래.”그러자 하예정은 해맑게 웃었다. 비록 두 사람 사이는 뜨겁게 불타오르는 사랑이 아니였지만 전태윤은 점점 더 그녀를 존중하고 그녀의 뜻을 따라줬다. 여느 부부들처럼 평범하고 충실한 삶을 살면서 가끔 낭만도 즐길 줄 알았다.전태윤은 항상 다음 생에도 그녀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만약 다음 생이 있다면 전태윤에게 시집가서 다시 부부가 되고 싶었다....노씨 저택.윤미라는 핸드폰을 내려놓더니 안색이 어두워졌다.맞은편에 앉은 노진규는 손에 신문을 들고 있었지만 계속 윤미라의 눈치를 살폈다. 그리고 윤미라와 노동명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다.“또 뭔 일인데? 요즘 안색이 너무 안 좋아. 매일 이렇게 화내면 빨리 늙어. 화내지 마. 내일 피부과 예약하고 같이 관리받으러 가줄게.”윤미라는 무능력한 노진규를 보더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아줌마가 늙으면 늙었지 뭐가 어때서요. 아들이 그렇게 말을 안 듣는데 어떻게 화가 안 나요? 매일 앉아서 신문이나 보고. 당신 아들한테나 좀 신경 써요. 혼 내지도 않고 계속 제멋대로 하게 놔두니깐 얘가 이렇게 된 거잖아요.”그녀는 모든 잘못을 노진규에게 덮어씌웠다. 그러자 노진규가 웃으면서 말했다.“그래, 그래. 다 내 탓이야. 내가 잘못 가르쳐서 그래. 좋은 건 다 자기를 닮아서 그렇다고 하고 나쁜 건 다 내 탓이야? 동명이는 어머니가 가장 아끼는 손자야. 어머니가 동명이를 응석받이로 키워서 이렇게 된 건데 왜 내 탓이야. 아들이 크면 다 말을 잘 안 듣기 마련이야. 그리고 이젠 나이도 거의 40이 되어가는데 왜 계속 동명의 일에 참견해. 당신이 하라는 대로 동명이가 한 적이 있어? 싫다는데 계속 그러니깐 당신만 화나는 거 아니야. 시어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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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6화

노진규가 말했다.“나도 동의 안 해. 근데 뭘 어쩌겠어? 이건 오롯이 동명이가 결정할 일이야. 그 녀석은 줄곧 우리 말을 안 듣잖아.”“만약 내가 예진이 찾아가서 얘기하면 그 애가 예정이한테 말할까요?”윤미라가 갑자기 물었다.“예진이는 뭣 하러 찾아가? 동명이한테 아예 마음이 없다잖아! 문제는 당신 아들이야.”윤미라는 잠시 침묵한 후 말을 이었다.“알아요, 나도. 예진이 문제가 아니란 걸. 하지만 동명이가 고집만 부리며 도통 말을 안 듣잖아요. 일단 예진이부터 손을 쓸 수밖에요. 예진이더러 그 가게 빼고 다른 곳에 가서 토스트 가게를 운영하게 하려고요. 동명이랑 멀리 떨어지게요. 나중에 동명이가 전씨 일가에 갈 때면 예진이는 못 가게 해야 해요. 두 사람 또 마주칠라.”“물론 예진이가 관성을 떠나 동명이가 모르는 곳으로 가서 살겠다면 더 좋고요. 그 아이가 동명이를 안 만난다면 나도 거액의 보상금을 줄 예정이에요.”윤미라는 진작 생각을 마쳤지만 하예진의 뒤에는 성씨 일가와 전씨 일가가 뒷받침해주고 있고 하예정과의 자매의 정이 깊어 그녀의 일이라면 하예정도 절대 방관할 리가 없다.하예정이 일단 간섭하면 전씨 일가도 함께 뛰어든다.전태윤은 아내 사랑이 지독한 팔불출이니까.윤미라는 아직도 이해되지 않았다. 전씨 일가의 어르신은 대체 왜 전태윤에게 하예정이라는 신붓감을 정해줬을까.전이진이 말하길 여운초도 어르신이 정해준 신붓감이라고 한다.어르신의 안목 한번 참 독특할 따름이다.손주 녀석들은 하나같이 훌륭한 조건을 타고났는데 어르신은 왜 그들에게 이런 조건의 신붓감을 정해준 걸까?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어르신이 전태윤 일행의 친할머니가 맞을지 의심할 지경이다.재벌가에서 서로 조건이 대등한 집안끼리 결혼하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니까!“당신 지금 우리 집안과 전씨 일가의 관계를 무너뜨릴 생각이야?”노진규가 윤미라를 힐끔 째려봤다.이에 윤미라가 다급히 대답했다.“그럼 나더러 어쩌라고요? 아무튼 오늘은 싫은 소리부터 할게요. 죽는 한이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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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7화

아내가 사고 칠까 봐 걱정된 노진규는 더는 막을 수 없자 마지못해 아내와 함께 문밖을 나섰다.그는 계속 아내를 설득하기 위해 기사더러 운전하라고 했다.부부는 뒷좌석에 앉아서 가는 길 내내 노진규가 아내를 타일렀다.“당신 예진이 찾으러 간 거 동명이가 알면 분명 당신이랑 대판 싸울 거야. 모자지간의 감정만 상하지 뭐. 예정이가 알면 태윤이도 알게 돼. 태윤이가 아내 사랑이 얼마나 지극한지 당신도 잘 알지? 예진이는 태윤의 처형인데 그런 사람을 관성에서 떠나라고 하는 건 벌집을 건드리는 거나 다름없어. 우리 집안과 전씨 일가의 관계를 완전히 무너뜨린다고.”윤미라는 머리를 기웃거리고 남편을 째려보며 말했다.“그냥 예진이 찾아가서 얘기만 한다고요. 누가 관성 떠나라고 협박한대요? 잔소리 좀 그만해요. 귀찮아 죽겠어. 우리 집안과 전씨 일가는 대대로 내려오며 돈독한 사이로 지냈어요. 내가 예진이 찾아간 걸 그 집안에서 알면 또 어쩌게요? 내가 욕을 한대요 때리기를 한대요? 그냥 얘기 좀 하겠다잖아요. 전씨 일가는 부모를 다 여의고 아무런 가정 배경도 없는 여자를 며느릿감으로 들일 순 있지만 우리 집안은 절대 안 돼요.”“모두가 전씨 일가 사람들처럼 그러지 못해요. 관성 상류층 사모님들 중 99퍼센트가 나랑 똑같은 생각일 거예요. 제 아들이 조건이 대등한 집안의 여자를 만나 결혼하길 바란다고요. 집안 조건은 예로부터 정말 중요해요. 나도 예진이를 겨냥해서 이러는 게 아니에요. 단지 서로 조건이 안 맞으면 이 결혼도 오래가지 못하고 트러블이 잦을 거예요. 나도 다 애들을 위해서 이런 거잖아요. 나중에 이혼하겠다고 소란을 피우면 꼴이 얼마나 흉해요.”“...”노진규는 할 말을 잃었다. 아내의 말이 일리가 있으니까.“그래 그럼 좋게 얘기해. 너무 강압적인 말투로 예진이 다그치지 말고. 그 아이 속상할라.”윤미라는 어이없다는 듯 실소를 터트렸다.“성씨 일가와 전씨 일가가 뒷받침해주고 있는데 내가 어찌 감히 강압적으로 나오겠어요? 속상하긴 누가 속상해?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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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8화

거리가 가까워지자 하예진도 그녀를 더 똑똑히 볼 수 있었다.서현주는 전보다 훨씬 야위고 혈색도 안 좋아 보였다. 박시한 옷차림이다 보니 예리한 눈썰미가 아니면 그녀가 임신한 걸 알아보기도 힘들 정도였다.“형인 씨, 우리 가요.”서현주가 주형인에게 말했다.그녀는 이젠 주형인이 우빈이와 가까이하는 모습을 매우 꺼린다. 부자지간의 감정이 너무 애틋해 나중에 자신이 낳은 아이에게 전념하지 못할까 봐 두렵다.서현주가 아들을 낳으면 그나마 괜찮겠지만 만약 딸이라면 주 씨네 가족들은 틀림없이 우빈을 편애할 것이다.그녀는 나중에 계속 징역을 집행해야 하니 아이 곁에 머무를 수가 없다. 만약 딸아이가 시댁 식구들의 예쁨을 못 받고 엄마인 그녀조차 옆에 없다면 애가 얼마나 많은 서러움을 당할까?친아빠인 주형인만이 아이가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다.주우빈은 그녀의 아이보다 훨씬 행운아였다.우빈이를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이 너무 많고 든든한 버팀목도 많아서 아이가 속상해할 걱정은 전혀 안 해도 된다.“우빈이 엄마랑 함께 뭐 사러 왔어?”주형인이 아들에게 물었다.“그냥 쇼핑하러 왔어요. 아빠는 뭐 샀어요?”아이는 서현주를 보더니 잠시 침묵하다가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안녕하세요, 아줌마.”서현주는 억지 미소를 지어 보였다.“아빠도 이제 막 와서 아무것도 못 샀어. 우빈이 뭐 사고 싶어? 아빠가 사줄게.”주형인은 서현주의 일도 있고 하 영감 부부가 계속 막고 있어서 오랫동안 전처를 만나지 못했고 아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오랜만에 보는 아들이기에 뭐라도 사주는 건 당연한 일이다.서현주는 겨우 짓던 억지 미소마저 사라졌다.다만 딱히 뭐라 하진 않았다.이때 하예진이 이리로 걸어왔다.그녀를 본 서현주는 입술이 파르르 떨렸지만 결국 아무 말도 못 했다.마땅히 하예진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그녀가 하예진을 죽음의 관문을 넘나들게 한 간접적인 가해자이니까.“예진아.”주형인이 그녀를 불렀다.오랜만에 만난 전 와이프가 딴 사람으로 바뀐 것만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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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9화

“동명 아저씨.”우빈은 노동명과 친아빠인 주형인을 대하는 태도가 똑같았다.노동명을 보자마자 하예진의 손에서 벗어나 종종걸음으로 그에게 달려갔다.이에 주형인의 안색이 더 음침해졌다.부모님과 누나가 항상 그의 앞에서 잔소리를 해댔었다. 지금 하예진에게 구애하는 사람이 있으니 당장 서현주와 이혼하고 하예진과 재결합하지 않으면 나중에 아이의 아빠도 딴사람으로 변할 거라고 했다.노동명은 우빈의 새아빠로 강 유력한 후보이다.주형인은 하예진이 절대 뒤돌아보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고 서현주에게도 미련과 죄책감이 남아있다.감정에 충실하지 못하고 결혼생활에 충실하지 못해 두 여자를 해쳤다.하예진은 이미 그와 이혼하고 새 출발을 하여 제법 잘살고 있다. 주형인은 더는 서현주를 해치고 싶지 않고 특히 그녀가 감방에 있을 동안 이혼하고 싶지 않았다. 만약 그렇게 되면 서현주가 석방되어 나왔을 때 돌아갈 집조차 없기 때문이다.서현주의 친정집 오빠와 새언니들은 그녀가 체포된 이후로 단호하게 선을 그어버렸다.부모님은 비록 그녀를 안타깝게 여기지만 연세가 있고 아들, 며느리에게 노후를 맡겨야 하니 딱히 어찌할 수가 없다.주형인마저 서현주와 이혼하면 그녀는 정말 갈 곳이 없을 것이다.주서인은 그가 하예진에겐 그토록 매정하면서 서현주에겐 뭘 이렇게 정의롭냐고 질책했다.“우빈아.”노동명은 웃으며 앞으로 다가와 우빈을 번쩍 안고 몇 바퀴 돌았다. 신난 아이는 깔깔대며 웃었다.지나가는 사람들은 사이좋은 두 사람을 보며 부자 사이로 착각할 지경이었다.노동명은 제자리에 멈춰서서 다정하게 웃으며 우빈에게 물었다.“우빈이 좋아?”“네, 너무 신나요.”아이는 너무 웃어서 작은 볼이 빨갛게 달아올랐다.노동명은 아이의 앙증맞은 빨간 볼이 귀여워 미칠 지경이었다. 그는 끝내 참지 못하고 아이의 작은 볼에 입맞춤했다.이때 우빈이도 의외로 그에게 뽀뽀했다.노동명은 기뻐서 입이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우빈이가 뽀뽀를 해주니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오늘 밤엔 세수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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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0화

“우빈아, 우빈아.”주형인은 잠깐 정신이 잘못됐는지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성큼성큼 걸어왔다.“우빈아, 아빠가 함께 놀아줄게.”주형인은 빠른 걸음으로 노동명을 따라잡고 그의 앞을 선뜻 가로막았다.그리고 손을 뻗어 아이를 뺏어오려고 했다.이 아이는 그의 아들이니까!그와 같은 주 씨니까!노동명과 전혀 연관이 없으니 그가 놀아줄 필요도 없다.우빈에겐 친아빠인 주형인이 있다고!“우빈아, 아빠랑 함께 가서 놀자. 응?”주형인은 우빈에게 물었지만 시선은 노동명에게 꽂힌 채 일부러 ‘아빠’라는 두 글자를 강조하며 말했다.그는 영원히 주우빈의 아빠이다!노동명 따위가 감히 아빠 자리를 차지하려고, 어림도 없지!주형인은 노동명이 그의 전처에게 대시하는 건 막을 수가 없다. 그도 지금 서현주와 이혼하지 않았고 게다가 서현주는 그의 아이까지 임신했으니 이 시기에 이혼은 말이 안 된다.하예진이 재혼하겠다면 그건 오롯이 그녀의 자유이다.마음속으론 매우 언짢겠지만 진짜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다.하지만 우빈은 그의 아들이다. 노동명이 우빈과 가깝게 지내니 주형인은 저도 몰래 가로막고 싶어졌다. 두 사람이 부자처럼 보이는 게 싫으니까.“아빠는 현주 아줌마랑 함께 물건을 사야 하잖아요?”우빈이가 서현주를 가리키며 말했다.서현주의 안색이 한없이 짙어졌다.아빠가 그와 함께 놀아주면 현주 아줌마는 분명 엄청 화낼 텐데.엄마의 설명을 들은 이후로 우빈은 서서히 이해했다. 아빠는 이후에 현주 아줌마와 함께 생활할 것이다.주형인은 고개 돌려 서현주를 보더니 이내 우빈에게 말했다.“괜찮아. 먼저 우빈이랑 함께 놀다가 다 놀거든 그때 다시 현주 아줌마랑 가서 물건 사면 돼. 우빈이는 뭐 사고 싶어? 아빠가 다 사줄게. 우빈의 아빠는 나야. 엄마랑 아빠가 아무리 관계가 변했다고 해도 난 영원히 우빈의 친아빠야!”“아빠는 우빈이 사랑해. 다른 사람한테 속아 넘어가면 안 돼. 딴 사람을 절대 아빠라고 부르면 안 돼. 알겠지? 어떤 사람들은 나쁜 마음을 품고 가식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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